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는 우리가 널리 사용하고 있는 한자어들 중에서
흔히 실수하기 쉬운 말들을 몇 가지 형태로 나누어 살펴 보기로 한다.
오늘은 그 첫 번째로 한자어의 정확한 뜻을 알지 못하거나
파악하지 않은 채 사용하다 보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 표현들을 다뤄 보았다. [溫草]
○ ‘묘령의 중년 여성’이 ‘토사광란(吐瀉狂亂)’을 하다?
[문] ‘묘령의 중년 여성’이라는 표현을 보았습니다.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워 그런 표현을 쓴 것인가요, 아니면 중년 여성의 나이를 밝히는 게 실례라고 생각하여 얼버무리기 위해서 쓴 것인가요? ‘묘령’이란 나이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가요?
[답] 우선 답부터 말씀드리면 ‘묘령(妙齡)’이란 ‘방년(芳年)’과 마찬가지로 ‘스무 살 안팎의 여자 나이’를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니, ‘묘령의 중년 여성’이란 표현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지요. ‘방년(芳年)’에는 스무 살이라는 나이 외에도 한창 꽃답다는 뜻이 더해져 ‘이십 세 전후의 한창 젊은 꽃다운 나이’를 뜻한답니다.
‘묘령’ 운운한 사람은 어쩌면 질문자가 추측하신 대로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여인에게 알맞은 말일 듯해서 그런 추정만으로 썼을지도 모르지만, ‘묘령’은 엄연히 스무 살 안팎의 나이를 뜻하는 말이랍니다.
[문] 예전에 아이가 배가 아프다며 배를 움켜쥐고 밤새 미친 듯이 뒹굴면서 토하고 설사하는 걸 ‘토사광란’이라고도 한 것 같은데, 맞는 말인가요? 한자 표기는 어떻게 하는지요?
[답] 아이가 그처럼 토(吐)하고 설사(瀉)하면서 몹시 고생하는 것이 마치 광란(狂亂)인 듯도 하므로, 거기에 끌려 ‘토사광란(吐瀉狂亂)’으로 적을 수도 있겠으나, 그것은 ‘토사곽란[吐瀉癨亂]’의 잘못이랍니다.
‘토사곽란[吐瀉癨亂]’은 ‘토사’와 ‘곽란’이 합쳐진 말이죠. ‘토사(吐瀉)’는 ‘상토하사(上吐下瀉)’의 준말로 위로는 토하고 아래로는 설사하는 것을 뜻합니다. ‘곽란(癨亂)’은 배가 놀라고 아픈 한의학상의 병이기 때문에, ‘광란(狂亂 : 미친 듯이 어지럽게 날뜀)’과는 거리가 있는 말이죠. 더구나 토사곽란 상태에서는 아이가 몹시 고통스러워 할 게 뻔한데, 그걸 광란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건 도리상으로도 적절하지 않을 것 같군요.
위의 제목에 나온 말대로 묘령의 여성이 토사광란을 한다면, 아리따운 스무 살 여자가 토하고 설사하면서 광란을 부리는 셈이 되니, 그야말로 앞뒤가 안 맞을 뿐만 아니라, 배가 아파 죽겠어서 괴로움을 드러내는 것뿐인데 그걸 '광란(미친 듯이 어지럽게 날뜀)'이라고 한다면 당사자에게는 엄청 억울한 일이 될 뿐만 아니라 결례도 되겠지요?
? 한자어와 관련된 이런저런 사례들 : 사례1~ 사례8
이처럼 한자어와 관련된 문제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는데 대체로 다음과 같이 8가지 경우로 구분할 수 있을 듯합니다.
[사례1] 한자어의 정확한 의미를 몰랐어요! : 한자어의 정확한 의미를 잘 몰라서 소리 나는 대로 적거나, 잘못 읽거나, 적당히 대충 유추해서 잘못 쓰는 경우. (예) 토사광난/토사광란으로 밤새 고생했어. : 토사곽란(吐瀉癨亂)의 잘못.
[사례2] 한자의 뜻은 웬만큼 아는데, 대충 사용해 왔어요 : 한자의 뜻은 알지만, 대충 쓰다 보니 잘못된 말이 되는 경우. (예) 이번 시험은 고난이도 문제들이 많아서 점수들이 낮아. : 고난도(高難度)의 잘못.
[사례3] 한자어인 줄 잘 몰랐어요 : 한자어인 줄 모르고 쓰거나, 한자어인 줄은 알지만 의미 파악/구분을 깊이 하지 않고 얼결에 쓰는 경우. (예) 벼란간 굉음이 들렸다. : 별안간(瞥眼間)의 잘못.
[사례4] 남들도 쓰기에 따라 써봤어요 : 한자어의 정확한 의미 파악을 건너뛴 채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경우. (예) 김 군은 장래가 촉망되는 재원(才媛)이야 : ‘재원’은 ‘재주가 뛰어난 젊은 여자’를 뜻하므로 남자에게는 사용할 수 없음.
[사례5] 한자어에도 아 다르고 어 다른 게 있다 : 비슷한 형태지만 의미에 차이가 있는 말들. (예) ‘곤경/곤욕/곤혹’의 올바른 쓰임을 구별하는 문제
[사례6] 은근히 발음이 까다로운 한자어들 : 발음과 관련된 문제적 낱말들. (예) 단발마의 비명 : 단말마(斷末魔)의 잘못. ←末 : 끝 말
[사례7] 특례 입학생(?)인 단음절의 몇몇 한자어 : 외래어 표기법의 특별 규정에 따라 ‘어(語)/족(族)/민(民)’ 등과 같은 단음절의 한자어 앞에 한자어가 올 때와 외래어가 올 때 띄어쓰기가 달라지는 예.
[사례 8] 어근/의미소에서 죽기도 하고 살기도 하는 한자어 : (예) 쌍동이(x)/쌍둥이(o); 쌍동선(雙童船)(o)/쌍둥선(x)
이제 본격적으로 실전 훈련을 통해서 위에 제시한 사례별로 문제적 낱말이나 표현들을 한 가지씩 더 깊이 자세히 살펴보기로 합니다.
[사례 1] 한자어의 정확한 의미를 몰랐어요!
정확한 뜻을 잘 몰라서 소리 나는 대로 적거나, 잘못 읽거나 적당히 대충 유추해서 잘못 쓰는 경우입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 해당되는 것들은 대체로 사자성어의 꼴이거나 그와 흡사한데, 대표적인 것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토사광란(x)/토사곽란[吐瀉癨亂](o); 동거동락(x)/동고동락[同苦同樂](o); 성대묘사(x)/성대모사[聲帶模寫](o); 부화내동(x)/부화뇌동[附和雷同](o); 유도심문(x)/유도신문[誘導訊問](o); 양수겹장(x)/양수겸장[兩手兼將](o); 산수갑산(x)/삼수갑산[三水甲山](o); 오합잡놈[烏合雜-](x)/오사리잡놈(o); 일사분란(x)/일사불란[一絲不亂](o); 절대절명(x)/절체절명[絶體絶命](o); 홀홀단신(x)/혈혈단신[孑孑單身](o); 동병상린(x)/동병상련[同病相憐](o); ‘풍지박산/풍지박살’x)'/풍비박산[風飛雹散](o); 호위호식(x)/호의호식[好衣好食](o); 주야장창(x)/주야장천[晝夜長川](o); 순국선혈(x)/순국선열[殉國先烈](o); 유관 검사(x)/육안[肉眼] 검사(o); 인상 실험(x)/임상[臨床] 시험(o); 체면불구(x)/체면 불고[不顧](o); 통산임금(x)/통상[通常]임금(o); 난상토론[難上討論](x)/난상토론[爛商討論](o); 옥석구분(x)/옥석 구분[玉石 區分](o); 생사여탈권(x)/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o); 삼지사방(x)/산지사방[散之四方](o); 휘양찬란(x)/휘황찬란[輝煌燦爛](o); 난리법석(x)/난리 법석(o); 중구남방(x)/중구난방[衆口難防](o); 기부체납(x)/기부 채납[寄附採納](o); 신출기몰(x)/신출귀몰[神出鬼沒](o).
[실전 훈련]
◈아이가 밤새 토사광난/토사광란으로 고생했어 : 토사곽란의 잘못.
[설명] ‘토사’와 ‘곽란’이 합쳐진 말. ‘토사’는 ‘상토하사(上吐下瀉)’의 준말로 위로는 토하고 아래로는 설사하는 것. ‘곽란(癨亂)’은 배가 놀라고 아픈 한의학상의 병으로, ‘광란(狂亂 : 미친 듯이 어지럽게 날뜀)’과는 거리가 있는 말.
[참고] ‘난’과 두음법칙 : ①‘피난(避難)/피란(避亂)’의 경우에서 보듯, 난리를 뜻하는 ‘난(亂)’은 두음법칙에 해당하므로 ‘곽란(癨亂)’으로 적음. 즉, 홀로 쓰일 때는 ‘난(亂)’이지만, 한자어 뒤에서의 ‘란(亂)’은 독립된 낱말이 아닌 형태소이므로 ‘란’으로 표기. ¶홍경래의 난; 동란/무신란/임진란. ②그러나, 재난을 뜻하는 ‘난(難)’은 두음법칙에 해당되지 않고, 언제나 ‘난’. 주의!
토사곽란[吐瀉癨亂]? 위로는 토하고 아래로는 설사하면서 배가 질리고 아픈 병.
◈동거동락을 해 온 우리 사이에 이럴 수 있는가 : 동고동락의 잘못.
[설명] ‘동거동락’은 없는 말로 ‘동고동락’의 잘못.
동고동락[同苦同樂]? 괴로움도 즐거움도 함께함.
◈그는 역대 대통령의 성대묘사를 아주 잘한다 : 성대모사의 잘못.
[자료] 그는 새소리 흉내에 일가견이 있는 입내꾼이다 : 맞음.
다른 가수의 노래를 흉내 내는 것을 모창이라 한다 : 맞음.
[설명] ‘모사(模寫)’는 사물을 형체 그대로 그리거나 본을 떠서 똑같이 그림. 또는 원본을 베끼는 것. ‘묘사(描寫)’는 어떤 대상을 언어나 그림 따위로 표현하는 것. 따라서 목소리로 흉내를 내는 일은 ‘성대모사’가 올바른 표현임.
모사[模寫]? ①사물을 형체 그대로 그림. 또는 그런 그림. ②원본을 베끼어 씀. ③어떤 그림의 본을 떠서 똑같이 그림.
묘사[描寫]? 어떤 대상/사물/현상 따위를 언어로 서술하거나 그림을 그려서 표현함.
성대모사[聲帶模寫]? 자신의 목소리로 다른 사람의 목소리나 새, 짐승 따위의 소리를 흉내 내는 일.
입내? 소리나 말로써 내는 흉내. ¶입내꾼?
모창[模唱]? 남의 노래를 흉내 내는 일.
◈뇌졸증은 치료가 잘 돼도 반신불수 되기 십상이야 : 뇌졸중(腦卒中)의 잘못.
[설명] ‘뇌졸중(腦卒中)’은 뇌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손발의 마비, 언어 장애, 호흡 곤란 따위를 일으키고 있는 현재 상태이며, ‘뇌졸증’이라면 이미 뇌가 죽은(卒 ≒腦死) 것으로 의학적 사망 상태이므로 병명이 될 수가 없음.
◈그처럼 주견 없이 부화내동해서야 : 부화뇌동의 잘못.
[설명] ‘내동’은 없는 말로 ‘뇌동(雷同)’의 잘못. ‘뇌동(雷同)’은 ‘우레 소리(雷)에 맞춰 함께하다’라는 뜻으로 ‘부화뇌동’의 준말. ‘뇌동부화[雷同附和]’는 ‘부화뇌동[附和雷同]’의 동의어.
부화뇌동[附和雷同]/뇌동부화[雷同附和]≒뇌동[雷同]/부동[附同]? 줏대 없이 남의 의견에 따라 움직임.
◈그런 유도심문에 넘어가는 이들 많지 : 유도신문의 잘못.
[설명] ‘신문(訊問)’은 ‘말로 물어 조사하는 일’이고 ‘심문(審問)’은 ‘서면/구두로 개별적으로 진술할 기회를 주는 일’. ☜[참고] ‘신(訊)’은 ‘물을 신’.
신문[訊問]? ①알고 있는 사실을 캐어물음. ②<법> 법원이나 기타 국가 기관이 어떤 사건에 관하여 증인, 당사자, 피고인 등에게 말로 물어 조사하는 일.
심문[審問]? 법원이 당사자나 그 밖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에게 서면/구두로 개별적으로 진술할 기회를 주는 일.
유도신문[誘導訊問]? <법> 증인을 신문하는 사람이 희망하는 답변을 암시하면서, 증인이 무의식 중에 원하는 대답을 하도록 꾀어 묻는 일. 직접 신문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금지됨.
◈그거야말로 정말 멋진 양수겹장이로군 : 양수겸장의 잘못.
[설명] 뜻은 둘 다 통하지만, 표준어 사정에서 ‘양수겹장’을 버린 것. 즉, 현재 ‘양수겹장’은 ‘양수겸장’의 잘못.
양수겸장(兩手兼將)? ①장기에서, 두 개의 말이 한꺼번에 장을 부름. ②(비유)양쪽에서 동시에 하나를 노림.
겹장1? 탈놀이에서, 한 개의 탈을 가지고 두 배역으로 쓰는 일.
겹장2[-帳]? 겹으로 된 휘장.
◈산수갑산에 가더라도 먹고 죽어야겠다 : 삼수갑산의 잘못.
[설명] ‘삼수갑산(三水甲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험한 산골이라 이르던 함경남도의 ‘삼수’와 ‘갑산’이라는 두 곳의 지명을 합쳐 부르는 것. 산수가 빼어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산수갑산(山水 甲山)’이 아님.
◈오합잡놈[烏合雜-]? ‘오사리잡놈’의 잘못. ←‘오합지졸’에서 잘못 유추.
오사리잡놈[-雜-]? ①온갖 못된 짓을 거침없이 하는 잡놈. [유]오가잡탕/오구잡탕/오사리잡탕놈/오색잡놈. ②여러 종류의 잡된 무리.
[기억도우미] ‘오합(烏合)’은 까마귀들만의 모이기. 따라서, 이놈 저놈 다 섞이는 잡놈이 될 수가 없음.
◈일사분란하게 한 뜻으로 나아가자 : 일사불란(一絲不亂)의 잘못.
[설명] ‘일사분란’은 없는 말. 이것을 억지로 한자로 조합하여 말을 만들어 보면 ‘일사분란(一絲粉亂)’ 혹은 ‘일사분란(一絲紛亂)’이 되는데, ‘분란(粉亂)’은 우리말에 없는 말이며 ‘분란(紛亂)’은 ‘어수선하고 소란스러움’을 뜻함. 그러므로, ‘한 오리의 실도 엉키지 않아 질서 정연하고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음’과는 전혀 맞지 않음. 따라서 ‘-불란(不亂)’으로 써야 함.
◈순국선혈들의 희생 덕분에 나라가 있다 : 순국선열의 잘못. ‘선혈’은 없는 말.
선열[先烈]? 나라를 위하여 싸우다가 죽은 열사(烈士).
순국선열[殉國先烈]?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윗대의 열사.
◈그건 시험기관으로 보내지 않고 눈으로 유관 검사만 해도 돼 : 육안 검사의 잘못.
육안[肉眼]≒맨눈? 안경/망원경/현미경 따위를 이용하지 아니하고 직접 보는 눈.
[참고] ‘유관 검사’에서 ‘유관’의 의미를 각각 ‘유관(有關. 관계나 관련이 있음)’, ‘유관(乳管. 고등 식물에서 볼 수 있는 분비관으로, 유액이 들어 있는 관 모양으로 된 조직)’, ‘유관(乳鑵. 소, 양 따위의 젖을 짜서 담아 두는 통)’ 등으로 볼 수도 있으나 예문의 취지로 보아서는 ‘육안 검사(肉眼檢査)’로 보는 것이 적절함.
◈인상 실험/임상실험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신약이라서 : 임상 시험의 잘못.
[설명] ‘시험’은 구체적인 사물의 기능/성질을 검증하고자 하는 것이고, ‘실험’은 이론/현상을 검증하고자 하는 것. 따라서 새로 개발한 신약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를 가리킬 때에는 ‘임상 시험’이 적절하며, 예를 들어 신약 개발을 위하여 바이러스와 면역체와의 관계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 행하는 절차를 가리킬 때에는 ‘임상 실험’이 적절함.
임상[臨床]? ①환자를 진료하거나 의학을 연구하기 위하여 병상에 임하는 일. ②≒임상 의학(환자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학).
◈체면불구하고 : 체면 불고(不顧)의 잘못. ←띄어쓰기에서 ‘체면 불고’임.
[설명] ①관용구이며, 한 낱말이 아님. 단, 한글 표기일 때. ②‘체면불구(-不拘)’를 인정하면, ‘체면을 돌아보지 않는다(不顧)’는 의미가 없어지고, ‘체면에 구애되지 않는다(≒마구잡이로 해댄다)’는 뜻으로 바뀜.
[참고] 한자 성어일 때는 붙여 씀 : 체면불고(體面不顧)≒불고체면(不顧體面)≒부지체면(不知體面)
◈퇴직금은 통산임금으로 따져서 지급해야 하는 법이야 : 통상임금의 잘못.
[설명] ‘통산(通算)’ 임금이 아니라 ‘통상(通常)’ 임금임. ‘통산(通算, 전부를 통틀어 계산함) 임금’이란 말이 법에는 없음. 근로기준법 시행령에 따르면 ‘통상임금’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所定) 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을 말함(6조). 여기에는 기본급 외에 직무수당·직책수당·기술수당·면허수당·위험수당·벽지수당·물가수당 등과 같이 실제 근무일이나 실제 수령한 임금에 구애됨이 없이 사업주가 고정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이 모두 포함됨.
◈재벌 딸로 호위호식만 해 온 이가 이젠 고생도 해봐야지 : 호의호식의 잘못.
[설명] ‘호위호식’은 ‘호의호식(好衣好食.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음)’의 잘못. 사자성어인 ‘호가호위(狐假虎威. 남의 권세를 빌려 위세를 부림. <전국책>의 <초책(楚策)>에 나오는 말로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호기를 부린다는 데에서 유래)’도 있으나 뜻은 다른 말.
◈형의 도박으로 집안이 풍지박산/풍지박살 났다 : 풍비박산(風飛雹散)의 잘못.
[설명] ‘바람이 날고(풍비, 風飛), 우박이 흩어진다(박산, 雹散)’는 말에서 나온 말. 줄여서 ‘풍산(風散)’이라고도 함.
◈난상토론은 난상토론(難上討論)이다 : 난상토론(爛商討論)의 잘못.
[설명] ‘난상[爛商-]’의 올바른 뜻 : 爛은 ‘샅샅이/충분히’, 商은 ‘헤아림/의논’을 뜻하는 말임. 따라서 ‘난상토론’은 ‘어지러이 격한 논쟁을 벌임’의 뜻이 아니며, 의견을 충분히 나누고 토론한다는 의미.
난상공론[爛商公論]? 여러 사람이 모여서 충분히 의논함. 그런 의논.
◈옥석구분도 못한 채 무더기로 자르다니 : 옥석 구분의 잘못.
[설명] ‘옥석구분’은 본래 ‘옥석구분(玉石區分)’이란 말이 아니고, ‘옥석구분(玉石俱焚)’임. 즉 ‘옥이나 돌이 모두 다[俱] 불에 탄다[焚]는 뜻으로, 옳은 사람이나 그른 사람이 구별 없이 모두 재앙을 받음’을 뜻하는 고사성어. 따라서, ‘옥석구분(玉石區分)’의 뜻으로 사용하려면 ‘옥석을 구분하다’로 써야 함.
옥석구분[玉石俱焚]≒옥석동쇄[玉石同碎]? 옥/돌이 모두 다 불에 탄다는 뜻으로, 옳은 사람이나 그른 사람이 구별 없이 모두 재앙을 받음을 이름.
◈대통령의 사면권은 한마디로 생사여탈권이랄 수 있지 : 생살여탈권의 잘못.
[설명] 죽고 사는 것은 ‘생사(生死)’지만 죽이고 살리고 하는 것은 ‘생살(生殺)’임. 죽고 사는 것을 맘대로 하는 권리는 신(神)도 행하기 어려운 권리이지만, ‘죽이고 살리는 권리, 곧 생살권’은 쓸 수 있는 말. 아래의 뜻풀이 참조. ←≪표준≫에서도 ‘생사여탈’은 인정하지만, ‘생사여탈권’은 인정하지 않음.
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 살리고 죽일 수 있는 권리와 주고 빼앗을 수 있는 권리.
생사여탈[生死與奪]? 살고 죽는 것과 주고 빼앗는 것.
◈삼지사방으로 튀더군 : 산지사방(散地四方)의 잘못. 없는 말.
산지사방[散之四方]≒산지사처[散之四處]? 사방으로 흩어짐. 또는 흩어져 있는 각 방향. ¶~하다?
◈거리의 불빛들이 휘양찬란했다 : 휘황찬란(輝煌燦爛)의 잘못.
◈별일도 아니면서 웬 난리법석이냐 : 난리 법석의 잘못.
별일도 아니면서 웬 야단법석인고 : 맞음.
[설명] ‘난리 법석’은 ‘야단법석’과 달리 합성어가 아닌 두 낱말이며, ‘야단법석’에도 아래와 같이 한자어가 다른 두 말이 있음.
야단법석[惹端-]?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떠들썩하고 부산스럽게 굶.
야단법석[野壇法席]? <佛>야외에서 크게 베푸는 설법의 자리.
뒤법석? 여럿이 몹시 소란스럽게 떠듦.
게야단법석[-惹端-]? 몹시 어수선하고 소란스러운 일.
◈그렇게 허구장천 놀고만 지내면 어떡하냐 : 주야장천(혹은, 영구장천)의 잘못.
주야장창 놀기만 해대더니 결국... : 주야장천의 잘못.
주야장천[晝夜長川]? 밤낮으로 쉬지 아니하고 연달아.
영구장천[永久長川]? 한없이 길고 오랜 세월. ? 언제까지나 늘.
◈중구남방으로 떠들어대어 정신이 없더군 : 중구난방의 잘못.
중구난방[衆口難防]? 뭇사람의 말(衆口)을 막기(防)가 어렵다(難)는 뜻으로, 막기 어려울 정도로 여럿이 마구 지껄임.
◈그 자투리땅은 시에 기부체납하는 걸로 처리됐어 : 기부 채납의 잘못.
[설명] ‘기부 체납’은 ‘기부 채납’의 잘못. ‘체납(滯納)’은 ‘세금 따위를 기한까지 내지 못하여 밀림’의 뜻이고, ‘채납(採納)’은 의견이나 사람/물건 등을 받아들인다는 뜻. 따라서 ‘기부 체납(滯納)’과 ‘기부 채납(採納)’은 전혀 다른 뜻이 됨.
기부 채납[寄附採納]? <법> 국가 외의 자가 재산의 소유권을 무상으로 국가에 이전하여 국가가 이를 받아들여 취득하는 것. land donation.
◈그의 행적은 신출기몰하다고 할 정도였어 : 신출귀몰의 잘못.
[설명] ‘신출기몰(神出奇沒)’은 없는 말이며, 신출귀몰(神出鬼沒 : 귀신같이 나타났다가 귀신같이 사라진다)의 잘못.
◈절대절명의 위기에서 탈출했다 : 절체절명의 잘못.
절체절명[絶體絶命]? (비유) 몸(體)도 목숨(命)도 다 되었다(絶)는 뜻으로, 어찌할 수 없는 궁박한 경우.
◈그는 폐쇄공포증이 있어서 닫힌 곳에 있으면 식은땀을 흘리곤 했다 : 폐소공포증의 잘못.
폐소공포증[閉所恐怖症]? ≒폐소공포/폐실공포증/폐실공포(꼭 닫힌 곳에 있으면 두려움에 빠지는 강박 신경증).
◈그는 홀홀단신으로 월남했어 : 혈혈단신(孑孑單身)의 잘못. ←孑 : 외로울 혈.
혈혈단신[孑孑單身]≒혈연단신[孑然單身]? 의지할 곳이 없는 외로운 홀몸.
◈환골탈퇴하는 심정으로 새 출발을 했다 : 환골탈태의 잘못.
[설명] ‘환골탈태’는 뼈대를 바꾸어 끼고(換骨) 태(胎. 胎盤)를 바꾸어 쓴다(奪胎)는 뜻에서 온 말이므로 ‘탈퇴’는 잘못.
환골탈태[換骨奪胎]≒탈태(奪胎)ㆍ환골(換骨)ㆍ환탈(換奪)? ①뼈대를 바꾸어 끼고 태를 바꾸어 쓴다는 뜻으로, 고인의 시문의 형식을 바꾸어서 그 짜임새와 수법이 먼저 것보다 잘되게 함. ②사람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하여 전혀 딴사람처럼 됨.
◈동병상린 :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발음 잘못.
[설명] ‘憐’은 두음이나 한문인 아닌 경우에는 ‘련’으로만 읽히며, 이와 비슷한 ‘隣(인)’과 헷갈리기 쉬움. <예> 연민(憐憫); 걸인연천(乞人憐天 : 거지가 하늘을 불쌍히 여긴다는 속담(俗談)의 한역).
[덤] ♣ ‘성공 사례’는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없다!
♣그의 성공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자! : 타산지석의 부적절한 사용.
[유사] 그의 성공적인 약진을 반면교사로 삼자 : 반면교사의 부적절한 사용.
[설명] ‘타산지석(他山之石)’은 ‘다른 산의 나쁜 돌이라도 자신의 산의 옥돌을 가는 데에 쓸 수 있다는 뜻으로, 본이 되지 않은 남의 말/행동도 자신의 지식/인격을 수양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뜻하는 비유적 표현. 즉, 타산지석’은 부정적인 사례에 쓰는 말이므로, 위의 문장을 놓고 보면 실패 사례의 경우에는 타산지석이 될 수 있으나, 성공사례는 타산지석과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반면교사(反面敎師)’ 역시 아래의 뜻풀이에서 보듯 부정적인 면에서 얻는 깨달음/가르침에 쓰이는 말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약진’ 등과 같은 긍정적 상황에는 어울리지 않는 부적절한 말. 반대로, 흔히 쓰는 ‘회자(膾炙)’는 좋은 일, 칭찬받을 일에 쓰는 긍정적 표현이므로, 부정적 대상에 대해서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대조] 카사노바는 희대의 바람둥이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 회자의 부적절한 사용. ‘회자’는 칭찬 받을 일에 사용함.
회자[膾炙]? 회와 구운 고기라는 뜻으로, 칭찬을 받으며 사람의 입에 자주 오르내림을 이름.
반면교사[反面敎師]? 사람/사물 따위의 부정적인 면에서 얻는 깨달음이나 가르침을 주는 대상을 이름.
* 이 글은 근간 예정인 졸저 <국어 실력이 능력이다 - 업무 능력(NCS) 시대에서의 우리말의 힘>에 수록될 내용의 일부다.
출판사와의 협약에 따라, 이 글의 부분/전부의 복사/전재 및 일체의 상업적 활용을 금한다.
한자어인 줄 잘 몰랐어요 : 한자어인 줄 모르고 쓰거나, 한자어인 줄은 알지만... (0) | 2015.04.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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