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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회(2014.3.24.)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4. 3. 26.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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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2014.3.24.)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노익장 곽종국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4. 3단계 십자말풀이 : 11번째 문제 풀이에서부터는 2회 오답 시 탈락

 

어제도 지지난 회, 지난 회와 비슷하게 25문제 중 7문제를 손도 못 대고 끝났다. 여전한 출제 낭비.

 

출제 수준은 무난했다. 근래 들어 가장 무난한 편이었던 지난번보다도 더 무난했다. 관심할 만한 낱말로는 별바다/산돌림/죽지/거저먹기/죽장망혜정도였고, 그중 별바다를 빼고는 모두 예전에 한 번 이상 선을 보인 낱말들이었다.

 

출연자들이 올바르게 답하지 못한 말 중 관심할 말로는 별바다/한자리/거저먹기/무뚝뚝 정도.

 

위에 언급한 낱말 중 몇 가지만 되짚어 보기로 한다.

 

1) 별바다 : 기출 낱말인 별숲과 더불어 익혀두면 좋은 말. 내 사전 초고에는 들어 있던 말인데, 어떤 연유로 별숲만 남고 이 말은 빠졌는지 아리송하다. 수기로 보충들 하시기 바란다.

 

별숲*? 별들이 총총 떠 있는 하늘의 비유.

별바다? (비유) 갠 날 밤하늘에 수많은 별들이 총총하게 떠 있는 모양.

 

2) 죽지 : 홀로 쓰일 때보다는 어깻죽지/날갯죽지에서처럼 사이시옷 받치기와 관련된 맞춤법 문제로 흔히 출제되는 낱말이다. 관련어들을 내 사전에서 전재한다.

 

죽지? ①팔과 어깨가 이어진 부분. 새의 날개가 몸에 붙은 부분.

날개죽지*? 날갯죽지의 잘못.

어깨죽지*? 어깻죽지의 잘못.

죽지[] 처지다 ? 기세가 꺾이거나 의기가 없어지다.

죽지[] 떼다 ? ①화살을 쏘고 나서 어깨를 내리다. 하인들이 기세를 부리다.

죽지가 부러지다 ? 등등하던 기세가 줄어들어 행세를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되다.

죽지 부러진 까마귀죽지 부러진 새[독수리] ?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자기의 힘과 재능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된 경우의 비유.

 

3) 산돌림 : 이 프로그램에서 사랑받는 계통의 낱말에 든다. 아래에 보이듯, 이 말 외에도 산돌이/산꼬대/산내림/산달등의 주옥같은 말이 있으니 이참에 훑어서 익숙하게들 만드시기 바란다. 요즘과 같이 평이한 수준의 고유어가 출제되는 방식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고급 고유어들이 다시 등장하게 될 때를 대비해서다.

 

   산돌림*[-]? ①산기슭으로 내리는 소나기.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한 줄기씩 내리는 소나기.

산돌이[-]? ①다른 산에서 온 호랑이. 산에 익숙한 사람.

산꼬대*[-]? 밤중에 산 위에 바람이 불어 몹시 추워짐. 그런 현상.

산내림산떨음? 산에서 벤 나무를 산기슭이나 평지까지 굴려서 내리는 일.

산달1[-]? 산이 있는 곳.

 

4) 죽장망혜[竹杖芒鞋] : 한자를 익혀두면 이 말을 공부할 때 아주 쉽게 넘어갈 수 있다. ‘죽장(竹杖)’은 대나무 지팡이이고 망혜(芒鞋)’는 짚신인데 ()’은 벼/보리 따위의 껄끄러운 수염을 뜻하는 말이다. 그래서 이 죽장망혜는 먼 길을 떠날 때의 간편한 복장을 뜻하게 되고, 그와 같은 차림으로 주유천하했던 김삿갓이 그래서 예문 속에 등장하게도 된다.

 

이 말 앞에서 향자 님은 결국 최종 낙마하게 되었는데, 종국 님은 기다렸다는 듯이 정답을 맞혔다. 탄탄한 한자 실력으로 뒷받침된 공부의 공력이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죽장망혜*[竹杖芒鞋]? ①대지팡이와 짚신이란 뜻으로, 먼 길을 떠날 때의 아주 간편한 차림새. 세상 영욕(榮辱)을 다 버리고 간단한 차림으로 강산 풍경을 두루 찾아다니며 구경하는 내용을 엮은 단가(短歌). 중모리장단으로 부른다.

 

[잠시 쉬어 가기] 한자의 힘

 

오늘 아침 여행 전문가 한 사람이 인도를 여행하면서 소개하는 티브이 풍광 중에 인력거 장면이 나왔다. 인도에서 인력거는 릭쇼라고 한다. 방글라데시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불리고 홍콩에서도 릭샤/릭쇼로 통한다.

 

이것은 력차(力車)’의 차음 발음 표기다. 사람이 끄는 수레라는 뜻이다. 본래 ()’은 사람의 그것을 뜻했기에 力車만으로도 人力車의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말의 힘은 마력(馬力)’, 소의 힘은 쇠심’, 물의 힘은 수력(水力)’이라고 그 앞에 힘의 주인공(?)을 밝힌다. 예전에 그냥 ()’이라고 하면 쇠고기를 뜻했던 것과 비슷하다. 육개장에 쇠고기가 들어가는 연유이기도 하다.

 

릭쇼와 관련하여 오래 전에 내가 긁적였던 글이 있기에 아래에 부분 전재한다. 전문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곳 http://blog.naver.com/jonychoi/20056222321클릭하면 된다. 제목은 <웃기고 울리는 한자 녀석>이다.

 

홍콩이나 중국에 가면 아직도 관광객을 위해 사람이 끄는 수레가 있다. 과거 우리의 인력거와 비슷하지만 요새는 수레 앞에 자전거 페달을 매달아 발로 그걸 돌려서 몰고 다니거나 어떤 건 오토바이 엔진까지 달아놓은 것도 있다.

 

사람의 힘으로만 가니까 과거에 우리는 그걸 인력거라고 했다. 그런데, 그들은 그걸 릭샤또는 릭쇼라고들 한다. 인력거(人力車)의 준말인 역차(力車, 릭샤)에서 온 말이니, 한자어의 뿌리는 같다. 발음만 다를 뿐이다. 그런데 이러한 호칭은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거쳐 방글라데시에서도 쓰인다. 조금씩 발음에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비슷하다. 자기네들의 언어 표기에 한자를 전혀 쓰지 않는 나라들인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베트남 호치민에 가면 동서를 가로지르는 도로들이 있다. 수도의 간선도로다. 그 도로의 이름 앞에는 모두 '따이로'라는 말이 붙는다. ‘따이()+()’로 구성된 말로, 우리나라에서 영동대로라든가 하는 곳에 붙여진 대로(大路, boulevard)’와 같은 의미다.

 

호치민에서 동북쪽 방향으로 조금 가면 롱하이라는 조그만 바닷가가 나온다. 깨끗한 백사장을 갖추고 있는 곳인데, 우리나라 이동 외과병원이 활약했던 붕타우 쪽이다. 그곳에 갔을 때, 혹시 그 지명의 의미가 용해(龍海)’, sea of dragon이 아니냐고 묻자 현지인이 놀란다. 베트남 말을 알고 있는 거 아니냐고 하면서. 그러나, 아니었다. 나는 용해(龍海)’의 중국어 발음(‘롱하이’)을 떠올리며 혹시나 싶어서 물어봤을 뿐이다. (베트남 역시 자기네들의 언어 표기에서 한자가 사라진 지 오래여서, 한자로 적힌 조상의 묘비 앞에서 후손들은 눈만 멀뚱멀뚱 굴리다가 돌아온다.)

 

삼천포로 빠져도 한참이나 빠졌다. 내가 요즘 한자나 한자어 이야기를 자주 해온 터라, 기왕 언급하는 김에 좀 더 깊이 이야기하고 싶어져서 그리하였다. 이제 원위치!

 

25문제 중 18문제를 풀어본 어제의 답들을 풀이 판에 옮겨 적어 보면 다음과 같다.

 

 

 

 

 

 

 

1.

 

 

 

 

 

 

 

 

 

 

 

 

 

 

 

 

 

 

 

 

 

 

 

 

 

 

 

 

 

 

 

 

 

 

 

 

 

 

 

 

 

 

 

11.

 

 

 

 

 

 

 

 

 

 

 

 

 

 

 

 

 

 

 

 

 

 

 

 

 

 

 

 

23.

 

 

 

 

 

 

19.

 

 

 

 

 

 

 

 

 

 

21.

 

 

 

25.

14.

 

 

 

 

 

 

 

 

 

5. 연승 도전 문제 : 90초 이내에 맞춤법/띄어쓰기를 완결하는 문제

 

- 문제 : 사십줄에장가를간삼촌은느즈막이생긴쌍둥이소식에매우기뻐하셨다.

- 출연자의 답 : 사십 줄에 장가를 간 삼촌은 느즈막히 생긴 쌍둥이 소식에 매우 기뻐하셨다.

- 정답 : 사십 줄에 장가를 간 삼촌은 느지막이 생긴 쌍둥이 소식에 매우 기뻐하셨다.

 

- 풀이 : 단 두 군데만 신경을 쓰면 되는 아주 무난한 문제. 우승자가 띄어쓰기에서 무척 까다로운 편인 사십 줄에서는 망설임 없이 띄어 적었는데, 흔히 출제되는 느지막이의 올바른 표기에서 그만 실족하셨다.

 

1) 사십 줄: 여기서 쓰인 은 의존명사다.

 

의존명사로서 은 크게 세 가지의 다른 뜻을 갖는데 여기서는 그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정도를 나타낸다. 또 다른 뜻으로는 어떤 방법, 셈속따위를 나타내는 의존명사이기도 하다. 예컨대, ‘내가 어찌할 줄을 네가 어떻게 미리 알았느냐?’ 등에서와 같이 쓰일 때가 그런 뜻이다.

 

그리고 처마에 매어 있는 시래기 한 줄만 떼어 오너라의 경우처럼 푸성귀/잎담배 따위를 모숨모숨 엮어 묶은 두름을 세는단위로 쓰일 때도 의존명사다.

 

2) 느지막이’ : 이 말은 맞춤법 면에서 세 가지 사항과 관련되는 중요한 말이다. 모두를 상세히 설명하려면 분량이 적지 않으므로 요약하면 이렇다.

 

- ‘으막이/막이는 모두 느지막이의 잘못이다. 어근 -’의 본래 형태 유지보다는 소리 나는 대로 적어서 새로운 어근을 만든 쪽을 택한 말로, ‘느지감치/느지거니’(o)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새로운 어근이 만들어진 말에는 나지막한등도 있다. 여기서 그러한 경우 모두를 설명할 수 없으므로, 간단히 예시만 한다.

 

늦으막이? 느지막이의 잘못. [참고] 감치? 꽤 늦게. []거니.

 

- ‘막이막이의 잘못인데, 이처럼 모음이 쓰여야 할 곳에 모음이 잘못 쓰인 경우는 아주 흔하다. 기회가 되면 따로 예시/설명할까 한다. 간단한 자료만 내 책자에서 전재한다.

 

나즈막한 , 낮으막한 , 나즉한 목소리 : 나지막한, 나직한의 잘못.

[유사] 막하게(x)/늦으막하게(x)/막이(x) : 막하게(o)/느지막이(o); (x)/(o); 막한(x)/막한(o). 모음이 쓰여야 할 곳에 모음이 잘못 쓰인 경우 참조.

 

- 마지막으로, 막이의 형용사형은 ‘-하다로 끝나는 느지막하다인데도 부사의 표기는 느지막’(x)/‘느지막’(o)이다. 이는 형용사 어미가 ‘-하다라 할지라도 표준 발음이 이며, 어간 받침이 각각 //인 부사들에 적용되는 규칙 때문이다. 상세 자료는 내 책자에서 전재하니 잘 익혀두시기 바란다. 이것은 <우리말 공부 사랑방>의 부사편에서 다뤘던 사항이기도 하다.

 

-로 끝나는 부사들

(1)형용사 어미가 ‘-하다인 것 중 : 표준 발음이 이며, 어간 받침이 각각 //.

어간 끝(받침)인 경우 : 가뜩이(가뜩)/가뜩가뜩이(가뜩가뜩)/가직이/갭직이/갭직갭직이(갭직갭직)/걀찍이/고즈넉이/길쭉이/깊숙이/끔찍이/나직이/나지막이/납작이/느지막이/멀찍이/비죽이/빽빽이/삐죽이/뾰족이/삐죽이/수북이>소복이/자옥이/자욱이/축축이>촉촉이/큼직이.

어간 끝이 인 경우 : 걀쯤이/갸름이/야틈이. <예외>촘촘히(o)/황감히(惶感-)(o)/꼼꼼히(o).

어간 끝이 인 경우 : 가붓이<가뿟이/거뭇거뭇이(거뭇거뭇)/깨끗이/꼿꼿이/꿋꿋이/남짓이/느긋이/따듯이/따뜻이/또렷이/뚜렷이/반듯이<번듯이/버젓이/비슷이/빳빳이/뻣뻣이/오롯이/오붓이/지긋이.

 

2) 장가를 가다’ : 참고적으로 설명하면, 여기서는 이처럼 띄어 적어야 하지만 장가가다, 시집가다등에서는 한 낱말이므로 반드시 붙여 적어야 한다. 띄어 쓰면 틀린다.

 

어제 내게서 너털웃음이 터져 나간 마지막 장면. 진행자가 남은 시간이 넉넉하다는 뜻으로 20여 초를 제시하자, 종국 님의 답변이 걸작이었다. “아이고마 그마 됐심다.”

 

오랫동안 감당한 긴장의 무게와 오랜 녹화에서 오는 피로감, 그리고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친 데서 맛보는 자족감 등이 뒤엉켜서, 노익장의 마무리를 그처럼 여유 있고 재미있게 하게 되셨을 듯하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정말 멋지셨습니다. 종국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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