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2015년)부터 시행되는 문장부호 개정안 해설(2)
○ 문장 부호별 주요 개정 내용 - 신설된 내용을 중심으로
[문] 가운뎃점(ㆍ)을 써서 ‘육·해·공군’의 ‘실·국·과장급’이라 표기했더니 잘못이라 하고, 반대로 ‘입출구, 융복합’ 등은 가운뎃점을 써서 표기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몹시 헷갈리는데, 어째서 그런가요?
[답] 그러실 만도 합니다. 예전에 가운뎃점은 같은 계열의 단어 사이에만 사용하되, 한 단어로 되어 있는 것 사이에서는 쓰지 아니한다는 원칙이 있었습니다. 그 원칙에 따라 예로 드신 것들을 중심으로 말씀드리면, ‘실·국·과장급’은 ‘실장·국장·과장급’의 잘못이었습니다. 대상이 같은 계열의 단어여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실·국’은 형태소일 뿐 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잘못으로 보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입출구(x)/입구·출구(o)’, ‘융복합(x)/융합·복합(o)’, ‘육·해·공군(x)/육해공군(o)’이 되어야 옳은 표기였지요(‘육해공군’은 본래 한 낱말). 그 밖에 ‘시장에 가서 사과·배·복숭아, 고추·마늘·파, 조기·명태·고등어를 샀다.’에서처럼 쉼표로 열거된 어구가 다시 여러 단위로 나누어질 때에도 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정에서는 ‘짝을 이루는 어구들 사이, 또는 공통 성분을 줄여서 하나의 어구로 묶을 때는 가운뎃점을 쓰거나 쉼표’를 쓸 수 있도록 단순화하고 적용 폭을 크게 넓혔습니다. 즉, 적용 대상이 예전의 낱말 단위에서 이제는 ‘어구’나 ‘공통 성분’들까지도 포함되기 때문에 아주 폭넓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정안에 따르면 ‘실·국·과장급’, ‘입․출구’, ‘융․복합’ 등의 표현이 가능합니다. 모두 옳은 표기입니다. 단, 본래 한 단어인 것들은 지금도 가운뎃점 표기는 잘못입니다. (예) ‘좌·우(x)/좌우; 여·야(x)/여야(o); 육·해·공군(x)/육해공군(o)’.
또한 이번의 문장부호 개정으로 이 가운뎃점(․) 대신에 쉼표를 쓸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용례는 아래 해당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마침표(.)
ㅇ 용언의 명사형이나 명사로 끝나는 문장, 직접 인용한 문장의 끝에는 마침표를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쓰지 않는 것을 허용함.
(예)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몸과 마음을 다하여 애를 씀. (ㅇ)/씀(ㅇ)
신입사원 모집을 위한 기업 설명회 개최. (ㅇ)/개최(ㅇ)
그는 “지금 바로 떠나자. (ㅇ)/떠나자(ㅇ)”라고 말하며 서둘러 짐을 챙겼다.
ㅇ 아라비아 숫자만으로 연월일을 표시할 때 마침표를 모두 씀. ‘일(日)’을 나타내는 마침표를 반드시 써야 함.
(예) 2014년 10월 27일 - 2014. 10. 27. (ㅇ)/2014. 10. 27(×)
ㅇ 특정한 의미가 있는 날을 표시할 때 월과 일을 나타내는 아라비아 숫자 사이에는 마침표를 쓰거나 가운뎃점을 쓸 수 있음.
(예) 3. 1 운동(ㅇ)/3․ 1운동(ㅇ)
ㅇ ‘마침표’가 기본 용어이고, ‘온점’으로 부를 수도 있음.
□ 물음표(?)
ㅇ 모르거나 불확실한 내용임을 나타낼 때 물음표를 씀.
(예) 모르는 경우: 최치원(857~?)은 통일 신라 말기에 이름을 떨쳤던 학자이자 문장가입니다.
불확실한 경우: 조선 시대의 시인 강백(1690?~1777?)의 자는 자청이고, 호는 우곡입니다.
□ 쉼표(,)
ㅇ 문장 중간에 끼어든 어구의 앞뒤에는 쉼표를 쓰거나 줄표를 쓸 수 있음.
(예) 나는, 솔직히 말하면, 그 말이 별로 탐탁지 않아.
나는 ― 솔직히 말하면 ― 그 말이 별로 탐탁지 않아.
ㅇ 특별한 효과를 위해 끊어 읽는 곳을 나타내거나 짧게 더듬는 말을 표시할 때 쉼표를 씀.
(예) 이 전투는 바로 우리가, 우리만이, 승리로 이끌 수 있습니다.
선생님, 부, 부정행위라니요? 그런 건 새,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ㅇ 열거할 어구들을 생략할 때 사용하는 줄임표 앞에는 쉼표를 쓰지 않음.
(예) 광역시: 광주, 대구, 대전……(ㅇ)/ 광주, 대구, 대전, ……(×)*
ㅇ ‘쉼표’가 기본 용어이고, ‘반점’으로 부를 수도 있음.
[*(주) : 이와 같은 표기에서 마지막으로 열거되는 것의 뒤에 쉼표를 찍는 것을 '옥스퍼드 콤마'라고도 한다.
이와 달리 케임브리지식은 쉼표를 찍지 않는데, 두 대학 간의 고집스러운 차별화 경쟁 때문이다.
예컨대, 같은 철학박사도 옥스포드에서는 'D.Phil'로, 케임브리지에서는 'Ph.D.'로 적고,
백과사전도 옥스포드에서는 'Encyclopaedia'로, 케임브리지에서는 'Encyclopedia'로 적는다. ]
□ 가운뎃점(․)
ㅇ 짝을 이루는 어구들 사이, 또는 공통 성분을 줄여서 하나의 어구로 묶을 때는 가운뎃점을 쓰거나 쉼표를 쓸 수 있음.
(예) 하천 수질의 조사ㆍ분석(ㅇ)/ 하천 수질의 조사, 분석(ㅇ)
상ㆍ중ㆍ하위권(ㅇ)/ 상, 중, 하위권(ㅇ)
□ 중괄호({ })와 대괄호([ ])
ㅇ 열거된 항목 중 어느 하나가 자유롭게 선택될 수 있음을 보일 때는 중괄호를 씀.
(예)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로, 까지} 갔어요.
ㅇ 원문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이나 논평 등을 덧붙일 때는 대괄호를 씀.
(예) 그런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 [원문에는 ‘업다’임.]
□ 낫표(「 」, 『 』)와 화살괄호(< >, < >)
ㅇ 소제목, 그림이나 노래와 같은 예술 작품의 제목, 상호, 법률, 규정 등을 나타낼 때는 홑낫표나 홑화살괄호를 쓰는 것이 원칙이며 작은따옴표를 대신 쓸 수 있음.
(예) 「한강」은(ㅇ)/<한강>은(ㅇ)/‘한강’은(ㅇ) 사진집 <아름다운 땅>에 실린 작품이다.
ㅇ 책의 제목이나 신문 이름 등을 나타낼 때는 겹낫표나 겹화살괄호를 쓰는 것이 원칙이며 큰따옴표를 대신 쓸 수 있음.
(예) 『훈민정음』은(ㅇ)/<훈민정음>은(ㅇ)/“훈민정음”은(ㅇ)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 줄표(—)
ㅇ 제목 다음에 표시하는 부제의 앞뒤에는 줄표를 쓰되, 뒤에 오는 줄표는 생략할 수 있음.
(예) ‘환경 보호 — 숲 가꾸기 —’라는(ㅇ)/ ‘환경 보호 — 숲 가꾸기’라는(ㅇ) 제목으로 글짓기를 했다.
□ 붙임표(-)와 물결표(~)
ㅇ 차례대로 이어지는 내용을 하나로 묶어 열거할 때 각 어구 사이, 또는 두 개 이상의 어구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나타내고자 할 때는 붙임표를 씀.
(예) 멀리뛰기는 도움닫기-도약-공중 자세-착지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원-달러 환율
ㅇ 기간이나 거리 또는 범위를 나타낼 때는 물결표 또는 붙임표를 씀.
(예) 9월 15일~9월 25일(ㅇ)/9월 15일-9월 25일(ㅇ)
□ 줄임표(……)
ㅇ 할 말을 줄였을 때, 말이 없음을 나타낼 때, 문장이나 글의 일부를 생략할 때, 머뭇거림을 보일 때에는 줄임표를 씀.
(예) “어디 나하고 한번…….” 하고 민수가 나섰다.
“우리는 모두…… 그러니까…… 예외 없이 눈물만…… 흘렸다.”
ㅇ 줄임표는 점을 가운데에 찍는 대신 아래쪽에 찍을 수도 있으며, 여섯 점을 찍는 대신 세 점을 찍을 수도 있음.
(예) “어디 나하고 한번….” 하고 민수가 나섰다.
“어디 나하고 한번......” 하고 민수가 나섰다.
“어디 나하고 한번... ” 하고 민수가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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