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9회(2014.3.24.)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노익장 곽종국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1. 들어서면서
1) 무대를 빛낸 분들
나정희 (45. 약사. 2013년 하반기 서울/경기 지역 예심 합격자. 퀴즈 대한민국 ‘영웅’, 퀴즈 대한민국 왕중왕 전 우승. 멘사 회원) =>3단계 진출
곽종국 (77. 2013년 하반기 부산 지역 예심 합격자. 안팎으로 진정한 노익장. 쌀 한 가마니도 들어올리는. ‘지는 건 못 참아!’) =>우승!
김향자 (54. 주부. 2013년 하반기 부산 지역 예심 합격자. 백만 불짜리 미소의 주인공. 애교 백 단! 나이보다 10년은 젊어 보이는 인생 노력파.) =>3단계 진출
정은선 (48. 어린이집 교사. 2013년 하반기 대전 지역 예심 합격자. 작은 고추가 맵다! 늘 키가 작아 좌절을 겪었다는 노력파 재주꾼)
송정현 (24. 부산대 컴퓨터공학과 4년. 2013년 10월 예심 합격자. 늘 도전 정신으로 끓어오르는 뜨거운 노력파. 각종 자격증 취득)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시는 분들 모두가 심상치 않은 삶을 살아내시는, 유난한 노력파들이신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일. 그럼에도 어제의 출연자 중에서는 3단계에 진출한 세 분이 유독 더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도 두 사람, 나정희 씨와 곽종국 님은 모든 시청자들의 시선을 더 끈끈하게 사로잡지 않았을까.
나정희 약사는 이 나라 퀴즈업계(?)에서는 아주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어제의 소개처럼 퀴즈 대한민국의 영웅과 왕중왕 자리를 차지했고, 그 밖의 여러 퀴즈 프로그램에도 초청(?)받을 정도다. 그런데도 노익장 곽종국 님에게 밀려, 달인을 향한 연승 도전은커녕 우승조차 거머쥐지 못했다.
이야기하자면 길지만, 퀴즈 대한민국의 영웅(우승자) 출신으로 이곳 우리말 겨루기에 도전한 이들은 여럿이다. 하지만 달인 자리에 오른 이로는 내 기억에 두 사람뿐이다. ‘달인 이발사’로 유명한 장래형 씨가 19대 달인(2010)이고, 그 전에는 퀴즈 4관왕(SBS 우주인 서포터즈 퀴즈, 퀴즈 대한민국 영웅 및 왕중왕, 우리말 겨루기 달인)을 달성한 40대의 전설적인 여인 박춘록 님이 있다.
이 두 분은 모두 고졸 출신이다. 박춘록 님은 올해 방통대 법학과 졸업반.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그분들의 학력을 까발리자는 뜻이 아니다. 그런 학력임에도 그런 자리에 오른 데에는 다 그만한 노력이 있었다는 걸 얘기하고 싶어서다. 그것도 퀴즈 문제 같은 것에만 매달려 죽어라 파는 그런 노력이 아닌, 제대로 된 노력 말이다.
장래형 님은 신문이 스승이다. 그것도 종이 신문. 춘록 님의 경우는 엄청난 독서파다. 우주 관련 퀴즈 쇼에 나가기 위해 1주일에 100권의 책을 읽었을 때도 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냐고? 가능하다. 사람 능력이란 무한정이다. 작심하고 대들면. 기숙 대학원 시절 나도 하룻밤에 8권의 영어 원서를 읽어 젖힌 적이 있다. 지금 하라면 죽어도 못할 일이지만 그때는 해냈다.)
요즘 사람들 종이 신문 읽는 일이 드물다. 정치면을 빼고는 모든 면의 내용이 스승이 되고도 남는데도, 인터넷으로 뜨는(?) 이른바 영양가 없는 내용들만 대충 훑고는 그만이다. 장래형 님은 신문의 1면부터 끝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읽었고 공부할 것은 스크랩을 해뒀다. 그것도 십 몇 년을 한결같이.
춘록 님의 독서 버릇은 지금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과거와 같이 필요에 의한 몰아 읽기가 아니라 독서가 일상인 그런 완만한 독서를 한다. 그리고, 카페 게시판 등에 올리는 몇 줄의 일상 낙서에서도 맞춤법/띄어쓰기를 잘못하는 경우가 아주 드물다. 그만큼 신경 써서 몸에 익히려는, 공부하려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다. 과시용 달인 칭호를 탐내지 않는 진정한 달인의 모습은 바로 그런 데서 드러난다.
더 길어지기 전에 어제 나정희 씨가 3단계에서 낙마하게 된 낱말들을 예시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자. ‘어깨(가 무겁다)/산돌림/거저먹기/무뚝뚝’이었다. 여기서는 ‘산돌림’이 비교적 어려운 편이지만 그 역시 기출 낱말에 속하기 때문에 종국 님이 그 다음에 즉시 그 문제를 선택하여 자신 있게 맞혔다. 나머지 말들은 비교적 손쉬운 편인데, 이걸 이처럼 짚어보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즉,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 폭넓게 꾸준한 독서(그것이 하다못해 종이 신문이라 할지라도)를 했더라면 긴장으로 생각이 막히기 쉬운 무대에서도 그런 말들은 떠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퀴즈파’들에게서 제일 아쉬운 것은 나무에만 매달리느라 숲을 보지 못하는 것과, 뿌리가 없거나 줄기가 허약한 지식 탐구에 지나치게 열중한다는 점이다. 그런 뿌리나 줄기에서는 새싹이 돋기 어렵다. 일회용으로 끝나고 만다. 지식 역시 어떤 방식과 내용으로든 열매를 맺어야 그 몫을 다하게 되는 법이다.
백만 불로도 모자랄 미소와 애교의 주인공 김향자 님의 낙마도 무척 아쉬웠다. 3단계에서 ‘지어미/앞가림/어깨/이갈이’ 등을 잘 짚어내고도 ‘한자리/부조리/죽장망혜’에서 막히는 바람에 우승을 놓쳤는데, 그걸 보면서 향자 님의 공부 자료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자리’는 그런 자리에서 잘 생각이 나지 않을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조금 격을 높인 한자어 계통에서는 고전하시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 평이한 한자 성어 문제가 3문제나 나온 2단계에서는 그토록 선전하시던 모습과 겹쳐졌을 때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곽종국 님의 연세는 정말 믿어지지 않았다. 첫 화면에서 보여준 그 팔굽혀펴기 실력 하며... 특히, 최고 득점자와 250점이나 차이가 나는 가운데 출발했음에도 2단계에서만 600점이라는 최고 점수를 획득했고, 나아가 3단계에서도 유일하게 가위표 하나 없이 우승을 하는 과정에서 보여주신 그 막힘없는 웃음과 자족의 여유.
육체적인 건강이 맛깔나는 마음 행로의 선장이 되기도 한다는 걸 실물로 보여주셨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처럼, 나도 저 분처럼 저렇게 멋지게 늙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셨던 분들이 이 나라에 꽤나 되었으리라. 어젯밤 그 시각에.
2) 이것저것
-출제 관련
○ 1단계 문제 : 지난 3회분에서 내내 지적했던 문제적 문제는 없었다. 다행하고도 고마운 일이다. (여기서 말하는 ‘문제적 문제’란 506회의 ‘소 ->닭’, 507회의 ‘소문 ->잔치’, 508회의 ‘눈(眼) ->코’와 같이, 제시어의 뜻(뜻풀이)과는 거리가 먼 것과 무리하게 연결시키는 문제와 같은 것을 이름이다.)
○ 2단계 문제 : 어제 문제는 한자 사자성어 셋에(‘조삼모사/방방곡곡/동고동락’) 고유어 두 개(‘불덩어리/잔풀나기’)의 비율.
표기에서 주의해야 할 말로 ‘방방곡곡/동고동락’이 나왔지만, 제시 단계에서 한자어라고 친절하게(?) 알려준 데다 이 프로그램 출연자 정도면 기본적인 한자 실력들도 갖추기 있기 마련인지라 표기에서 실수한 이는 없었다. (‘방방곡곡’을 ‘방방곳곳’으로 잘못 적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동고동락’을 ‘동거동락’으로 잘못 적는 이들이 더 많다.)
한자 성어 문제의 출제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은 앞서 여러 번 언급했다. 출제 자원상으로도 어쩔 수 없이 그리 될 것이란 말과 함께.
○ 3단계 문제 : 근래 들어 가장 평이한 수준이라 할 정도로 애를 먹이는 고급한 고유어 낱말은 하나도 없었다. 쉽고 무난한 낱말들 중심으로 출제하려는 요즘의 경향은 여전했다. 어제 열린 문제 중 관심할 만한 낱말로는 ‘별바다/산돌림/죽지/거저먹기/죽장망혜’ 정도였는데, 그중 ‘별바다’를 빼고는 모두 예전에 한 번 이상 선을 보인 낱말들이었다. (‘죽지’는 ‘날갯죽지’의 꼴로 나온 적이 있다.)
출연자들이 올바르게 답하지 못한 말 중 관심할 말로는 ‘별바다/한자리/거저먹기/무뚝뚝’ 정도. 여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주 까다로운 말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없었다고 해야 하겠다.
○ 맞춤법/띄어쓰기 문제 : 어제의 출제 수준도 지난 3주분과 비슷했다. 아주 무난했던 것이, 몹시 까다로운 내용은 전혀 출제되지 않았다. 더구나 ‘느즈막이’를 바로잡는 문제는 이 프로그램의 초창기에 틀린 말 고르기로 출제된 적이 있을 정도로, 맞춤법 문제에서 자주 모습을 보이는 낱말에 든다.
문제 풀이로 가자.
2. 1단계 낱말 찾기 : 1음절어 50점, 2음절어 100점, 3음절어 150점. 최대 300점
나정희 : 표정->빛(o), 그릇 ->쟁반(o), 손주 ->강아지(o). 300점
곽종국 : 침->말(o), 촛불 ->초롱(o)/성냥(x), 방해 ->새치기(o)/부답. 50점
김향자 : 이삭->짚(o), 손가락 ->지문(o), 음식 ->상다리(o)/잔칫상(x). 150점
정은선 : 문젯거리->일(o), 미움 ->눈총(o)/부답, 몫 ->독차지(o)/부답. 50점
송정현 : 돈->셈(o), 눈치 ->아부(o)/부답, 코끝 ->딸기코(o)/망울코(x). 150점
어제의 문제들은 엉뚱한(?) 연상을 해야 할 정도로 문제적인 문제는 없었고, 낱말 뜻풀이와 관련해서도 특별히 보탤 것은 없을 정도로 평이하고 무난했다.
출연자들도 어제는 0점으로 출발한 이가 없었다. 다만, 종국 님의 경우는 문제 수준의 형평성 면에서 미세하게 차이가 있었지만, 그 정도쯤은 복불복으로 감수해도 좋으리라. 향자 님의 경우도 ‘음식’과 ‘상다리’ 연결이 어려운 편은 아니었지만, 고를 말들의 배치 순서가 쉽지 않았다. 거꾸로 살펴보는 것이 빠를 때가 있는데, 어제의 경우는 섞임이 기묘하다 할 정도로, 고르기가 어려운 편이었다.
3. 2단계 넉자바기 문제 : 5문제, 최대 200점. 최대 총 1000점.
-원숭이(한자어) : 0습/0개/알0/외0촌 -> 모/사/조/삼 -> 조삼모사 (정답자 5명)
제시어 ‘원숭이’가 나왔을 때 눈치 빠른 분들은 ‘조삼모사’를 떠올릴 수 있었을 정도로 제시어가 정직(?)했다. 한자에 강한 곽종국 님은 첫 도움말이 주어지자마자 답을 적었다. 모두 정답을 적어 산뜻하게 출발했다.
답은 뻔했지만, 그와 반대로 도움말로 주어진 말들은 공부 대상. ‘사개’는 알아두면 아주 좋은 멋진 우리말이고, ‘알조’는 ‘알쪼’로 적지 말아야 할 낱말이다. 내 사전의 ‘사개’ 관련 부분 설명을 아래에 전재한다.
사개*? ①상자 따위의 모퉁이를 끼워 맞추기 위하여 서로 맞물리는 끝을 들쭉날쭉하게 파낸 부분. 그런 짜임새. ②모서리에서 여러 갈래의 장부를 깍지 끼듯이 맞추려고 가공한 것. ③사방의 보/도리가 기둥 위에서 맞춰지도록 기둥머리를 네 갈래로 파낸 것.
사개[가) 맞다 ? 말/사리의 앞뒤 관계가 빈틈없이 딱 들어맞다.
사개맞춤≒화통맞춤? ①모서리에서 여러 갈래의 장부를 만들어 깍지 끼듯이 엇갈리게 한 맞춤. ②사방의 보/도리가 기둥 위에서 맞춰지도록 이들과 기둥머리를 따 내서 엇갈리게 끼운 맞춤.
사개연귀[-燕▽]≒깍지연귀? 겉은 연귀맞춤이 되고 안은 사개맞춤이 되는 맞춤.
사개통≒화통? 사개를 맞추기 위하여 기둥머리에 십자꼴로 도려내어 도리/보가 물리도록 하는 자리.
‘알조’는 ‘알괘’와 같은 말로, ‘알 만한 일’이라는 뜻. 이와 관련하여, 주의해야 할 것은 ‘헌법 제1조’나 ‘보상금 조로 받은 돈’ 등에서 쓰인 ‘조(條)’는 의존명사라는 점이다. 하여, 반드시 앞말과 띄어 적어야 한다. (‘제1조’의 경우는 앞말에 아라비아 숫자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붙여 적는 것이 허용된다.) ‘경멸 조, 사정 조로 말했다’의 경우에 쓰인 ‘조(調)’도 어투/태도를 뜻하는 의존명사로서, 기능과 품사 면에서 ‘투(套)’와 흡사하다.
-감기 : 보0/0림/금0이/0기 ->리/어/덩/불 ->불덩어리 (정답자 3명)
어제 출제된 답 중에서는 두 번째로 어려운 말이었을 듯하다. 제시어를 보는 순간 무슨 말과 연관시켜야 할지 막막했고 세 번째 도움말을 보고서야 감을 잡았는데, 역시 출연자들은 달랐다.
좀 급하게 첫 도움말에서 멈춘 이에게서 ‘눈물콧물’이 나왔고, 종국 님은 영 감이 잡히지 않았는지 ‘감덩어리’를 적어냈지만, 3분이 정답을 적었다. 이럴 때는 답이 떠오를 때까지 (마지막 도움말을 보는 한이 있더라도) 기다리는 수밖에 없고 그것이 최선책이 아닐까 싶다.
정답으로 제시된 ‘불덩어리’도 기출 낱말인데, 이처럼 흔히 열이 나는 몸의 비유로도 쓰이지만, ‘응어리’의 관련어로도 사랑받는 말이다. 관련어들을 아래에 예시한다. ‘응어리’의 관련어로는 내 사전의 ‘응어리’ 항목에 따로 다른 많은 말들과 함께 실어 두었다.
불덩어리*≒불덩이*? ①불에 타고 있는 물체의 덩어리. ②몹시 뜨겁게 열이 나는 몸이나 뜨겁게 된 물건의 비유. ③타는 듯이 격렬한 감정의 응어리의 비유.
불송이? 새빨간 불덩어리를 꽃송이에 비유하는 말.
불비? 비가 퍼붓듯이 쏟아지는 불덩어리의 비유.
-삼천리(한자어) : 0아/가0/0간/잡0밥 -> 방/방/곡/곡 -> 방방곡곡 (정답자 5명)
제시어와 더불어 정답이 한자어라고 좁혀지자 두 번째 도움말이 열리자마자 네 사람이 멈추고 답을 적었을 정도로, 정답이 쉽게 떠오르는 문제.
그런데, 출제자는 이 문제의 정답 표기에서 일부 ‘방방곳곳’이 나오자 않을까 기대한 듯한데, 출연자들의 실력은 그런 기대를 짓밟았다(?). ‘방방곡곡(坊坊曲曲)’의 한자 표기를 알고나 있다는 듯이. 여기서 살펴봐야 할 것은 한자 표기에서 ‘방방(方方)’으로 적기도 쉬운데, ‘방방(坊坊)’이 옳은 표기다. 이때의 ‘방(坊)’은 ‘동네’를 뜻하는 말이다. (이때 곡(曲)은 구석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따라서 직역하자면, 동네 구석구석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골골샅샅’이라는 고유어가 이 말의 동의어다. (‘골골샅샅’으로 출제되면 그래서 어려운 토박이말이 될 수도 있다.)
참, 한 가지 더. 어떤 사전을 보면 ‘동내방내(洞內坊內)’로 적어서 ‘동네방네’를 표기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지나치게 한자 뜻에 충실한 억지 표기로 잘못이다. ‘동네방네’가 옳은 표기이고, 표준말이다.
-봄철 : 보0/0미/0달/0가지 ->풀/기/나/잔 -> 잔풀나기(정답자 2명)
어제 출제된 문제 중 가장 어렵고 까다로운 말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몹시 반가운 말이기도 했다. 세 해 전 턱도 없이 암기가 덜 된 상태에서 무대에 섰을 때, 관련 낱말들이 죽 나오고 공통분모를 찾아 적도록 할 때인데,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이 ‘잔풀나기’가 첫 제시어로 나오는 바람에 내가 첫 도움말에서 멈추고 ‘봄’이라는 정답을 적었던 말이었던 까닭이다.
이 문제는 정작 도움말로 제시된 ‘보풀/기미/나달’이라는 낱말들이 손쉬운 것들이 아니라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던 듯하다. 답 중에 ‘꽃풀나기/잡풀나기’ 등이 뒤섞일 정도였으니까. 공부량들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고나 할까.
관련 낱말인 ‘잔풀내기’와 ‘잔풀호사’도 아주 쓸모가 많은 멋진 말들이라, 내 사전에서 전재하니 널리 퍼뜨리시기들 바란다.
잔풀나기*? 잔풀이 싹트는 때라는 뜻으로, ‘봄철’.
잔풀내기? 하찮은 공로/출세로 거들먹거리는 사람의 낮잡음 말.
잔풀호사[-豪奢]? 어린 풀의 호화스러운 치장이라는 뜻으로, 분에 넘치는 호사나 허영에 들뜬 옷차림.
-부부(한자어) : 가0/연0/꽃0산/0름 ->락/동/동/고 ->동고동락 (정답자 4명)
어제 2단계에서 나온 세 개의 한자 성어 문제 중 마지막 문제로 역시 평이한 수준. 첫 번째 도움말이 도움이 되었고, 세 번째 도움말 ‘꽃0산’이 결정적이었다. 앞서도 적었듯 이 말은 흔히 ‘동거동락’(x)으로 적기 쉬운데 (요즘 스마트폰에 빠져 지내는 젊은이들의 2/3가량이 그리 적는다), 700점이라는 여유 있는 점수를 이미 확보하고 있던 향자 님이 첫 도움말을 보고서 적은 ‘백년해로’를 빼고는 출연자들 모두 바르게 적었다.
1~2단계 문제를 다 풀었을 때 점수는 각각 800, 650, 700, 350, 550점. 지난주 점수의 두 배 정도가 되었다. 2단계에서만 얻은 점수를 보면 각각 500/600/550/300/400점인데, 1단계에서 50점으로 출발하신 곽종국 님의 한자어 기본 실력이 무섭게 드러났다. 자그마치 600점을 얻으셨다.
나정희, 곽종국, 김향자 세 분이 3단계에 진출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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