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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읽는 글 : 낱말 안에서 글자의 순서

우리말 공부 사랑방

by 지구촌사람 2015. 2. 1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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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혀서 남도 주자] 재미로 읽는 글 : 낱말 안에서 글자의 순서

아래 자료는 여러 해 전 인터넷에 떠돌던 것이다.

 

  <인간 두뇌의 놀라운 능력>

캠리브지 대학의 연결구과에 따르면, 한 단어 안에서 글자가 어떤 순서로 배되열어 있는가 하것는은 중하요지 않고, 첫째번와 마지막 글자가 올바른 위치에 있것는이 중하요다고 한다. 나머지 글들자은 완전히 엉진창망의 순서로 되어 있지을라도 당신은 아무 문없제이 이것을 읽을 수 있다. 왜하냐면 인간의 두뇌는 모든 글자를 하나하나 읽것는이 아니라 단어 하나를 전로체 인하식기 때이문다.

 

캠브리지 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 단어 안에서 글자가 어떤 순서로 배열되어 있는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첫 번째와 마지막 글자가 올바른 위치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나머지 글자들은 완전히 엉망진창의 순서로 되어 있을지라도 당신은 아무 문제없이 이것을 읽을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두뇌는 모든 글자를 하나하나 읽는 것이 아니라 단어 하나를 전체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다시 첫 번째 글을 천천히 읽어보자. 글자들이 좀 이상하다. 자세히 보면 한 낱말 안에 쓰인 글자들의 순서가 올바르지 않다. 대충 끼워 맞춘 듯이 엉성하거나 뒤죽박죽이다. 그럼에도 글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다.

 

이것을 근거 삼아 일부 누리꾼들은 복잡한 맞춤법 따위는 무시하고 대충 쓰자는 말까지도 했다. 더구나 캠브리지 대학에서 연구한 성과이니 신뢰도와 타당성은 이미 검증된 것 아니냐면서. 그러나 이는 모두 잘못이다. 잘못 알려진 내용이고 올바르지 않은 판단이다. 명토(누구 또는 무엇이라고 구체적으로 하는 지적)를 박아,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면 이렇다.

 

우리나라의 인터넷에 유포된 글은 본래 <The paomnnehal pweor of the hmuan mnid (올바른 표기는 The phenomenal power of the human mind)>라는 제목으로 유포된 영문을 우리 실정에 맞게 친절하게(?) 번역한 것인데, 원문에 언급된 캠브리지 대학에서는 그런 걸 연구한 적이 전혀 없었다. 엉뚱한 누명을 쓰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연구 부서에 재직하고 있는 맷 데이비스(Matt Davis)라는 사람이 발명(發明. /잘못이 없음을 말하여 밝힘) 해명(解明. 까닭/내용을 풀어서 밝힘)에 나섰다( http://www.mrc-cbu.cam.ac.uk/~mattd/Cmabrigde).

 

 

그의 말에 따르면, 그런 인지과학 분야의 연구는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캠브리지 대학 내 의학부 소속의 <인식 및 두뇌 과학부>에서 하게 마련인데 그런 연구를 한 적이 없고, 유관 연구 부서로는 인문학부의 <발음과 언어 센터 The Center for Speech & Language>도 있지만 그곳에서도 그런 연구를 한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인터넷에 그런 설(?)이 떠돌고 있기 때문에 그는 그 자신이 관련 자료를 모으고, 전 세계 학자들의 도움까지 받아서 이와 관련된 결론을 내리게 되는데, 그것을 재정리하여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영어의 경우, 인터넷에 떠돈 내용은 부분적으로는 맞지만, 언어심리학자의 시각으로는 올바르지 않은 것도 있다.

-3음절어와 같이 짧은 낱말들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4음절어 낱말 중간의 문자가 뒤바뀔 때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그 이상의 음절어에서는 혼란스럽다. 시각적 이해도와 인지도가 떨어지며, 얼른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단순 기능어(관사, be-동사, 인칭대명사 등)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와 같은 제한적인 경우들을 제외하고는, 위의 이론은 맞지 않는다.

 

2) 위의 설은 다음과 같은 언어들의 경우에는 아예 적용되지 않는다.

    - 모음이 표기되지 않는 셈족 언어 : 히브리어, 아랍어

    - 교착어로서 낱말 길이가 긴 것 : 핀란드어, 터어키어 <=[참고] 한국어도 이 교착어.

    - 단어 사이에 띄우기를 하지 않는 언어 : 태국어

    - 표의문자 : 중국

 

여기서 보듯, 한 낱말 내에서 문자의 순서가 바뀌었을 때 이해도/인지도에서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예외적인 언어에 속하지 않는 언어(주로, 인도유럽어족의 언어) 3음절어 이내의 낱말이나 단순 기능어들일 뿐이다. 우리나라의 언어는 핀란드어/터어키어/일본어와 더불어 교착어이므로 예외적인 언어에 속하여 적용 가능 대상 언어에서도 벗어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일반적으로 우리말의 낱말 내 글자 순서를 바꿔 써도 언어학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발언은 올바른 내용이 되지 못함을 알 수 있다(맨 위의 예문에서도 글자 순서가 뒤바뀐 것들은 모두 4음절어 이상의 것들뿐이다).

 

참고로, 이런 현상을 최초로 학문적으로 연구한 사람은 그래엄 롤린슨(Graham Rawlinson)이라는 이인데 노팅엄 대학의 박사 학위 논문(1976)으로 낱말 인식에 있어서의 문자 위치의 중요성을 쓰면서다. 현재, 이 분야의 연구자들이 꽤 있는데 안팎을 바꾸어 쓴 낱말의 인식이라는 논문의 공동 저자(L. X. McCusker/P. B. Gough/R. G. Bias)들과 어 로우즈(A ROWS)는 어 로우즈(a ROSE)라는 재미있는 논문의 저자인 G. C. Van-Orden, 그리고 사판(事判. ‘判事를 뜻하는 ‘judge’‘jugde’로 뒤바꿔 쓴 것)이 법정을 개정한다고?라는 논문의 공동 저자(M. Perea/S. J. Lupker)들이 대표적이다.

* [덤]으로 표시된 이 글은 근간 예정인 내 책자, 가제 <우리말 힘이 밥심보다 낫다 - 익혀서 남도 주자>에서

   재미 삼아 읽을 수 있는 부분에 붙여진 소제목이다. 책자 내용이 딱딱한 편이라 독자들이 조금이라도 재미 있기를

   바라면서 삽입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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