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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발음이 까다로운 한자어도 있다

우리말 공부 사랑방

by 지구촌사람 2015. 5. 21.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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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 관련, 여섯 번째 강좌.

이제 1회분만 남았다.

오늘은 우리가 널리 사용하고 있는 한자어들 중, 흔히 실수하기 쉬운 말들 가운데서도

은근히 발음이 까다로운 한자어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更新'과 같이 뜻에 따라 발음이 '경신'과 '갱신'의 두 가지로 읽히는 것에서부터

'경로당/경노당', '고랭지/고냉지' 등처럼 헷갈리기 쉬운 것,

'촛점 없는 눈'인지 '초점 없는 눈'인지 구분 요령을 모르면 고생하는 것 등등.

다른 것에서도 그렇지만,

원칙을 알아 두면 헷갈릴 때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 [溫草]

 

 

 

[사례 6] 은근히 발음이 까다로운 한자어도 있다

 

발음이 까다로워 가끔 실수를 하는 것에는 다음과 같은 유형이 있습니다.

 

- 평소의 발음 버릇 때문에 잘못된 말을 쓰는 경우

- 발음이 두 가지로 나는 경우

- 본음으로 읽는 경우와 속음으로 읽어야 하는 경우

- 두음법칙의 영향을 받는 경우

- 모음단순화 원칙의 예외적인 낱말들

- 기타의 경우

 

1) 평소의 발음 버릇 때문에 잘못된 말을 쓰는 경우

 

단발마의 비명 : 단말마의 잘못. :

단말마[斷末摩]? ①임종’(臨終). <>숨이 끊어질 때의 모진 고통.

 

폭팔물 처리반이 올 때까지 기다리자 : 폭발물(暴發物)의 잘못.

[주의] 올바른 발음은 {폭빨물}이며 {폭팔물}이 아님. 발음 관행 때문에 잘못 적게 되는 말.

 

2) 발음이 두 가지로 나는 말

 

신기록을 갱신하였다 : 경신의 잘못.

운전면허를 갱신해야 합니다 : 맞음.

[설명] 한자 고친다는 뜻으로는 으로, ‘다시라는 뜻으로는 으로 읽힘. ‘경신(更新)’이미 있던 것을 고쳐 새롭게 함이라는 뜻이 있는데, 이런 의미일 때는 갱신과 의미가 다르지 않음. 그러나 신기록 경신과 같은 경우에는 경신으로 써야 하며 이러한 의미는 갱신에는 없는 의미.

[주의] ‘갱년기(更年期)’는 인체가 성숙기에서 노년기로 접어드는 시기로, 신체의 변화와 관련된 것이므로 경년기로 읽어야 순리적이나, 관습적으로 굳어진 발음이므로 그대로 인용(認容).

경신(更新)? ①이미 있던 것을 고쳐 새롭게 함. ‘고침으로 순화. 기록 경기 따위에서, 종전의 기록을 깨뜨림.

갱신(更新)? ①≒경신(更新)(이미 있던 것을 고쳐 새롭게 함). 법률관계의 존속 기간이 끝났을 때 그 기간을 연장하는 일. ¶계약 갱신/비자 갱신/면허 갱신.

 

갹출(醵出)인가 거출인가 : 둘 다 쓸 수 있음. 의 두 가지로 발음.

갹출(醵出)거출? 같은 목적을 위하여 여러 사람이 돈을 나누어 냄. ‘나누어 냄’, ‘추렴’, ‘추렴함으로 순화.

 

흉포한 사람은 흉폭한(凶暴漢)인가, 흉포한(凶暴漢)인가? : 흉포한이 적절.

난폭한 사람은 난폭한(亂暴漢)인가, 난포한(亂暴漢)인가? : 둘 다 쓸 수 있음.

[설명] 한자 는 사납다는 뜻으로는 의 두 가지로 읽히는 말. 일의적인 규정은 없으나 앞말의 받침이 일 때는 대체로 로 읽힘. 그러나 狂暴(미쳐 날뛰듯이 매우 거칠고 사나움)’의 경우에는 광폭/광포두 가지 모두 쓰이는 등, 관행적인 발음을 따르고 있음. 참고로, ‘亂暴(행동이 몹시 거칠고 사나움)’의 원말을 난포(亂暴)로 삼고 있으며, ‘포악(暴惡)/횡포(橫暴)등의 경우에도 의 발음이 우세한 편이나, ‘폭리/폭음/폭식등의 경우에는 을 취하고 있음.

흉포[凶暴/兇暴]? 질이 흉악하고 포악함. ¶~하다?

횡포[橫暴]? 제멋대로 굴며 몹시 난폭함.

강포[強暴]? 몹시 우악스럽고 사나움.

난포[亂暴]? 난폭(행동이 몹시 거칠고 사나움)’의 원말.

광폭[狂暴]? ≒광포[狂暴](미쳐 날뛰듯이 매우 거칠고 사나움).

일폭[日暴]? ①햇볕에 쬠. 나날이 난폭하고 사나워짐.

 

3) 본음으로 읽는 경우와 속음으로 읽어야 하는 경우

 

[예제] 그때 정말 내 입장이 곤난했어 : 곤란의 잘못.

그 말을 듣자 그는 노발대발 대노했다 : 대로의 잘못.

부친의 승락을 얻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 승낙의 잘못.

쾌히 응락하시던가? : 응낙의 잘못.

배추는 고냉지 채소의 대표 격이야 : 고랭지의 잘못.

아직도 공냉식 차가 있어 : 공랭식의 잘못.

 

[설명] 한글 맞춤법 제52: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

 

본음으로 읽는 한자들과 속음으로 읽는 한자들 (: 본음 속음) : 승낙(承諾)/응낙(應諾) 수락(受諾)/쾌락(快諾)/허락(許諾); 만난(萬難) 곤란/논란(論難); 분노(忿怒) 대로(大怒)/희로애락(喜怒哀樂); 안녕(安寧) 의령(宜寧)/회령(會寧); 토론(討論) 의논(議論); 오륙십(五六十) 오뉴월/유월(六月); 목재(木材) 모과(木瓜); 십일(十日) 시방정토(十方淨土)/시왕(十王)/시월(十月); 팔일(八日) 초파일(初八日).

본음으로 읽는 한자 중 유의해야 할 말 : 공랭식/수랭식(空冷式/水冷式), 고랭지(高冷地), 한랭지(寒冷地) .

 

4) 두음법칙의 영향을 받는 한자어()

 

벌써 경노당에 드나들 나이는 아니잖은가 : 경로당의 잘못.

[설명] 두음법칙의 적용을 받음. , ‘연륙교(連陸橋)’에서의 연륙처럼 경로(敬老)’를 한 낱말로 보는 것이며, ‘등용문에서의 과 같은 접두어로 보지 않기 때문에 경로로 표기. 그러나 발음은 {경노}! <>초노(初老)(x)/초로(初老)(o); 촌노(村老)(x)/촌로(村老){ː}(o); 연노(年老)(x)/연로(年老){열로}(o)

 

5) 모음 단순화의 예외

 

그리 팍성/팩성을 낼 까닭이 뭐 있소? : 퍅성(愎性)의 잘못.

[설명] 다음과 같은 경우는 표준어 규정 10항에 따라 복모음 표기를 단모음으로 적는다[모음 단순화] : ‘괴퍅[乖愎](x)/괴팍(o)’ 괴팍스럽다(o)/괴팍하다(o)’; ‘미류나무[美柳~](x)/미루나무(o)’; ‘으례(x)으레(o)’; ‘켸켸묵다(x)/케케묵다(o)’. 그러나, ‘콩케팥케(x)/콩켸팥켸(o)’, ‘각출(x)/갹출[醵出](o)’ 등에서처럼 복모음을 살려 적는 것을 표준어로 삼고 있는 경우도 있음.

[주의] 위의 괴팍을 제외하고는 아래 낱말들은 모두 ‘-을 살림.

강퍅하다[剛愎-]? 성격이 까다롭고 고집이 세다.

암퍅[暗愎]하다? 성질이 엉큼하면서 까다롭고 고집이 세다

오퍅하다[傲愎-]? 교만하고 독살스럽다.

한퍅하다[狠愎-]? ≒한려하다(狠戾). 성질이 고약하고 사납다.

1? 가냘픈 몸이 갑자기 힘없이 쓰러지는 모양. ¶퍅퍅1?

2? 갑자기 성을 내는 모양.

퍅퍅2? ①자꾸 성을 내는 모양. 지지 아니하려고 강퍅하게 자꾸 대드는 모양.

퍅성[愎性]? 너그럽지 못하고 까다로워 걸핏하면 화를 내는 성질.

 

6) 사이시옷과 한자어().

 

전세집/전셋방/세방 : 전셋집/전세방/셋방의 잘못. 가장 까다로운 구분 중 하나.

[설명] 한자어와 한자어 사이에서는 사이시옷을 받치지 못한다(원칙).

전세방(傳貰房) : ‘전세+은 한자어 복합(합성어). 고로 사이시옷 불가함.

전셋집(傳貰-)/전셋값 : ‘전세+/은 한자어+한글. 고로 사이시옷 가능

셋방(貰房) : ‘+은 한자어 복합이므로 원칙적으로는 사이시옷 불가하나 예외적으로 인정.

[요약] ‘셋방은 예외라서 가능하나, ‘전셋방은 원칙대로 불가능함.

[중요] 복합한자어 중 사이시옷 규정 예외 6낱말 : 곳간, 셋방, 숫자,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

 

촛병마개, 죄다 시큰둥하게 : 초병마개(醋甁-)의 잘못.

촛점 없는 눈으로 쳐다보던 그녀 : 초점의 잘못.

[설명] 발음은 각각 {초뼝마개}, {초쩜}이지만, ‘초병(醋甁)’초점(焦點)’은 한자어이므로 사이시옷을 받치면 도리어 잘못.

 

차롓상 차리는 법이 지방마다 달라서 : 차례상(茶禮床)의 잘못.

젯상 차리는 법 : 제상(祭床)의 잘못.

[설명] ‘차례상(茶禮床)’은 한자어이므로 사이시옷을 받치지 못함. ‘제상(祭床)’의 발음은 {ː}.

[참고] ‘차례상은 현재 사전의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으나, 한 낱말. 여기서 은 아래의 뜻풀이에 나와 있듯이 접사적 기능을 함.

[]? 일부 명사 뒤에 붙어 상차림을 나타내는 말. ¶다과상/생신상/차례상.

 

그 말은 지금 마굿간에 있어 : 마구간(馬廐間)의 잘못.

[설명] 한자어이므로 사이시옷 불가함.

 

[] 녹음기의 한자 표기는 錄音器인가, 錄音機인가 : ‘-()’ 다르고 ‘-()’ 다른 기기류(機器類/器機類) 표기의 한자어

 

‘-()’‘-()’의 쓰임 구분

 

[예제] 녹음기의 한자 표기는 錄音器인가, 錄音機인가 : 錄音.

복사기계산기의 한자 표기는? : 複寫機/複寫器計算器/計算機 병용.

 

-()는 동력을 사용하거나, 대체로 설비/장치의 크기가 크거나 부속 장치들이 많아 구조가 복잡하고, 제조/생산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장치에 붙입니다. 특히 동력 사용과 무관하게 기계류에 편입되거나 복잡한 장치의 총칭으로 사용될 경우, ‘-()’가 쓰입니다. <> 비행기(飛行機)/세탁기(洗濯機)/선풍기(扇風機)/발전기(發電機)/촬영기(撮影機)/사진기(寫眞機).

 

한편 -()는 그와 달리 장치가 크지 않거나 구조가 비교적 간단하고 작동 원리가 복잡하지 않으며 특정된 단순 기능만을 수행하는 연장/연모/그릇/기구/기관(器官) 따위에 붙여 쓰입니다. <> 호흡기(呼吸器)/생식기(生殖器)/현악기(絃樂器)/관악기(管樂器); 구석기(舊石器)/도자기(陶瓷器)/측정기(測定器)/감지기(感知器)/녹음기(錄音器)/조리기(調理器).

 

그러나, 현재의 실질적인 쓰임새로 볼 때는 당초 출현/제작 당시의 상황과 무척 달라져 표기를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들도 적지 않으며 (: 유성기(留聲機)/축음기(蓄音機)/녹음기(錄音器)는 각각 留聲/蓄音/錄音, 크기가 수 킬로미터에도 이르는 입자 가속기(加速)에서의 가속기(加速)는 가속기(加速), 공장 규모의 태양광 축전기(蓄電)에서의 축전기는 축전기(蓄電)), 그 기능이 복잡해지고 장치가 대형화된 것들도 있어서 실제로 혼용 표기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복사기(複寫機/複寫器)/계산기(計算器/計算機).

 

참고로, 현재 표준의 표제어에 녹즙기의 한자가 綠汁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는 표준의 실수로 보입니다. 특정된 단순 기능만을 수행하는 기구일 뿐만 아니라 조리기(調理器)’ 표기 등과의 통일성 유지를 고려해서도 녹즙기(綠汁)’로 표기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계(機械)? 동력을 써서 움직이거나 일을 하는 장치

기계(器械)? ①연장/연모/그릇/기구 따위의 총칭. 구조가 간단하며 제조/생산을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사용하는 도구의 총칭.

기구(器具)? 세간/도구/기계 따위의 총칭.

도구(道具)? 일을 할 때 쓰는 연장의 총칭.

장치(裝置)? 어떤 목적에 따라 기능하도록 기계/도구 따위를 그 장소에 장착함. 또는 그 기계/도구/설비.

 

* 이 글은 오는 7월 발간 예정인 졸저 <국어 실력이 능력이다 - 업무 능력(NCS) 시대에서의 우리말의 힘>에 수록될 내용의 일부다. 출판사와의 협약에 따라, 이 글의 부분/전부의 복사/전재 및 일체의 상업적 활용을 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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