502회(2014.2.3.)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노력 앞에 이뤄지지 않는 건 없다! 김령 님의 우승을 심축합니다.
4. 3단계 십자말풀이 : 11번째 문제 풀이에서부터는 2회 오답 시 탈락
어제는 진행 형식 개편 후 처음으로 25문제 중 24문제를 풀었다. 속담 문제 하나만 빼고. 그만큼 출제 난도를 낮췄다는 뜻도 되지만, 어제 출연자 중 우승자인 김령 씨는 비교적 까다로운 편이랄 수 있는 문제들, 예컨대 ‘댓바람, 보람, 도장, 짜임새, 새침데기, 뜬금, 오두방정, 아우라지’ 등을 죄다 혼자서 풀어냈다. 그중 네 낱말은 다른 이들이 틀렸거나 포기한 문제들이었고.
참, 표준국어대사전의 속담 부분에서 ‘꿈???’ 식의 검색 방식으로 찾았을 때, 보이지(검색되지) 않던 속담 문제의 답을 이곳 게시판 이용자 덕분에 알았다. ‘벌레도 밟으면 꿈틀한다’였다. 서너 분이 답을 알려 왔는데, 그중 두 분의 답이 정확했다. 감사드린다. (이번에야 처음으로 속담 부분에서는 일반 검색 방식으로는 검색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즉, 표제어나 본문에서 ‘꿈틀한다’로 검색해야지, ‘꿈???’로는 나오지 않는다. 일반 단어들과는 다른 체계를 이루고 있는 듯하다.)
어제 출제된 낱말 중 ‘댓바람/어깃장/보람/뜬금/새침데기/오두방정/아우라지’이 약간 상급에 속하는 것들이었다. 앞서 적었듯, ‘아우라지’만 빼고는 모두 예전에 한 번 이상 선을 보였던 말들.
낱말 풀이로 가자.
‘댓바람’과 비슷한 말로 착각하기 쉬운 것으로는 기출 낱말인 ‘선바람’과 ‘댑바람’이 있다. 내 사전 설명을 전재하니, 유의해서 살펴들 두시기 바란다.
댑바람? 북쪽에서 불어오는 큰 바람.
댓바람*? ①일/때를 당하여 서슴지 않고 당장. ②일/때를 당하여 단 한 번. ③아주 이른 시간.
선걸음≒선길? 이미 내디뎌 걷고 있는 그대로의 걸음.
선바람*? 지금 차리고 나선 그대로의 차림새.
[사족] 표준국어대사전에 ‘앞바람’은 있어도 ‘뒷바람’이라는 말은 없다. ‘뒤바람’이라는 말은 있지만, 그것은 북풍을 이르는 말이다. 위에 보인 ‘댑바람’은 ‘대(大) 바람’과 ‘뒤바람(북풍)’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말이 있다고 풀이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로, ‘뒤바람’은 북풍을 뜻한다.
그렇다면 뒤에서 부는 바람은 무엇일까. <표준>에서는 ‘꽁무니바람’이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편리하고 더 많이 쓰이는 ‘뒷바람’을 ‘앞바람’의 상대어로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다음은 신규 출간 예정인 내 책자에 그와 관련해서 언급한 내용이다.
◈[고급] 뒷바람이 워낙 세서 떠밀리듯 왔어 : 꽁무니바람(혹은 뒤바람)의 잘못.
[설명] ①뒤에서 부는 바람이라는 뜻으로는 ‘꽁무니바람’이 옳은 표현이며, 북풍이라는 뜻으로는 ‘뒤바람’이 맞는 표현. ‘뒷바람’은 어느 경우에도 없는 말. ②‘바람’의 정상적인 발음은 {바람}이므로 ‘뒤바람’으로 표기. ‘뒷바람’의 발음은 {뒤빠람}.
[의견] 그러나 마파람/역풍의 뜻으로 쓰이는 ‘앞바람’도 있고 돛에 옆으로 부는 ‘옆바람’도 있으며 진행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부는 ‘맞바람/맞은바람’도 있고, 아래쪽에서 불어오는 ‘아랫바람’도 있으므로,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뜻으로 ‘뒷바람’도 ‘꽁무니바람’의 복수표준어로 인용되어야 할 것임. (사이시옷에는 ‘-의’의 뜻도 있으므로 ‘뒷바람’은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는 뜻과도 일치함.)
뒤바람≒북풍(北風)?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꽁무니바람? 뒤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앞바람? ①≒마파람(뱃사람들의 은어로, ‘남풍(南風)’. ②≒역풍(배가 가는 반대쪽으로 부는 바람).
옆바람? 배의 돛에 옆으로 부는 바람.
맞바람≒맞은바람? ①사람/물체의 진행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부는 바람. ②양편에서 마주 불어오는 듯한 바람의 일상용어.
아랫바람? ①아래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②연을 날릴 때의 ‘동풍’(東風).
어제 은옥 님의 발목을 잡아 낙마시킨 ‘어깃장’도 기출 낱말인데 아래에서 보듯 두 가지 중요한 뜻이 있다. ‘어깃장’의 뜻풀이에 사용된 ‘어기대다’는 예전 방식대로 진행되었더라면 언젠가는 뜻풀이 문제로 출제되고 남을 말이었다. 내 사전에서 볼드체와 밑줄 처리를 해두었을 정도로.
어깃장*? ①짐짓 어기대는 행동. ②널문을 짤 때 널쪽을 맞추어서 띳장을 대고 못을 박은 뒤, 그 문짝이 일그러지지 아니하게 대각선으로 붙인 띳장.
어기대다? 순순히 따르지 아니하고 못마땅한 말/행동으로 뻗대다.
‘보람’ 역시 이 프로그램에서 사랑받는 낱말 중의 하나이고, 실생활에서도 널리 쓰이면 아주 좋은 예쁜 말이다. 유의어인 ‘갈피끈/책갈피’와 더불어 전에도 설명한 적이 있지만, 다시 한 번 더 전재한다.
갈피끈? 읽던 곳이나 특정한 곳을 표시하기 위하여 책갈피에 끼워 넣는 끈.
가름끈≒보람줄*? 책 따위에 표지를 하도록 박아 넣은 줄.
갈피표≒서표? 읽던 곳이나 필요한 곳을 찾기 쉽도록 책갈피에 끼워 두는 종이쪽지/끈.
갈피끈≒가름끈? 읽던 곳/특정한 곳을 표시하기 위하여 책갈피에 끼워 넣는 끈.
책갈피*? 읽던 곳이나 필요한 곳을 찾기 쉽도록 책의 낱장 사이에 끼워 두는 물건의 총칭. (본래, 책장과 책장 사이를 뜻하는 말인데, 시류를 따라 책갈피도 갈피표로 인정).
‘새침데기’는 ‘새침떼기/새침때기’로 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는 말이다. 이것은 접사 ‘-데기/-떼기/-때기’의 구분과도 연관되는데, 여러 번 살펴서 명확하게 익혀둘 필요가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도 이와 관련된 문제가 여러 번 출제된 적이 있다. 내 책자에서 관련 부분 정리분을 아래에 전재한다.
◈♣‘~떼기’, ‘~데기’와 ‘-때기’
[예제] 새침떼기/푼수떼기 : 새침데기/푼수데기의 잘못. <=발음은 {-떼기}.
뱃때기/볼떼기/거적떼기 : 배때기/볼때기/거적때기의 잘못.
[설명] ‘~떼기’와 ‘~데기’
①‘~떼기’ : 거래 방식(‘밭떼기/차떼기’에서처럼 어떤 상태 채로 한꺼번에 사들이는 일)이나 목공 관련, 떼어 내기(고적이나 젖떼기) 등에 쓰임.
-거래 방식 ¶밭떼기/가마떼기/상자떼기[箱子-]/차떼기[車-].
-목공 관련 ¶바데떼기/볼떼기/그레떼기≒그레질.
②‘~데기’ : 사람의 낮잡음 말 혹은 대충 꾸린 조각/뭉텅이를 뜻함.
-사람 관련 낮잡음 말 ¶부엌데기/새침데기/푼수데기/늙으데기≒늙은데기/바리데기/소박데기[疏薄-]/얌심데기.
-대충 꾸린 조각/뭉텅이 ¶우데기/죽데기/짚북데기/북데기.
[주의] ‘부엌데기/새침데기/소박데기/푼수데기/얌심데기’에서처럼 어떤 사람을 낮잡는 뜻으로는 ‘-데기’이며 발음은 {-떼기}임. (단, ‘늙으데기/늙은데기’ 등은 {-데기}).
③‘-때기’는 비하의 뜻을 나타내는 접사임. ¶배때기/귀때기/볼때기; 가마때기/거적때기.
[주의] ‘새침/시침을 떼다’도 있으나, 일반 원칙 ‘-데기’가 우선.
새침을[새치미(를)] 떼다[따다]? 쌀쌀맞게 자기가 하고도 아니 한 체, 알고도 모르는 체 하다.
시침을[시치미(를)] 떼다[따다]? 자기가 하고도 하지 아니한 체하거나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체하다.
밭떼기? 밭에서 나는 작물을 밭에 나 있는 채로 몽땅 사는 일.
차떼기[車-]? 화물차 한 대분의 상품을 한꺼번에 사들이는 일. 또는 그렇게 하기 위한 흥정.
늙으데기≒늙은데기? ‘늙은이’를 낮잡는 말.
얌심데기? 몹시 샘바르고 시기하는 마음이 있는 듯한 행동을 자꾸 하는 사람을 낮잡는 말.
‘오두방정’은 ‘오도방정’으로 쓰지 않아야 하는 말. 기본적인 맞춤법 문제의 감초 격이라 할 정도로 초보적 문제에서 사랑받는 낱말에 속한다.
‘아우라지’가 어제 나온 말 중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인 말이었다. 정선의 송천과 골지천이 만나는 곳을 아예 ‘아우라지’라고 줄여 부르는 바람에 고유명사로 착각할 수도 있는데, 이것은 ‘두 갈래 이상의 물이 한데 모이는 물목’을 뜻하는 아름다운 우리말. 한자어와의 합성어인 ‘합수(合水)목’과 같은 말이다.
2단계를 최고 점수로 통과하신 이쌍세 님은 ‘구성’의 우리말인 ‘짜임새’와 비교적 손쉬운 편인 ‘오두방정’에서 낙마하시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중도 탈락하셨다. 순발력 부족을 자탄하시면서. 그래도 그 연세에 그처럼 면학+도전 쪽으로 삶의 물꼬를 씩씩하고 당차게 유지하는 것은 참으로 존경받고도 남으실 일이다.
위험 수치의 고혈압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도전하셨던 은옥 님. ‘정곡(正鵠)’과 ‘어깃장’ 앞에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정곡’ 정도야 기본적으로 익숙하신 낱말이었겠지만, 그런 곳에서 긴장의 압박 하중이 지속되면 연상력 지체 현상은 당연한 일. 더구나 경쟁 상대인 김령 님이 너무나 강적이라는 점도 불운으로 작용했다. 쌍세 님과 은옥 님의 멋진 재도전을 기대한다.
어제의 답을 풀이판에 옮겨 적으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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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 5. 인 | 공 |
| 오 | 10. 만 | 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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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깍 |
| 어 | 3.깨 | 너 | 머 |
| 6. 중 |
| 두 |
| 아 | 우 | 12. 라 | 지 |
| 2. 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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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니 |
| 제 |
| 9. 방 |
| 11. 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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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 | 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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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누 | 비 |
| 정 | 8. 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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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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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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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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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 | 16.토 | 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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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뜬 | 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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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댓 |
| 17. 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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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 | 21. 개 |
| 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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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 | 18. 가 | 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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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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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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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보 | 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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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 23. 침 | 데 | 기 |
5. 연승 도전 문제 : 90초 내에 맞춤법∙띄어쓰기 바로 잡기
-문제 : 스물남짓으로보이는그녀는좀처럼웃지않아말을붙치기가어려웠다.
-정답 : 스물 남짓으로 보이는 그녀는 좀처럼 웃지 않아 말을 붙이기가 어려웠다.
-풀이 : 문제가 열리자, 나는 안도했다. 아주 까다로운 부분이 없는 평이한 문제여서. 하지만, 그래도 도전자들이 이 맞춤법∙띄어쓰기 부분에서 너무나 허약한(?) 모습들을 보여 왔기에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띄어쓰기를 일사천리로 해 나간 김령 님이 ‘붙이기’ 앞에서 자꾸만 ‘부치기’ 쪽으로 선회하는 것을 보자, 나도 조바심 쪽으로 밀렸다. 결국 우승자는 이 맞춤법 바로잡기에서 그만 낙마했다.
1) 남짓 : ‘남짓’은 조사로 착각하기 쉬운데 의존명사다. 그러므로 띄어 적어야 옳다. 그런데, 이와 똑같은 뜻과 기능을 가지고 있는 말로 ‘나마’가 있는데, 이것은 조사도 겸하는 말이다. 몹시 까다로운 말에 속하고, 고급 문제로 수준이 올라갈 경우 출제될 가능성도 있으니 이참에 익혀두시기 바란다. 내 책자의 관련 부분 설명을 아래에 전재한다.
나마? ≒남짓. ¶그는 총을 맞고도 한 시간 나마 걸려야 하는 진지까지 돌아와서야 고꾸라졌다.
나마? 부족한 조건이지만 아쉬운 대로 인정됨을 나타내는 보조사. ¶너나마 와 줘서 그나마 다행이다; 먼발치로나마 보게 되어 다행; 네 덕에 늦게나마 일을 마칠 수 있었다.
2) 웃지 않아 : ‘않아’의 원형 ‘않다’는 ‘아니하다’의 준말인데, 예문에 보인 ‘-지 않다’의 꼴로 (보조용언으로) 많이 쓰이는 말이다. 활용 형태 부분으로 깊이 들어가면 몹시 까다로운 말이 되기도 하는데, 고급 설명은 아래에 따로 붙이기로 하고, 여기서는 원칙만 간단히 언급하기로 한다.
① 보조용언으로 쓰인 ‘않아’는 그 앞에 오는 말의 품사에 따라 보조용언의 품사도 정해진다. 위의 경우는 ‘웃다’가 동사이므로 ‘않다’는 보조동사다.
② ‘-지 않다’에서 ‘않다’가 보조용언이긴 하지만, 그 앞의 활용이 ‘-아/-어’ 꼴이 아니므로 보조용언 붙여쓰기 허용 대상이 아니다. 고로, 붙여 쓸 수 없고 반드시 띄어 써야 한다.
이에 따라, ‘웃지않아’(x), '웃지 않아'(o)가 된다. 고급 설명을 아래에 전재한다.
◈[고급]♣‘않다’는 동사 활용 대상인가, 아니면 형용사로 활용하는가?
[설명]①‘않다’의 본말은 어떤 행동을 안 하다를 뜻하는 ‘아니하다’임. 즉, ‘아니하다=않다’는 본래 동사임. ¶여인은 말을 않고 떠났다. 공부는 않고 무얼 하느냐? ②그러나 실제 쓰임에 있어서는 동사나 형용사 뒤에서 ‘-지 않다’의 구성으로 앞말이 뜻하는 행동/상태를 부정하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용언으로 더 많이 쓰이고 있음. 그리고 보조용언은 본용언의 품사에 따라 각각 보조동사와 보조형용사가 되기 때문에 활용에서도 각 품사의 규정에 따름. 즉, 같은 ‘-지 않다’의 구성이라 할지라도 동사 뒤에서 쓰이는 ‘않다’는 보조동사이고, 형용사 뒤에서 쓰이는 ‘않다’는 보조형용사임.
[활용] ①보조동사로 (동사 뒤에서 ‘-지 않다’ 구성으로) 쓰일 때 : ‘가지 않다/보지 않는 채로/묻지 않고/일하지 않는 사람은 먹지도 마라/사용하지 않는 수건/잊지 않으마/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사람은 따로 모이도록/일을 시키지 않다/눈에 띄지 않게’. ②보조형용사로 (형용사 뒤에서 ‘-지 않다’ 구성으로) 쓰일 때 : 예쁘지 않은 사람/옳지 않은 일/쉽지 않다/기쁘지 않은걸.
[참고] ☞‘있다’는 동사인가, 형용사인가 항목 참조.
3) 붙치기가 : ‘붙이다’와 ‘부치다’를 두고 도전자가 몹시 헷갈려 했다. 그리고, 처음에 대뜸 ‘붙’을 ‘부’로 바꿀 때 너무 확신하다시피 하는 걸 보고, 도리어 나는 어찌나 불안해지던지... 하기야, 이 두 낱말의 구분과 활용례를 모든 경우에 자신 있게 해내기는 사실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위의 예문의 경우는 그래도 비교적 용이한 편)
그 구분에서 내가 권하고 싶은 방법이 있다면 이런 것이다. 실제로 어디에 접촉하거나 붙이는 행위와 연관된 경우에는 ‘붙이다’를,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부치다’를 쓴다고 기억해 두는 일이다. 그러면 조금 도움이 된다. 즉, 추상적이거나 비접촉, 무접착인 경우에는 ‘부치다’를 쓰는 식이다. 예컨대, ‘소매를 걷어붙이다’의 경우는 실제로 소매를 걷어서 피부/옷에 접촉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붙이다’를 쓰고, ‘편지를 부치다/논밭을 부치다/하숙을 부치다’ 등에서는 실제로 ‘편지/논밭/하숙’을 어디에다 붙이는(접착하는) 게 아니므로 추상적인 의미를 갖는 ‘부치다’를 쓴다고 익히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들은 아래에 설명하는 내용을 곰곰이 들여다보아, 자신에게 알맞은 방법으로 정리해 두기 바란다. 좀 분량이 많지만, 확실하게 익히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내 책자에서 다룬 내용을 아래에 전재한다.
◈♣‘부치다’와 ‘붙이다’의 올바른 쓰임
[예제] 그건 내 힘에 붙인 일이었다 : 부친의 잘못.
안건을 극비에 붙였다 : 부쳤다의 잘못.
밥은 당분간 옆집에 붙여 먹기로 했다 : 부쳐의 잘못.
따귀를 한 대 올려 부쳤다 : 붙였다의 잘못.
외로움을 시에 붙여 읊었다 : 부쳐의 잘못.
살림에 도움이 될까 하여 하숙을 붙이기로 했다 : 부치기로의 잘못.
소매를 걷어부치고 달려들었다 : 걷어붙이고의 잘못.
①부치다 : 실제로 접착/부착하지는 않음. 추상적/간접적/심리적 행위.
°편지/물건 따위를 일정한 수단/방법을 써서 상대에게로 보내다. ¶편지를 부치다; 아들에게 학비와 용돈을 부치다; 짐을 외국으로 부치다.
°어떤 문제를 다른 곳이나 다른 기회로 넘기어 맡기다. ¶안건을 회의에 부치다; 임명 동의안을 표결에 부치다; 재판에 부쳐 처벌하였다.
°어떤 일을 거론하거나 문제 삼지 아니하는 상태에 있게 하다. ¶회의 내용을 극비에 부치다; 세상에 떠도는 얘기 같은 것 불문에 부치겠다.
°원고를 인쇄에 넘기다. ¶접수된 원고를 편집하여 인쇄에 부쳤다.
°마음/정 따위를 다른 것에 의지하여 대신 나타내다. ¶시인은 외로움을 기러기에 부쳐 노래한다.
°먹고 자는 일을 제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하다. ¶삼촌 집에 숙식을 부치다; 당분간만 밥은 주인집에다 부쳐 먹기로 교섭했다.
°모자라거나 미치지 못하다. ¶힘에 부친 일.
°논밭을 이용하여 농사를 짓다. ¶밭 한 뙈기를 겨우 부치고 있지.
°번철/프라이팬 따위에 기름을 바르고 빈대떡/저냐/전병(煎餠) 따위의 음식을 익혀서 만들다. ¶이런 날은 부침개를 부쳐 먹으면 딱인데.
°부채 따위를 흔들어서 바람을 일으키다. ¶손부채를 부치려니 더 더워졌다.
②붙이다 : 실제로 부착/접착/접촉 행위 수반. 물리적/구체적/실체적 행위
°‘붙다(맞닿아 떨어지지 아니하다)’의 사동사. ¶봉투에 우표를 붙이다; 메모지를 벽에 덕지덕지 붙이다.
°‘붙다(불이 옮아 타기 시작하다)’의 사동사. ¶연탄에 불을 붙이다; 담뱃불을 붙이다.
°‘붙다(조건/이유/구실 따위가 따르다)’의 사동사. ¶계약에 조건을 붙이다; 일마다 이유를 꼭 붙여야 직성이 풀린다.
°‘붙다(식물이 뿌리가 내려 살다)’의 사동사. ¶땅에 뿌리를 붙이다.
°‘붙다(주가 되는 것에 달리거나 딸리다)’의 사동사. ¶주석을 붙이다; 논문 뒤에 부록을 붙였으니 참고하시오; 가사에 곡을 붙이다.
°내기를 하는 데 돈을 태워 놓다. ¶내기에 1000원을 붙이다.
°신체의 일부분을 어느 곳에 대다. ¶경찰이 벽에 몸을 바짝 붙이고 범인의 동태를 살폈다.
°윷놀이에서, 말을 밭에 달다. ¶세 번째 말을 붙이다.
°‘붙다(물체와 물체 사람이 서로 바짝 가까이하다)’의 사동사. ¶가구를 벽에 붙이다; 아이를 자기 옆에 딱 붙여 놓고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붙다(바로 옆에서 돌보다)’의 사동사. ¶중환자에게 간호사를 붙이다; 아이에게 가정교사를 붙여 주다.
°‘붙다(어떤 것이 더해지거나 생겨나다)’의 사동사. ¶운동을 해서 다리에 힘을 붙였다; 몸에 살을 붙여야지, 너무 말랐다.
°‘붙다’의 사동사. ¶한글 이름을 수출 상품에 붙이다.
°‘붙다(어떤 감정/감각이 생겨나다)’의 사동사.
°말을 걸거나 치근대며 가까이 다가서다. ¶농담을 붙이다; 박 소령과 얼굴이 마주치자 부동자세로 경례를 붙였다.
°기대나 희망을 걸다. ¶앞날에 대한 희망을 붙이다.
°‘붙다(어떤 놀이/일/단체 따위에 참여하다)’의 사동사. ¶너희들끼리만 놀지 말고 나를 좀 붙여 줘라; 그는 재주가 많으니 우리 일에 붙이면 도움이 될 거야.
°‘붙다(어떤 것이 더해지거나 생겨나다)’의 사동사. ¶목숨을 붙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였다.
°남의 뺨/볼기 따위를 세게 때리다. ¶상대편의 따귀를 한 대 붙이다.
°주로 ‘번호/순서’ 따위와 함께 쓰여, 큰 소리로 구령을 외치다. ¶번호를 붙여서 일렬로 들어간다; 동생이 멋지게 차렷 구령을 붙였다.
°‘붙다(겨루는 일 따위가 서로 어울려 시작되다)’의 사동사. ¶흥정을 붙이다; 동네 불량배를 다른 지역 불량배와 싸움을 붙였다.
°‘붙다(암컷과 수컷이 교합하다)’의 사동사. ¶튼튼한 놈들끼리 교미를 붙여야 새끼가 튼실하다.
°‘붙다((속) 남녀가 가까이 지내거나 성교(性交)하다)’의 사동사. ¶누군가 그 남자를 모함하려고 그 남자를 다른 여자와 붙이려고 한 것 같다.
연승 도전에 실패하신 김령 님의 멋진 재도전을 기원한다. 현재의 실력에 조금 더하고 맞춤법∙띄어쓰기 부분을 보강한다면 달인 자리는 그야말로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끝]
[追記] 앞서 1편에서 귀화 요건을 지나치게 간단히 다뤘다. 주변에서 혹시라도 다문화 가정이 있고 귀화 관련하여 도움을 드리고 싶은 분들이 계실지 몰라, 결혼 이민자의 조기 귀화 요건을 아래에 예시한다. 나머지 사항들(인성, 경제적 능력, 시험 통과)은 5년 이상 거주 요건의 일반 귀화자와 똑같다.
쉽게 말하면, 한국인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들어와서 실제로 혼인 상태인 경우, 2년 이상 계속해서 함께 살고 있으면 귀화 심사 대상이 된다. 일반 귀화에 필요한 5년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중간에 이혼/별거나 기타 사유로 재입국 사증에 기재된 기간을 초과하여 대한민국을 떠나 있는 경우에는 기산일은 다시 입국하여 외국인 등록을 마친 날로 미뤄진다.)
○ 간이귀화(결혼이민자)의 추가 요건
- 배우자와 혼인한 상태로 대한민국에 2년 이상 계속 주소가 있는 자
- 그 배우자와 혼인한 후 3년이 경과하고 혼인한 상태로 대한민국에
1년 이상 계속하여 주소가 있는 자
※ 거주기간의 기산점은 외국에서 적법한 사증(비자)을 발급받아
한국에 입국하여 외국인 등록을 마친 날
503회(2014.2.10.)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0) | 2014.0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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