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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인 줄 잘 몰랐어요 : 한자어인 줄 모르고 쓰거나, 한자어인 줄은 알지만...

우리말 공부 사랑방

by 지구촌사람 2015. 4. 29.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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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자어 관련, 세 번째 강좌.

우리가 널리 사용하고 있는 한자어들 중, 흔히 실수하기 쉬운 말들 가운데서도

한자의 뜻은 웬만큼 아는 편이지만 한자어인 줄 모르고 쓰거나, 한자어인 줄은 알지만

의미 파악/구분을 깊이 하지 않고 얼결에 쓰다 보니 실수도 하게 되는 말들을 골라 보았다. [溫草]

 

[사례 3] 한자어인 줄 잘 몰랐어요 : 한자어인 줄 모르고 쓰거나, 한자어인 줄은 알지만 의미 파악/구분을 깊이 하지 않고 얼결에 쓰는 경우

 

자주 쓰는 말 중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들이 대표적인데요. 그중 벼란간/철썩같이/괴상망칙/괴변/칠흙 등은 KBS <우리말 겨루기> 프로그램에서 문제로 나올 정도로 흔히들 실수하는 말입니다. 특히, 날염[捺染]은 해당 업계 종사자들조차 나염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 나염(x)/날염[捺染](o); 벼란간(x)/별안간[瞥眼間](o); 어연간(x)/어언간[於焉間](o); 푸악(x)/포악[暴惡-](o); 항차(x)/황차[況且](o); 괄세(x)/괄시[恝視](o); 충진(x)/충전[充塡](o); 철썩같이(x)/철석같이[-](o); 희안하다(x)/희한하다[稀罕-](o); 괴변(x)/궤변[](o); ‘흉칙/망칙/괴상망칙’(x)/‘흉측/망측/괴상망측[모두 ~]’(o); 폐륜아(x)/패륜아[悖倫兒](o); 칠흙(x)/칠흑[](o); 흑빛(x)/흙빛(o).

 

[실전 훈련]

 

벼란간 굉음이 들렸다 : 별안간(瞥眼間)의 잘못.

[설명] 별안간(瞥眼間)갑작스럽고 아주 짧은 동안을 뜻하는 명사. ‘깜짝할 별, 눈 안, 사이 간이니 글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 그렇기 때문에 소리 나는 대로 적은 벼란간은 잘못. 이와 비슷한 경우로는 어연간(x)/어언간(於焉間)(o)’ 등도 있음.

 

한복에 나염 처리된 예쁜 꽃무늬 : 날염(捺染)의 잘못.

[설명] ‘나염날염(捺染)’의 잘못. ‘날염(捺染)은 피륙에다 무늬가 새겨진 본을 대고 풀을 섞은 물감을 눌러 발라 물을 들이는데, ‘捺染을 한자사전에서는 무늬찍기라고 할 정도로 누르는 일이 긴요하며, 그래서 (누를 날)을 씀. 용어 설명 책자에까지도 나염으로 표기된 경우들이 숱할 정도로 많이 실수하는 말. [암기 도우미] 도장은 눌러 찍으니까 ()’. 눌러서 물들이니까 날염’!

날염[捺染]? 피륙에 부분적으로 착색하여 무늬가 나타나게 염색하는 방법

 

어연간/어연듯 우리가 졸업한 지도 40: 어언간(於焉間)[혹은 어느덧]의 잘못.

[설명] ‘어연간어연간하다(엔간하다의 본말)’의 어근. ‘어연듯은 없는 말.

어언간[於焉間]? 알지 못하는 동안에 어느덧. []어느덧, 어느새, 어언

 

마누라가 어찌나 푸악스럽게 몰아대던지 : 포악(暴惡-)스럽게의 잘못.

그누무 여편네의 푸악질엔 당해 낼 재간이 없지 : 그놈의, 포악질의 잘못.

[설명] ‘푸악은 없는 말이며, ‘포악(暴惡)’의 잘못.

포악스럽다[暴惡-]? 보기에 사납고 악한 데가 있다.

포악질[暴惡-]? 사납고 악한 짓.

 

집에서도 안 하는데 항차 밖에서야 : 황차(하물며/더구나/더군다나)의 잘못.

황차(況且)하물며? 더군다나의 뜻을 가진 접속 부사.

더더군다나? 더군다나의 강조. [유사] ‘더더욱(더욱더)’

 

겉만 보고 괄세해선 안 돼. 남들 못지 않는 자존심이 있는데 : 괄시, 못지않은의 잘못. 못지않다?[]

[설명] 괄세는 아예 없는 말로, ‘괄시(恝視)’의 잘못. 못지않다는 형용사이므로 못지않는(x)/못지않은(o)’으로 활용함. ‘-을 붙여 말이 되면 동사임. 알맞는(x)/알맞은(o), 걸맞는(x)/걸맞은(o).

괄시[恝視]? 업신여겨 하찮게 대함. []괄대/홀대, 업신여김. ¶~하다?

 

소화기 약제를 충진할 때가 됐어 : 충전의 잘못. 充塡의 오독.

소화기 약제를 충약하도록 : 충전의 잘못. 충약(充藥)’은 아직 사전에 오르지 못한 말.

[설명] 한자 充塡을 잘못 읽어서 생기는 실수. 올바른 발음은 충전’.

충전[充塡]? 메워서 채움. 교통 카드 따위의 결제 수단을 사용할 수 있게 돈이나 그것에 해당하는 것을 채움. 채굴이 끝난 뒤에 갱의 윗부분을 받치기 위하여, 캐낸 곳을 모래/바위로 메우는 일.

 

우리 사랑을 그토록 철썩같이 맹세했건만 : 철석같이의 잘못. 철석같다[]

철석 같은 그 맹세와 약속은 어디 가고 : 철석같은의 잘못. 철석같다[]

[설명] ‘철석같다는 한자어 철석(鐵石)’에서 온 복합어.

철석같다[鐵石-]? 마음/의지/약속 따위가 매우 굳고 단단하다.

 

참으로 희안한 일이야 : 희한한의 잘못. : 드물 희, : 드물 한

희한하다[稀罕-]? 매우 드물거나 신기하다.

 

말 되는 소릴 해. 그런 괴변 늘어놓지 말고 : 궤변의 잘못.

[설명] ‘괴변(怪變)’은 예상하지 못한 괴상한 재난/사고. ‘괴변(怪辯)’은 없는 말. ‘궤변(詭辯)’은 상대편의 사고(思考)를 헷갈리는 감정을 격앙시켜 거짓을 참인 것처럼 꾸며 대는 논법.

 

꼴이 얼마나 흉칙하던지, 끔찍했어 : 흉측(凶測)의 잘못. 흉측하다[]

망칙하게 대낮에 그게 무슨 짓이냐 : 망측하게의 잘못. 망측하다[]

괴상망칙한 것도 유분수지 그게 도대체 : 괴상망측한의 잘못.

[설명] ‘흉측하다흉악망측하다의 준말로, 여기서 쓰인 망측(罔測)’은 몹시 심해서 이루 말할/헤아릴(‘’) 수 없다(‘’)는 뜻으로, 의미소는 이 아닌 .

[유사] ‘-망측이 들어간 말들 : ‘해괴(駭怪)망측하다/괴상(怪常)-/기구(崎嶇)-/기괴(奇怪)-/흉악(凶惡)-/괴괴(怪怪)-/괴악(怪惡)-’.

흉측(凶測/兇測)하다흉악망측하다? 몹시 흉악하다.

망측하다[罔測-]? 정상적인 상태에서 어그러져 어이가 없거나 차마 보기가 어렵다.

 

그런 폐륜아는 따끔하게 혼내야 해 : 패륜아의 잘못. : 거스를 패.

[설명] ‘폐륜[廢倫](시집가거나 장가드는 일을 하지 않거나 못함. 부부간에 성생활을 하지 않음)’이란 말이 있긴 하지만 예문의 뜻과는 거리가 멀고, 여기서는 패륜(悖倫)’의 잘못.

패륜아[悖倫兒]? 인간으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도리에 어그러지는 행동을 하는 사람. []파륜자[破倫者]

 

칠흙 같은 밤에 놀란 흑빛 얼굴로 나타났으니, 구분이 되겠냐? : 칠흑, 흙빛의 잘못.

[설명] ‘칠흙은 아예 없는 말이며, ‘흙칠(-)’어떤 것에 흙을 묻힘. 또는 그렇게 하는 일. (비유) 명예 따위를 더럽히는 일’. ‘칠흑에서 온 말로 옻칠처럼 검음을 뜻하는 말. 한편, ‘흙빛은 글자 그대로 놀라서 흙빛으로 변한 얼굴을 가리키며, 검은 얼굴이라는 뜻이 아니므로 -’. ‘흑빛(-)’이라는 말도 없는 말.

 

[] 한자어로 잘못 유식해지기 : ‘강강수월래술래

 

강강수월래술레잡기는 어원이 같은 건가? : 강강술래, 술래잡기의 잘못.

[설명] 강강수월래(-水越來)’는 한자를 빌려 쓴 말이 맞춤법에 어긋나는 대표적인 예로서, ‘강강술래가 옳은 말. 이처럼 한자를 빌려 쓴 말이 맞춤법에 어긋난 예로는 막사(莫斯)(x)/막새(o)’, ‘비갑(非甲)(x)/비가비(o)’ 등도 있음. 술래잡기술레잡기로 잘못 표기하기도 하는데, 이는 강강술레(x)/강강술래(o)’ 등에서 영향 받은 때문임. ‘술래의 원말을 순라(巡邏)’로 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어원적 설명도 있음. , ‘술래/술레돈다는 뜻에서 온 말로 (수레바퀴)’에 해당되지만, 표준어 사정에서 어원의 뜻과 멀어져 술래를 택했으므로 술레는 잘못으로 보는 것임. (대신 수레는 그대로 남겨 두었는데, ‘-둘레/물레/물레방아의 예에서 보듯 둥글게 돌아가는 모양의 테를 뜻함)

막새? 처마 끝에 놓는 수막새와 암막새의 총칭.

비가비? 조선 후기에, 학식 있는 상민으로서 판소리를 배우는 사람.

순라[巡邏]? ①순라군이 경계하느라고 일정한 지역을 돌아다니거나 지키던 일. 순라군. 술래(술래잡기 놀이에서, 숨은 아이들을 찾아내는 아이)’의 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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