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침에 관한 표준 발음법 규정 및 해설
요즘 우리말 겨루기 프로그램에서 표준 발음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
발음 규정을 한꺼번에 모두를 다룰 수는 없기에
그중 제일 까다롭고 복잡한 편인 받침에 관한 규정부터 다루고
나중에 다른 것들을 다루기로 한다.
이 규정은 다른 우리말 관련 규정들과 함께 1988년에 개정된 것인데
학자에 따라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실제 발음을 따르다 보니, 대원칙인 전통성과 합리성에 어긋나게 되면서
맞춤법과도 어긋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 부분들에 대해서, 특히 그렇다.
(이 부분은 말미에 간단히 해설을 추가한다.)
이 규정은 다음과 같이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늘 다루는 것은 제4장 받침의 발음 부분이다 :
총칙/자음과 모음/음의 길이/받침의 발음/음의 동화/경음화/음의 첨가
[2014. 6. 13] - 溫草
표준 발음법
제4장 : 받침의 발음 (제8항 ~ 제16항)
제8항 받침소리로는 ‘ㄱ, ㄴ, ㄷ, ㄹ, ㅁ, ㅂ, ㅇ’의 7개 자음만 발음한다.
=>이것을 ‘말음법칙’ 또는 ‘7종성 원칙’이라고도 한다. 이 원칙이 중요한 것은 발음 표기에서다. 예컨대, ‘웃기’를 발음대로 적으라고 할 경우에 [웃끼]로 적으면 안 되고 [욷기/욷끼]처럼 ‘ㄷ’을 사용해서 적어야 한다. 즉, 받침소리 표기에서는 ‘ㅅ’이 쓰이지 않으며, 이러한 예는 ‘ㅈ, ㅋ, ㅌ, ㅍ, ㅎ’ 등도 마찬가지다. 이것을 대표음 표기라 한다.
[해설] 음절 말 위치에서 실현되는 자음으로는 ‘ㄱ, ㄴ, ㄷ, ㄹ, ㅁ, ㅂ, ㅇ’의 7개가 있음을 규정한 것이다. ‘훈민정음’에서는 ‘ㅅ’이 하나 더 있어서 8종성(終聲)이었는데, 그 뒤에 ‘ㅅ’이 ‘ㄷ’으로 실현됨으로써 현대 국어에서는 7개가 되었다. 이 7개의 자음으로 음절 말 위치에서 실현되는 구체적인 경우는 제9항 이하에서 규정하고 있다.
제9항 받침 ‘ㄲ/ㅋ’, ‘ㅅ/ㅆ/ㅈ/ㅊ/ㅌ’, ‘ㅍ’은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각각 대표음 [ㄱ, ㄷ, ㅂ]으로 발음한다.
닦다[닥따], 키읔[키윽], 키읔과[키윽꽈], 옷[옫], 웃다[욷ː따], 있다[읻따], 젖[젇], 빚다[빋따], 꽃[꼳], 쫓다[쫃따], 솥[솓], 뱉다[밷ː따], 앞[압], 덮다[덥따]
[해설] 어말 위치에서 또는 자음으로 시작된 조사나 어미 앞에서 ‘ㄲ/ㅋ’,'ㅅ/ㅆ/ㅈ/ㅊ/ㅌ’ 및 ‘ㅍ’이 각각 [ㄱ, ㄷ, ㅂ]으로 발음되는 것을 규정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받침 ‘ㄲ, ㅋ’은 받침 ‘ㄱ’과 같이 [ㄱ]으로 발음하고 받침 ‘ㅅ/ㅆ/ㅈ/ㅊ/ㅌ’은 받침 ‘ㄷ'과 같이 [ㄷ]으로 발음하며, ‘ㅍ’은 받침 ‘ㅂ’과 같이 [ㅂ]으로 발음한다.
박[박], 밖[박], 부엌[부억], 꺾다[꺽따], 닦다[닥따], 낫[낟], 낮[낟], 낯[낟], 낫다[낟ː따], 낮다[낟따], 있었다[이썯따], 낱[낟ː], 밭[받], 받다[받따], 맡다[맏따], 뱉다[밷ː따], 집[집], 짚[집], 집다[집따], 곱다[곱ː따], 짚다[집따]
받침 ‘ㄴ, ㄹ, ㅁ, ㅇ’은 변화 없이 본음대로 각각 [ㄴ, ㄹ, ㅁ, ㅇ]으로 발음된다. 그리하여 제8항에서 규정한 바와 같이 음절 말 위치에서 7개의 자음이 발음되는 셈이다.
제10항 겹받침 ‘ㄳ’, ‘ㄵ’, ‘ㄼ/ㄽ/ㄾ’, ‘ㅄ’은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각각 [ㄱ, ㄴ, ㄹ, ㅂ]으로 발음한다. =>즉, 겹받침 중 둘째 받침을 탈락시키고 첫째 받침으로 발음한다.
넋[넉], 넋과[넉꽈], 앉다[안따], 여덟[여덜], 넓다[널따], 외곬[외골], 핥다[할따], 값[갑], 없다[업ː따]
다만, ‘밟-’은 자음 앞에서 [밥]으로 발음하고, ‘넓-’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넙]으로 발음한다.
(1) 밟다[밥ː따], 밟소[밥ː쏘], 밟지[밥ː찌], 밟는[밥ː는→밤ː는], 밟게[밥ː께], 밟고[밥ː꼬]
(2) 넓-죽하다[넙쭈카다], 넓-둥글다[넙뚱글다]
[해설] 두 개의 자음으로 된 겹받침 가운데, 어말 위치에서 또는 자음으로 시작된 조사나 어미 앞에서 ‘ㄳ’은 [ㄱ]으로, ‘ㄵ’은 [ㄴ]으로 발음되고, ‘ㄼ/ㄽ/ㄾ’은 [ㄹ]로 발음되며, ‘ㅄ’은[ㅂ]으로 발음됨을 규정한 것이다. 겹받침에서 둘째 받침이 탈락하는 경우이다.
몫[목], 몫도[목또], 몫까지[목까지], 얹다[언따], 얹지[언찌], 얹고[언꼬], 얇다[얄ː따], 얇지[얄ː찌], 얇고[얄ː꼬], 훑다[훌따], 훑지[훌찌], 훑고[훌꼬]
‘ㄽ’은 ‘한 곬으로[한골쓰로], 외곬으로[외골쓰로]’와 같은 경우에 쓰인다.
다만. 받침 ‘ㄼ’은 일반적으로 ‘여덟[여덜], 엷고[열ː꼬]’와 같이 [ㄹ]로 발음하는데, 다만 ‘밟다’만은 ‘밟다[밥ː따], 밟지[밥ː찌], 밟게[밥ː께]’ 등과 같이 [ㅂ]으로 발음되는 예외적인 것이다. 따라서 ‘밟는’도 [밤ː는]으로 발음하는 것이 표준 발음이 되고, [발ː른]은 표준 발음법에 어긋난 발음이 된다.
‘넓다’의 경우에도 [ㄹ]로 발음하여야 하나, 다만 파생어나 합성어의 경우에 ‘넓’으로 표기된 것은 [넙]으로 발음한다. ‘넓적하다[넙쩌카다], 넓죽하다[넙쭈카다], 넓둥글다[넙뚱글다]’ 등이 그 예들이다. [ㄹ]로 발음되는 경우에는 아예 ‘널따랗다, 널찍하다, 짤따랗다, 짤막하다, 얄따랗다, 얄찍하다, 얄팍하다’ 등과 같이 표기하도록 한글 맞춤법 제21항에서 규정하고 있다.
제11항과 함께 제12항에서 보인 겹받침의 발음에 대한 규정은 결국은 자음 앞에서 겹받침의 어느 하나를 취하는가 하는 데에 대한 것인데, 현대의 우리말에서는 세 개의 자음을 이어서 모두 발음할 수가 없고 두 개까지만 발음할 수 있는 구조상의 제약에 따름을 각각 규정한 것이다. 자음 앞에서의 겹받침의 발음은 세대에 따라 또는 방언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이상의 표준 발음법에 특히 유의하여야 한다.
제11항 겹받침 ‘ㄺ, ㄻ, ㄿ’은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각각 [ㄱ, ㅁ, ㅂ]으로 발음한다. =>즉, 겹받침의 첫째 받침을 탈락시키고 둘째 받침으로 발음한다.
닭[닥], 흙과[흑꽈], 맑다[막따], 늙지[늑찌], 삶[삼ː], 젊다[점ː따], 읊고[읍꼬], 읊다[읍따]
다만, 용언의 어간 말음 ‘ㄺ’은 ‘ㄱ’ 앞에서 [ㄹ]로 발음한다.
맑게[말께], 묽고[물꼬], 얽거나[얼꺼나],
[해설] 역시 겹받침에 대한 규정이다. 어말 위치에서 또는 자음 앞에서 겹받침 ‘ㄺ, ㄻ, ㄿ’이 ‘ㄹ’을 탈락시키고 각각 [ㄱ, ㅁ, ㅂ]으로 발음함을 규정한 것이다. 겹받침에서 첫째 받침인 ‘ㄹ’이 탈락하는 경우다.
칡[칙], 칡도[칙또], 칡까지[칙까지], 앎[암ː], 앎도[암ː도], 앎과[암ː과], 닮다[담ː따], 닮지[담ː찌], 닮고[담ː꼬], 읊다[읍따], 읊지[읍찌], 읊고[읍꼬]
다만. 그런데 ‘ㄺ’은 위에 예시한 체언의 경우와는 달리 용언의 경우에는 뒤에 오는 자음의 종류에 따라 두 가지로 발음된다. 즉 ‘ㄷ, ㅈ, ㅅ’ 앞에서는 [ㄱ]으로 발음하되(①), ‘ㄱ’ 앞에서는 이와 동일한 ‘ㄱ’은 탈락시키고서 [ㄹ]로 발음한다(②).
① [ㄱ]으로 발음하는 경우 : 맑다[막따], 맑지[막찌], 맑습니다[막씀니다], 늙다[늑따], 늙지[늑찌], 늙습니다[늑씀니다]
② [ㄹ]로 발음하는 경우 : 맑게[말께], 맑고[말꼬], 맑거나[말꺼나], 늙게[늘께], 늙고[늘꼬], 늙거나[늘꺼나]
파생어들인 ‘갉작갉작하다, 갉작거리다, 굵다랗다, 굵직하다, 긁적거리다, 늙수그레하다, 늙정이, 얽죽얽죽하다’ 등의 경우에도 ‘ㄱ’ 앞이 아니므로 역시 [ㄱ]으로 발음한다. [ㄹ]로 발음되는 경우에는 한글 맞춤법(제21항)에서 아예 ‘말끔하다, 말쑥하다, 말짱하다’ 등과 같이 ‘ㄹ’만을 받침으로 적도록 규정하였다.
제12항 받침 ‘ㅎ’의 발음은 다음과 같다.
1. ‘ㅎ(ㄶ, ㅀ)’ 뒤에 ‘ㄱ, ㄷ, ㅈ’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뒤 음절 첫소리와 합쳐서 [ㅋ, ㅌ, ㅊ]으로 발음한다.
놓고[노코], 좋던[조ː턴], 쌓지[싸치], 많고[만ː코], 않던[안턴], 닳지[달치]
[붙임1] 받침 ‘ㄱ(ㄺ), ㄷ, ㅂ(ㄼ), ㅈ(ㄵ)’이 뒤 음절 첫소리 ‘ㅎ’과 결합되는 경우에도, 역시 두 음을 합쳐서 [ㅋ, ㅌ, ㅍ, ㅊ]으로 발음한다.
각하[가카], 먹히다[머키다], 밝히다[발키다], 맏형[마텽], 좁히다[조피다], 넓히다[널피다], 꽂히다[꼬치다], 앉히다[안치다]
[붙임2] 규정에 따라 ‘ㄷ’으로 발음되는 ‘ㅅ/ㅈ/ㅊ/ㅌ’의 경우에도 이에 준한다.
옷 한 벌[오탄벌], 낮 한때[나탄때], 꽃 한 송이[꼬탄송이], 숱하다[수타다]
=>단, 단어마다 끊어서 발음할 때에는 ‘옷 한 벌[옫 한 벌]’과 같이 발음한다. 두 가지를 모두 인정한다.
2. ‘ㅎ(ㄶ, ㅀ)’ 뒤에 ‘ㅅ’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ㅅ’을 [ㅆ]으로 발음한다.
닿소[다쏘], 많소[만ː쏘], 싫소[실쏘]
3. ‘ㅎ’ 뒤에 ‘ㄴ’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ㄴ]으로 발음한다.
놓는[논는], 쌓네[싼네]
[붙임] ‘ㄶ, ㅀ’ 뒤에 ‘ㄴ’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ㅎ’을 발음하지 않는다.
않네[안네], 않는[안는], 뚫네[뚤네→뚤레], 뚫는[뚤는→뚤른]. *‘뚫네[뚤네→뚤레], 뚫는[뚤는→뚤른]’에 대해서는 제20항 참조.
4. ‘ㅎ(ㄶ, ㅀ)’ 뒤에 모음으로 시작된 어미나 접미사가 결합되는 경우에는, ‘ㅎ’을 발음하지 않는다. =>접미사인지 여부를 판별하는 데에 중요하다! 발음되지 않으면 접미사이고, 발음되면 실질형태소이다. 제15항 참조.
낳은[나은], 놓아[노아], 쌓이다[싸이다], 많아[마ː나], 않은[아는], 닳아[다라], 싫어도[시러도]
[해설] 받침 ‘ㅎ’은 그와 결합되는 소리에 따라 여러 가지로 발음하기 때문에 받침 ‘ㅎ’에 관련된 것들을 편의상 한데 묶어 이 항에서 규정하였다.
1. 받침 ‘ㅎ’과 이 ‘ㅎ’이 포함된 겹받침 ‘ㄶ, ㅀ’ 뒤에 ‘ㄱ, ㄷ, ㅈ’과 같은 예사소리가 결합된 경우에는 ‘ㅎ+ㄱ→ㅋ, ㅎ+ㄷ→ㅌ, ㅎ+ㅈ→ㅊ’과 같이 축약시켜 각각 [ㅋ, ㅌ, ㅊ]으로 발음한다.
놓고[노코], 놓던[노턴], 놓지[노치], 많고[만ː코], 많던[만ː턴], 많지[만ː치], 앓고[알ː코], 앓던[알턴], 앓지[알치]
받침 ‘ㅎ’은 현대어에서 용언 어간에만 쓰이기 때문에 위의 규정은 용언의 활용에만 적용된다. 그리하여 1에서는 용언의 경우에만 예시하였다. 다만 ‘싫증’은 [실쯩]으로 발음한다.
[붙임1] 그런데 한 단어 안에서 위와는 반대의 순서로 [ㄱ, ㄷ, ㅂ] 다음에 ‘ㅎ’이 오는 경우에도 각각 둘을 축약하여 [ㅋ,ㅌ,ㅍ]로 발음한다. 이는 한자어나 합성어 또는 파생어 등의 경우에 적용된다.
국화[구콰], 정직하다[정ː지카다], 박하다[바카다], 박히다[바키다], 읽히다[일키다], 맏형[마텽], 숱하다[수타다], 굿하다[구타다], 잊히다[이치다], 얹히다[언치다], 입학[이팍], 급하다[그파다], 입히다[이피다], 밟히다[발피다]
[붙임2] 나아가서 둘 또는 그 이상의 단어를 이어서 한 마디로 발음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예시된 ‘옷 한 벌, 낮 한때, 꽃 한 송이’ 등이 그것인데, 다음의 경우들도 그 예들이 된다.
온갖 힘[온ː가팀], 뭇 형벌[무텽벌], 몇 할[며탈], 밥 한 사발[바판사발], 국 한 대접[구칸대접]
물론 단어마다 끊어서 발음할 때에는 ‘옷 한 벌[옫 한 벌]’과 같이 발음한다. 두 가지를 모두 인정한다.
2. 받침 ‘ㅎ’이 ‘ㅅ’을 만나면 둘을 합쳐 [ㅆ]으로 발음한다는 규정이다.
끊습니다[끈씀니다], 끊사오니[끈싸오니],
3. ‘ㄴ’으로 시작된 어미 ‘-는(다), -네, -나’ 등 앞에서 받침 ‘ㅎ’은 [ㄴ]으로 동화시켜 발음한다.
놓는[논는], 놓네[논네], 놓나[논나]
[붙임] ‘ㄶ, ㅀ’ 뒤에 ‘ㄴ’으로 시작된 어미가 결합되는 경우에는 ‘ㅎ’은 발음되지 않는데, 다만 ‘ㅀ’ 뒤에서는 ‘ㄴ’이 [ㄹ]로 발음된다.(표준 발음법 제20항 참조.)
끊는[끈는], 끊네[끈네], 끊나[끈나], 끓는[끌른], 끓네[끌레], 끓나[끌라]
4. 받침 ‘ㅎ, ㄶ, ㅀ’의 ‘ㅎ’이 모음으로 시작된 어미나 접미사와 결합될 때에는 그 ‘ㅎ’은 발음하지 않는다는 규정이다.
넣은[너은], 쌓을[싸을], 찧으니까[찌으니까], 끊은[끄는], 많을[마ː늘], 않으니까[아느니까], 옳은[오른], 싫을[시를], 곯으니까[고르니까], 쌓인[싸인], 끊일[끄닐], 끓이니까[끄리니까]
한자어나 복합어에서 모음과 ‘ㅎ’ 또는 ‘ㄴ/ㅁ/ㅇ/ㄹ’과 ‘ㅎ’이 결합된 경우에는 본음대로 발음함이 원칙이다. ‘경제학(經濟學), 광어회(廣魚膾)’라든가 ‘신학(神學), 전화(電話), 피곤하다’, ‘임학(林學), 셈하다’, ‘공학(工學), 상학(商學), 경영학(經營學)’ 등의 경우가 그 예들이다. 그리고 다만 ‘실학(實學), 철학(哲學), 실하다, 팔힘’ 등과 같은 ‘ㄹ’과 ‘ㅎ’과의 결합에서는 ‘ㄹ’을 연음시키면서 ‘ㅎ’이 섞인 소리로 발음한다.
제13항 홑받침이나 쌍받침이 모음으로 시작된 조사나 어미, 접미사와 결합되는 경우에는, 제 음가대로 뒤 음절 첫소리로 옮겨 발음한다. =>이를 연음법칙이라도 한다.
깎아[까까], 옷이[오시], 있어[이써], 낮이[나지], 꽂아[꼬자], 꽃을[꼬츨], 쫓아[쪼차], 밭에[바테], 앞으로[아프로], 덮이다[더피다]
[해설] 이 규정은 받침을 다음 음절의 첫소리로 옮겨서 발음하는 연음(連音)을 뜻하는 것인데, 홑받침의 경우다.
부엌이[부어키], 낯을[나츨], 밭의[바틔], 무릎에[무르페], 꺾어[꺼꺼], 쫓을[쪼츨], 같은[가튼], 짚으면[지프면], 섞여[서껴], 높여[노펴]
이 경우에 연음되는 받침은 본음대로 따르는 것이 원칙이나, 제12항에서 규정한 ‘ㅎ’의 탈락이라든가 제17항에서 보일 구개음화라든가 불규칙 활용과 같은 예외들이 있다.
제14항 겹받침이 모음으로 시작된 조사나 어미, 접미사와 결합되는 경우에는, 뒤엣것만을 뒤 음절 첫소리로 옮겨 발음한다. (이 경우, ‘ㅅ’은 된소리로 발음함.)
넋이[넉씨], 앉아[안자], 닭을[달글], 젊어[절머], 곬이[골씨], 핥아[할타], 읊어[을퍼], 값을[갑쓸], 없어[업ː써]
[해설] 이 항도 제13항과 같은 연음에 대한 규정인데, 겹받침의 경우이다.
닭이[달기], 여덟을[여덜블], 삶에[살:메], 읽어[일거], 밟을[발블], 옮은[올믄]
말하자면 첫째 받침은 그대로 받침의 소리로 발음하되 둘째 받침은 다음 음절의 첫소리로 옮겨 발음한다. 예컨대 ‘닭이[달기], 통닭을[통달글]’과 같은 것이다. 이때에 연음되는 받침의 소리는 본음대로 발음함이 원칙이나, 제13항에서 지적한 바와 같은 예외가 있다(앓아[아라], 끊어[끄너], 훑이다[훌치다]). 그리고 겹받침 ‘ㄳ, ㄽ, ㅄ’의 경우에는 ‘ㅅ’을 연음하되 된소리 [ㅆ]으로 발음한다.
몫이[목씨], 넋을[넉쓸], 곬이[골씨], 외곬으로[외골쓰로], 값이[갑씨], 값에[갑쎄], 없이[업ː씨], 없으면[업ː쓰면]
제15항 받침 뒤에 모음 ‘ㅏ/ㅓ/ㅗ/ㅜ/ㅟ’들로 시작되는 실질 형태소가 연결되는 경우에는, 대표음으로 바꾸어서 뒤 음절 첫소리로 옮겨 발음한다. =>접미사와 연결될 때는 그렇지 아니하다.
밭 아래[바다래], 늪 앞[느밥], 젖어미[저더미], 맛없다[마덥따], 겉옷[거돋], 헛웃음[허두슴], 꽃 위[꼬뒤], 다만, ‘맛있다, 멋있다’는 [마싣따], [머싣따]로도 발음할 수 있다.
[붙임] 겹받침의 경우에는, 그중 하나만을 옮겨 발음한다.
넋 없다[너겁따], 닭 앞에[다가페], 값어치[가버치], 값있는[가빈는]
[해설] 이 규정은 받침 있는 단어(또는 접두사)와 모음으로 시작된 단어와의 결합에서 발음되는 받침의 소리와 연음에 대한 것이다. 예컨대 ‘밭 아래’는 ‘밭’을 일단 독립형인 [받]으로 발음하고 다시 모음 앞에서 그 받침소리 [ㄷ]을 연음하여 결국 [바다래]로 발음한다는 것이다. 이 규정에서 받침 뒤에 오는 모음으로 ‘ㅏ/ㅓ/ㅗ/ㅜ/ㅟ’로 한정시킨 이유는, ‘ㅣ/ㅑ/ㅕ/ㅛ/ㅠ’와의 결합에서는 연음을 하지 않으면서 [ㄴ]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ㅐ,ㅔ,ㅚ’ 등을 들지 않은 것은 표준어에서 그런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물론 ‘조국애, 국외’ 같은 경우에는 연음시켜 발음해야 하고 ‘먼 외국’ 같은 경우에는 두 단어로 독립시켜 발음할 때에는 [먼ː외국]과 같이 연음하지 않고, 한 마디로 발음할 때에는 [머ː뇌국]과 같이 연음하여 발음한다.
다만. ‘맛있다, 멋있다’는 [마딛따], [머딛따]를 표준 발음으로 정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마싣따], [머싣따]도 실제 발음을 고려하여 표준 발음으로 허용한다.
[붙임] 겹받침의 경우에도 원칙은 마찬가지다. 즉 독립형으로 쓰이는 받침의 소리로 위의 환경에서 연음한다. ‘값어치[가버치]’는 ‘10원 어치, 백 불($) 어치, 팔 푼 어치’ 등을 고려하여 두 단어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합성어로 해석한 결과다. ‘어치’는 자립적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사전에서 이를 접미사로 처리한 것은 잘못이다.
제16항 한글 자모의 이름은 그 받침소리를 연음하되, ‘ㄷ/ㅈ/ㅊ/ㅋ/ㅌ/ㅍ/ㅎ’의 경우에는 특별히 다음과 같이 발음한다.
디귿이[디그시], 디귿을[디그슬], 디귿에[디그세], 지읒이[지으시], 지읒을[지으슬], 지읒에[지으세], 치읓이[치으시], 치읓을[치으슬], 치읓에[치으세], 키읔이[키으기], 키읔을[키으글], 키읔에[키으게], 티읕이[티으시], 티읕을[티으슬], 티읕에[티으세], 피읖이[피으비], 피읖을[피으블], 피읖에[피으베], 히읗이[히으시], 히읗을[히으슬], 히읗에[히으세]
[해설] : 한글 자모의 이름에 대한 발음 규정이다. 한글 자모의 이름은 첫소리와 끝소리 둘을 모두 보이기 위한 방식으로 붙인 것이어서 원칙적으로는 모음 앞에서 ‘디귿이[디그디], 디귿을[디그들]’ 등과 같이 발음하여야 하나, 실제 발음에서는 [디그시], [디그슬], 등과 같아 이 현실 발음을 반영시켜 규정화한 것이다. ‘꽃이[꼬시], 밤낮으로[밤나스로], 솥은[소슨], 무릎을[무르블], 부엌에[부어게]’ 등은 표준 발음으로 인정하지 않은 점에서 보면 이 규정은 예외적인 것이 된다. 따라서 한글 자모의 이름에 대한 발음은 맞춤법과 크게 차이가 생기게 되었고, 나아가서 그 이름을 붙인 근본 정신에서도 벗어나게 되었다. 전통성과 합리성*에 어긋나면서 실제 발음만을 따른 결과다.
*전통성과 합리성 : 이에 대해서는 아래의 제1항 해설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제1항 표준 발음법은 표준어의 실제 발음을 따르되, 국어의 전통성과 합리성을 고려하여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해설] 표준어의 발음법에 대한 대원칙을 정한 것이다. ‘표준어의 실제 발음을 따른다’라는 근본 원칙에 ‘국어의 정통성과 합리성을 고려하여 정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표준어의 실제 발음에 따라 표준 발음법을 정한다는 것은 표준어의 규정과 직접적인 관련을 가진다. 표준어 사정 원칙 제1장 제1항에서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표준 발음법은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의 발음을 표준어의 실제 발음으로 여기고서 일단 이를 따르도록 원칙을 정한 것이다. 예컨대 ‘값[價]’에 대하여 ‘값, 값만, 값이, 값을, 값에’ 등은 [갑, 갑만, 갑씨, 갑쓸, 갑쎄] 등으로 서울말에서 발음되는데, 바로 이러한 실제 발음에 따라 표준 발음을 정한다는 것이다.(제14항 참조.)
또 하나의 예를 보이면, 겹받침 ‘ㄺ’의 발음은 체언의 경우 ‘닭이[달기], 닭을[달글]’ 등과 같이 모음 앞에서 본음대로 ‘ㄺ’을 모두 발음하지만 ‘닭도[닥또], 닭과[닥꽈]’ 등과 같은 자음 앞에서는 ‘ㄹ’을 탈락시키면서 ‘ㄱ’만을 발음하는데, 용언의 경우에는 환경에 따라 ‘ㄺ’ 중에서 발음되는 자음을 달리한다. ‘늙다’를 예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① 늙은[늘근], 늙으면[늘그면], 늙어[늘거]
② 늙고[늘꼬], 늙거나[늘꺼나], 늙게[늘께]
③ 늙소[늑쏘], 늙더니[늑떠니], 늙지[늑찌]
즉, ①과 같이 모음으로 시작된 어미와 결합되는 경우에는 본음대로 ‘ㄺ’을 모두 발음하고, ②와 같이 ‘ㄱ’으로 시작된 어미와 결합되는 경우에는 ‘ㄹ’만을 발음하며, ③과 같이 ‘ㅅ, ㄷ, ㅈ’으로 시작된 어미와 결합되는 경우에는 ‘ㄱ’만을 발음하는 것이 현대 서울말의 실제 발음이다. 이 실제 발음을 그대로 표준 발음으로 정하는 것이다.(제11항 참조.)
그런데 현대 서울말에서조차 실제의 발음에서는 여러 형태로 발음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러한 경우에는 국어의 전통성과 합리성을 고려하여 표준 발음을 정한다는 조건을 이어서 제시하였다. 예컨대 서울의 어떤 젊은이나 어린이는 소리의 길이를 구별하지 않고서 ‘밤[夜]과 ‘밤[票]’을 모두 짧게 발음하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장년층 이상에서는 소리의 길이를 인식하면서 구별하여 발음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소리의 높이나 길이를 구별해 온 전통을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표준 발음법에 소리의 길이에 대한 규정을 포함시키게 하였다.(제6항 참조.)
국어의 전통성을 고려하여 정한다는 조건 이외에 다시 합리성을 고려하여 정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이것은 한글 맞춤법의 규정에서 어법에 맞춘다는 것과 맞먹는 조건이다. 말하자면, 국어의 규칙 내지는 법칙에 따라서 표준 발음을 합리적으로 정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긴소리를 가진 단음절(單音節) 용언 어간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모음으로 시작된 어미와 결합되는 경우에 짧게 발음한다. 이는 지극히 규칙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짧게 발음하는 어법을 규정화하여 표준 발음법을 정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알고[알ː고], 알아[아라]’와 같이 ‘곱다[곱ː따], 고와[고와]’가 표준 발음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규정에 벗어나는 경우가 있다면 ‘다만’으로 규정하였는데, 이는 실제 발음을 따르면서 어법상의 합리성을 고려한 것이다.(제7항 참조.)
표준어의 실제 발음을 따르되 합리성을 고려하여 표준 발음법을 정함에는 어려움이 있을 경우도 있다. 예컨대 ‘맛있다’는 실제 발음에서는 [마싣따]가 자주 쓰이나 두 단어 사이에서 받침 ‘ㅅ’을 [ㄷ]으로 발음하는 [마딛따]가 오히려 합리성을 지닌 발음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전통성과 합리성을 고려하여 [마딛따]를 원칙적으로 표준 발음으로 정하되, [마싣따]도 표준 발음으로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제15항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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