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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1회(2014.1.27.)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4. 1. 2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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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1(2014.1.27.)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임연주 님의 3연승 축하드리고, 달인 도전 실패, 무척 아쉽습니다!

 

4. 3단계 십자말풀이 : 11번째 문제 풀이에서부터는 2회 오답 시 탈락

 

어제도 25문제 중 19문제만 다루고 끝났다. 6문제는 손도 대보지 못하는 바람에 지난 회에 이어 이번에도 출제자의 애씀은 아깝게도 도로 공사(徒勞空事)가 되었다. 과연 이래도 좋은 건지 모르겠다. 중도 탈락 없이 끝까지 문제를 풀게 하자는 의견들이 도처에서 속출하고 있는데.

 

게다가 제아무리 점수가 높은들 다 소용없다는 소리는 이제 불만에 가깝다. 그저 아는 문제를 자신이 고르게 해 주소서, 점수 따위는 상관없으니 그저 중도 탈락하는 일이 없게 해 주소서, 하고 비는 일이 공부하는 일보다도 더 중요할 정도가 되었다. 뭐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되었다.

 

어제 연주 님은 기본 실력도 탄탄했지만 문제 운도 따랐다. ‘모꼬지/지날결/댕기풀이등과 같이 다른 출연자들이 틀린 낱말의 정답을 짚어내는 실력을 보였고, ‘이튿날의 표기도 정확했다.

 

그런가 하면 장딴지, 구세주, 홍당무와 같이 손쉬운 낱말을 답으로 하는 문제들을 골랐으니 행운도 적지 않게 따라준 편이었다고 해야 한다. ‘윤슬의 고비를 넘겼지만 어둑발에 발목이 잡혀 탈락이 확정된 순자 님에 비해서, 특히 그랬다. 그 문제를 피해서 연주 님이 연 게 홍당무를 답으로 하는 것이었으니까.

 

어제 출제된 말 중 모꼬지/잡도리/댕기풀이/옆잡이/지날결/윤슬/어둑발/깔때기등이 조금 까다로웠다. 앞서 적었듯, ‘지날결/깔때기를 빼고는 모두 한 번 이상 선을 보인 기출 낱말들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중 깔때기는 표기 문제를 신경 써야 한다. 흔히 /로 잘못 표기하는, 이른바 헷갈리는 말이라서 올바른 표기 문제에서 자주 나온다. ‘에서 (물 따위를 빨아올리는 데 쓰는 가는 대)’에서의 그것과는 달리 어원에서 멀어진 말이기 때문에 소리 나는 대로 적는 말이다.

 

앞서 여러 번 언급했듯, 어제 나온 낱말들 중 관심을 끄는 것들은 대체로 한 번 이상 선을 보인 것들이다. 제작진들이 이처럼 기출 낱말을 되풀이해서 내세우는 데는 그 나름 뜻이 있어서다. , 되풀이해서 접하는 사이에 익히게 되고, 그렇게 해서 널리 쓰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읽힌다.

 

위에 언급한 말들의 뜻풀이와 관련어들을 내 사전에서 전재한다. 이미 전에 다룬 말들이지만, 자주 대할수록 더욱 단단하게 내 것이 되니까.

 

모꼬지*? 놀이나 잔치 그 밖의 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

 

설잡도리? 야무지지 못하고 어설프게 하는 잡도리.

설잡죄다? 어설프게 잡죄다.

잡도리*? ①단단히 준비하거나 대책을 세움. 그 대책. 잘못되지 않도록 엄하게 단속하는 일. 아주 요란스럽게 닦달하거나 족치는 . ¶~하다?

 

댕기풀이*? 예전에, 관례를 지낸 사람이 친구들에게 한턱내던 일.

동상례[東床禮]? 혼례가 끝난 뒤에 신부 집에서 신랑이 친구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일.

 

옆잡이*? ≒측주[側註]. 책의 글 오른쪽이나 왼쪽에 작은 글씨로 적어 놓은 풀이/설명.

방망이*? ①어떤 일에 대하여 필요하고 참고될 만한 사항을 간추려 적은 책. () 시험을 치를 때에 부정행위를 하기 위하여 글씨를 잘게 쓴 작은 종이쪽지.

 

지날결? 지나가는 길. 그런 편.

지날말? 별다른 의미 없이 하는 말.

 

윤슬*? 햇빛/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땅거미*? 해가 진 뒤 어스레한 상태. 그런 때. []황혼

초어스름[-]? 해가 지고 어슴푸레 땅거미가 지기 시작할 무렵.

어스름*? 조금 어둑한 상태. 또는 그런 때.

여명기*[黎明期]? ①새로운 시대나 새로운 문화 운동 따위가 시작되는 시기. 동이 틀 무렵.

어둑발*? 사물을 뚜렷이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어두운 빛살.

 

어제의 답들을 문제 풀이 판에 넣으면 아래와 같다.

 

1.

 

3.

 

8.

 

 

13.

 

15.

 

 

2.

 

 

 

7.

 

 

 

 

 

 

 

 

 

 

6.

 

 

 

14.

 

 

 

 

 

4.

 

 

12.

 

 

 

 

 

 

 

 

5.

 

 

 

11.

 

 

 

 

 

 

10.

 

 

 

 

 

9.

 

 

 

 

 

 

 

 

 

 

 

 

 

 

19.

 

21.

 

25.

 

 

 

18.

 

 

 

20.

 

22.

 

24.

 

 

16.

 

 

 

 

 

 

 

 

23.

 

 

17.

 

 

 

 

 

 

 

 

 

 

 

 

 

 

5. 연승 겸 달인 도전 문제 : 90초 내에 맞춤법띄어쓰기 바로 잡기

 

-문제 : 못다이룬꿈이있다면더늦기전에자신의가능성을철썩같이믿고도전하세요.

 

-정답 : 못다 이룬 꿈이 있다면 늦기 전에 자신의 가능성을 철석같이 믿고 도전하세요.

 

-풀이 : 문제가 열리자, 나는 속으로 달인이 탄생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가 아주 평이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또 한편에서는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지난 회에서 연주 님이 물밀듯이앞에서 무척 자신 없어해 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만큼 이 맞춤법띄어쓰기 부분에서는 공부가 모자랐던 게 아닌가 싶었다.

 

문제 풀이를 지켜보면서 내가 망연자실했다. ‘철석(鐵石)같이7/9급 공무원 시험의 맞춤법 문제 따위로 아주 흔히 나오는 기초적인(?) 것인데도, 그걸 그대로 지나친 채, ‘못다앞에서 못내’<->‘못다를 오가고 있어서였다.

 

하기야, ‘못내못다는 둘 다 부사이고, 뜻도 일부는 비슷하게나마 겹친다. ‘못다다하지 못함만을 나타내지만, ‘못내‘1.자꾸 마음에 두거나 잊지 못하는 모양. 2.이루 다 말할 수 없이.’의 두 가지 뜻을 갖는다. 위의 예문에서는 그래도 못다가 더 어울린다.

 

못내는 말했다시피 부사다. 그렇기 때문에 띄어 적어야 한다. 띄어 적어야 하는 부사 중에 이처럼 확연히 구분되는 부사는 그래도 좀 낫지만, 1음절어일 때는 많이들 헷갈려 한다. 예컨대, 위의 문장에서 그 다음에 나오는 와 같은 경우가 그것이다. 모든 예를 들 수는 없지만, 기억하기 쉽게 말하자면 좀 더에서는 띄고 더욱더, 더더욱등과 같은 강조어에서는 여전히 한 낱말의 부사이므로 붙여 적는다.

 

방송된 글자판에서는 늦기전에사이에서 행이 바뀌어 있어서, 나는 그것이 당연히 띄어 있는 줄 알았다. 나중에 사회자의 설명을 들으니, 연주 님은 그걸 죽기전에로 붙인 모양이다. (하기야, 한 발만 더 내디디면 달인의 고지에 오르게 되는 그런 상황에서 차분해질 방법이 있을 수 있기를 바라는 건 안방에서 편히 바라보기만 하는 우리들의 지나친 욕심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은 명사이고, ‘죽기전이라는 복합명사는 없다. 당연히 띄어 적어야 한다. (은 명사이기 때문에, ‘아버님 전 상서와 같은 경우에 반드시 띄어 적어야 한다. ‘아버님전 상서는 잘못이다. 유의해 두시기들 바란다. 출제 수준이 좀 높아지면 출제 가능성이 있는 말에 든다.)

 

그렇게 해서, 연주 님의 삼 주간에 걸친 혈투는 3연승에 그치고 말았다. 한 발자국 앞에 달인의 왕관이 놓여 있었는데.

 

그 순간 첫 승을 거둘 때 연주 님의 입술에 맺혀 있던 물집이 떠올랐다. 화장으로도 다 가려지지 못할 정도의 애씀 흔적. 그리고 2승을 거둔 뒤 병실에서 보냈다는 서두 발언도 떠올랐고.

 

참으로 고생 많이 하셨다. 그리고 얼마나 허탈하셨으랴. 그럼에도 연주 님은 끝까지 고운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 애씀과 의연함은 우리 모두가 기억해도 좋으리라. 본받아야 할 모습이었다. 연주 님의 앞날에 이번 일 못지않은 더 큰 경사가 찾아들게 되길 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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