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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회(2014.4.28.)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4. 4. 2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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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2014.4.28.)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김윤희 실장님의 34대 달인 등극을 심축합니다!

 

1. 들어서면서

 

1) 무대를 빛낸 분들

 

김윤희 (42. 교육공무원. 3연승 도전자) =>달인 등극!

장옥자 (54. 수필가. ‘141월 예심 합격자. ‘우리말 짝사랑 10’)

박해복 (52. 회사원. ‘141월 예심 합격자. 10대 달인 이영자 님의 부군)

김민경 (19. 고교 3년생. ‘141월 예심 합격자. 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은...)

 

- 어제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신 분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전혀 심심하지 않으셨을 듯하다.

 

가장 높은 관심은 연승 도전자 윤희 님의 달인 등극 여부였겠지만, 근래에 보기 드문 초접전 상태로 치러지는 십자말풀이가 주는 긴장감도 크게 한몫 거들었다. 거기에다 장옥자 님이 유지하는 그 시종일관된 담백(?)한 표정, 박해복 님의 애드리브인 듯한 짝사랑첫사랑의 대조론, 김민경 양이 내뱉는 말마디들이 주는 압축형 고급 코미디... 한마디로 시청자들로서는 오랜만에 맛보는 멋진 구경거리 한 판이었다.

 

잊기 전에 출연자들의 명언(?)을 대충 정리하고 가자.

 

장옥자 님 : ‘이거 아들이 골라준, 새로 장만한 옷인데, 옷값을 해야 할 텐데요’.

전 이 우리말 10년 짝사랑을 후회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을 거예요. 짝사랑이란 좋아서 하는 사랑이니까요.’

 

박해복 님 : ‘옥자 님은 10년 짝사랑이라는데, 저는 아내가 달인이 되던 7년 전부터 아내를 응원하느라 우리말 겨루기가 첫사랑이 되었습니다.’

 

김민경 양 : ‘서울도 몇 번 안 와 봤는데요... 방송국이 엄청 크데요.’

고유어 공부를 전혀 못 했으니, 좀 살살요...’

‘(400점 만점을 얻은 소감을 묻자, 간단히 담담하게)... 좋네요.’

 

, 그 전에 어제 옥자 님이 참으로 선전하셨는데,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그 오랜 시간 공을 들여 공부하시면서 주로 기출 문제 중심으로 공부하신 듯하고, 공부 자료가 좀 빈약하지 않았나 싶은 감이 들었다. 1단계의 배추 밑동(o)/밑둥(x)’ 문제나, 전원 무답으로 지나간 답 짐바릿삯같은 경우도 그렇고, 마지막으로 정말 애석하게 낙마하신 사시랑이대신 말라깽이를 적어내시는 걸 보면서 그런 생각이 스쳤다.

 

그리고, 어제 출연자들은 모두 올해 1월에 시행한 예심의 합격자들이다. 지난해 시행한 지역 예심 합격자들 중 미출연 상태로 대기하시는 분들이 60명인데, 그분들에게는 희소식일지 어떨지 모르겠다. 공부를 더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희소식임이 분명한데.

 

- 달인 탄생 : 참으로 오랜만에 기쁜 일이 생겼다. 작년 826일 방송분(479)에서 육아 휴직 중이던 젊은 주부 이소영(31) 님이 33대 달인에 오른 뒤, 프로그램 개편 후유증까지 겹쳐 자그마치 8달 동안이나 달인 가뭄에 시달렸으니까.

 

이제야 말이지만, 김 달인은 작년에 사석에서 뵌 분이다. 좋은 모임이 있기에 우리말 사랑에 남다른 세 분을 내가 꼬드겼는데 한걸음에 서울로 달려와 주셨다. 김 달인은 충북 단양에서, 다른 두 분은 각각 의정부와 용인에서. 그중 두 분은 공무원이고 한 분은 독실한 기독교인.

 

우리말 사랑이 남다르다고 적은 것은 단순히 우리말의 공부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그것을 살려 적용하는 측면을 말함이다. 우리말 겨루기에 출연할 다급한 수단으로 우리말 공부를 일시적으로 들이파기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기안이든, 현수막 하나든 어디에서고 잘못된 우리말을 바로잡고 한 줄의 글에서도 우리말을 챙기려는 그 애씀들이 참으로 아름다웠던 분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었기에 한자리에 모셨다.

 

우리말 공부란 그 겨눔 자체가 올발라야 하고, 그 활용에 더 큰 방점이 찍혀야 하지 않을까.

 

김 달인이 교육공무원으로만 소개된 우승 때부터 내가 김 실장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는데, 어제 방송에서 죄다 공개되었으므로 더 밝히자면 윤희 님은 충북 단양의 매포중학교 행정실장으로 아래 직원을 6명인가 8명을 이끄는 높은(?) 분이다. 그럼에도 소탈하기 그지없고, 거기에 호방과 활달까지 더해져 막힘이 없다.

 

녹화 후 지인들이 결과를 묻자, 그녀의 대답 왈. 교장 선생님한테도 안 알려드렸어요... 사실, 이 프로그램 제작진 쪽에서는 방송 전까지 결과에 대해 함구할 것을 약속 받는다. 출연자들 모두에게서. 그 때문에 입을 닫고 있어야 하는데, 윤희 님은 그 지시(?)를 충실하게 따르는 충직한 분이기도 하다. 하하하.

 

본론을 빼먹었다. 김윤희 실장님! 달인 등극 심축합니다아’!!

 

 

2) 이것저것

 

출제 관련 : 1~3단계 통틀어 대체로 무난한 편이었는데, 뜻밖의 복병이 등장했다. 2단계 마지막 문제로 출제되어 아무도 정답을 맞히지 못한 한자성어 옥오지애(屋烏之愛)’도 그렇고, 십자말풀이에서 정답이 나오지 않아 건너뛰었던 두 문제 중의 하나였던 지두서(指頭書. 손가락 끝으로 쓴 글씨)’가 바로 그것.

 

이 두 낱말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언급하겠지만, 좀 과한 출제였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2단계 마지막 문제에서 윤희 님이 선택한 건물의 관련어로 주어진 한옥’. 아무도 그 답을 맞히지 못했을 정도로 연상의 폭이 지나치게 넓었다.

 

출제 후 문제 검토 단계에서 요즘의 어수선한 시국 영향을 받은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전에 비해 덜 차분했거나 소수자가 참여한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말 공부의 모든 영역을 압축한 1단계 문제들의 멋진 짜임새는 여전히 높이 사고 싶다. 바른 말 고르기(맞춤법), 외래어 표기, 고유어 실력, 띄어쓰기 등을 멋지게 꾸려 담았다.

 

여전히 2단계 문제는 공부를 많이 한 사람에게 유리하게 짜여 있다. 전과 마찬가지로 처음 두 문제는 굳이 도움말로 나온 것들에 의지하지 않는 편이 더 빠를 정도로 성실하게 공부한 분들에게 유리했다.

 

3단계 십자말풀이 중 속담의 길이가 살살(?) 길어지고 있다. 어제의 답은 10글자였던가. 이것은 전에도 언급한 바 있듯이, 칸수 제한이라는 물리적인 제약 때문에 6~8자 이내의 짧은 속담만을 다룰 수밖에 없었던 데서 벗어나는 순간 벌어질 수 있는 현상이다. 짧은 속담은 이런 중상급 이상의 우리말을 다뤄야 할 십자말풀이로서는 더 이상 그 자원이 마땅치도 않고, 충분하지도 않다. 그렇기 때문에 생길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흐름인데, 그런 경우에 대비해서 긴 속담 공부도 해두어야 한다고 오래 전에 적은 바 있다.

 

문제 풀이로 가자.

 

2. 1단계 바른 말 고르기 : 최대 400

 

김윤희 : 300. 맞춤법에서 실수.

[맞춤법] (x)/곱빼기(o)

[외래어] 칼럼(o)/(x)

[고유어] 자기의 지위/능력을 믿고 지나치게 장담하는 말. ->날갯소리(x)/입찬소리(o)

[띄어쓰기] 빠른 시일내로(x)/시일 내로(o) 다시 만나자.

 

 

장옥자 : 300. 맞춤법에서 실수.

[맞춤법] 배추 밑(o)/(x)

[외래어] 카드(o)/플랜카드(x)

[고유어] 개인이 사사로이 차지하는 몫. ->아람치(o)/알구지(x)

[띄어쓰기] 내겐 오직 너이야(o)/너 뿐이야(x)

 

 

박해복 : 300. 외래어 표기에서 실수

[맞춤법] (o)/내노라(x) 하다.

[외래어] 레이션(o)/레이션(x)

[고유어] 맨 처음의 기회. ->맨드리(x)/첫고등(o)

[띄어쓰기] 그저 웃을 수(o)/(x) 없다.

 

김민경 : 400점 만점.

[맞춤법] 수꿩(o)/(x)

[외래어] 렌터카(o)/렌트카(x)

[고유어] 일의 뒷부분. 또는 뒤 토막. ->뒷동(o)/뒤턱(x)

[띄어쓰기] 그는 새벽 (x)/새벽녘(o)에 집에 왔다.

 

부문별로 몰아서 살펴보는 게 편리할 듯해서, 풀이 방식을 바꿨다.

 

1) 우선, 맞춤법 부분을 보자. 올바른 표기 문제가 셋, 정확한 어의 파악 문제가 하나라고 할 수 있으려나.

 

상세 설명은 내 맞춤법 책자의 해당 부분 설명 전재로 대신한다.

 

-(x)/곱빼기(o) 관련

 

[중요] -빼기‘-배기의 구별

[예제] 뚝빼기 요리에도 곱배기가 있나요? : 뚝배기, 곱빼기의 잘못.

[설명] ‘-빼기‘-배기의 구별

소리가 {배기}로 나는 경우 ‘-배기로 적음 : 한 살배기/공짜배기/진짜배기

소리가 {빼기}로 나는 경우 :

-{빼기}로 소리 나는 것의 앞 말이 형태를 밝힐 수 있는 것인 경우 ‘-빼기’: 빼기/빼기/이마빼기/얼룩빼기/그루빼기/머리빼기/고들빼기/대갈빼기.

-형태를 밝힐 수 없거나, /받침 뒤에서는 배기’ : 배기/배기

*‘언덕배기’: 형태를 밝힐 수 있고, 발음도 얼룩빼기와 같이 {-빼기}임에도 ‘-배기로 표기. 이유는 앞의 받침이 이기 때문. 아래 보충 설명 참조.

[보충] 뚝배기/학배기와 같이 한 형태소 내부에 있어서 /받침 뒤에서 {빼기}로 발음되는 경우는 맞춤법 규정에 따라 ‘-배기로 적음[한글 맞춤법 제5: “한 낱말 안에서 ,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는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경우가 아니면 된소리로 적지 아니한다.] 유의해야 할 것은, ‘곱빼기받침 뒤에서 된소리가 나는 경우이지만, 앞의 밑줄 친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은 경우(+)’에 속하므로 된소리로 적음. 반면, 다른 형태소 뒤에서 {-빼기}로 발음되는 것은 모두 ‘-빼기로 통일하여 적음. (한글 맞춤법 제54). 여기에 해당되는 예로는 고들빼기/그루빼기/대갈빼기/머리빼기/얼룩빼기/이마빼기/재빼기/코빼기등이 있음.

[정리] {빼기}로 소리 나는 말을 ‘-배기로 적을 것인가 ‘-빼기로 적을 것인가는 ‘-배기/-빼기가 붙는 앞 말이 자립적인 말인가 아닌가와, 받침이 /인가 아닌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음. 자립적인 말이면 ‘-빼기’, 비자립적이면 ‘-배기’. 또한 받침보다도 이 자립성 유무가 더 우선함. 받침이 /인 아래 용례 참고. 비자립적 : 뚝배기/학배기(잠자리의 애벌레). 자립적 : 밥빼기/악착빼기

-빼기? ①그런 특성이 있는 사람/물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곱빼기/밥빼기/악착빼기. 비하의 뜻을 나타내는 접미사. ¶앍둑빼기/외줄빼기/이마빼기/코빼기.

-배기? ①그 나이를 먹은 아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다섯 살배기. ‘-짜리는 낮춤말. ‘-배기는 가치중립적. 그것이 들어 있거나 차 있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나이배기. 그런 물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공짜배기/대짜배기/진짜배기.

과녁빼기? 외곬으로 똑바로 건너다보이는 곳. ¶과녁빼기집

구석빼기? 썩 치우쳐 박힌 구석 자리. ¶험하고 우중충한 구석빼기 외딴 곳.

그루빼기? 짚단/나뭇단 따위의 그루가 맞대어서 이룬 바닥 부분.

 

[띄어쓰기] 한 살배기댓살배기 : ‘두 살배기/세 살배기에서처럼 ‘-살배기’(명사+접사)는 앞의 수사와 띄어 씀. 그러나, ‘댓살배기하나만은 합성어로서 한 낱말. 사이시옷 표기 때문.

 

- 배추 밑동(o)/(x)

 

밑둥을 제대로 깨끗이 잘라야지 : 밑동/밑둥치의 잘못. <=‘둥치에서 잘못 연상.

밑동? ①긴 물건의 맨 아랫동아리. 나무줄기에서 뿌리에 가까운 부분. 채소 따위 식물의 굵게 살진 뿌리 부분.

밑둥치? 둥치의 밑부분.

둥치? 큰 나무의 밑동.

 

-내로라(o)/내노라(x) 하다.

 

내노라하다 : 라하다(o)의 잘못.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골퍼들이 참가한다.

[분석] 내로라 : ‘+(조사)+(1인칭 선어말어미)+(종결어미)’ +++내로라’. ‘++로 바뀌는 것은 중세 국어 현상으로, ‘--’가 서술격조사 이다뒤에서 ‘--’로 바뀌고, 평서형 종결어미 ‘-가 선어말어미 ‘--’ 뒤에서 로 바뀐 것. 중세 국어 선어말어미 ‘--’의 흔적은 현대 국어에도 남아 있는데, ‘하노라고 한 것이 이 모양이다에서 ‘-노라가 그 좋은 예.

[참고] 종결어미 ‘-노라는 오직 자기의 동작을 나타낼 때 적는 종결어미로만 씀. ¶내가 너를 기필코 응징하겠노라;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수꿩(o)/(x)

 

◈♣수컷의 표기에서 으로 표기되는 것 : , 염소, (3낱말뿐임)

[설명] ‘수양/수염소/수쥐로 표기할 경우, 의미 혼동 가능성이 있음. =>수양(/아들); 수염달린 소; ().

[참고] -’ 다음에 격음으로 표기되는 것(초성이 //) : 수캐(수캉아지); 수탉(수평아리); 수탕나귀; 수퇘지; 수키와; 수톨쩌귀.

 

2) 외래어의 올바른 표기 문제

 

전회에도 언급했듯이, 아주 기본적인 문제낱말들이 출제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틀리는 그런 것들인 까닭에 기본적이라는 말을 썼다. 그리고 이런 문제적인낱말들은 이곳의 다른 게시판 <우리말 공부 사랑방>에 최근 올린 바 있다. 이번에도 출제 낱말 네 개 중 3개가 이미 다룬 범위에서 나왔다. 내가 반드시 출제될 낱말의 하나로 꼽은 플래카드렌터카도 이번에 나왔다. 앞으로 출제될 것들도 당분간은 그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확언할 수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외래어 표기상의 심각한 현존 문제점을 조금이라도 아는 출제자라면 누구나 그런 기본적인 문제 낱말부터 먼저 출제하기 마련이니까.

 

출연을 앞두고 계신 분들은 그 게시판이나 며칠 전 출간된 내 맞춤법 책자를 서점에 서서라도 한 번씩 훑고 가시길 권한다. 상세 설명은 게시판에 있으므로 건너뛴다.

 

, 이번에 출제된 칼럼(o)/컬럼(o)’. 이 발음은 영미 공통으로 (ɑ)로 한다. 이상하게도 일부 사람들이 에 가까운 (ʌ)’ 발음을 하는데 잘못이다. 특히, 건축 계통에서는 이것이 기둥을 뜻하는 말인데 흔히들 컬럼으로 발음하는 바람에 번진, 잘못된 발음이다. [계속]

 

* 분량 관계로 다음은 2편으로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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