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 배꼽이면 원본은 이곳에 있다 =>http://blog.naver.com/jonychoi/220223397827
요건 내 탓이 아니당. 이 좁아터진 나라에서 겨우 두 개뿐인 포탈끼리도
호환이 되지 않는 '쫌씨'들 탓.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명언(?)이 있다.
거의 맞는 말이다. 특히 연말이면. ㅎㅎㅎ
(왜냐. 백수는 어떤 경우에도 거절 핑계로
'요즘 바빠서...' 소리를 절대로 할 수가 없응게로.)
내 경우도 17일(수), 18일(목), 20일(토), 21일(일), 24일(수), 25일(목)
27일(토)에 이어 오늘 29일(월)까지 몸과 시간, 특히 밤 시간을 집 바깥에서 내돌리면
올해의 일정이 끝난다. 참, 그중 22일(월) 밤의 일정은
<우리말 겨루기> 모니터링 때문에 불참할 수 있었으니 그나마 정말 다행이었다고나 할까.
하여간 그런 내몰림과 휘둘림 와중에도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가장 진짜배기라 할 수 있는 연말 정산은 가족 모임이다.
네 가정 12명이 모여서 와글시글(<=와글와글+시글시글), 생글벙글 (<=생글생글+벙글벙글),
히히호호 등등이 뒤엉키다 보면 세 시간 정도는 후딱 지나가는 모임.
위아래 서열이 없는 듯 있고, 있는 듯싶은데 없기도 하면서
잘 먹고 잘 놀다 보면 저절로 실컷 웃게 되고
그러다 보면 벌써 일어설 시간이 된다.
통상적인 순서는
준비찬양 - 가족예배-식사- 가족별 10대 뉴스 발표 -선물교환 -가족 달력 배포 및 퀴즈 풀기
- 행운권 추첨 - (팀 대항 윷놀이) - 민속놀이 (대개 2인 단체 제기 띄우기. 혹은 기타 놀이) 등인데
올해는 10대 뉴스 발표 이후가 많이 바뀌었다.
각 가정 간 선물 교환을 없앴고,
그 대신 세 집에서 모두 아버님 쪽으로 몰아서(?) 하는 쪽으로 간소화.
퀴즈 풀이는 출제와 답지 수거/배포의 수고도 그렇지만 소요 시간이 꽤 돼어 생략.
올해 새로 추가된 것은 가족 이름을 이용한 즉석 삼행시 완성과
전통공예 소개 (행사 당일까지 제목 및 내용은 비공개) 및 가능하면 만들어 보기.
백문이 불여일견이오,
백설(百舌)이면 문전무인(門前無人)이니
[말 많으면 손님 다 떨어져 나가고 없으니]
사진부터 ~~~~~~~
1. 가정별 10대 뉴스 발표
이 프로그램(?)은 10여 년 이상 고정 행사가 되다 보니
빔 프로젝터에다 휴대용 스크린까지도 있다.
올해는 최근 이사한 막내집에서. 하여, 스크린 장비는 간이용으로 대체...
발표와 기기 작동은 죄다 2세들의 몫.
제 아빠의 성가대 베이스 솔로 부분을 보고하면서는 편집된 녹화분 음악 맛보기 서비스까지...
올해는 처음으로 울 집의 10대 뉴스 PPT 실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공주가 담당.
[덕분에 이젠 나도 실무진에서 졸업하는 영광을 누렸다.]
울 집의 뉴스 제목은 "2014면 중2병 진이네 생활". <=이 제목 선정에 난 입도 벙긋 안 했당.
[참고로 요즘 북한에서는 남침을 꿈도 못 꾼다.
그 이유는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중2'년생들이 남한에 득시글거리고 있어서...]
첨부된 사진 내용은 나도 그날 처음 보았는데
처음으로 공개되는 공주님 생활 부분도 보였다. (좌 : 수학여행 중 사건 치기 등)
발표는 진 모친 담당(우).
포인터 사용이 서툰 편이 아닌데, 그날따라 기기 조작자와 박자가 잘 안 맞았다. ㅎㅎㅎ
네 가정 중 유일하게 프린트 물로 발표하시는 건 아버님 쪽.
컴퓨터를 다루시긴 하지만, 파워포인트는 아직 무리라서...
그래도 항상 10대 뉴스를 선정한 뒤, 참석자 수에 맞게 출력해서 한 장씩
나눠주신 뒤에 발표하신다. ㅎㅎ
2. 가족 달력 배포
별건 아니지만 해마다 가족 달력을 만든다. 이 또한 10여 년 이상 해오는 일.
사진 크기가 작아서 잘 안 보이는데 달력마다 가족들의 생일.
결혼 기념일, 기제사, 기타 가족 기념일 등이 표기되어 있고
맨 위에는 우리말 명언이 들어가 있다.
1월의 명언은
<돈을 잃으면 절반을 잃고,
명예를 잃으면 많은 것을 잃고,
건강을 읽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그리고 사랑을 잃으면 사계절을 잃는다.> - 조화순의 <<낮추고 사는 즐거움>>
실제 달력은 위처럼 전체에 날짜가 크게 들어간 부분과
이처럼 사진을 주로 해서 날짜만 작게 들어간 부분으로 되어 있다.
(이곳에는 성서 명언이 영문으로 되어 있다. 한 달에 하나씩이라도
영어로 외우라고... 실제로 그리하는 지는 각자의 몫이지만. ㅎㅎ힛)
즉, 한 달이 두 페이지짜리.
이건 5월달 달력인데, 이걸 고른 이유.
사진 속에서 가장 높이 뛰어오른 철부지 실력자의 모습을 자랑하고 싶어서다.
바로 나다. ㅎㅎㅎㅎ.
3. 짚신이 서울 거리를 활보하며 대우받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이 짚신.
당일 그 프로그램 순서에 이르기까지 아무도 몰랐다.
순서지에 '전통 공예 실물 감상 및 실습' 식으로만
적혀 있어서 궁금증을 자아내긴 했지만...
이것은 장인이 손주들을 위해서
큰아들의 부탁을 받고
당신의 흐릿한 옛 기억들을 들춰내어
간신히 제작한 것...
아이들은 신기한 듯 돌아가면서 한 번씩 신어보고... 사진 찍고.
민속박물관 같은 데에서야 힐끗 보고 지나면 될 것이지만
아 할아버지가 손수 만드신 것인데야...
오른쪽 사진 속의 발 주인공은 3학년짜리 여대생 손주...
저 모습을 입대 중인 남친에게 보내야겠다면서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그날 그 자리에서 간단한 제작 시범을 잠깐 보이셨는데...
나도 함께 앉아서 새끼를 오랜만에 한번 꼬아 보았다.
사진 왼쪽의 새끼가 내가 꼰 것...
정말이지 거의 사십 몇 년 만에 해본 새끼 꼬기.
이 짚신은 내 어린 시절에만 해도
겨울이면 울 집 사랑방에서 머슴 아저씨들과 동네 어른 몇이서
삼곤 하던 것...
실제로 저걸 신고 다닌 것은 아닌데 딱 한 군데 쓰이는 곳이 있어서였다.
초상 때 굴건제복을 하면 신어야 하는 것이 저 짚신이었던 때문.
사실 나도 아버님 돌아가시고 상제가 되었을 때
굴건제복에 죽장을 짚고, 짚신을 신었다.
충청도 하고도 뭘 무척 따지는 집안에서는
70년대까지만 해도 상을 치를 때 굴건제복은 물론 다른 것들까지도 제대로 하곤 했으므로.
이건 잠깐 짚신 골을 잡는 모습을 시범 보이시는 장면...
(더 하고 싶어도 짚이 없어서, 구하기 힘들어서 저기서 끄~읕. ㅎㅎ)
이건 내가 1분도 안 걸려셔 쓱쓱 꼬아올린 새끼....
(실력이 그다지 녹슬지 않았음을 확인하면서 한번 으쓱해 봤음. ㅋㅋ)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삶에서 멀어진 물건들은 그 세세한 이름들을
알거나 기억하기는 쉽지 않은 일...
하여, 이 몸이 나서서 부위별 명칭을 간단히 설명해줬다.
참고로 간략히 적으면
총 : 짚신/미투리 따위의 앞쪽의 양편쪽으로 운두(그릇/신 따위의 둘레나 둘레의 높이)를 이루는 낱낱의 신울.
총갱기 : 짚신/미투리의 당감잇줄에 꿴 총의 고가 움직이지 않도록 낱낱이 감아 돌아가는 끄나풀.
<=원말은 '총감기'. 총을 감는 것이라는 뜻의 '총감기'에서 온 말임.
당감이줄/당감이 : 미투리/짚신의 총에 꿰어 줄이고 늘이는 끈.
실물이 있으니, 낱말 뜻풀이대로 찾아서 맞춰보는 일은 손쉬우리라.
여하간... 그날 아이들은 물론 우리들도 저 짚신 앞에서 한참 감탄+감동했다.
기획도 좋았지만, 짚신을 제대로 삼은 적이 많지 않았을 아버님이
손주들을 위해서 노인학교 분들에게 묻고 다시 확인해서 만드셨다는 것과
추수가 끝난 지 한참이나 되어 논에 나가도 제대로 된 짚이 얼마 없어서
그걸 모으느라고 고생하셨다는 대목에서도......
아마 우리 아이들은 짚신에 대해서만큼은 죽는 날까지 잊지 않으리라.
아니, 짚신이 어떻게 생긴 것이라는 건 이제 보지 않고도 알 수 있지 않을까.
4. 아이들은 어른을 보고 자란다
대장을 중심으로 죄다 함박꽃이다
3녀 2남의 청년+소녀들이 서열을 무시하고,
맨 아래 장손이 압착되든 말든, 되는 대로 엉켜 있다
중앙에 최진이 있는데, 실은 이런 사진이 다섯 장.
중앙에 위치하는 주인공을 차례대로 바꾸어 촬영했더만...
이런 인간 압제가 있낭... 이번에는 맨 아래에서 압착을 당했던 장손이
맨 위에서 보복(?)을 하고 있다. ㅎㅎㅎ
장손과 차손(?) 둘의 폼.
하나는 한 해에 10센티 넘게 자라더니만 180대를 넘겼고, 둘째 역시 그 근방으로...
장손 역시 제 누나처럼 올 대입에서 1차 수시 합격.
제일 막내이자 가장 무서운 중딩2년의 외계인들...
그 중딩을 떠받들자고(?) 합심하여 야료하고 있는 광경.
5. 그날의 또 하나 히트 작품 : 이름을 이용한 즉석 삼행시
오른쪽은 아이들의 이름을 이용한 것인데
녀석들이 머리를 맞대고서는 고의적으로 저런 단순한 것들로만
나열했다는 후문이 들려왔음.
그래도 식구들끼리 실컷 웃기에는 충분.
6. 이런 데에는 다 대장 부리바(?)의 숨은 공이 있었따아...
앞서도 소개한 대장님이 한 가운데에 계시다.
털은 가지런하게 얌전해서 부리바와는 거리가 멀지만
눈매는 부리부리해서 대장님으로서의 위상만큼은 확실 또 확실하신 분.
이건 해마다 할아버지가 집집마다 주시는 상자형 산타 선물.
그 안에는 과자 +학용품 +양말 + 그리고
가장 중요한 흰 봉투(액수는 성별 연령과 무관하게 균일.
특별한 일, 예컨대 입학 졸업 등이 있을 때는 두 배로 격상...)가 들어 있어서
그걸 받는 사람들은 무거워 죽겠다는 표정이 절로 나오는데
최진은 찍사가 웃기는 바람에 허리를 펴고 있음. ...
해마다 손수 출력해서 손주들에게 한 장씩 나눠주는 올해의 당부 말씀 시리즈...
작년엔 전화 관련 사항이 있었는데
아이들은 그 지시를 150% 지켰다.
7. 나도 머 그냥 놀고 먹지는 않았따아아...
(사진 좌) 가족 달력 배포가 끝난 뒤, 명언 소개와 영문 부분 해설을
간단히 했고... (명언 부분은 내 담당인 까닭에. ㅎㅎ히.)
(사진 우) 자대 배치가 끝난 남친 근황에 대해서 S여대 졸업반에 오를
조카 녀석과 잠시 한담 중...
사진 좌 : 마침 한 녀석의 생일이 그 다음날인지라 축하를 앞당겨 했는데
사진 우 : 이 고모부가 가만 있을 수 있나...
마침 녀석에게 딱 어울리는 노래 하나가 있어서 즉석 헌상...
그리고, 딸랑구의 존영 촬영에도 나서서
딸내미 점수 관리에도 쪼매 신경을 썼다는 거...
근데 내 모습을 뒤에서 찍어댄 저 찍사의 센스를 내 칭찬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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