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5회(2014.9.29.)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배순매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3) 띄어쓰기
○ 출제된 문제들
- 휴가철이라 바가지 요금(x)/바가지요금(o)이 극성이다.
- 짓다만(x)/짓다 만(o) 건물이 흉물스럽다.
- 이런 북새통(o)/북새 통(x) 속에서도 형은 할 일을 다했다.
- 동생이 두발자전거(o)/두발 자전거(x) 타기를 배우고 있다.
이번 출제 유형은 모두가 복합어 여부를 구분하는 것으로 매우 단순했다. 명사로 출제된 것은 모두 한 낱말의 복합어들이었고, ‘짓다만(x)/짓다 만(o)’의 경우만 ‘짓다말다’라는 복합동사가 없으므로 띄어 적어야 하는 것.
따로 문제 풀이 설명이 필요 없는 것들인데, 두 가지만 언급할까 한다.
첫째, ‘북새통’과 관련하여 ‘통’은 좀 까다로운 의존명사인데, 이 경우는 복합어로 쓰인 경우여서 붙여 적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는 띄어 적어야 한다. 의존명사로서의 ‘통’ 문제는 이미 한 번 출제된 적이 있고, 당시에도 설명한 바 있는 내용이다.
◈우리 가족은 난리통에 뿔뿔이 흩어졌지 : 난리 통의 잘못.
[설명] ‘통’은 의존명사. ¶때는 장마 통이라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영감은 하 반가운 통에, 하마터면 여인의 손을 덥석 잡을 뻔하였다.
참고적으로, 복합어 판별에 도움이 되는 한 가지를 소개하면 ‘의미 특정’의 개념이다. 예컨대, ‘바가지요금’의 경우 ‘바가지 요금’으로 적을 경우, 자칫하면 ‘바가지 사용료’의 뜻으로도 이해될 수 있기 때문에 ‘바가지요금’이라는 한 낱말로 만들어 ‘실제보다 터무니없이 비싼 요금’이라는 특별한 뜻을 부여한 것이다. (‘두발자전거’ 역시 ‘두발 자전거’로 적으면 바퀴가 두 개인 자전거라 아니라 자칫하면 두 발로 가는 자전거도 된다.) 이와 같은 것을 의미 특정(特定)이라고 하는데, 모든 복합어들은 예외 없이 이 의미 특정 과정을 거친 뒤 사용 빈도를 고려하여 선정된 것으로 보면 된다.
둘째, ‘짓다 말다’에서 보이는 ‘말다’ 역시 꽤나 까다로운 낱말이다. 흔히들 쓰임에서 앞말과 밀접하게 잇따라 쓰이는 까닭에 붙여 적는 경우가 많은데, 이 ‘말다’는 독립동사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붙여 적는 경우가 없다고 생각하면 쉽다. 단, ‘-자마자’의 형태만 어미인데, 이때는 ‘말다’와는 전혀 무관한 형태이기도 하다. 아래의 설명들을 참고하시기 바라며, 더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신 분들은 내 맞춤법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ㆍ맞춤법> 중 ◈♣‘~나마나하다’(x)와 ‘~나 마나 하다’의 띄어쓰기 항목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하고말고가 어딨어. 이건 선택사항이 아니야 : 하고 말고가의 잘못.
[설명] ‘하다’와 ‘말다’의 활용형이 이어진 형태. ‘말다’는 보조용언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그럴 경우에도 ‘-지 말다’, ‘-고(야) 말다’와 같이 특정 구성으로만 쓰이는 낱말이며, 보조용언으로 쓰일 때에도 보조용언 붙여쓰기 허용 원칙에 해당되지 않아 붙여 쓸 수 없는 특수어. ☞‘하다 말다’ 항목의 상세 설명 참조.
◈넌 어째서 하나마나한 일에 매달려 있냐? : 하나 마나 한의 잘못.
[설명] ①‘하나마나하다’라는 낱말 없음. ②‘하다’와 ‘말다’의 두 동사 활용형.
◈먹으나마나, 하나마나, 보나마나 : 먹으나 마나, 하나 마나, 보나 마나의 잘못.
[설명] 이것들은 모두 별개의 동사인 ‘먹다/하다/보다’와 ‘말다’의 어간에 ‘-(으)나’의 활용어미가 붙은 것들로서 각각의 낱말 연결일 뿐임. 낱말들은 띄어 적는다는 원칙에 따라서 띄어 적어야 함. 즉, ‘-나 마나’로 적어야 함.
[주의] ‘-자마자’는 어미임 : ‘떠나자마자, 먹자마자, 오자마자’.
4. 2단계 우리말 가리사니 : 개인전 3문제, 단체전 3문제. 최대 총 750점.
단, 다른 사람이 틀린 문제를 맞히면 50점 추가.
-개인전 1 :
꽁치->(ㅌ)(ㅈ)(ㄹ) ->통조림; 소리->(ㅁ)(ㅇ)(ㄹ)->메아리
격언 ->(ㅅ)(ㄷ) -> 속담; 입술 ->(ㅎ)(ㅍ)(ㄹ) ->휘파람
음절 조합 문제 1 도움말 : 통조림/메아리/속담/휘파람
문제 : 밤/상수리 따위가 충분히 익어 저절로 떨어질 정도가 된 상태. =>(답)아람 (정답자 3명)
-개인전 2 :
용 ->(ㅇ)(ㅇ)(ㅈ) ->여의주; 먼지 ->(ㅌ)(ㄲ) ->티끌
미꾸라지 ->(ㅊ)(ㅇ)(ㅌ)->추어탕; 돼지 ->(ㅅ)(ㄱ)(ㅅ) ->삼겹살
음절 조합 문제 2 도움말 : 여의주/티끌/추어탕/삼겹살
문제 : 몹시 애타게 기다리는 마음. =>(답)여삼추 (정답자 4명)
-개인전 3 :
경찰->(ㅍ)(ㅊ)(ㅅ) ->파출소; 날짜 ->(ㅇ)(ㅈ)(ㅍ) ->x, 일정표
계절 ->(ㅊ)(ㅎ)(ㅊ)(ㄷ) ->춘하추동; 곤충 ->(ㅊ)(ㅍ)(ㄹ) ->초파리
음절 조합 문제 3 도움말 : 파출소/일정표/춘하추동/초파리
문제 : 미인의 맑고 아름다운 눈길. =>(답)추파(秋波) (정답자 3명)
개인전 문제는 근래 들어 가장 평이한 편이었던 듯하다. 단체전 음절 조합 문제도 한자어가 두 개나 출제되었지만, 일상적으로도 흔히 쓰이는 것이어서 난도가 높은 편은 아니었다. 다만, 그런 긴장되는 자리에서 얼른 답이 떠오르지 않는 편이어서 ‘담메’와 ‘초리’라는 오답도 나왔다.
2단계에서 선을 보인 ‘아람’과 그 관련어인 ‘수리’, 그리고 비슷한 표기지만 뜻이 무척 다른 ‘아람치’와 더불어 ‘추파’의 관련어 뜻풀이를 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에서 전재한다.
아람? 밤/상수리 따위가 충분히 익어 저절로 떨어질 정도가 된 상태/그런 열매.
아람(이) 불다 ? 아람이 나무에서 떨어지거나 떨어질 상태에 있다. ☞[주의] 관용구로서는 ‘아람이 벌다’가 아님. 그러나, ‘벌다’에는 다음과 같은 뜻이 있으므로 ‘아람이 벌다’를 쓸 수는 있음. 그러나 관용구는 아님. 벌다? ①틈이 나서 사이가 뜨다. ②식물의 가지 따위가 옆으로 벋다. ③몸피가 가로 퍼지다.
수리*? 밤/도토리/개암 따위의 일부분이 상하여 퍼슬퍼슬하게 된 것.
아람치*? 개인이 사사로이 차지하는 몫.
깃*2? 무엇을 나눌 때, 각자에게 돌아오는 한몫.
독차지*[獨-]? 혼자서 모두 차지함.
통차지? 통째로 다 차지함.
먹을알*? ①그다지 힘들이지 아니하고 생기거나 차지하게 되는 소득. ②금이 많이 박힌 광맥/광석.
거저먹기*? 힘을 들이지 아니하고 일을 해내거나 어떤 것을 차지하는 것. ¶~먹다*?
중간따기[中間-]?자기 차례나 몫이 아닌데도 남보다 앞질러 중간에서 차지하는 일.
도차지[都-]? ①일/물건 따위를 도맡거나 혼자 차지함.②세력 있는 집/부잣집의 살림을 그 주인의 지시에 따라 도맡아서 하는 사람.
무당차지*? 굿판에 차렸던 물건/음식 가운데 무당이 가지고 가는 몫.
낭탁[囊橐]? ①어떤 물건을 자기의 차지로 만듦. 그렇게 한 물건. ②주머니와 전대를 아우르는 말.
농단지술[壟斷之術]? 이익을 혼자 차지하는 재주.
추파*[秋波]? ①가을의 잔잔하고 아름다운 물결. ②이성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은근히 보내는 눈길. ③환심을 사려고 아첨하는 태도/기색. ④미인의 맑고 아름다룬 눈길.
추파질[秋波-]? 추파를 보내는 짓. ¶~하다?
사내 못난 것은 북문에 가 호강받는다 ? 조선 후기에, 아무리 못난 사내라도 서울의 북쪽에 있는 숙정문(肅靖門)에만 가면 많은 부녀자로부터 추파를 받고 환대를 받았음.
2단계를 마쳤을 때, 출연자들의 점수는 각각 700/600/1050/900점. 우승자 순매 님의 점수가 천 점을 돌파했고, 오기 님이 그 뒤를 쫓고 있었다. 웅서 님과 성미 님의 낮은 점수는 1단계에서 각각 100점/200점을 받은 영향도 컸다.
5. 3단계 십자말풀이 20문제 (감점이 없는 쓰기 문제 4개 포함)
앞서 언급한 것처럼 홀수 회였음에도 십자말풀이에서 출제된 한자어들은 ‘대어/암흑기/선착순/개과천선/성과급’ 등의 착한(?) 말들이어서 출연자들이 ‘순망간’을 제외하고는 정답을 찾아내는 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되었다.
아울러 쓰기 문제로 출제된 ‘걸음나비/옴니암니(암니옴니)/성과급’ 등도 종합 실력 시험용으로 꽤 좋은 문제였다.
쓰기 문제부터 살펴보기로 한다. 설명은 내 책자 해당 부분 전재로 대신한다.
-걸음나비
나비*? 피륙/종이 따위의 너비.
너비*? 평면이나 넓은 물체의 가로로 건너지른 거리. ≒폭[幅]
걸음나비*? ≒보폭(步幅)(걸음을 걸을 때 앞발 뒤축에서 뒷발 뒤축까지의 거리).
가로나비*? 옷감 따위를 가로로 잰 길이.
-옴니암니/옴니암니
암니옴니≒옴니암니? 다 같은 이인데 자질구레하게 어금니 앞니 따진다는 뜻으로, 아주 자질구레한 것. ¶안 쓴다 안 쓴다 했어도 옴니암니까지 계산하니까 꽤 들었어요. ? 자질구레한 일에 대하여까지 좀스럽게 셈하거나 따지는 모양. ¶종일 쓴 반성문인데도 그는 옴니암니 따져가며 두 시간 넘게 확인했다.
-성과급(成果給)[명] 작업의 성과를 기준으로 지급하는 임금.
그 밖에 3단계 십자말풀이에 나온 말 중 익혀둘 만한 관심 낱말들의 뜻풀이와 관련어 설명을 내 사전에서 전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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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물≒개숫물/개수? 음식 그릇을 씻을 때 쓰는 물.
개골창*≒구거[溝渠]? 수채 물이 흐르는 작은 도랑.
잦을수채통? 물이 잘 스며드는 모래땅 같은 곳에, 수채의 물이 잦아들어 빠져나가도록 만든 수채통. ☞위의 예에서 보듯, 수챗물은 ≪표준≫에 없는 말. ‘수채 물’로 표기.
광대등걸*? ①거칠고 보기 흉하게 생긴 나뭇등걸. ②살이 빠져 뼈만 남은 앙상한 얼굴. [<-광대 : ‘얼굴’의 속어]
비거스렁이*?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
갓밝이*? 날이 막 밝을 무렵.
동살*2? 새벽에 동이 틀 때 비치는 햇살.
순망[旬望]? 음력 초열흘과 보름을 아울러 이르는 말.
순망간[旬望間]? 음력 초열흘부터 보름까지의 사이.
오늘도 방방곡곡에서 조용히 실력 기르기에 매진하고 계신 분들이 언젠가는 꼭 멋지고 알찬 열매들을 맛보시게 되길 기원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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