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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겨루기 537회(1)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4. 10. 1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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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2014.10.6.)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김범순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1. 무대를 빛낸 분들

 

배순매 (54. 회사원. ‘144월 정기 예심 합격자.) =>연승 도전 실패.

이정우 (63. 아파트 경비원. ‘14년 상반기 청주 지역 예심 합격자.)

김범순 (61. 미용장. ‘14년 상반기 청주 지역 예심 합격자.) =>우승!

류신영 (23. 대학생. ‘147 정기 예심 합격자.)

 

우승자가 다시 바뀌었다. 입원 중이신 아버님에게 효도를 다짐하며 출연하셨던 순매 님의 자리에 범순 님이 오르셨다. 범순 님은 젊은 시절 KBS 극본 공모에 당선되실 정도의 실력과 꿈을 지니셨지만 남편의 오랜 투병 생활 뒷바라지를 위해 미용실을 하셨다는 미용장. 함께 출연한 정우 님이 10년을 더 젊게 보실 정도로 대단한 분이셨다. , 두 분은 같은 청주 지역 예심을 통과한 예심 동기생이기도 하다.

 

63세이면서도 씩씩하게(?) 아파트 경비원으로 봉직하고 계시는 정우 님 같은 분들도 노력만 하면 당당히 실력을 겨룰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다른 많은 이들에게도 꿈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참으로 좋은 프로그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과야 중요하지 않다. 노력할 수 있도록 이끌고 그에 따라 목표를 세워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그게 그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것인가. 그저 대충 엄벙덤벙 살아가거나, 늘 바쁘다는 소리를 요령 소리 삼아서 엄범부렁하게 살아가는 이들도 적지 않은 세상에...

 

2. 이것저것

 

-첫선을 보인 말들 : 1~3단계를 통틀어 처음 모습을 보인 말들은 아망/신병(身柄)/초름히/청안시(靑眼視)/이탓저탓/개미역사(-役事)’. 그 밖에 재활용 낱말이지만 꼭 익혀둘 만한 것들로는 다락같다/흥이야항이야/엉이야벙이야/깍두기집안/기시감(旣視感)/깜냥등을 들 수 있겠다.

 

-이번 회의 특징 : 가장 큰 특징이라면 1단계 맞춤법 문제에서 곯다계통의 낱말들이 집중적으로 나왔다. ‘배를 곯리다, 잠에 곯아떨어지다, 코를 골다, 몸이 곯았다등으로. 참신한 접근이었고, 국민적 교육 효과도 컸을 듯하다.

 

1단계에서 발음 문제가 순매 님과 신영 님이 연 문제에서만 나왔다. 그처럼 주어지는 문제 유형이 좀 달랐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공통이었지만 어떤 이에게는 맞춤법 문제가 두 개 주어지는가 하면 발음 문제가 나오기도 하는 등, 다양했다.

 

발음 문제로 출제된 깨끗이폭발은 사회자의 설명대로 일상 언어생활에서 흔히 헷갈리거나 실수하는 것들이어서 교육적 차원에서 아주 좋은 낱말 선택이었다. 공중파 방송의 교육 전파 효과는 상상을 뛰어 넘을 정도로 광범위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2단계 우리말 가리사니 문제 중 세 번째 문제들은 대체로 쉽지 않았다. 2차 연상을 해야 할 말들로 채워졌다. ‘도시 시가지’, 건반 풍금, 물고기 낚싯대, 허상 뜬구름으로의 연결은 앞서의 문제들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2차 연상을 해야만 답을 떠올릴 수 있는 말이었다. 평지를 걷다가 오르막 산길로 들어서는 것과 흡사하다고나 할까.

 

낱말 조립 문제에서는 평이하지만 평소 뜻풀이를 유의해서 익혀둬야 할 고유어들인 하나뜬금이 출제되어 이채로웠다. 출제진들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

 

-옥에 티 : 이번에는 출연자들에게서 보였다. 순매 님이 우승 관련 이야기를 하면서 이곳저곳에서 많이 걸려온 전화 얘기 끝에 정말 장난이 아니었어요.’라는 말을 했는데, 얼결에 흔히 쓰는 장난이란 말은 그런 상황에 어울리는 적절한 어휘가 아니다.

 

어느 분의 우리말 관련 책자에, 박완서 님의 작품 중에 나오는 택시비가 장난이 아니었어요.’라는 대화를 두고 설명한 바가 있듯이, ‘장난이란 주로 어린아이들이 재미로 하는 짓. 또는 심심풀이 삼아 하는 짓. 짓궂게 하는 못된 짓.’을 이를 뿐이므로, 그럴 때는 그걸 예삿일(例事-. 보통 흔히 있는 일)’ 정도로 바꿔서 말하는 습관을 붙이는 게 좋다. 칭찬 겸 안부 전화의 폭주와 장난은 너무나 동떨어진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은 장난예삿일은 아무런 인척 관계(?)도 맺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이런 실수는 신영 학생에게서도 나왔다. ‘화이팅해야죠라고 답한 부분이 그것이다. 자주 말했듯, ‘파이팅은 외래어로 받아들여진 말이기는 하지만 현재 우리말에서는 운동 경기에서, 선수들끼리 잘 싸우자는 뜻으로 외치는 소리. 또는 응원하는 사람이 선수에게 잘 싸우라는 뜻으로 외치는감탄사로만 한정하고 있는 말이다. , 잘 싸우자는 뜻의 명사는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왜냐하면 이 파이팅은 본래의 뜻이 전투를 뜻하는 지극히 살벌한(?) 말이라서, 우리가 쓰는 의미와는 워낙 거리가 있는지라 명사적 의미로는 아직 외래어에 들지 못하고 있는 말이다.

 

심하게 말해서 외국어 부스러기를 습관적으로 애용하는 이들에게서 아주 자주 듣는 말 중의 하나가 이 파이팅이기도 한데, 응원용이나 힘 모으기용 감탄사로 쓸 경우에도 순화어 아자가 있다. 한데, 그런 말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이들이 거꾸로 앞장서서 애용하는 말이 이 파이팅이기도 하다. 참 야릇한 일이다.

 

한 가지 더. 어제 신영 학생의 발음 습관을 대하면서 걱정이 앞섰다. 언젠가 이곳에서 모 초등학교 교사가 출연했을 때 오바마와 실베스터 스탤론의 예까지 들면서 한 번 언급한 바가 있는데, 요즘 괴상하게 번진 나쁜 발음 습관에 신영 학생도 물들어 있었다. 입을 크게 벌리지 않고 입안에서 오물거림으로써 울림소리를 내는 현상이 그것이다. 그건 아주 나쁜 습관이다. 명료한 발음을 위해서는 최대한 입을 크게 벌리고 입술을 넓히는 게 기본인데, 그 반대로 하는 것이므로.

 

미국/영국인들이 대화를 할 때 보라. 성량은 크지 않은데도 목소리가 명확하게 들린다. 발음이 명료해서 좀 떨어져 있어도 그들의 말소리가 들리지만 큰 소리는 아니어서 귀에 거슬리지는 않는다. 그 정도 거리에서 말소리가 들리려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는 성량을 높여 큰 소리로 다투듯 해야만 한다. 어째서 그럴까.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말하기(화법. speech라고 한다)를 정규 과목으로 배운다. 그 첫 장이 발화(發話. utterance)에 관한 것인데, 입을 크게 넓게 벌리고 목소리를 평음 수준으로 높이라고 되어 있다. 그들은 이 발화 교육을 내내 받으며 자란다. 그러니, 그들의 발음이 그처럼 명료하기 때문에 높게 들리는 것이다.

 

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발화 교육 자체를 시키지도 않거니와 발표할 때 우물거리거나 성량이 적은 경우에도 교정 교육을 시키지 않는다. 그냥 넘어간다. 그러니 앞에 나와서 발표를 하거나 하는 자리에서 더듬거리거나 자신감이 없고, 심지어 무대공포증으로 발전되는 경우조차 있다. 오죽하면 애국가를 부르는 행사장에서 원곡 첫 음 음정을 제대로 내는 이들이 없어서 이제는 그걸 3도 낮은 음으로 조정한 반주곡을 공식 행사에서 쓰고 있을까. 그 시발은 입을 크게 넓게 벌려서 소리를 내는 습관을 들이지 않은 탓이 크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처럼 중요한 것이 발화 시의 입 모양인데, 요즘 세태는 거꾸로다. 게다가 이런 발음이 아주 널리 유행되고 있다. 아주 나쁜 것인 줄도 모르고 그저 얼결에 따라들 하고 있다. 그 출발은 우리말 발음이 어려웠던 어느 여자 연예인에게서 비롯된 것으로 아는데, 그게 지금 온 나라를 휘젓고 있다. 좋은 것도 아닌 나쁜 것이. 연예인 따라 하기를 탓할 수는 없지만, 나쁜 것까지 따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리고, 취업을 앞둔 이들에게는 그런 따라 하기처럼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것도 없다. 그런 발음 버릇으로 면접장에 들어서 보라. 점검되지 않아도 좋을 항목 - 경박함, 유행 좇기-까지 날카로운 면접관들에게 추가로 점검받는다. 그리고 그 결과는 보나마나 뻔하다. 대기업의 면접에서 낙방된 이들 중에는 이런 발음 습관이 그 단초가 된 이도 있다. 내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기억하라! 명료한 발음은 입을 크게 벌리고, 입술을 최대한 위 아래로 벌리는 연습을 거듭해야 나온다.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이들이 입이 아프도록 연습하는 게 바로 구강/구순을 넓게 벌려 발음하는 일이다. 연습을 하고 나면 턱이 뻐근할 정도로들 한다. 요즘 유행하는 오물거리기, 즉 목 울림소리 발음법과는 정반대다.

 

3. 1단계 바른 말 고르기 : 최대 400

 

배순매 : 400.

[맞춤법1] 배를 곯리다(o)/골리다(x)

[고유어] 아망 : 아이들이 부리는 재롱(x)/오기(o).

[발음] 깨끗이 : {깨끄치}(x)/{깨끄시}(o)

[띄어쓰기] 그는 오나 가나(x)/오나가나(o) 말썽만 부렸다.

 

이정우 : 200. 맞춤법1 및 띄어쓰기에서 실수.

[맞춤법1] 잠에 곯아떨어지다(o)/골아떨어지다(x).

[고유어] 다락같다 : 물건값이 매우 싸다(x)/비싸다(o)

[맞춤법2] 용의자의 신변(x)/신병(o)을 확보했다.

[띄어쓰기] 여기서부터 입니다(x)/여기서부터입니다(o).

 

김범순 : 200. 고유어와 띄어쓰기에서 실수

[맞춤법1] 코를 골다(o)/곯다(x)

[고유어] 이래라저래라 : 엉이야벙이야(x)/흥이야항이야(o)

[맞춤법2] 늘상(x)/(o) 있는 일.

[띄어쓰기] 자동차가 큰 소리(o)/큰소리(x)를 내며 지나갔다.

 

류신영 : 200. 맞춤법1과 고유어에서 실수

[맞춤법1] 객지 생활을 오래 해서 몸이 곯았다(o)/골았다(x).

[고유어] 마음에 차지 않아 내키지 아니하게 : 국으로(x)/초름히(o)

[발음] 폭발 : {폭빨}(o)/{폭팔}(x)

[띄어쓰기] 운동을 가까이하면(o)/가까이 하면(x) 건강에 좋다.

 

문제 풀이로 가자.

 

1) 고유어 부분

 

출제된 문제

 

- 아망 : 아이들이 부리는 재롱(x)/오기(o).

- 다락같다 : 물건 값이 매우 싸다(x)/비싸다(o)

- 이래라저래라 : 엉이야벙이야(x)/흥이야항이야(o)

- 마음에 차지 않아 내키지 아니하게 : 국으로(x)/초름히(o)

 

특별히 설명을 보탤 말은 별로 없다. 나올 만한 것들이 출제되었다고 할까. 아래에서 보듯, 출제될 만한 것으로 생각되어 내 책자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에서 표제어에 밑줄을 그었거나 볼드체로 처리한 것들이다.

 

그중 엉이야벙이야/흥이야항이야의 준말인 엉야벙야/흥야항야도 이참에 익혀두면 좋다. 미끼용으로 나온 국으로는 여러 번 선을 보인 낱말로서 이곳 문제풀이에서도 여러 번 다뤘던 말이다. 앞서 적은 것처럼 아망/초름하다는 처음 선을 보인 낱말들이다.

 

아망? 아이들이 부리는 오기. ¶~스럽다?

 

다락같다*? ①물건값이 매우 비싸다. 덩치/규모 정도가 매우 크고 심하다.

 

흥이야항이야* ?흥야항야? 관계도 없는 남의 일에 쓸데없이 참견하여 이래라 저래라 하는 모양.

엉이야벙이야 ?엉야벙야? 일을 얼렁뚱땅하여 교묘히 넘기는 모양.

 

초름하다? ①넉넉하지 못하고 조금 모자라다. 마음에 차지 않아 내키지 않다. ¶그는 아들의 행동이 초름하여 계속 떨떠름한 얼굴이었다.

 

2) 맞춤법 부분

 

출제된 문제

 

- 배를 곯리다(o)/골리다(x)

- 잠에 곯아떨어지다(o)/골아떨어지다(x).

- 용의자의 신변(x)/신병(o)을 확보했다.

- 코를 골다(o)/곯다(x)

- 늘상(x)/(o) 있는 일.

- 객지 생활을 오래 해서 몸이 곯았다(o)/골았다(x).

 

이번 출제는 골다/곯다와 관련된 문제들이 집중적으로 나온 게 무척 이채로웠다.

 

- 배를 곯리다(o)/골리다(x); 잠에 곯아떨어지다(o)/골아떨어지다(x); 코를 골다(o)/곯다(x); 객지 생활을 오래 해서 몸이 곯았다(o)/골았다(x).

 

곯다에는 다음의 세 가지 뜻이 있다. 그중 첫 번째 경우의 곯다의 큰 말은 굻다이다. 주의해서 익혀야 할 말. 출제 방식이 변경될 경우에, 고유어 문제로 출제 가능성이 높은 낱말에 든다. 비슷한 말로 골막하다<굴먹하다도 있다. 함께 익혀두시기들 바란다.

 

곯다1<굻다? ①담긴 것이 그릇에 가득 차지 아니하고 조금 비다. 한 부분이 옹골차지 아니하고 폭 꺼지다.

골막하다<굴먹하다? 담긴 것이 가득 차지 아니하고 조금 모자란 듯하다.

곯다2? ①속이 물크러져 상하다. 은근히 해를 입어 골병이 들다. []골병들다, 곪다, 상하다.

곯다3? []에 아주 모자라게 먹거나 굶다. ¶어린 시절 배곯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곯아떨어지다(o)/골아떨어지다(x)’의 경우, ‘곯아-’로 적는 이유는 본뜻 유지 때문이다. 상세 설명은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의 해당 부분 전재로 대신한다.

 

코골이가 심한 녀석이 술에 골아떨어졌으니, 그 소리야 말 안 해도 : 곯아떨어졌으니의 잘못. <-아떨어지다[]

사업에서 크게 골아 떨어지고 나면 충격이 크지 : 곯아떨어지고의 잘못.

[설명] 두 개의 용언이 어울려 한 개의 용언이 될 적에 앞말의 본뜻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그 원형을 밝히어 적음. , ‘곯아떨어지다의 경우 곯다의 의미가 유지되므로 곯아떨어지다로 적고, ‘골아떨어지다는 버림.

곯아떨어지다? ①몹시 곤하거나 술에 취하여 정신을 잃고 자다.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잠에 곯아떨어지다. 크게 손해를 입거나 낭패를 당하다.

 

- 용의자의 신변(x)/신병(o)을 확보했다.

 

흔히 쓰는 말 신병에 관한 문제였다. 뜻풀이는 다음과 같다.

 

신병[身柄]? 보호/구금의 대상이 되는 본인의 몸.

 

- 늘상(x)/(o) 있는 일.

 

실생활에서 얼결에 흔히 잘못 사용하기도 하는 낱말 문제로 기본적인 맞춤법 문제. 내 책자의 해당 설명을 전재한다.

 

그는 늘상 웃는 표정이다 : (또는 언제나/노상/만날)의 잘못. 없는 말.

늘상 하는 소리지만, 제발 좀 작작 밝혀라 : 의 잘못. 없는 말.

[설명] 위의 예문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노상/항상(恒常)/언제나/변함없이/만날/항용/으레등과 바꾸어 쓸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늘상의 잘못. ‘을 뜻하는 한자어 ()’이 중복되어 쓰인 경우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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