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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고산초교여 영원하라! + 왜목마을, 도비도 - 당진 방문기3

[촌놈살이 逸誌]

by 지구촌사람 2014. 8. 2.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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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을 찾으며 내가 속으로 가장 궁금했던 것들 두 가지는

내 옛집이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것과

울 공주님의 고향 격일 수 있는 고산초교의 모습.

그중에서도 학교 현관 입구 오른쪽에 걸려 있는 대형 사진 속의 공주 모습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을까, 혹시 다른 사진들로 바뀌어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그대로였다.

짜잔~~~

벽에 걸려 있는 사진 중 가장 큰 모습으로,

마치 주인공처럼 환히 웃으며 달려나오는 분홍색 윗도리의 어린이가

바로 5년 전의 울 공주 모습이다.

(가 보니 저 사진 안에, 좌우 아래 쪽으로 컴퓨터 실과 특활 모습을

담은 작은 사진을 덧붙여서, 리노베이션을 꾀하고 있었다. ㅎㅎ)​

어찌나 반갑고 기쁘던지, 즉시 두 분을 그 사진 옆에 모셨다.​




공주가 다닐 때, 전교생이 80명도 안 되는 학교라서

혹시 그 사이 폐교가 되었거나 분교로 격하되지 않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생존(!)하고 있었다.

전교생 수가 44명이라고 하던가.

다행히도 병설유치원 원아들 숫자가 넉넉했다.

본교 진학이 분명할 것이므로, 폐교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했다.

방학 중이지만 시골학교여서, 아이들에게 오전 활동(?)을 시키고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방학 중 특별활동을 하고 있었고

다행히도 선생님들은 젊었다.

예전에는 중장년 선생님들이 주축이었는데...

그리고, 점심식사로 나온 메뉴... 특대형 피자였다!


학교 뒷편으로 돌아가면, 그곳엔 늘 특별한 게 있었다.

학교 관리를 맡고 계시는 옆집 아저씨의 공으로 가꿔지는 식물 생태 학습장.

(그곳에는 국화를 고목에 붙여 키우는 국화목부작이 늘 100여 개쯤 있다.)

수세미와 조롱박, 여주 등이 주렁주렁 풍성하게 매달려 있었다.




요즘 여주철이다. 좀 늦은...

여주는 예전에 '금여지'라고 불릴 정도로, 익으면 무척 아름다운 황금색을 띤다.

저절로 열매가 벌어져서 씨앗이 떨어져 내리기도 하고.

 



요즘에는 어디고 먹을 것이 흔해서, 아이들이나 어른들 모두가

저걸 봐도 달려들어 입맛을 보려 하지 않는다.

 

울 공주는 엄청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서울에 머물 때도 먹어본 탓에...

하지만 학교 것이라 하나도 손 대지 않고 그냥 나왔당. ㅎㅎㅎ

 

*

흐뭇한 마음으로 학교를 나와

왜목마을과 도비도 쪽으로!

 

참, 진 공주는 이번 방문에서 고산초 친구 중

'0희'라는 친구를 찾아보고 싶어했다.

엄마 없이 어린 동생과 셋이서 사는 친구.

 

그런데, 그 0희 동생을 학교에서 알아본 것.

뒷모습만 보고도 0희 동생인 듯하다고 해서

교실로 뒤쫓아가 찾아내어 보니 맞다.

 

그런데, 0희는 집에 없단다.

어딜 갔다는데, 동생은 누나의 행선지를 모르고 있었다.

(그 녀석이 어릴 때부터 먹을 것 하나만 똑똑하게 밝히는 편이긴 했다. ㅎ)

 

하여, 우리는 가는 길가인 '독일마을' 동네 쪽에 있는

0희 집을 들르지 않고 그대로 왜목마을행!

 

*

왜목마을은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서해안 명소 중 하나.

(변산반도 채석강과 꽃지해수욕장, 동백정이 있는 서천의 마량리 등이 볼만하다)

 

그 유명한(?) 일출은 진 모친의 모자 지붕 쪽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V자 모양의

바위 사이로 떠오를 때다.

백사장이 넓고 왼쪽의 부두 쪽에서까지 잘 보이므로, 어디서고 일출을 즐길 수 있다.

 

*'왜목'은 어딜 보면 황새 목과 비슷해서... 운운하기도 하는데 그건 추측.

 

현지민들의 구전 설명과 당진시 관광자료에 의하면

큰 '와목(臥木. 누운 나무)'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그 발음이 충청도화되어 ('학교 ->핵교'로 되듯) '왜목'이란다.



떠나오기 직전에 백사장에 보도로 목판 깔기와 무대 설비 등을 갖추고 있었는데

이번에 가니 몇 가지 시설물들이 더 늘어나 있었다.

저것이 추가된 것 중 하나...

(새로 갖춘 탈의장, 샤워장 설비가 고급 화장실 수준이었다.)


공주님이 혼자서 한 손가락으로도 지탱하는 저걸

나는 낑낑거리며... (난 연약한 남자여요!)


시간은 없지만 우리가 그냥 갈 수 있나.

장고항 근처나 내섬 쪽으로 나가 가끔 따다먹던 고둥을 한 컵 사서(거금 삼천 냥)

욜심히 세 식구가 파먹었다.

내장 하나 끊어지는 일 없이, 뱅뱅 돌려서 완벽하게 파먹는 솜씨를 발휘하면서...

도비도 쪽으롯!

도비도는 서산 쪽으로 뻗어가는 대호방조제(7.5킬로가 넘는 긴 방조제) 쪽에 있다.

 

그곳엔 유명한 해수탕이 있는데, 한겨울에도 노천탕이 개방되어

눈을 맞으며 목욕을 즐기는 맛도 있다.

(한 가지 흠은 그곳이 광물성이 풍부한 곳이라고 소문이 나서

중증 피부병 환자들도 관광버스를 타고 온다는 점...)

 

위의 사진은 가보 수준으로 남겨야 하는 사진.

바로 저 배에서 7년 전 울 공주님이 처음으로 생선회에 입문하신 곳이다.

 

그때 저 부흥호에 들어가 앉아서 우럭회를 시켰는데

처음엔 살살(?) 맛보시더니, 그날 그 자리에서 반 접시 이상을 혼자서 드셨다.

(그 뒤로는 지금도 우럭회를 제일 맛있어 하신다.

하기야, 똑같은 이름의 낚싯배 '부흥호'가 있는데 저 분과 부부.

그 배로 잡아오는 것이어서, 수족관에서 건져낸 우럭과는 그 맛이 다르다.)






이 도비도 선착장에서는 난지도를 오가는 배들이 엉덩이를 걸치는 곳이기도 하다.

때마침 밀물이 들어오고 있었고,

갈매기들이 가장 편한 사냥을 하고 있었다.

 

밀물이 들어올 때 물 위로 뛰어오르는 치어들 (대개 준치와 전어 새끼들)이

선착장으로 잘못 착륙(?)하면 그걸 기다렸다가 잡수시는 것.

우리는 갈매기 감상을 서둘러 마치고 다음 목적지로!

장고항 옆에 있는 마섬이 행선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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