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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회(2014.5.5.)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4. 5. 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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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2014.5.5.)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박미화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1. 무대를 빛낸 분들

 

정효진 (24. 교육대학원생. ‘141월 예심 합격자. 트로트를 좋아하는, 명랑/당당한 젊은이)

전주훈 (26. 회사원. ‘142월 예심 합격자. 자작 청혼시 낭독)

홍우양 (65. 철학관 운영. ‘13년 부산 지역 예심 합격자. 곧이곧대로!)

박미화 (50. 간병인협회 사무국장. ‘13년 부산 지역 예심 합격자. 퀴대 우승자.)

 

- 늘 그렇듯이, 어제의 출연자들 역시 이 사회에서 한가락씩 하시는 멋진 분들이었다. 효진 양의 당당함과 쾌활함은 녹화 내내 흐트러지지 않는 그 당당한 자세에(두 발을 넓지 않게 적당히 벌리고 양쪽에 힘을 똑같이 주면서 허리를 곧게 세우는)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주훈 군은 그 자리에서 낭독할 청혼시를 얼마나 공들여 쓰고 또 썼을지 짐작되고도 남았다.

 

우양 님은 철학관을 운영하시는 분답게 아들의 이름을 지원(志源)’으로 지어 지위나 드러냄보다도 뜻 자체를 바르게 세우기를 바랐는데, 카메라에 비치는 34세의 아들은 역시 아버지의 바람대로 자라났음이 그 얼굴 모습에서도 읽혔다. 나 역시 사람은 이름대로 간다(된다)는 걸 믿는 편이다.

 

여러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두실 정도로 공부를 해 오신 미화 님의 말씀. 우리말 겨루기 공부와 퀴즈 공부는 다르다... 내가 늘 입에 달고 해오다시피 한 말이어서, 동지를 만난 듯했다. 어제 3단계에서 처음으로 모두 함께 답을 적는 쓰기 문제가 3문제 출제되었는데, 한 사람도 정답을 적지 못한 지질히를 제외하고는 미화 님은 두 가지 모두 정답을 적었고, 그중 끄덩이는 미화 님 혼자서 정답을 맞혔다. 미화 님은 우리말 공부에 대한 태도에서부터 이미 우승감이었다고 해도 좋았다.

 

어제의 출연자 중에서는 주훈 군이 올 2월 예심 합격자로서 가장 늦둥이인 편이었는데, 2월 예심 합격자로서는 첫 출연자이기도 하다.

 

, 공지를 보니 이번 5~6월 정기 예심은 없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출연 자원(?)들이 포화상태이다. 작년 하반기 지역 예심 합격자와 올 1~4월간의 정기 예심 합격자 중 출연 대기자들이 130명을 넘기고 있는데다, 41조 출연으로 출연자 수가 줄고, 거기에 연승제가 가미되어 회당 출연 가능자 숫자는 더욱 줄었기 때문이다. 7월 중 정기 예심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장기 대기자 적체 문제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듯하다. 예전에는 6개월이면 장기 대기자에 들고도 남았는데, 앞으로는 예삿일이 되지 않을까.

 

-옥에 티 : 어제 진행 중 은근히 신경 쓰이는 대목이 있었다. 진행자가 신이 나서 연거푸 사용했던 훈남이라는 말. 우리말 바로 잡기 목적도 한몫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에서 그런 엉터리 신조어를 공개적으로 남발해도 될까?

 

훈남이란 훈훈한 남자의 준말이랍시고 만들어진 엉터리 말이다. 마치, ‘코스튬 플레이 costume play’라는 말을 아무렇게나 잘라서 만든 엉터리 일본어 투 조어인 코스프레가 무방비 상태로 이 나라를 휘젓는 일과 다를 바가 없는 말이다. 다른 거라면 우리말만 갖다가 붙였다는 것뿐. 검토 대상 자체도 되지 못할 정도로 웃기는 말일 뿐인지라 표준국어대사전의 신어 목록에조차 오르지 못한 말이다.

 

이런 엉터리 말이나 잘못된 말들을 바로 잡기 위해서 같은 조직에 속해 있는 <KBS 한국어 진흥원>에서는 한국어능력시험도 치르게 하고 바른 말 고운 말방송을 10년 넘게 해오고 있잖은가. 요즘 제작팀의 사령탑 기능이 한 계단 저위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이 난다. 실무진보다 한 층 더 높은 데서 바라봐야 하는 게 사령탑 기능일진대, 아쉽고 안타깝다.

 

2. 이것저것

 

출제 관련 : 1~3단계 통틀어 대체로 무난한 편이긴 했는데, 두 가지가 눈에 띄었다.

 

한 가지는 지난 회에도 언급했던, 고급한 한자어 문제. 이번에도 1단계 네 번째 미화 님 차례에 나온 유유범범(悠悠泛泛)’유유한한(悠悠閑閑)’의 문제는 머리를 갸우뚱하게 했다. 유유범범(悠悠泛泛)’은 예전에 이 프로그램에서도 출제된 말인데, 그때도 언급했듯이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고유어 출제로도 너끈히 해결될 부분에서 굳이 고급 한자어 문제를 출제했어야만 했느냐 때문이다. 3단계에서 출제된 허심탄회정도의 일반적인 한자어라면 또 몰라도.

 

다른 한 가지는 개인전에서 드러나는 문제 난도 형평성 문제. 어제는 좀 드러날 정도로 눈에 띄었다. 예컨대, 100점으로 출발한 주훈 군에게 주어진 맞춤법 문제 깜박이(x)/깜빡이(o)’, ‘오솔하다(o)/조솔하다(x)’도 난도 면에서 중상급 이상이었는데, 띄어쓰기에서 가장 까다로운 단계라고 할 수 있는 복합어 문제 닫아 걸다(x)/닫아걸다(o)’까지 한 사람에게 겹쳤다. 물론 어제 출제된 띄어쓰기에서 주된 방향은 복합어 판독이었다. 네 문제 중 세 문제가 복합어였으므로.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고난도 문제가 합성동사라는 건, 누구나 안다.

 

미화 님이 실족한 고급 한자어 문제 유유범범(悠悠泛泛)(o)/유유한한(悠悠閑閑)(x)’ 역시 다른 사람들의 수준과는 달랐다.

 

이런 걸 복불복이라는 말 한마디로 밀어붙일 수도 있다. 그래서 출연자들로 하여금 문제 번호를 고르게 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출제 후 검증 과정에서 촘촘히 되짚어 따져 볼 필요는 있다. 그 이유는 이미 제작진들이 충분히 알고 있다.

 

3. 1단계 바른 말 고르기 : 최대 400

 

정효진 : 400점 만점.

[맞춤법] 어중(o)/어중(x)

[외래어] 라멜/러멜(o)

[고유어] 하는 짓이 만만히 볼 수 없을 만큼 똘똘하고 깜찍하다. ->맹랑하다(o)/청랑하다(x)

[띄어쓰기] 그 곳에 가는 데만 한나절(o)/한 나절(x)은 걸린다.

 

 

전주훈 : 100. 맞춤법/고유어/띄어쓰기에서 실수.

[맞춤법] (x)/(o)

[외래어] (o)/(x)

[고유어] 사방이 무서울 만큼 고요하고 쓸쓸하다. ->오솔하다(o)/조솔하다(x)

[띄어쓰기] 창문을 닫아걸었다(o)/닫아 걸었다(x).

 

 

홍우양 : 400점 만점

[맞춤법] 일일(o)/일일(x)

[외래어] (o)/(x)

[고유어] 서로 엇비슷하여 정도나 수준에 큰 차이가 없다. ->알금알금하다(x)/어금지금하다(o)

[띄어쓰기] 당신이야말로(o)/당신 이야말로(x) 아름다운 사람이다.

 

 

박미화 : 300. 고유어에서 실수

[맞춤법] 당초(x)/애당초(o)

[외래어] (x)/(o)

[고유어] 무슨 일을 꼼꼼하게 하지 아니하고 느리며 조심성이 없다. ->유유범범하다(o)/유유한한하다(x)

[띄어쓰기] 하고 많은(x)/하고많은(o) 것 중 고장 난 것을 고르다니.

 

부문별로 몰아서 살펴보는 게 편리할 듯해서, 풀이 방식을 바꿨다.

 

1) 맞춤법 부분을 살펴보자.

 

굳이 난도를 매긴다면, ‘당초(x)/애당초(o)’ ->‘일일(o)/일일(x)’ ->‘어중(o)/어중(x)’ ->‘(x)/(o)’쯤 되려나.

 

당초(x)/애당초(o)’는 바른 말 찾기에서 약방의 감초 격으로 다뤄지는 기본적인 말. ‘일일(o)/일일(x)’는 부사어 표기에서 명사 첩어로 이뤄진 것들은 ‘-가 아닌 ‘-로 적는다는 걸 기억하면 도움이 되는데, 이 말은 얼마 전 이곳의 다른 게시판 <우리말 공부 사랑방>의 부사편에서 다룬 말이다.

 

어중(o)/어중(x)’는 흔히 잘못된 표기 쪽으로 사용하는데, 여기서 ‘-되다는 명사 뒤에 붙어서 형용사로 만드는 접사로서, ‘거짓되다/참되다등에서처럼 쓰인다.

 

어제 효진 양은 이 문제에서, 잘 모르겠지만 대체로 흔히 쓰는 말이 잘못된 말일 때가 많으므로 어중되다를 고르겠다고 답했다. 넘겨짚기가 적중한 셈인데,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객관식 문제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이른바 찍기가 통할 경우, 공부하는 이들로 하여금 그 심도를 얕게 하는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이고, 그 폐해는 다름 사람이 아닌 바로 그 사람에게 중요한 고비에서 고배를 마시게 하는 일로 이어진다.

 

(x)/(o)’ 문제가 가장 까다로웠다. 아래에 설명을 전재하겠지만, 다른 쓰임으로는 이다<껌벅이다, 깜빡이다모두 올바른 말인 까닭이다.

 

위의 말들에 대한 문제와 해설을 내 맞춤법 책자에서 전재한다.

 

그건 애시당초 글러 먹은 일이었잖아. : 애당초의 잘못. <=글러 먹다는 맞음. 글러 먹다 항목 참조.

[설명] ‘애시당초(-當初)’애당초의 잘못이며, ‘애당초(-當初)’애초(-)’의 강조. ‘애초는 일의 맨 처음이라는 뜻. ‘애초(-) 애당초(-當初)’(o) 애시당초’(x).

 

◈♣-로 끝나는 부사들 중 유의해야 하는 것들

[예제] 모를 너무 빽빽히 심었다 : 빽빽이의 잘못. [어간 받침이 ’]

모를 너무 촘촘히 심었다 : 맞음. [간 받침이 이지만 예외]

근근히 살아가고 있지 : 근근이의 잘못. [한자 첩어+‘’]

곰곰히 생각 좀 해 봐 : 곰곰이의 잘못. [부사+‘’]

 

(1)형용사 어미가 ‘-하다인 것 중 : 표준 발음이 이며, 어간 받침이 각각 //.

어간 끝(받침)인 경우 : 가뜩이(가뜩)/가뜩가뜩이(가뜩가뜩)/가직이/갭직이/갭직갭직이(갭직갭직)/걀찍이/고즈넉이/길쭉이/깊숙이/끔찍이/나직이/나지막이/납작이/느지막이/멀찍이/비죽이/빽빽이/삐죽이/뾰족이/삐죽이/수북이>소복이/자옥이/자욱이/축축이>촉촉이/큼직이.

어간 끝이 인 경우 : 걀쯤이/갸름이/야틈이. <예외>촘촘히(o)/황감히(惶感-)(o)/꼼꼼히(o).

어간 끝이 인 경우 : 가붓이<가뿟이/거뭇거뭇이(거뭇거뭇)/깨끗이/꼿꼿이/꿋꿋이/남짓이/느긋이/따듯이/따뜻이/또렷이/뚜렷이/반듯이<번듯이/버젓이/비슷이/빳빳이/뻣뻣이/오롯이/오붓이/지긋이.

(2)발음이 로 나는 것 : 번번이/누누이/산산이/아스라이.

(3)어간이 한자에서 온 것이거나 첩어 명사 뒤 : 간간(間間)/근근(僅僅)/기어(期於); 간간이/겹겹이/길길이/나날이/땀땀이/번번이/샅샅이/알알이/일일이/틈틈이/짬짬이/철철이/집집이/줄줄이.

(4)‘불규칙용언 뒤 : 가벼이/괴로이/쉬이/외로이.

(5)‘-하다가 붙지 않은 용언 어근 뒤 : 같이/굳이/많이/실없이.

[주의] 위와 같이 '-하다'가 붙지 않는 어근에 부사화 접미사가 결합한 형태로 분석되더라도, 그 어근 형태소의 본뜻이 유지되고 있지 않거가 줄어든 낱말의 경우는 익어진 발음 형태대로 ''로 적음 : 작히(어찌 조금만큼만, 얼마나); 딱히(정확하게 꼭 집어서); 밝히(일정한 일에 대하여 똑똑하고 분명하게). [준말] 익히 <-익숙히; 특히<-특별히; 작히 <-작히나.

(6)부사 뒤 : 곰곰이/더욱이/오뚝이/일찍이. <=반드시 어근을 살려 적음.

 

암데어중띠게 내걸지 마라 : 아무 데, 어중되게의 잘못. <-어중[]

사람이 똑부러지는 맛이 있어야지 어중띠어서야 : 똑 부러지는, 어중되어서야의 잘못. <=‘똑부러지다는 없는 말. ‘은 부사.

어중되다? 어느 것에도 맞지 아니하다.

 

◈♣-화 되다[하다]’(x)‘-화되다[하다](o)’ [중략]

-되다? ①서술성을 가진 일부 명사 뒤에 붙어, 피동의 뜻을 더하고 동사를 만드는 접미사. ¶가결되다/사용되다/형성되다; 액화되다/격화되다. 몇몇 명사, 어근, 부사 뒤에 붙어,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거짓되다, 참되다, 어중되다.

 

회전할 때는 반드시 깜박이를 켜는 버릇을 들여야 : 깜빡이()의 잘못.

[주의] 동사로는 깜박이다<깜빡이다이지만, 방향지시등만은 를 씀.

 

2) 고유어 문제

 

어제 나온 말 중 정답으로 채택된 말들은 모두 기출 낱말들이다. (내 사전을 갖고 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표가 붙어 있는 표제어들은 기출 낱말이다.) 그와 반대로 그 말들에 대응시키기 위한 상대어로 급히 선발된(?) 말들은 모두 처음 선을 보인 말들인데, ‘알금알금하다를 빼고는 모두 한자어일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쓰임새도 적은 말들이다. 그저 뜻풀이를 한번 스쳐 해두는 정도로도 족하다고나 할까.

 

위에서, 아름다운 고유어들을 놔두고 굳이 이런 한자어들을 동원할 필요가 있을까 하고 의문을 제기했던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출제어 중 어금지금하다의 동의어는 어금버금하다이고 유의어는 어슷비슷하다/그만그만하다인데, 이참에 함께 익혀 두면 쓸모가 있는 말들이다. , ‘맹랑하다는 짐작과 달리 그 기원은 한자어다.

 

뜻풀이를 아래에 전재한다. 그중 밑줄이나 볼드체 처리가 된 것은 출제 가능성이 높아서 내 사전에 그리해 둔 것들이다.

 

맹랑하다*[孟浪-]? 생각하던 바와 달리 허망하다. 하는 짓이 만만히 볼 수 없을 만큼 똘똘하고 깜찍하다. ~한 데가 있다. 처리하기가 매우 어렵고 묘하다.

청랑하다(淸朗-)? 맑고 명랑하다.

청랑하다(晴朗-)? 날씨가 맑고 화창하다.

 

오솔하다*? 사방이 무서울 만큼 고요하고 쓸쓸하다. ¶오솔한 밤길을 그 어린 나이에 혼자 걸으려니 머리끝이 다 쭈뼛했다.

괴괴하다*? 쓸쓸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아주 고요하다.

고즈넉하다*? ①고요하고 아늑하다. 말없이 다소곳하거나 잠잠하다.

호젓하다*? ①후미져서 무서움을 느낄 만큼 고요하다. 매우 홀가분하여 쓸쓸하고 외롭다.

휘휘하다? 무서운 느낌이 들 정도로 고요하고 쓸쓸하다.

만귀잠잠하다[萬鬼潛潛-]? 깊은 밤에 온갖 것이 잠자는 듯이 고요하다.

 

조솔하다[粗率-]? 거칠고 경솔하다.

 

어금버금하다어금지금하다*? 서로 엇비슷하여 정도나 수준에 큰 차이가 없다. ¶서로 어금버금할 정도로 작은 체구였는데도, 서로 조금 더 크다고 우겨대곤 했다.; 내 나이는 그와 어금지금하다; 두 사람 다 무자비하기가 어금지금했다.

어슷비슷하다? ①큰 차이가 없이 서로 비슷비슷하다. 이리저리 쏠리어 가지런하지 아니하다. []그만그만하다

 

알금삼삼알금솜솜? 잘고 얕게 얽은 자국이 드문드문 있는 모양.

알금알금<얼금얼금? 잘고 얕게 얽은 자국이 듬성듬성 있는 모양.

알금뱅이<얼금뱅이? 얼굴이 알금알금 얽은 사람의 낮잡음 말.

 

유유자적[悠悠自適]? 속세를 떠나 아무 속박 없이 조용하고 편안하게 삶.

유유범범(悠悠泛泛)*? 무슨 일을 꼼꼼하게 하지 아니하고 느리며 조심성이 없음.

유유한한(悠悠閑閑)? 여유가 있고 한가로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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