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말, 말, 말 : 대중말·표준말·문화어·생활어·공통어·공용어·교통어...

우리말 공부 사랑방

by 지구촌사람 2014. 11. 29. 06:55

본문

728x90
반응형
SMALL

, , : 대중말·표준말·문화어·생활어·공통어·공용어·교통어...

 

[] 어느 신문의 칼럼 기사를 보니 말이름이란 제목으로 대중말·표준말·문화어·공통어·생활어·공용어·교통어 등의 온갖 명칭들이 나오던데,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너무 많은데다 처음 들어보는 것들도 있어서 무척 헷갈리더군요. 어째서 이처럼 말들의 종류가 많은가요? 각 말들의 쓰임새와 뜻 좀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십시오.

 

[] 한꺼번에 그처럼 수많은 이름들을 대하셨으니 그럴 만도 하셨겠습니다. 사실 이런 특수한 용어들은 전문가용이어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 좀 버거운 편이거든요. 부탁하신 대로 알기 쉽게 설명하도록 애는 쓰겠습니다만, 어떻게 전달될지 좀 걱정도 됩니다. 아래 내용들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대중말표준말은 같은 말로서, ‘표준어를 의미한다. ‘대중말에 쓰인 대중대중(大衆. 수많은 사람의 무리)’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어떠한 표준이나 기준을 뜻하는 고유어다. 대중말은 기준이 되는 말이라는 뜻이 되므로 표준말과 같은 말이다. 대중에는 가늠(사물어림잡아 헤아림)’이란 말과 같이 대강 어림잡아 헤아림의 뜻도 있다. 외솔 최현배 선생이 표준말이라는 표현 대신 대중말’*이라 하였는데, 그때의 의미가 바로 이 두 번째 뜻이다. 외솔은 몸과 마음으로 어림잡아 헤아려 쓰는 말이라는 뜻으로 대중말이라는 명칭을 표준어를 뜻하는 말로 썼다.

 

[참고] 외솔의 대중말: 외솔이 규정한 대중말이란 그 나라말 가운데 한 시골말이던 것이 뽑혀서 사람의 의식적인 갈기(탁마), 닦기(수련), 바로잡기(수정), 깁기(보족)를 입어서 완전한 것이 된 전혀 이상적인 말을 뜻한다.

 

남북 분단 탓에, 우리 민족의 표준말을 이르는 말도 두 가지로 나뉜다. 남쪽에서는 표준어라 하고 있고 북쪽에서는 문화어라고 한다. 남쪽의 표준어는 서울 지역을 중심 삼고 있고, 북한의 문화어는 평양말을 중심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평안도와 함경도 지방 말까지도 아우르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남쪽의 표준어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고, 북쪽의 문화어평양말을 중심으로 하여 노동자 계층에서 쓰는 말’(1966조선말규범집, 1988년 개정)이며, ‘표준어는 국립국어원이 간행한 <표준국어대사전>, 북쪽의 문화어는 사회과학출판사가 간행한 <조선말 대사전>(개정판 전32007)에 집대성되어 있다.

 

이와 같이 언어까지 남북으로 분단되어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겨서 남쪽의 표준어와 북쪽의 문화어를 한데 아울러 하나의 통일 언어를 만들어 내려는 노력과 작업을 남북 간의 합의로 여러 해째 해오고 있다. 당초 목표는 30만 어휘 정도의 통일어 사전인 <겨레말큰사전>2013년까지 발간하기로 하였으나 다소 차질이 생겨서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 남쪽에서는 이 사업을 2007년에 제정된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에 따라 설립된 통일부 산하의 특수 법인인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회에서 현재 꾸준히 수행 중이다. (천만다행히도 이 사업은 정치적 남북관계의 변화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고 있다.)

 

 

 

이처럼 남북한의 언어통일을 목적으로 남과 북의 국어학자들이 공동으로 만드는 최초의 대사전인 <겨레말큰사전>에는 표준어문화어에 공통적으로 담긴 말들 외에 남북이 합의한 새로운 말들도 포함된다. 여기서 자연발생적으로 떠오르는 숙제가 있다. 이 말들을 뭐라고 부를 것인가 하는 것이다. ‘겨레말이나 통일어는 고유어로서는 적절하지만 학문적인 용어로는 부적당하기 때문이다. 이때 쓰일 수 있는 용어가 바로 공통어인데, ‘공통어여러 다른 종족이나 민족 사이에서 두루 쓰는 말또는 한 나라에서 두루 쓰는 언어를 뜻하는 언어학적 용어다. , 이를 이용하여 “‘겨레말이나 통일어는 우리 민족의 공통어를 이르는 이름이다.”라고 쓸 수 있다.

 

생활어(또는 생활말)상용어(常用語. 일상생활에서 늘 쓰는 말)와 같은 말인데, 힘을 주어 이 말을 강조할 때는 대체로 방언의 위상이나 용도와 관련될 때다. , 정식으로 인정된 외래어는 물론 외국어 부스러기들까지 뒤엉킨 외래 말들이 범람하는 바람에 순우리말의 원천이기도 한 방언이 잘 쓰이지 않게 되거나, 표준어 중심의 언어 정책에 따라 사투리가 홀대받는 현실을 되짚을 때 이 생활어를 강조하게 된다.

 

생활어란 일상생활에서 늘 쓰는 말인 까닭에 있는 그대로의 현장성을 즉시 반영할 수 있고, 자연발생적인 역사적 언어들도 반영하는 이점이 있다. 그런 까닭에 방언의 구실이 돋보이거나, 설령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방언의 존재가 제대로 인식될 수 있게 한다. 다만 이 생활어의 강조는 자칫하면 특수 집단이 생활화한 외국어까지 포괄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일부 위험성도 있다.

 

다소 낯선 말로 교통어가 있다. 교통어란 서로 다른 민족 또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집단 간에 의사소통을 위해 쓰이는 보조적 공통 언어를 말한다. 예를 들어 설명하기로 한다. 우리의 한글을 자신들의 언어인 찌아찌아어를 표현하기 위한 공식 문자로 도입한 인도네시아 부톤 섬의 찌아찌아족이 있다(2009). 그들의 토착어는 찌아찌아어인데, 50여 만 명이 살고 있는 그 섬에는 이 찌아찌아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 이들과 찌아찌아족들이 의사소통을 할 때 그들은 인도네시아어나 월리오어를 쓴다. , 이때의 인도네시아어나 월리오어가 바로 교통어(交通語).

 

교통어는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쓰거나 큰 규모의 종족이 쓰는 대형 언어들인데, 대표적인 교통어로는 아프리카에서 널리 쓰이는 스와힐리어와 하우사어 등이 있다. 예컨대 14개국이 서로 다른 말을 사용하는 동아프리카 같은 경우에도 대체로 스와힐리어는 통하는데, 이때의 스와힐리어는 교통어의 지위를 갖는다. 아프리카 선교를 위해 떠나는 이들이 필수적으로 받는 언어 교육이 바로 스와힐리어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아프리카 말을 가르치는 곳이 한국외국어대학교인데 거기에는 아프리카학부가 있다. 그 학부의 재학생들이 가장 흔히 받는 질문 내지는 요청이 아프리카 말을 해보라는 것인데, 그럴 때마다 학생들은 곤혹스러워한다. 딱 부러지게 아프리카 말이라고 할 수 있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그 학부의 재학생들은 하우사어, 스와힐리어 및 줄루어를 배운다. , 교통어인 말들을 배운 뒤 그 말들을 활용하여 다른 부족들과의 의사소통을 한다.

 

최종희. 이 글은 출판사와의 협약에 따라, 저작권이 설정되어 있는 글입니다.

저자의 사전 동의 없는 무단 복사/전재 및 상업용 활용을 금합니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