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1회(2014.11.10)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이찬기 님의 36대 달인 등극을 축하합니다!
3) 띄어쓰기
○ 출제된 문제들
- 막내 마저(x)/막내마저(o) 출가를 시키니 허전하다.
- 그는 부장직을 집어 던지고(x)/집어던지고(o) 고향으로 내려갔다.
조사와 복합동사 문제가 각각 하나씩 출제되었다. 문제 풀이로 가자. 내 <달인의 띄어쓰기ㆍ맞춤법> 책자의 해당 부분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책자의 설명 내용이 종합적이기 때문이다.
- 막내 마저(x)/막내마저(o) 출가를 시키니 허전하다.
◈막내 마저 출가하니 몹시 허전하군 : 막내마저의 잘못. <=‘마저’는 보조사.
[주의] 마저 다 해치우지 왜 그걸 남기나? : 이때의 ‘마저’는 부사임.
- 그는 부장직을 집어 던지고(x)/집어던지고(o) 고향으로 내려갔다.
이 문제는 ‘집어던지다’가 복합동사냐 아니면 ‘집어 던지다’의 두 낱말이냐를 묻는 문제. 이런 문제에서는 문맥상 어떤 뜻으로 쓰였느냐가 관건이 된다. 즉, 글자 뜻대로 단순한 의미인 경우에는 두 낱말이지만, 그 말뜻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경우에는 (즉, 의미 특정이 된 경우에는) 복합동사이기 때문이다.
아래 설명 중 첫 번째 예문을 보면서 이러한 구분을 익히시기들 바란다.
◈공부를 중도에 집어 치우면 반거들충이가 돼 : 집어치우면의 잘못. 한 낱말.
집어치우다 : 하던 일/하고자 하는 일을 그만두다. ¶학업/가게 일을 집어치우다.
집어 치우다 : 집어서 치우다. ¶쓰레기를 손으로 집어서 치우다.
◈[고급]아무 것이나 집어먹으면 안 돼 : 집어 먹으면의 잘못. <=‘먹다’는 보조용언이 아님.
땅콩을 주섬주섬 집어먹었다 : 집어 먹었다의 잘못. <=위와 같은 이유.
겁을 잔뜩 집어 먹은 그는 더듬거렸다 : 집어먹은의 잘못. <-집어먹다[원]
남의 돈을 집어 먹으면[세면] 탈이 나게 마련 : 집어먹으면[세면]의 잘못. <-집어먹다/집어세다[원]
[참고] 저런 쳐죽일 놈 : 쳐 죽일의 잘못. <=‘치다’와 ‘죽이다’의 대등 연결
[설명] ①‘아무 것[땅콩]을 집어 먹다’는 ‘아무 것[땅콩]을 집다’와 ‘아무 것[땅콩]을 먹다’가 연결어미로 대등하게 연결된 것으로, ‘집다’와 ‘먹다’는 본용언과 보조용언의 관계가 아님. 따라서 ‘집어 먹다’와 같이 반드시 띄어 써야 함. ‘쳐 죽이다’에서 ‘치다’와 ‘죽이다’가 대등한 자격으로 연결된 것도 같은 경우임. ☜‘쪄 먹다’ 항목 참조. ②반면, ‘남의 것을 가로채어 제 것으로 만들다’, ‘겁/두려움 따위를 가지게 되다’의 뜻으로 쓰이는 ‘집어먹다’는 복합어로서 한 낱말.
[참고] ‘집어-’가 붙은 주의해야 할 복합어들 : 집어내다/집어넣다/집어던지다/집어먹다/집어삼키다/집어세다/집어쓰다/집어치우다/집어타다.
집어넣다? 어떤 공간/단체/범위에 들어가게 하다.
집어내다? ①집어서 밖으로 내놓다. ②지적하여 밝혀내다.
집어먹다? ①남의 것을 가로채어 제 것으로 만들다. ②겁/두려움 따위를 가지게 되다. [유]가로채다, 집어삼키다, 먹다
집어타다? ‘잡아타다’의 속어.
집어쓰다? 돈 따위를 닥치는 대로 쓰다.
집어세다? ①체면 없이 마구 먹다. ②말/행동으로 마구 닦달하다. ③남의 것을 마음대로 가지다.
집어삼키다? ①거침없이 삼키다. ②남의 것을 부당하게 가로채어 제 것으로 만들다.
4. 2단계 우리말 가리사니 : 개인전 3문제, 단체전 3문제. 최대 총 750점.
단, 다른 사람이 틀린 문제를 맞히면 50점 추가.
-개인전 1 :
평화 ->(ㅂ)(ㄷ)(ㄱ) ->x, 비둘기; 아이->(ㅈ)(ㄴ)(ㄱ)->줄넘기x, 장난감
고달픔 ->(ㅍ)(ㄱ) ->피곤; 벗->(ㅈ)(ㅁ)(ㄱ)(ㅇ) ->죽마고우
음절 조합 문제 1 도움말 : 비둘기/장난감/피곤/죽마고우
00 : 일이 엉망진창이 되어서 갈피를 잡기 어렵게 된 상태. =>(답)곤죽 (정답자 3명)
-개인전 2 :
거울 ->(ㅎ)(ㅈ)(ㄷ) ->화장대; 확대 ->(ㅎ)(ㅁ)(ㄱ) ->현미경
보안 ->(ㅂ)(ㅁ)(ㅂ)(ㅎ)->x, 비밀보호x, 비밀번호; 취재 ->(ㄱ)(ㅈ) ->기자
음절 조합 문제 2 도움말 : 화장대/현미경/비밀번호/기자
000 : (한자어) ①얼굴빛이 꽃같이 아름다운 사람. ②부귀하여 영달한 사람. =>(답)번화자[繁華子] (정답자 1명)
-개인전 3 :
바가지 ->(ㅍ)(ㅈ)(ㅂ) ->x, 표주박; 방송 ->(ㅅ)(ㅊ)(ㅈ) ->x, 시청자
풍향 ->(ㅂ)(ㄹ)(ㄱ)(ㅂ) ->바람개비; 안전표지 ->(ㅎ)(ㄷ)(ㅂ)(ㄷ) ->횡단보도
음절 조합 문제 3 도움말 : 표주박/시청자/바람개비/횡단보도
00 : (고유어) 다른 물건과 구별하거나 잊지 않기 위하여 표를 해둠. 그런 표적. =>(답)보람 (정답자 4명)
달리 보탤 게 거의 없다. 참고용으로, 음절 조합 문제의 정답으로 출제된 낱말들의 뜻풀이와 관련어를 아래에 붙인다.
수렁*? ①곤죽이 된 진흙/개흙이 물과 섞여 많이 괸 웅덩이. ≒수녕[水濘]. ②헤어나기 힘든 곤욕의 비유.
곤죽*[-粥]? ①몹시 질어서 질퍽질퍽한 밥. 그런 땅. ②일이 엉망진창이 되어서 갈피를 잡기 어렵게 된 상태. ③(비유) 몸이 지치거나 주색에 빠져서 늘어진 모습.
진창? 땅이 질어서 질퍽질퍽하게 된 곳. ☞‘진창’의 의미로 ‘진수렁, 진탕’을 쓰면 잘못. (표준어 규정 3장 4절 25항)
보람*? ①약간 드러나 보이는 표적. ②다른 물건과 구별하거나 잊지 않기 위하여 표를 해둠. 그런 표적. ③어떤 일을 한 뒤에 얻어지는 좋은 결과/만족감. 자랑스러움/자부심을 갖게 해 주는 일의 가치.
보람줄*? 책 따위에 표지를 하도록 박아 넣은 줄.
번화하다[繁華-]? ①번성하고 화려하다. ②얼굴에 달기(達氣)가 있고 화려하다.
번화자[繁華子]**? ①얼굴빛이 꽃같이 아름다운 사람. ②부귀하여 영달한 사람.
번화가[繁華街]? 번성하여 화려한 거리.
** 1편에서도 적은 것처럼, 이 ‘번화자’의 출처는 심약(沈約)의 시구 ‘洛陽繁華子 長安輕薄兒(낙양번화자 장안경박아 : 낙양의 아름다운 미인, 장안의 경박한 사내)’로 알려져 있는데, 심약(沈約)은 남북조 시대의 양 나라 사람으로 시재에 아주 능한 이로서 200여 권의 저서를 남겼으며, 그중 압운의 평측(平仄)을 완성한 근체시의 대가로 평가받는다.
2단계가 끝났을 때 출연자들의 점수는 각각 900/550/1000/900점. 공규 님의 차분한 실력 발휘가 돋보였고, 찬기 님이 처음으로 천 점대 아래를 기록하면서 공동 2위. 공동정범이라면 깜짝쇼로 등장한 한자어 ‘번화자[繁華子]’와 달인 도전 판이 주는 중압감 탓이었을 듯하다.
5. 3단계 십자말풀이 20문제 (감점이 없는 쓰기 문제 1개 포함)
쓰기 문제는 딱 하나, ‘손떠퀴’가 나왔다. 이것은 ‘떠퀴(어떤 일/사물에 따라 화복이 생기는 일)’와 관련된 말이므로 그것만 공부한 이라면 제대로 쓸 수 있는 지극히 단순한 문제였고, 더구나 ‘떠퀴’와 ‘날떠퀴’는 기출 낱말.
어제 3단계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인 낱말들로는 ‘물렁팥죽/하루돌이/하마하마/정자나무/손떠퀴/손깍지/음식가지/허튼수작/깨작거리다[~대다]’ 등이 있었다.
어제 출제된 낱말들 중 주목해야 할 말들의 뜻풀이와 관련어들을 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에서 전재한다. 관련어들도 함께 공부하시기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팥죽땀*? 호되게 고통을 겪을 때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땀.
팥죽할멈[-粥-]? 팥죽과 같은 묽게 만든 음식이나 먹을 수 있을 만큼 이가 다 빠진 할머니를 익살스럽게 이르는 말.
물렁팥죽*[-粥]? ①마음이 무르고 약한 사람의 비유. ②물러서 뭉그러진 물건의 비유.
이지렁*>야지랑*? 능청맞고 천연스러운 태도. ¶아비뻘로도 차고 넘치는 영감탱이와 인간말짜의 달첩질을 그토록 오래 해놓고도 가족들에게 이지렁을 떨어댄 여인.
야지랑*? 얄밉도록 능청맞고 천연스러운 태도.
야지랑숟갈? ‘모지랑이’의 잘못.
이지렁스럽다>야지렁~? 능청맞고 천연스럽다.
야지랑스레<이지렁스레? 얄밉도록 능청맞고 천연스럽게.
☞이지렁을 떨다/부리다/피우다 : 관용구임. 일부 사전의 독립단어 설정은 잘못!
하루걸러≒하루건너? 하루씩 건너서.
하루돌이? 하루걸러 한 번.
하루바삐? 하루라도 빨리.
하루빨리≒하루속히? 하루라도 빠르게.
하마? 바라건대. 행여나 어찌하면.
하마하마? ①어떤 기회가 자꾸 닥쳐오는 모양. ②어떤 기회를 자꾸 기다리는 모양.
정자나무[亭子]≒그늘나무? 집 근처나 길가에 있는 큰 나무. 가지가 많고 잎이 무성하여 그 그늘 밑에서 사람들이 모여 놀거나 쉰다.
둥구나무*? 크고 오래된 정자나무.
빚구럭? 빚이 많아서 헤어나지 못하는 어려운 상태.
빚구덩이? 빚을 많이 지고 헤어나지 못하는 상태의 비유.
빚두루마기*? 빚에 얽매여 헤어날 수가 없게 된 사람.
빚물이? 남의 빚을 대신 갚아 주는 일.
무리꾸럭*? 남의 빚이나 손해를 대신 물어 주는 일.
빚받이≒빚추심? 남에게 빚으로 준 돈을 거두어 받아들이는 일.
빚올가미? 빚을 미끼로 사람을 옭아매는 교활한 수단이나 악랄한 술책의 비유.
손떠퀴? 미신적인 관념에서, 무슨 일에 손을 대는 데 따르는 운수.
떠퀴*? 어떤 일/사물에 따라 화복이 생기는 일.
날떠퀴? 그날그날의 운수.
발떠퀴? 사람이 가는 곳에 따라 생기는 길흉화복의 운수.
음식가지(飮食-)[명사] 몇 가지의 음식. 또는 얼마간의 음식.
허튼수작[-酬酌]? 쓸데없이 함부로 하는 말/행동. ¶~하다?
허튼짓? 쓸데없이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하는 짓.
깨작거리다1≒깨작대다? 글씨/그림 따위를 아무렇게나 잘게 자꾸 쓰거나 그리다.
깨작깨작1<끼적끼적? 글씨/그림 따위를 아무렇게나 잘게 자꾸 그리거나 쓰는 모양.
깨작거리다2≒깨작대다? ‘깨지락거리다’의 준말.
깨지락거리다≒깨지락대다? ①조금 달갑지 않은 음식을 자꾸 억지로 굼뜨게 먹다. ¶밥을 앞에 놓고 깨지락거리기만 하다가 일어섰다. ②조금 달갑지 않은 듯이 자꾸 게으르고 굼뜨게 행동하다. ¶의심나면 깨지락거리지 않고 끝장을 봐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미. ¶깨지락깨지락?
깨작깨작2<께적께적? ‘깨지락깨지락’의 준말
깨질깨질? ‘깨지락깨지락’의 준말.
출제된 말들을 풀이 판에 넣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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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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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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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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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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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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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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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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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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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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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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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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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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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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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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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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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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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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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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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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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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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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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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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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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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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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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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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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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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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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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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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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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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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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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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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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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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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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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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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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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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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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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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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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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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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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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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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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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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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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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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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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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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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가 끝났을 때 출연자들의 점수는 각각 1750/700/1350/1400점. 10문제를 풀었을 때 달인이 1350점에 올라 수위를 차지한 뒤로는 공규 님과 숙랑 님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으뜸 자리를 탈환하지 못한 채 끝났다.
우승 점수가 2000점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바로 그 두 분의 끈질긴 추격 탓이라고 해야 할 듯하다. 그래도 달인은 후반 10문제 중 4문제를 맞히는 차분함과 저력을 보였고, 결국 달인 자리에 올랐다.
지난번 540회 말미에 내가 이렇게 적은 바가 있다.
...... 찬기 님은 달인을 넘어 ‘왕중왕’ 전에 진출하게 되더라도 도드라지게 우뚝 설 분으로 여겨진다. 앞서 적었듯, 작년의 준우승 경험을 스승 삼고 채찍 삼아 참으로 열심히 노력하신 듯하다. 달인 등극을 기원하며, 할 수 있다면 미리 축하라도 드리고 싶다. 이미 보여주신 실력만으로도 너끈히 그리하고도 남을 분이고, 달인 자리는 그런 분을 위해 예비되어 있는 것이기에.
기원대로 달인 자리에 오르셨다. 거듭 심축한다. 특히 앞으로 달인 자리를 향해 각고의 노력을 쏟을 분들에게 귀감이 되고도 남을 분이기에 더욱 뜨겁게 축하하고 싶다.
아울러 오늘도 각처에서 찬기 님 같은 분을 스승 삼아 우리말 공부에 진력하고 계실 한 분 한 분께 뜨거운 마음 박수로 성원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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