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쓰기·맞춤법 실전 문제 : 한자어 관련 문제(3)
[사례3] 한자어인 줄 모르고 쓰거나, 한자어인 줄은 알지만 의미 파악/구분을 깊이 하지 않고 얼결에 쓰는 경우.
흔히 쓰는 말 중에 이러한 것에는 다음과 같은 말들이 대표적인데, 그중 ‘벼란간/철썩같이/괴상망칙/괴변/칠흙’ 등은 KBS <우리말 겨루기> 프로그램에서 출제된 적이 있는 말들이다 : 벼란간(x)/별안간[瞥眼間](o); 어연간(x)/어언간[於焉間](o); 푸악(x)/포악[暴惡-](o); 항차(x)/황차[況且](o); 괄세(x)/괄시[恝視](o); 충진(x)/충전[充塡](o); 철썩같이(x)/철석같이[鐵石-](o); 희안하다(x)/희한하다[稀罕-](o); 괴변(x)/궤변[詭辯](o); ‘흉칙/망칙/괴상망칙’(x)/‘흉측/망측/괴상망측[~測]’(o); 폐륜아(x)/패륜아[悖倫兒](o); 칠흙(x)/칠흑[漆黑](o); 흑빛(x)/흙빛(o).
실전 문제 풀이로 가자.
◈벼란간 굉음이 들렸다 : 별안간(瞥眼間)의 잘못.
[설명]별안간(瞥眼間)은 ‘갑작스럽고 아주 짧은 동안’을 뜻하는 명사. ‘瞥 깜짝할 별, 眼 눈 안, 間 사이 간’이니 글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 그렇기 때문에 소리 나는 대로 적은 ‘벼란간’은 잘못. 이와 비슷한 경우로는 ‘어연간(x)/어언간(於焉間)(o)’ 등도 있음.
◈어연간/어연듯 우리가 졸업한 지도 40년 : 어언간(於焉間)[혹은 어느덧]의 잘못.
[설명] ‘어연간’은 ‘어연간하다(‘엔간하다’의 본말)’의 어근. ‘어연듯’은 없는 말.
어언간[於焉間]? 알지 못하는 동안에 어느덧. [유]어느덧, 어느새, 어언
◈마누라가 어찌나 푸악스럽게 몰아대던지 : 포악(暴惡-)스럽게의 잘못.
그누무 여편네의 푸악질엔 당해 낼 재간이 없지 : 그놈의, 포악질의 잘못.
[설명] ‘푸악’은 없는 말이며, ‘포악(暴惡)’의 잘못.
포악스럽다[暴惡-]? 보기에 사납고 악한 데가 있다.
포악질[暴惡-]? 사납고 악한 짓.
◈집에서도 안 하는데 항차 밖에서야 : 황차(하물며/더구나/더군다나)의 잘못.
황차(況且)≒하물며? ‘더군다나’의 뜻을 가진 접속 부사.
더더군다나? ‘더군다나’의 강조. <=[유사] ‘더더욱(≒더욱더)’
◈겉만 보고 괄세해선 안 돼. 남들 못지 않는 자존심이 있는데 : 괄시, 못지않은의 잘못. <-못지않다?[원]
[설명] ①‘괄세’는 아예 없는 말로, ‘괄시(恝視)’의 잘못. ②‘못지않다’는 형용사이므로 ‘못지않는(x)/못지않은(o)’으로 활용함. ‘-는’을 붙여 말이 되면 동사임. <=알맞는(x)/알맞은(o), 걸맞는(x)/걸맞은(o).
괄시[恝視]? 업신여겨 하찮게 대함. [유]괄대/홀대, 업신여김. ¶~하다?
◈소화기 약제를 충진할 때가 됐어 : 충전의 잘못. <=‘充塡’의 오독.
소화기 약제를 충약하도록 : 충전의 잘못. <=‘충약’은 아직 사전에 오르지 못한 말.
[설명] 한자 ‘充塡’을 잘못 읽어서 생기는 실수. 올바른 발음은 ‘충전’.
충전[充塡]? ①메워서 채움. ②교통 카드 따위의 결제 수단을 사용할 수 있게 돈이나 그것에 해당하는 것을 채움. ③채굴이 끝난 뒤에 갱의 윗부분을 받치기 위하여, 캐낸 곳을 모래/바위로 메우는 일.
◈우리 사랑을 그토록 철썩같이 맹세했건만 : 철석같이의 잘못. <-철석같다[원]
철석 같은 그 맹세와 약속은 어디 가고 : 철석같은의 잘못. <-철석같다[원]
[설명] ‘철석같다’는 ‘철석(鐵石)’에서 온 복합어. ☞‘-같다’의 복합어 항목 참조.
철석같다[鐵石-]? 마음/의지/약속 따위가 매우 굳고 단단하다.
◈참으로 희안한 일이야 : 희한한의 잘못. <=稀 : 드물 희, 罕 : 드물 한
희한하다[稀罕-]? 매우 드물거나 신기하다.
◈말 되는 소릴 해. 그런 괴변 늘어놓지 말고 : 궤변의 잘못.
[설명] ‘괴변(怪變)’은 예상하지 못한 괴상한 재난/사고. ‘괴변(怪辯)’은 없는 말. ‘궤변(詭辯)’은 상대편의 사고(思考)를 헷갈리는 감정을 격앙시켜 거짓을 참인 것처럼 꾸며 대는 논법.
◈꼴이 얼마나 흉칙하던지, 끔찍했어 : 흉측(凶測)의 잘못. <-흉측하다[원]
망칙하게 대낮에 그게 무슨 짓이냐 : 망측하게의 잘못. <-망측하다[원]
원 괴상망칙한 것도 유분수지 그게 도대체 : 괴상망측한의 잘못.
[설명] ‘흉측하다’는 ‘흉악망측하다’의 준말로, 여기서 쓰인 ‘망측(罔測)’은 몹시 심해서 이루 말할/헤아릴(‘測’) 수 없다(‘罔’)는 뜻으로, 의미소는 ‘칙’이 아닌 ‘측’임.
[유사] ‘-망측’이 들어간 말들 : ‘해괴(駭怪)망측하다/괴상(怪常)-/기구(崎嶇)-/기괴(奇怪)-/흉악(凶惡)-/괴괴(怪怪)-/괴악(怪惡)-’.
흉측(凶測/兇測)하다≒흉악망측하다? 몹시 흉악하다.
망측하다[罔測-]? 정상적인 상태에서 어그러져 어이가 없거나 차마 보기가 어렵다.
◈그런 폐륜아는 따끔하게 혼내야 해 : 패륜아의 잘못. <=悖 : 거스를 패.
[설명] ‘폐륜[廢倫](①시집가거나 장가드는 일을 하지 않거나 못함. ②부부간에 성생활을 하지 않음)’이란 말이 있긴 하지만 예문의 뜻과는 거리가 멀고, 여기서는 ‘패륜(悖倫)’의 잘못.
패륜아[悖倫兒]? 인간으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도리에 어그러지는 행동을 하는 사람. [유]파륜자[破倫者]
◈칠흙 같은 밤에 놀란 흑빛 얼굴로 나타났으니, 구분이 되겠냐? : 칠흑, 흙빛의 잘못.
[설명] ‘칠흙’은 아예 없는 말이며, ‘흙칠(-漆)’은 ‘①어떤 것에 흙을 묻힘. 또는 그렇게 하는 일. ②(비유) 명예 따위를 더럽히는 일’. ‘칠흑’은 ‘漆黑’에서 온 말로 ‘옻칠처럼 검음’을 뜻하는 말. 한편, ‘흙빛’은 글자 그대로 놀라서 흙빛으로 변한 얼굴을 가리키며, 검은 얼굴이라는 뜻이 아니므로 ‘흙-’. ‘흑빛(黑-)’이라는 말도 없는 말.
[배워서 남도 주자!] ◎ 한자어로 표기되는 나이
유학(幼學)* →10세; 지[우]학(志[于]學) →15세; 파과(破瓜) →女16세, 男64세; 약관(弱冠) →20세; 이립(而立) →30세; 이모지년(二毛之年) →32세; 불혹(不惑) →40세; 망오(望五) →41세; 상년(桑年)* →48세; 지천명(知天命)/애년(艾年)* →50세; 육순(六旬)/이순(耳順) →60세; 환갑(還甲)/회갑(回甲)/화갑(華甲)/망칠(望七) →61세; 진갑(進甲) →62세; 미수(美壽) →66세; 칠질(七秩)* →61~70세; 칠순(七旬)/고희(古稀) →70세; 망팔(望八) →71세; 희수(喜壽) →77세; 팔순(八旬)/중수(中壽)/팔질(八耋) →80세; 망구(望九) →81세; 미수(米壽) →88세; 구순(九旬) →90세; 망백(望百) →91세; 백수(白壽) →99세; 상수(上壽) →100세.
*유학(幼學)은 《표준》의 표제어 풀이에 ‘고려ㆍ조선 시대에, 벼슬하지 아니한 유생(儒生)을 이르던 말’로만 나오는데, <국립국어원>의 해설집에는 ‘10살의 나이’를 뜻하는 표기로도 나옴.
*흔히 쓰는 ‘방년(芳年)’은 20세 전후의 꽃다운 나이를 이름.
*상년(桑年) : ‘桑’의 속자인 ‘桒’을 분해하여 보면 ‘十’ 자가 넷이고 ‘八’ 자가 하나인 데서 나온 말.
애년(艾年) : 머리털이 약쑥같이 희어지는 나이라는 뜻.
‘칠질(七秩)’에서의 ‘질(秩)’ : 한 질(秩)은 십 년을 이름.
*일부 책자에 80세를 뜻하는 표기로 ‘산수(傘壽)’가 널리 쓰이고 있으나(‘산(傘)’자의 팔(八)과 십(十)을 팔십(八十)으로 간주(看做)하여), <국립국어원> 자료에는 누락되어 있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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