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8회(2015.8.10.)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에펠탑 기다려!’. 강태원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3) 맞춤법/띄어쓰기 관련 문제
1) 일반 맞춤법 관련 낱말 : 소맷깃.소매깃(x)/소맷귀(o); 여지껏.여직껏(x)/입때껏(o)
-소맷깃.소매깃(x)/소맷귀(o)
‘깃’은 ‘옷깃/이불깃’에서 보듯, ‘저고리나 두루마기의 목에 둘러대어 앞에서 여밀 수 있도록 된 부분’이나 ‘양복 윗옷에서 목둘레에 길게 덧붙여 있는 부분’, 또는 ‘때가 잘 타는 이불의 위쪽이나 베개의 겉에 덧대는 천’을 말한다.
따라서 ‘소맷부리의 구석 부분’의 의미로는 ‘소맷귀’가 되어야 한다. ‘소맷깃’은 잘못. 출연자들 중 유일하게 향자 님만 ‘깃’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계셨다. 이때의 ‘귀’는 ‘귀때(주전자의 부리같이 그릇의 한쪽에 바깥쪽으로 내밀어 만든 구멍)’ 등에서처럼 한 쪽 귀퉁이/구석을 뜻한다.
‘소맷귀’에 쓰인 사이시옷은 관형격/소유격의 기능이다. 즉, ‘~의’라는 뜻으로서 ‘소매의 귀’를 뜻한다.
-여지껏.여직껏(x)/입때껏(o)
낱말풀이에서 다뤘듯이, ‘입때껏’은 ‘이제껏≒여태껏’과 동의어. ‘여태’를 강조하는 말이다. 주의할 것은 흔히 쓰는 ‘여지껏/여직[껏]’은 비표준어라는 점. 특히 ‘여직’은 북한어이다.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 맞춤법>의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그런 일은 여지껏/여직 단 한 번도 없었는데 : 여태껏/여태까지/입때껏의 잘못.
여직/여직까지/여지껏/여직껏 : ‘여태/여태(입때)까지/여태껏(입때껏/이제껏)’의 잘못.
여직/여직껏/여지껏? ‘여태’/여태껏‘의 잘못. 그러나, ‘입때껏’은 표준어.
[설명] ‘여지(껏)/여직(껏)’은 잘못. ‘여직’?은 ‘여태(지금까지)’의 북한어.
2) 달인 도전용 맞춤법 문제
출제된 말들 : 웬지(x)/왠지(o); 시끈거려서(x)/시큰거려서(o); 울궈먹었더니(x)/우려먹었더니(o)
난도로 보면, 모두 평이한 B급 수준의 말들. 그만큼 맞춤법 문제로는 까다로운 편이 아니었다. 굳이 난도를 구분하라면 ‘울궈먹다/우려먹다’ -> ‘웬지/왠지’ ->‘시끈거리다/시큰거리다’의 순으로 낮아진다고 해야 하려나.
- 울궈먹었더니(x)/우려먹었더니(o)
‘우려먹다’의 경우는 예문에 쓰인 의미로는 ‘음식 따위를 우려서 먹다’라는 뜻이다. 이따금 ‘남의 것을 좀스러운 말이나 행동으로 꾀어 빼앗아 가지다’라는 뜻의 ‘알겨먹다’ 대신에 쓰는 ‘울궈먹다’는 사전에 없는 말로 비표준어다. 그런 의미로는 ‘우려내다’도 쓸 수 있는 말이다. 어제 달인 도전자가 이 낱말에서 실족했다.
상세한 것은 아래에 전재하는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 맞춤법>의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질기게 괴롭혀서 울궈내는 덴 일가견이 있지 : 우려내는(혹은 알겨먹는)의 잘못.
울궈먹을 사람이 따로 있지, 친척 것을 그리 하다니 : 우려낼(혹은 알겨먹을)의 잘못. <-우려내다/알겨먹다[원]
[설명] ‘울궈먹다’는 없는 말. 이 경우는 ‘우려먹다’도 아닌 ‘우려내다’가 알맞음.
[주의] 일부 사전에 ‘울궈먹다’를 ‘우려먹다’의 잘못이라 한 경우도 있는데,《표준》에는 뜻풀이에 보이듯, ‘우려먹다’에는 ‘우려내어(알겨서)’ 먹는다는 의미가 없으며 ‘울궈먹다’라는 낱말 자체가 없음.
우려먹다? ①음식 따위를 우려서 먹다. ②이미 썼던 내용을 다시 써먹다.
우려내다? ①물체를 액체에 담가 성분/맛/빛깔 따위가 배어들게 하다. ②생각/감정을 끄집어내다. ③꾀거나 위협하거나 하여서 자신에게 필요한 돈/물품을 빼내다.
알겨먹다? 남의 재물 따위를 좀스러운 말/행위로 꾀어 빼앗아 가지다.
- 웬지(x)/왠지(o)
이 낱말의 구분만으로는 아주 기본적인 문제랄 수 있다. 초등학교 국어 문제로도 나올 정도이므로. 아래 설명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웬지 눈물이 날 것 같아요 : 왠지의 잘못. <=‘왠지’는 ‘왜인지’의 준말.
이거 웬지 으시시하다보니 으실으실해지는데 : 왠지 으스스하다보니, 으슬으슬의 잘못.
웬지 기분이 이상하다 : 왠지의 잘못.
[설명] ‘왠지’는 ‘왜인지’의 준말로서, ‘왜 그런지 모르게. 또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를 뜻하는 부사. 즉, ‘왠지’는 이유와 관련된 ‘왜’에서 나온 말이며, ‘웬’은 뜻밖의 일이 일어나거나 일이 기대하던 바와 다르게 전개될 때 ‘어찌 된’이나 ‘어떠한’의 의미로 쓰는 관형사. 복합어를 만들기 위해 ‘웬+지’ 꼴을 이루더라도 의미가 없음. 복합명사로는 ‘웬일/웬셈’ 정도. ‘웬 떡이냐’에서도 관형사. 다만, 복합어로서 ‘웬만치≒웬만큼’은 한 낱말의 부사이며, ‘웬걸’은 감탄사.
하지만, ‘웬’은 관형사로 사랑받는(?) 말이기도 하다. 이때의 경우는 고난도 문제가 된다. 이참에 아래 설명을 참조하여, 확실하게 용법과 구분법을 익혀 두시기 바란다.
◈와, 이게 웬떡/왠떡이냐? : 웬 떡의 잘못.
웬 일은 무슨 웬 일? 예사 일이지 : 웬일, 예삿일의 잘못.
[설명] ‘웬’은 관형사인데, 복합어로는 ‘웬일/웬셈/웬걸?/웬만큼≒웬만치?/웬간(어근)’ 등이 있고, 그 밖의 경우는 관형사로 기억해 두면 도움이 됨.
[참고] 웬일인지(o); 왠지(o)/웬지(x).
[주의] ‘예삿일’과 달리 ‘예사말(例事-)/예사소리/예사내기’ 등은 사이시옷이 없음. 특히, ‘예사말{예ː사말}/예사소리{예ː사소리}’의 발음 주의. ☞♣사이시옷에서 주의해야 할 말들 항목 참조.
웬? ①어찌 된. ¶웬 영문/- 까닭/- 걱정/- 날벼락/- 눈/- 돈/- 걸음/- 물인지 모르겠다. ②어떠한. ¶웬 낯선 사내와 마주치다; 웬 놈이야, 떠드는 놈이?
웬셈? 어찌 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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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만치/만큼 잔소리 했으면 이제 그만 하지 : 웬만치/웬만큼, 잔소리했으면의 잘못.
그만하면 웬만침한 셈 아닌가 : 웬만큼/웬만치 한의 잘못. ‘웬만침하다’는 북한어.
[설명] ‘웬만치≒웬만큼?’, ‘잔소리하다/잔소리질하다’ : 모두 한 낱말.
‘관절 따위에 신 느낌이 자꾸 들다’를 뜻하는 ‘시끈거리다(x)/시큰거리다(o)’는 굳이 별도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다. ‘시끈거리다’는 사투리로도 쓰이지 않는 잘못된 말이다.
4) 달인 도전용 띄어쓰기 문제
해답부터 적어 보면 이렇다 : 왠지 무릎이 시큰거려서 쇠뼈를 여러 번 우려먹었더니 사나흘 만에 날아갈 듯 가뿐해졌다.
밑줄 친 부분들이 좀 생각해야 할 부분. 그러나 아주 까다로운 것은 없었다. ‘만’과 ‘듯’은 의존명사인데 그것만 제대로 이해하고 있으면 헷갈리지 않을 수 있었다. 달인 도전자가 여기서도 실족했는데, 띄어쓰기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드러나는 기본적인 실수에 속한다.
‘우려먹다’와 같은 경우가 띄어쓰기 문제로 나오면 헷갈릴 수 있었는데, 다행히도 맞춤법 문제로 출제되어 굳이 띄어쓰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우려먹다’는 한 낱말의 복합어이므로 붙여 써야 하는 말.
‘여러 번’이 조금 섞갈릴 수도 있었다. 특히 이와 비슷하게 ‘번’이 쓰인 복합어들을 많이 알고 계신 분들의 경우에는... ‘여러’는 관형사이므로 띄어 써야 한다.
요약하자면 ‘이번/요번/금번/한번/저번(這番)’ 등과 같은 말들은 비교적 용이하게 한 낱말임을 알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지난번/먼젓번/골백번/저지난번/다음번’ 등과 같은 복합어에는 낯설어 하기 쉽다. 뒤의 말들도 한 낱말의 복합어들이다. 특히, 자주 쓰이는 ‘지난번’이 한 낱말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둘 필요가 있고, ‘다음번’ 역시 주의해야 할 말이다.
‘골백번’은 ‘여러 번’을 강조하거나 속되게 이르는 말인데 한 낱말이다.
한번’은 아주 조심해야 할 말이다. 한 낱말로 쓰일 때는 ‘지난 어느 때나 기회’를 뜻하는 명사이거나 ‘1.어떤 일을 시험 삼아 시도함을 나타내는 말. 2.기회 있는 어떤 때에 3.어떤 행동/상태를 강조. 4. 일단 한 차례’를 뜻하는 부사다. 그러나 명확하게 1회를 뜻하는 경우에는 ‘한 번’으로 띄어 적어야 한다.
(이 복합어로서의 '한번'은 작년 초 국립국어원에서 슬그머니(공지도 없이) 품사를 바꾸고 뜻풀이를 보완한 말이다. 내 맞춤법 책자를 갖고 계신 분들은 낱말 뜻풀이 부분을 아래에 붉은색으로 표기된 대로 수정하시기 바란다.)
이와 관련하여 내 책자의 여러 곳에서 언급했는데, 그중 집중적으로 설명된 부분을 전재한다. 잘 익혀 두시기 바란다.
◈[중요]♣‘한 번’과 ‘한번’
[예제] 우리 어쩌나 보게 한 번 그냥 해볼까 : 한번의 잘못.
우리 집에 한 번 놀러 오세요 : 한번의 잘못.
우리 집에 한번도 안 와 본 사람 있나 : 한 번의 잘못
[설명] ①횟수를 나타내는 ‘한 번, 두 번’의 경우는 띄어 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자; 한 번쯤은 뒤돌아보겠지. ②‘한번’ : 아래의 예문에서처럼 명사나 부사로 쓰일 때는 붙여 씀.
<예> ‘한번’인 경우들
-? 시험 삼아 시도함. ¶한번 해 보다; 한번 먹어 보다; 일단 한번 해 보자.
-? 기회 있는 어떤 때 ¶우리 집에 한번 놀러 오세요; 시간 날 때 낚시나 한번 갑시다; 언제 한번 찾아가 뵙고 싶습니다.
-? 지난 어느 때/기회 (‘한번은’ 꼴로) ¶한번은 그런 일도 있긴 있었지; 언젠가 한번은 길에서 그녀와 우연히 마주친 일이 있었어; 한번은 거기서 큰 사고를 낼 뻔했어.
-?(명사 바로 뒤에 쓰여) 어떤 행동/상태를 강조. ¶춤 한번 잘 춘다; 공 한번 잘 찬다; 너, 말 한번 잘했다.
◈이제 한 번쯤은 먹어봄직한데 : 한번쯤은 먹어봄 직한데의 잘못.
[설명] ①한 번 : ‘한 번, 두 번’처럼 회수를 명확히 뜻할 때는 띄어 씀. 그러나, ‘한번 해보자’처럼 시험 삼아서나 기회가 왔을 때 등은 붙여 씀. ②‘~직하다’는 보조용언으로, 띄어 씀. 보조용언 붙여쓰기 허용 조건에 해당 안 됨. ☜상세 설명은 ♣보조용언 붙여쓰기 허용 항목 참조.
한번? 지난 어느 때나 기회.
? ①어떤 일을 시험 삼아 시도함. ②기회 있는 어떤 때에. ③어떤 행동/상태를 강조. ④일단 한 차례.
어제 출제된 낱말들을 풀이 판에 넣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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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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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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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
욋 |
벌 |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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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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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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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
재 |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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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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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
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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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
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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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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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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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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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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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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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랫 |
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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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
서 |
삼 |
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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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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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
조 |
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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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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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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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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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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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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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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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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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
팽 |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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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
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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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
때 |
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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땜 |
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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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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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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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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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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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
맷 |
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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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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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
러 |
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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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
렇 |
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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갚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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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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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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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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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
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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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
용 |
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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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
지 |
전 |
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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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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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방방곡곡에서 성실하게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신 분들에게 언젠가는 그 노력에 값하는 멋지고 아름다운 결실을 꼭 맛보게 되시길 기원한다. 오늘이 말복이고 이젠 입추도 지났다. 머지않아 공부하기 딱 좋은 등화가친의 계절이 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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