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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회(2014.2.3.)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4. 2. 4.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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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2014.2.3.)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노력 앞에 이뤄지지 않는 건 없다! 김령 님의 우승을 심축합니다.

 

1. 들어서면서

 

1) 무대를 빛내신 분들

 

김령 (35. 주부. 중국 동포. 결혼 9년 차인데도 아직 손에 반지가 없어 허전한... 가진 것 없어도 노력으로 알차고 감동적인 삶을 꾸려가는 멋진 삶의 주인공) =>우승!

김은옥 (59. 주부. 혈압이 170까지 올라도 포기는 없다!’를 외치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다. 상금 타면 25(?) 먹은 티브이를 교체하겠음.) =>3단계 진출.

이쌍세 (72.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 800쪽짜리 적바림 노트 마련하여 1년 동안 공부. 자가 녹음을 상시 휴대하면서 공부. 자격증 7개 보유.) =>3단계 진출.

최주연 (28. 회사원. 방송 프로그램의 진행자들 평가가 취미. 떨리지는 않는데 화면에 뚱뚱하게 나올까봐 걱정이라는 젊은이 <-(나의 답변) “예쁘게 잘 나오셨습니다.”)

이경환 (21. 대학생. 2년 전 고교생 시절에 도전하여 5. 이번에는 기필코 달인에까지 도전하리라!)

 

출연자 중 우승을 차지하신 김령 님의 경우, 우리에게 참으로 소중한 가르침을 일깨워줬다. 성실한 노력은 이뤄내지 못하는 게 없다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진리를 실물로 증명해 냈다. 한국인에게도 어려운 관문을 외국인인 그녀가 노력으로 통과했다. 정말 감동스러웠다.

 

한 가지 마음에 걸린 것은 그녀의 출연 첫 마디가 저는 중국인이에요.’였다는 것. 진행자도 중국 동포라고 소개했다. 그 말대로라면 김령 님은 결혼 9년 차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 국적을 취득하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귀화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귀화 요건이라면 크게 세 가지다. 계속 거주 기간 5년 이상과 일정한 경제적 능력, 그리고 시험 통과인데, 거주 기간 요건도 한국인 배우자와 혼인하여 거주하는 경우에는 대폭 단축이 되고, 김령 님의 실력으로 보아 시험 통과는 따 놓은 당상 격. (그 밖의 요건인 품행 방정 등은 김령 님에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게 뻔하고.)

 

오직 한 가지 걸림돌이라면 국적법 시행세칙에서 요구하는 일정 금액 이상의(3천만 원이든가) 경제 능력 증명서 제출인데, 만약 그것 때문에 아직도 한국 국적을 얻지 못하고 있다면 정말 가슴 아픈 노릇이다. 반지 하나 없는 손가락을 내보이면서 남편에게 애교스럽게 그걸 요구하는 모습과 겹쳐졌을 때 가슴이 아려왔다.

 

이번 출연자들은 최주연 양을 빼고는 모두 지난번 2013년 하반기 지역 예심 중 서울경기 지역 합격자*들이셨다. 그 쟁쟁한 겨룸에서 이번에 우승한 김령 님이 1등을 하셨다니, 역시 그 실력은 가히 짐작할 만하다.

 

[* 참고로, 그때의 서울/경기 합격자 명단을 보이면 아래와 같다. 그중 괄호 안에 표기된 숫자는 출연한 회수를 뜻한다. 지역 예심 합격 후 출연을 기다리시는 분들의 궁금증 해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사실 예심 합격 후 기다리다 보면, 언제 연락이 올까 궁금한가 하면, 한편으로는 좀 더 시간을 주었으면 하고 바라게도 되는 이중적인 상태가 교차하기 마련이므로. (서울/경기 예심 후 치러진 강릉/대전 지역 합격자 중에서는 지금까지 단 두 사람만 출연했고, 기타 지역 합격자 중에는 아직 출연자가 없다.)

 

서울/경기 합격자 : 고희영/김령(502)/김선희/김성식/김순자/김옥선/김은영/김은옥(502)/김홍애(500)/나정희/류일환(499)/박보영/박시영(500)/박은영/백순미/서석민(500)/송종인/신혜진/안초롱/엄미옥/유용재/유재봉/은정남(498)/이경환(502)/이광섭/이승진/이쌍세(502)/이용복/이재홍(499)/이정연(498)/임상재/임애자/정다영/조형배.]

 

2) 이것저것

-출제 관련 : 이번 회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지금까지 변별력에서 문제가 되어 왔던 2단계 넉자바기의 난도가 꽤 상향 조정되었다는 것과, 3단계의 십자말풀이 답 낱말들이 평이해졌다는 점일 듯하다.

 

이번 넉자바기 문제는 즉답이 거의 불가능한 연상문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제시어만 보고는 답을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까다로웠다. 어제 출연자 중 아무도 첫 도움말에서 멈춘 이가 없었다. 물론 어제 출연자들은 도전 운행에서도 모두들 신중한 편이기는 했지만, 아래에 제시어와 정답을 곧장 연결해 놓은 것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최소한 도움말 한두 개 정도는 거쳐야만 답을 떠올릴 수 있는 말들이었다.

 

그릇 ->세숫대야, 심판 ->호루라기, 언론 ->대서특필, 뒷바라지 ->치다꺼리, 끝장 ->이판사판

 

십자말풀이에 출제된 낱말들은 지금까지 출제된 것들 중 가장 평이한 편이었다고 할 정도로 무난했다. 비교적 조심해야 할 것들로 댓바람/어깃장/보람/뜬금/새침데기/오두방정/아우라지가 있었는데, 이 중 아우라지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기출 낱말들이었다. 그 덕분에 14번 속담 문제 하나만 빼고는 처음으로 모든 문제가 열렸다. (그런데, ‘000 000 000’이라는 속담 문제의 정답이 무척 궁금하다. ‘이 들어간 4음절어가 나오는 속담은 현재의 검색 방식 '꿈???'으로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보이지 않아서다.)

 

-옥에 티 : 예전과는 달리 제작진에서 진행자에게 많은 말하기를 요구하는 듯하다. 1단계에서는 아예 출연자 곁에 붙어 서서 진행하고, 그러면서 주고받기의 양이 부쩍 많아졌다. 출연자들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시청자들에게 친근감을 더 주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단점도 있다.

 

외국의 퀴즈 문제 진행자들이 마지막 문제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출연자와 근거리에 위치하지 않는 데는 까닭이 있다. 출연자에게 문제 풀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다. 가까이에 있으면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는데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듯한 부담스러운 느낌을 줄 수도 있어서.

 

그리고,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실수하게 된다. 작가들이 써 주는 이른바 멘트메모에 모든 경우를 시시콜콜 담아낼 수도 없지만, 진행자가 그걸 보고서 읽어댈 수는 없기 때문에 즉흥 대사인 애드리브를 할 수밖에 없는데, 그럴 때면 아무리 유능한 진행자라도 실수를 할 수밖에 없다.

 

어제 몇 번 위태로운 경우들이 나왔는데, 예컨대 1단계 문제풀이에서 이경환 군에게 첫 번째 문제는 잘 맞추셨구요.’라고 했다.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시청자들도 유난할수밖에 없는 터라, 그런 게 무사통과되었을 것 같지 않다. 알다시피 맞추셨구요맞히셨고요의 잘못이다.

 

3단계에서도 이쌍세 님이 22번의 짜임새답을 못했을 때도 비슷한 실수가 나왔다. 앞서 열린 말들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음에도 새 문제를 열었다고 언급하면서 그거를 놨두시고라고 한 듯하다. 내게는 그렇게 들렸다. ‘놓아두다의 준말은 놔두다이고 이의 활용형은 놔두시고이지 놨두시고가 아니다.

 

진행자에게 더 많은 말들을 요구하고, 그걸 애드리브로 처리하도록 하면 이런 옥에 티들이 계속해서 생기게 된다. 진행자가 아무리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문제 풀이로 가자.

 

2. 1단계 문제 : 1음절어 50, 2음절어 100, 3음절어 150. 최대 300

 

김령 : 가락->(o), 껍데기 ->거품(o), 꾸중 ->날벼락(o)/벼락불(x). 150

김은옥 : 시간->(o), 뚝배기->장맛(o), 옛날 ->고릿적(o)/무답. 150

이쌍세 : 수고 ->(o), ->새끼(o), 옷자락 ->오지랖(o). 300

최주연 : ->(o), 생김새 ->본새(o), 즐거움 ->웃음꽃(o)/유쾌함(x). 150

이경환 : 씀씀이->(o), 터럭 ->갈기(o)/채실(x), 국물 ->건더기(o). 200

 

문제에 선을 보인 낱말 중 몇 가지만 짚고 가자.

 

고릿적소싯적과 더불어 두어 번 선을 보인 기출 낱말이다. ‘은 의존명사지만 여기서는 한 낱말인 합성어의 형태소로 쓰였다. 전에 문제 풀이에서 다룬 적이 있지만 한 번 더, 내 책자에서 관련 부분을 전재한다.

 

그건 아주 옛날 고리짝 시절 얘기지 : 고릿적의 잘못.

[참고] 소시짝/소시쩍엔 나도 힘 좀 썼지 : 소싯적의 잘못.

[설명] 여기서 쓰인 은 지나간 어떤 때/시절을 뜻하는 말인데(의존명사), 복합어를 만드는 데 쓰였음.

[보충] 일부 책자에서는 고려 시대를 뜻하는 고려(高麗)이라는 말이 고리짝으로 전와했다는 설명도 있으나 근거가 약함.

고릿적? 옛날의 때.

소싯적[少時-]? 젊었을 때.

 

주연 양이 생김새에서 관련어로 다룬 본새는 흔히 뽄새로 잘못 발음하기 때문에 쓰기도 그렇게 잘못 쓰기 쉬운 말. 발음도 표기도 본새. 내 책자에서 관련 설명을 전재한다.

 

저놈 말하는 뽄새 좀 봐라 : 본새의 잘못.

말뽄새하고는 정말 버릇없네 : 말본새{:뽄새}의 잘못. ‘버릇없다는 한 낱말.

본새(-)? ①어떤 물건의 본디의 생김새. 어떠한 동작/버릇의 됨됨이.

말본새? 말하는 태도/모양새. []말버릇.

 

터럭->갈기의 문제가 쉽지 않았다. ‘터럭사람이나 길짐승의 몸에 난 길고 굵은 털을 뜻하는데, 비유적으로 아주 작거나 사소한 것을 이를 때 흔히 써 왔기 때문에 잔털 부스러기정도로 여기기 쉬워서다. ‘자디 잔 털이 아니라 길고 굵은 털이다.

 

3. 2단계 문제 : 5문제, 최대 200. 최대 총 1000.

 

-그릇 : 0/0/0나절/0-> ///-> 대야 (정답자 4)

두 번째 도움말에서 멈춘 최주연 양이 답을 세수대야로 적어 안타깝게도 오답 처리 됐다. 사이시옷을 받쳐야 하는 말이었다.

 

도움말로 나온 국숫발의 사이시옷에서처럼, ‘국수와 같이 받침이 없는 낱말들이 다음 말과 결합할 때는 사이시옷을 받쳐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국수 집도 한 낱말로는 국숫집으로 적는다. 온갖 ‘-이나(: 김칫국/냉잇국) ‘-종류에서(: 휴갓길, .하굣길) 사이시옷이 붙는 것과 비슷하다.

 

, 도움말로 나온 세나절나절은 의존명사이긴 하지만 다음 말들은 모두 한 낱말이다 : 반나절/한나절/세나절/하루나절, 나절가웃, 아침나절/점심-/저녁-. 그리고 세나절은 한나절의 세 배라는 뜻으로, 일을 하기에 제법 긴 시간을 이르는 말.

 

-심판 : 0/0/0/0->///->호루라기 (정답자 5)

제시어에서 순발력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풀기 어려운 문제였다. 출연자 모두 정답을 적었는데 참으로 놀랄 만했다.

 

-언론 : 0/0/0/0비책 -> ///-> 대서특필 (정답자 4)

경환 군이 상서특필이라는 신어(?)를 적었는데 사연인즉 마지막까지 봐도 상비책만 떠올라서 그랬단다. 출연자들에게는 시간을 충분히 주는 듯한데, 방송분으로는 도무지 답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하기야, 나야 형광등파이긴 하지만. 하하하.

 

-뒷바라지 : 0/0/0/0지기 ->///->다꺼 (정답자 2)

요행히, 이 문제에서는 제시어를 보고 관련 낱말들이 얼른 떠올랐다. 지켜보면서, 저걸 치닥꺼리치닥거리로 적을 분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두 분이 표기에서 치닥꺼리로 적었고, 한 사람은 치매꺼리로 표기했다.

 

요컨대, 이 말은 소리 나는 대로 적는 말의 대표 격이랄 정도로, ‘치닥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어원과 멀어졌거나 의미소 기능을 상실한 경우에는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는 원칙에 따라 소리 나는 대로 적어야 한다. ‘설겆다라는 말이 없기 때문에 설겆이가 아니라 설거지로 적는 것과 마찬가지다.

 

마지막 문제를 남겨두었을 때 점수는 각각 600, 500, 750, 300, 400. 상위권은 지난번 출연자들과 점수가 비슷했다.

 

-끝장 : 0/0/0가름/0박이 -> ///->이판사판 (정답자 5)

모두 정답을 적었고, 주연 양만 빼고는 모두 100점 이상을 얻었다. 최종 집계 점수는 각각 750, 650, 850, 350, 500. 김령, 김은옥, 이쌍세 님이 3단계에 진출했다. 이 세 분이 2단계에서 얻은 점수는 각각 600, 500, 550점인데, 모두들 문제마다 기본적으로 100점대 이상을 거뒀다. 첫 번째 도움말에서 멈춘 적이 한 번도 없음에도.

 

출연자 중 최고 연상자인 이쌍세 님의 최고점 획득이 유난히 돋보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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