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배꼽으로 나올 경우, 원본은 이곳에 있다 : http://blog.naver.com/jonychoi/220175891898]
올 7월 가족 텃밭에 갔다가
대국(大菊)이 제때 가지치기와 그루 나누기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서
성장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걸 보고
그루 나누기는 때가 늦은 터라 가지치기만 대강 해주었는데...
그때 가지치기로 나온 곁가지들을 그냥 버리자니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몇 개를 가져다가 괜찮은 녀석으로 골라서 삽목을 했었다.
딱 10개만.
이때가 삽목 후로 1달이 지난 때.
잎들이 싱싱한 것이 제대로 뿌리 내리기에 성공한 모습이다.
그런데...
그 뒤 상태가 수상(?)해서 뿌리 검사를 해보니
곰팡이가 공격 중.
하여, 노지 이식을 서둘렀다.
이게 노지 이식 당시의 모습이다. 땡볕이 무섭던 8월.
오종종하고 꾀죄죄하고... ㅎㅎㅎ
그 모든 원죄는 내 탓이다.
삽목 시기가 너무 늦었는데다, 노지 이식 직전의 생육 상태가 최고조여야 하는데
곰팡이 피해가 발전될까 봐 이식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하여, 땅기운까지 땡볕에 두 손을 들고 있던 8월 복판에 노지 이식을 했는데...
다행히도 이식 다음날부터 비가 제대로 와 주어
위에서 분사식으로 급수해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었고, 수량도 풍부했다.
그러구러 두 달 반이 지났다.
가끔 들여다 볼 때마다 그런 대로 쓰러지거나 고사하는 일 없이 자라주어서,
다행으로 여기며
올해 꽃 보기는 글렀고 다음 해를 기약해야겠구나 했는데...
짜잔~~
부실한 줄기며 잎에 비해서는 놀랄 정도로
본 모습을 잃지 않고 꽃을 피웠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줄기의 굵기가 제대로 컸을 때의 4분의 1도 안 된다.
제대로 대우받으며 크면 어른 새끼손가락 굵기 정도 되는데....
키도 난쟁이 수준.
제대로 자라면 1미터 근방이거나 그 이상이기도 한데
제일 큰 녀석이 겨우 20센티나 되려나.
게다가 아직 꽃봉오리만 매달고 있는 녀석들이 더 많다.
나머지 7그루는 개화 준비 상태.
그래도 그게 어디랴.
삽목 10개가 모두 완생이고, 노지 이식 후에도 단 한 그루 쓰러지거나
지레 지쳐 나자빠진 녀석들이 하나도 없다.
10녀석 모두가 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낸 흔적이 도도하다.
대/견/하/다!
내년에는 처음부터 당당한 모습으로 자라나
받침대 부축까지 받으며 제대로 대국다운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줄 듯하다.
문득, 어린 식물들이 때로는 허약해 빠진 아이들이나
콩나물처럼 정신적 척추 부실 상태의 소수 청년들보다도
몇 배 낫다는 생각도 든다.
그들에게 식물 손수 기르기를 서너 해만 시켜도 뭔가를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사진 가운데의 새싹 모습은 올해 4년 만에 발아한 루핀(루피너스)이다.
올봄 놀랍게도 한 그루가 싹을 내어 자라더니
요즘 또 다시 밑줄기에서 새싹을 뒤늦게 피어 올리고 있다.
이 녀석들은 당진에서 사랑받던 녀석들이기도 한데
큰 화분 하나에만 담아온 녀석들을 다른 것들과 함께 학교에 기증했더니
한 해도 못 넘기도 절반 이상을 고사시켰다.
그런데 저 녀석은 화분에 흙을 담아오면서 함께 담겼던 씨앗인 모양인데
세 해가 지난 올봄에 발아하여, 놀랍게도 새싹 하나를 밀어 올렸다.
녀석의 내년 모습 또한 기대된다.
이젠 제대로 자라나면 근방에 적잖게 씨앗도 흩뿌릴 터이므로... [Nov.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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