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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오가네곱창>이어, 번성하라, 영원하라!! - 당진 방문기(끝)

[촌놈살이 逸誌]

by 지구촌사람 2014. 8. 4.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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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배꼽으로 나올 경우,

  원본은 이곳에 있다. ->http://blog.naver.com/jonychoi/220080916450

 

1. 장고항(마섬)과 우럭회

다음으로 찾은 곳은 장고항(마섬)

공주님의 18번인 우럭회를 먹기 위해서.

장고항은 당진의 대표적 향토축제 중 하나인 봄철의 실치축제가 열리는 곳.

(당진에서 세계쌀축제도 열리고, 기지시리의 줄다리기 축제는 중요 민속 보존 문화재...)​

'실치'는 사실 '설치'의 잘못인데, '실치'든 '설치'든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뱅어포 재료라고 하면 금방 알아들을 듯.

그게 설치인데, 설치가 크면 괴도라치가 된다.

즉, 실치는 설치의 충청도 명칭이고 설치는 괴도라치의 새끼를 이른다.

장고항은 포구인데, 우리가 간 곳은 장고항을 지나서

석문방조제 쪽에 있는 마섬.

그곳에도 작은 포구가 있고, 무엇보다도 간이 야외 횟집들이 그곳에 있다.

우리가 가끔 가서 바람도 쐬고 회도 먹고 오곤 하던 곳.

방조제 위쪽에 임시로 설치한 식탁에 앉아 바다 구경을 하면서 회를 먹기에 최적인 곳.

바람은 또 어찌나 시원하고 하늘이 맑은지, 그곳엘 가면 막힌 가슴이 확 뚫린다.

이곳은 석문방조제의 장고항 쪽 출발점의 상부에 건설된 접안 시설.

소형 어선들이 늘 머물러 있는데, 어업도 하지만 주로 낚싯배 기능.

 

(참 석문방조제는 길이가 10.6킬로로 우리나라에서 방조제 중 단일 방조제로는 가장 길다.

이곳을 통과하여 송산면 쪽으로 가면 현대제철소, 동부제강 등의 제철 산업단지로 가게 된다.)




이곳에 방조제 상부에 동서로 설치한 야외 식탁들.

좌측 사진을 주문 후 기다릴 때의 모습이고, 우측은 회를 먹고 난 뒤 잠시 휴식 시간...



(사진 좌) 공주가 앉아 있는 저곳에 물이 빠지면 웅덩이가 하나 있는데

              거기에 우리 초보 낚시꾼 부녀가 낚시를 들고 나가 망둥어를 노리기도 했다.

(사진 우) 그곳 갈매기들은 하도 사람들이 주는 먹거리에 익숙해서

              발밑에까지 다가오는 일에도 익숙.

              참, 갈매기들에도 서열이 있었다.

              흰색 일반 갈매기들은 저 갈색들에 밀려 얼씬도 못했고,

              갈색들 사이에도 신참, 호위병, 대장 등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먹느라 정신 팔려 회 사진이 없다.

우린 공주의 소원대로 회 한 접시를 시켰고,

그것으로 양이 모자라 소라 한 접시를 추가.

그런데, 소라 앞에서 우리 공주가 발을 뺐다.

이유를 묻자, '오가네 곱창' 먹을 배를 남겨 둬야징... 와아!​

2. 눈물어린 <오가네 곱창> 집 방문

 

​이 추억 여행 첫 편에 "당진 촌동네 아녀유"라 적은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종합 운동장뿐이 아니라 여러 가지로.

그중 한 가지로 당진의 숨은 맛집들도 있다. 참 많다.

이곳 파주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파주에는 회냉면을 하는 집조차 눈에 띄질 않는다!)​

정갈하고도 번거롭지 않은 세트 메뉴가 일품인 중국집 <중원>.

수타 짜장면을 주메뉴로 한 푸짐한 양으로 늘 손님이 북적대는 <동춘000>

명동의 함흥냉면집 맛에 뒤지지 않는 회냉면집 <함흥면옥>

복요리의 특급 주방장이 정말 멋지게 한 세트를 꾸려내는 <대덕복집>

(내가 머물던, 이 나라에서 1~2위를 다투던 특급호텔에서도 그처럼 맛있는 복요리를 한 적이 없다.) ​

자신들이 가꾼 서리태와 열무로 만든 콩국수로, 허름한 길갓집임에도 늘 고급차들까지

줄지어 기다리게 하는 할머니 콩국숫집

(당진 종합운동장 가는 작은 길가에 있는데 저녁 때 가면 못 먹는다. 그날치가 다 팔리면

그 즉시 문을 닫는다)......

그렇게 계속 리스트를 한참 만들어가게 하는 게 당진인데,

그중에서도 우리 공주가 노래하듯 찾던 곳이 있다.

아까 회를 먹으면서도 뒤에 먹을 걸 위해 배를 남겨둬야 한다던 집.

바로 <오가네 곱창>!


이 집이 우리가 가끔 찾던 <대덕복집>이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한정식집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그 서운함이라니... (4년 동안 한 번도 찾지 않은 우리였음에도)

저 집은 일반적으로 대하기 어려운, 복회(복사시미)까지도 아주 멋지게 잘해주는 집이다.

세트 메뉴를 시키면 복볶음, 복튀김, 복어탕, 복회... 등이 나오는데

우리 세 식구가 넉넉히 배불리 먹고 올 정도임에도 가격이 10만 원 전후.

(서울에서 그리 먹으려면 최소한 30만 원대는 지불해야 하는 내용.)

음식 맛도 그렇지만, 집도 깨끗하고 주위 풍광도 얼마나 산뜻 깔끔한지

우리는 식사 후 인근 산책을 꼭 하곤 했던 집이었는데...



대덕복집을 지나 고개를 넘으면 바로 아미산 입구가 된다.

지금은 당진외국어교육센터로 문패를 바꿔 단 지 10여 년이 되어가는

모 초등학교 길로 올라가면 아미산 등산로가 나온다.

 

아미산은 당진 8경 중 하나.

높이야 별로지만 산정에 오르면 사방팔방이 조용히 품안에 스며들 정도로

풍광과 공기, 하늘, 나무들이 하나가 된다.

외국어교육센터 역시 당진이 자랑할 만한 것 중 하나.

이 나라 초등학교 중 가장 영어 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10여 년 전에 이미 전국 초교 교사들의 현지 방문 시범학교가 된

<초락초교> 역시 교정이 손바닥만 한 조그만 학교다.

<오가네 곱창>으로 가자!




내 옛집을 찾아 갈 때다. 우리집으로 가려면 길가에서 좌회전을 해서

오르막 길을 10여 미터 가야 하는데, 그 좌회전 골목에 서 있는 전봇대에

저 낯익은 상호가 보였다.

 

 

그때는 아 우리가 가끔 손님들이 오면 주문도 해서 먹었기 때문에

그 동네에도 선전을 하려고 저걸 붙여놨나 보다라고만 생각했다.

('구. 고대 오가네 곱창'이라든지 원당 스카이힐 골프연습장 입구... 등은 보지도 않은 채.

하기야, 저건 작심하고 다가가 읽어보기 전에는 이사를 갔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하여, 예전의 위치로 가보니

상호도 바뀌어 있고, 주인아주머니도 낯선 분.

물어보니 이사를 갔다는데, 원당의 기술센터 근방이란다.

난 기술센터 위치를 잘 모르는데...

 

 

우리 집 전봇대 자리로 원위치!

정확한 위치와 전화번호를 폰에 입력한 뒤, 다시 출발!

​원당 쪽으로 들어서서 조금 가니, 멀리 골프연습장 시설이 보였다.

가장 찾기 쉬운 표지판. 야호!

반가운 마음에 뛰어가다시피 해서 도착.

​오! <오가네 곱창>

우선 자초지종을 고한 뒤, 주인아주머니와 울 집 두 뇨자분들의 반가운 해후가 이어지고

그토록 공주가 입에 달고 지내던 곱창을 공격한 뒤

다시 곱창 전골에 도전.

 

 

이 집을 우리가 그토록 찾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중 두 가지는 음식과 꽃들...

 

 

우선 난 개인적으로 곱창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냄새와 질김 현상 때문에)

그 두 가지 문제가 저곳에서는 전혀 없다.

냄새 없애는 비법도 있는데다, 재료 선택과 갈무리 방식이 독특해서다.

질긴 부위가 한 군데도 없다.

 

 

내가 출장 중이거나 할 때 먼 곳에서 여성 손님들이

찾아오면 여자들끼리는 항상 저 곱창을 시켜 먹었을 정도.

얼큰하면서도 맵지 않아서, 나처럼 매운 걸 못 먹는 사람에게도 적당.


이것들은 주인 부부가 밖에서 키우는 수많은 것들 중의 일부.

내가 당진 집에서 꺾꽂이로 잔뜩 불렸던 국화 대국도 실은

저 아주머니에게서 얻은 줄기로 불린 것이었다.

 

 

사진 왼쪽 녀석이 좀 드물게 대하는 것.

나도 고양꽃박람회 때나 보고 오랜만에 대한 것인데

바로 벌레 잡아 먹는 (식충) 선인장 중 하나.

벌레가 들어가면 꽃이 입을 다물어 벌레를 소화시킨다.

 

(우리가 신기해 하자, 아주머니는 두 가지를 잘라내어 우리에게 주셨다.

그날도... )



오른쪽 녀석 역시 쉽게 대하기 어려운 녀석 중 하나.

보기엔 해바라기 비슷하지만, 실은 아욱 쪽과 더 친한 녀석이라고 해야 한다.

꽃잎 하나하나마다 열매를 매다는 녀석인데

그 씨앗으로 발아시키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그걸 주인아주머니의 정성으로 대를 이어 간신히 살려낸 것이란다.



널찍한 가게 안 사면 어느 곳이고

정성 들여 가꾼 화분들이 들어 차 있다.





둘러 보면, 햇빛을 받아야 제대로 생육되는 것들도 적지 않은데

틈틈히 바깥 바람 쐬이기라도 하셨는지

어느 것 하나 비실거리는 것도 없고, 윤택이 나지 않는 것이 없다.

 

 

식물 역시 사랑을 먹고 자란다.

관심 양만큼 식물도 태가 나고 바르게, 예쁘게 자란다.



저 장면. 이제 슬픈 이야기를 해야 한다.

바로 주인 아저씨의 사망 소식.

 

 

무뚝뚝하면서도 은근히 정이 많은 이였지만, 제법 무서워 보이는데다

한 팔조차 없어서, 나도 처음에는 월남전 참전 군인인가 했었다.

 

 

돌아가신 지 한 해도 안 되었단다.

나이 60도 못 넘긴 채, 심장마비로.

오호 애재라.

 

 

서울에서 만난 두 사람이 부부가 되기까지에는 제법 많은 사연이 있고

얼마 전 아저씨가 장로에 올라 그토록 두 사람이 좋아했었다는데...

 



<오가네 곱창>을 노래하던 울 공주를

주인 아주머니가 꼭 껴안아 주었다.

슬픔 자국을 씻어낸 채...

 

 

우리가 할 말은 오직 하나뿐인 듯하다.

<오가네 곱창>이여 번성+창성하라! 영원하라!!

 

 

*우리를 배웅하러 나온 아주머니는 연신 주방을 드나들며

충청도 식 무지를 비롯하여,

이것저것을 자꾸만 꾸러미로 만들어 주셨는데

받아드는 우리들 마음이 그럴수록 더 무거워져 왔다.

 

 

뒤늦게 마음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꼭 돌아가신 분의 뜻대로 모든 것을 이뤄내시라 믿습니다.

늘 건강하게, 지금처럼 씩씩하게 지내시고요.

내후년에 다시 뵙겠습니다. [Aug. 2014]

​오가네 곱창 위치 : 1. 당진버스터미널 옆 사거리(원당사거리)에서 농업기술 센터 쪽으로 우회전

                          2. 200여 미터 서행하면 멀리 오른쪽으로 스카이힐 골프연습장 시설이 보임.

 

연락처 : 가게 (041) 352 1580

           핸펀 010 6645 1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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