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9회(2015.8.17.)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7년 만의 재도전, 조정아 님의 42대 달인 등극을 축하합니다
(3) 맞춤법/띄어쓰기 관련 문제
1) 일반 맞춤법 관련 낱말 : 뒷끝(x)/뒤끝(o); 망정(의존명사)/-ㄹ망정(어미); 무등.무동(x)/목말(o)
-뒷끝(x)/뒤끝(o)
일반적인 사이시옷 문제. ‘끝’과 같이 뒷말의 초성이 경음/격음일 때는 사이시옷을 받치지 못한다. 흔히 쓰는 ‘뒤풀이’와 같은 말에서 ‘뒷풀이(x)’인 까닭도 그 때문이다. 이 사이시옷 관련 상세 해설은 이곳에서 여러 번 다룬 바 있기에 생략한다. 이 문제에서 호빈 님만 홀로 오답인 ‘뒷끝’을 적었다.
상세한 풀이는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 맞춤법> 중 ☞♣사이시옷에서 주의해야 할 말들 항목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분량 관계로 되풀이 전재하기가 곤란해서다.
-망정(의존명사)/-ㄹ망정(어미)
이것은 이번에 의존명사로서의 낱말 뜻풀이 문제로 출제되었지만, 띄어쓰기 문제로 항상 출제될 수 있는 낱말이다. 띄어쓰기 문제로 출제되면 몹시 까다로운 고난도 문제가 된다. 왜냐하면 의존명사로 쓰일 때는 띄어 쓰지만, ‘-ㄹ망정’의 꼴일 때는 어미이기 때문에 붙여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두 가지 경우를 내 책자의 해당 부분 전재로 보인다. 의존명사로 쓰일 때는 ‘망정’의 앞에 독립적인 어절이 온다는 것을 기억해 두면 구분에 도움이 된다.
-의존명사일 때 : 망정? 괜찮거나 잘된 일. ¶마침 너희들이 내 눈에 띄었기에 망정이다; 우리가 한발 앞섰기에 망정이지; 그나마 아비가 논마지기나 갖고 있으니 망정이지.
-‘-ㄹ망정’의 꼴로 어미로 쓰일 때는 아래 설명 참조.
◈♣주의해야 할 어미 : 어미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어간에 붙여 적음.
<예> 크나큰 은혜(‘-나 -ㄴ’); 크디큰 나무(‘-디 -ㄴ’); 얼어 죽을망정(‘-ㄹ망정’); 뭐라도 할라치면(‘-ㄹ라치면’); 시키는 대로 할밖에/내놓으라면 내놓을밖에(‘-ㄹ밖에’); 재주도 없을뿐더러(‘-ㄹ뿐더러’); 죽을지언정(‘ㄹ지언정’); 밥도 먹지 못하리만치(≒못하리만큼); 지나치리만큼 친절하다; 너는 학생이니만큼; 모두 다 내놔야만 할진대(‘-ㄹ진대’); 서울에 가거들랑(‘-거들랑’); 내가 주인일세말이지(‘-ㄹ세말이지’); 뱀까지 잡아먹을쏘냐(‘-ㄹ쏘냐’); 저걸 드릴깝쇼(‘-ㄹ깝쇼’); 뭘 해야 할지 몰라(‘-ㄹ지’); 모두 다 알다시피(‘-다시피’); 입사하자마자(‘-자마자’) 부도라니; 말할 것도 없이 좋고말고(‘-고말고’); 죽는 일이 있더라도(‘-더라도’); 확인한바(‘-ㄴ바’) 사실이더군; 곧 해드릴게요(‘-ㄹ게’).
[주의] 어미와 혼동하기 쉬운 것으로 보조사가 있음. 보조사(補助詞)는 체언/부사/활용어미 따위에 붙어서 어떤 특별한 의미를 더해 주는 조사인데, 특히 어미 뒤에도 붙을 수 있기 때문에 어미로 혼동하기 쉬움(예: ‘해드릴게요’는 ‘해드릴게’에 존대 보조사 ‘요’가 붙은 것임). 보조사에는 ‘-은/요/는/도/만/까지/마저/조차/커녕/부터’와 같이 단순한 꼴에서부터 ‘-ㄹ랑은/을랑은/일랑은; -이라야(만); -야말로/이야말로’ 등과 같이 복잡한 것들도 있어서 주의해야 함. 다만, 앞말에 붙여 적는 점에서는 어미와 똑같기 때문에 띄어쓰기에서는 달리 문제가 없음. ☜보조사 종합 정리 항목 참조.
-무등.무동(x)/목말(o)
이 낱말들은 앞서의 낱말 풀이에서 다뤘으므로 생략한다. 이 문제에서는 경애 님만 유일하게 정답을 적을 정도였다. 특히, 흔히 쓰는 ‘무등’은 비표준어라는 점을 이참에 확실하게 익혀들 두시기 바란다.
2) 달인 도전용 맞춤법 문제
출제된 말들 : 쫓아/좇아; 따신(x)/따스운(o); 안절부절하다(x)/안절부절못하다(o)
‘안절부절못하다’와 ‘안절부절 하다’의 구별 문제가 아닌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그럴 경우는 아주 까다로운 고난도의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따신(x)/따스운(o)’의 경우가 낯선 편이었지만, 문제 수준은 고난도가 아니었다.
‘쫓아/좇아’는 문맥에 따라서는 둘 다 쓸 수 있는 말.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쓰임의 문제인데, 이 낱말들의 뜻 구분은 초등학교에서도 하고 있다. 문제 풀이 생략.
- 따신(x)/따스운(o)
어려운 문제는 아니나, ‘따습다’라는 낱말에 익숙지 않아 그 활용에도 낯선 경우였다. 요컨대, ‘따시다’라는 말은 없는 말이고, ‘따습다’의 활용은 ‘따스우니, 따스운’ 등이다. 흔히 쓰는 ‘따스하다’와 비슷한 말이다. 정아 님의 정답 선택 방식도 이러한 원칙에 따른 듯하다. 기본에 철저하게 한 공부는 이럴 때 힘을 발휘한다.
아래 설명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따신 밥 먹고 따신 방에 누워 한다는 말이 고작... : 따스한/따스운(혹은 따뜻한)의 잘못.
[설명] ‘따신’이 성립하려면 ‘따시다’란 말이 있어야 하는데, 없는 말. 옳은 말로는 ‘따습다’, ‘따스하다’ 등이 있으며 ‘따뜻하다’도 쓸 수 있음. ‘따습다’는 ‘따스우니, 따스운’ 등으로 활용함.
따습다>다습다? 알맞게 따뜻하다.
따스하다? 조금 다습다.
-안절부절하다(x)/안절부절못하다(o)
위에서도 간단히 적었지만 이 말은 문맥과 낱말 배치에 따라 ‘안절부절못하다’와 ‘안절부절 하다’ 두 가지를 모두 쓸 수 있다. 즉, ‘안절부절’이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몰라 했다’에서처럼 부사로 쓰일 때는 띄어 적을 수가 있는데, 달인 문제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 ‘안절부절못하곤/하곤 한다’를 주고 선택하도록 했다.
즉, 문장 내에서 ‘안절부절’이 명백한 부사로 쓰일 때는 독립어로 띄어 쓰고,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다’의 뜻으로 쓰일 때는 ‘안절부절하다’는 ‘안절부절못하다’의 잘못이다. 이처럼 부정어를 넣어서 써야 올바른 말로는 ‘주책이다(x)/주책없다(o)’도 있다.
상세한 것은 아래에 전재하는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 맞춤법>의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그리 안절부절할 거면, 뭐 하러 : 안절부절못할(또는 안절부절 할)의 잘못. <-안절부절못하다[원]
어쩔 줄 모르며 안절부절 못 하더군 : 안절부절못하더군의 잘못. 한 낱말.
[설명] ①‘안절부절하다’는 ‘안절부절못하다’의 잘못. 이와 비슷한 것으로는 ‘주책이다(x)/주책없다(o)’가 있음. [기억도우미] 안절부절(어쩔 줄)+못하다(모르다). ②그러나, ‘안절부절’은 부사이기도 하므로 다음과 같이 쓰일 수도 있음 :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 했다’; ‘조바심이 더욱 심해져 안절부절 견딜 수가 없었다’.
안절부절못하다?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다.
안절부절?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양. ☜‘안절부절’의 본래 뜻은 ‘초조(焦燥)’. <=샤머니즘(귀신)에서 기원.
4) 달인 도전용 띄어쓰기 문제
해답부터 적어 보면 이렇다 : 나는 십여 년간 꿈을 좇아 달려왔지만 여전히 불안한 미래 걱정에 따스운 방 안에서도 안절부절못하곤 한다.
밑줄 친 부분들이 좀 생각해야 할 부분. 그러나 아주 까다로운, 고난도의 낱말들은 없었다. 앞서 적었듯, 굳이 수준을 책정하자면 B 플러스 ~ A급 수준. 그래도 ‘십여 년간’과 ‘방 안’은 은근히 까다로웠고, ‘안절부절못하다’는 공부해 두신 분이 아니라면 실족하기 딱 좋은 말이었다.
-안절부절 못하다(x)/안절부절못하다(o)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앞서 다룬 ‘안절부절못하다’가 한 낱말이라는 것. 이와 비슷하게 ‘못하다’나 ‘하다’가 붙어 한 낱말을 이루는 것들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고급 문제에 속한다. 아래에 내 책자의 해당 부분을 전재하니, 잘 익혀 두시기 바란다.
◈[고급]♣‘~다 못해’와 ‘보다못해(x), 마지못해’(o)의 띄어쓰기
[예제] 보다못해 큰 소리로 말렸다 : 보다 못해의 잘못. <=두 낱말.
듣다 못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 듣다못해의 잘못. <=한 낱말.
마지못하여 먹는 척했다 : 맞음. <=한 낱말.
[설명] ①‘희다 못해 푸른빛이 도는 치아; 먹다 못해 음식을 남기다; 보다 못하여 간섭을 하다; 기다리다 못하여 돌아갔다; 배가 고프다 못하여 아프다’ 등에서 보이는 ‘~못하다’는 보조형용사임. 따라서, 원칙적으로 띄어 써야 하며, ‘다(가)못해’의 구성으로 쓰이고 있으므로 띄어 적어야 함. ②그러나, 일부 낱말의 경우는 아예 파생어로 설정하려는 학자들도 있음. 위의 ‘보다못해’와 ‘마지못해’가 그러한 예인데, 《표준》은 ‘보다 못해’로 분리하고 있음. ③《표준》에 따르면 현재 ‘~못해’가 붙은 부사로 표제어에 오른 것은 ‘하다못해, 듣다못해’의 두 가지뿐임. 그럼에도 아래 뜻풀이에 보인 낱말들은 파생어(한 낱말)로 처리하고 있음.
[의견] ‘마지못해/참다못해’와 ‘되지못하게’는 아래의 다른 말들과는 달리 활용형 부사 꼴로 (‘마지못해/참다못해’는 각각 ‘마지못하여’와 ‘참다못하여’의 준말 꼴) 실제 생활에서 널리 쓰이고 있고, 《표준》에서도 이 세 가지는 활용 예문에 활용하고 있으므로, 정식 파생부사로 인정하여 표제어로 등재함이 마땅함.
마지못하다? 마음이 내키지는 아니하지만 사정에 따라서 그렇게 하지 아니할 수 없음. [유]부득이하다
되지못하다? 옳지 못하거나 보잘것없다.
참다못하다? 참을 만큼 참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새수못하다? 손을 대지 못하다.
안절부절못하다?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다. [유]안달하다, 조바심하다, 초조하다.
◈♣‘~하다’가 들어간 복합어로, 띄어쓰기에서 주의해야 할 말들
[예제] 예전엔 날 본체만체 하더니만 : 본체만체하더니만의 잘못. 한 낱말.
울고 불고 할 때는 언제고 : 울고불고할의 잘못. 한 낱말.
몇 시간째 옥신각신 하고 있는 중이야 : 옥신각신하고의 잘못.
뒷전에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사람들 싫더라 : 이러쿵저러쿵하는의 잘못.
사과문을 대문짝만 하게 써서 붙이도록 : 대문짝만하게의 잘못.
그 친구 안절부절 하더군 : 안절부절못하더군의 잘못.
손주를 너무 오냐오냐 하면 못써 : 오냐오냐하면의 잘못
헐레벌떡헐레벌떡 하면서 뛰어 오더군 : 헐레벌떡헐레벌떡하면서의 잘못.
[설명] 우리말에는 용언을 만드는 접미사 ‘-하다’가 붙은 복합어들이 약 1만여 개나 되는데, 특히 다음 말들은 띄어쓰기에서 실수하기 쉬운 말들임 : 오르락내리락하다/엎치락뒤치락하다/이러쿵저러쿵하다/두리번두리번하다; 네모반듯하다/본체만체하다/안절부절못하다/오냐오냐하다/울고불고하다/걱정걱정하다/옥신각신하다/티격태격하다; 대문짝만하다/눈곱자기만하다; 가들막가들막하다/가드락가드락하다/내치락들이치락하다≒들이치락내치락하다.
[참고] 고유어 중 ‘-하다’가 붙은 가장 긴 10음절어 : 시근벌떡시근벌떡하다>새근발딱새근발딱하다<쌔근팔딱쌔근팔딱하다/헐레벌떡헐레벌떡하다>할래발딱할래발딱하다/흘근번쩍흘근번쩍하다<훌근번쩍훌근번쩍하다.
-십 여년간(x)/십여년 간(x)/십여 년간(o)
달인이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 없어 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요체는 ‘여’와 ‘간’의 처리. 이 경우는 둘 다 접미사라는 걸 확실히 알고 있으면 망설이지 않을 수 있는데, 달인도 시간상의 압박으로 몹시 헷갈려 하고 있었던 듯하다.
‘여(餘)’는 ‘그 수를 넘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서 그 기능이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간(間)’은 몹시 까다로운 말이다. 접미사로, 의존명사로, 합성명사의 형태소 등으로 세 가지로 쓰이는 말이기 때문이다. 의존명사일 때를 제외하고는 앞말에 붙여 적어야 하고, 문제에서는 ‘기간’을 뜻하는 접미사로 쓰였기 때문에 ‘년간’으로 붙여 적어야 한다.
이 ‘간(間)’에 대해서도 이곳 문제 풀이에서 상세하게 다룬 바 있다. 한 번 더 내 책자의 해당 부분을 전재하니, 되풀이 익혀서 확실하게 자신의 것들로 삼으시기 바란다. 아래에서 보듯, 이 ‘간(間)’ 역시 해당 낱말들이 무척 많기 때문에 언제든지 출제될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
②같은 낱말이라도, 의존명사 외에 명사/조사/접사 등의 기능을 겸하고 있는 것들도 있음.
-대로 : ¶자기가 느낀 대로; 내가 명령하는 대로; <=의존명사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제상은 격식대로; <=조사
-님 : ¶이진 님과 최희종 님도 오셨습니다 <=의존명사
¶사장님, 회장님, 대통령님 <=접사
¶검은 실 한 님 <=의존명사. ‘님’은 바느질에 쓰는 토막 친 실을 세는 단위.
¶님(x)께서 가신 길; <님의 침묵> <=여기서 ‘님’은 일반명사 ‘임(사모하는 사람)’의 잘못.
-수 :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지금은 때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의존명사
¶좋은 수가 생각나다 <=명사
-간 : ¶서울 부산 간의 거리; 일부든 전부든 간에; <=의존명사
¶이틀간; 한 달간; 삼십 일간 <=‘기간’을 뜻하는 접사
¶형제간, 모자간, 부녀간, 부부간 <=형태소로 쓰인 의존명사
-거리 : ¶일할 거리가 없다; 오이 한 거리 <=의존명사
¶먹거리, 볼거리 <=복합어를 만드는 형태소 기능. 위 설명 참조.
-뿐 : ¶빙긋이 웃기만 할 뿐 이야기를 하질 않아요. <=의존명사
¶성품이 곧을뿐더러, 효성이 지극하다. <=‘-을뿐더러’는 연결어미.
¶막연한 심증뿐 증거가 없었다. <=조사
-분 : ¶어떤 분이 찾아오셨는데요. <=‘분’은 의존명사.
¶2인분 말고 3인분 부탁합니다. <=‘분’은 접미사.
¶친구분 되신다는 분께서 오셨어요. <=앞의 ‘분’은 접미사. 뒤의 ‘분’은 의존명사
¶오늘 몇 분이나 오셨는가. <=‘분’은 의존명사
<중략>
(7)의존명사 중 유의해야 할 것들 : 같은 꼴로 다른 품사로 쓰이는 것들도 많음.
가지? ¶여러 가지 방법; 그 예를 몇 가지 들어 보면; 이걸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냐?
간? ¶서울 부산 간; 일부든 전부든 간에; 사용자들 간에; 질문자 간의 상호 의견.
간? ¶이틀간; 한 달간; 삼십 일간. <=‘기간’을 뜻하는 접미사. [주의]¶참새는 방앗간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접미사로 쓰였음.
[구분 용례1] ¶어느 나라고 간에 그 나름의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의존명사. ¶형제간에는 싸우지 말고 우애 있게 지내야 한다. <=이때는 합성어임(한 낱말). 이러한 예로는 ‘모자간/부녀간/부부간/형제간‘ 등이 있음.
[구분 용례2] 자매들과 형제 간에 재산 분할 소송이 붙었다 <=이때는 ‘자매들과 형제’가 ‘간’을 수식하므로 ‘간’은 의존명사.
[구분 용례3] 의존명사지만 다음과 같은 합성부사에서는 형태소임 : 잘잘못간에/하여간에(何如間-)/고락간에(苦樂間-)/죽밥간에(粥-間-)≒죽식간에(粥食間-)/긴불긴간에(緊不緊間-).
‘◈♣의존명사 종합 정리’ 중에서
-달려 왔지만(x)/달려왔지만(o)
이것은 복합동사 ‘달려오다’의 활용형의 문제. ‘달려오다’는 ‘달려가다’와 같이 한 낱말의 복합동사이므로 붙여 적어야 한다. 늘 말하지만 가장 까다로운 것 중의 하나가 이 복합용언 여부의 판별 문제인데, 복합용언으로 삼는 기준 중 가장 뚜렷한 판별 기준으로는 누차 언급한 ‘의미 특정’이 있고, 그 다음으로는 관행과 사용 빈도(분포도), 편의성 등이 있다.
이 경우는 관행과 편의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된 경우다. ‘달려오다’에는 ‘달리다+오다’의 두 낱말이 결합했지만, 본래의 두 낱말 뜻에 더하여 특별히 다른 의미가 더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낱말들 앞에서는 일상적인 언어생활의 관행에 의존해서 정답을 골라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다만, 이와 비슷한 유형이지만 뜻이 다른 ‘달려 오다’가 있다. ‘그게 그 기차 외벽에 내내 달려 왔단 말이지?’에서처럼 ‘달다(1.물건을 일정한 곳에 걸거나 매어 놓다. 2.물건을 일정한 곳에 붙이다)’의 피동사인 ‘달리다’의 활용형을 사용한 경우다. 이때는 ‘달리다’와 ‘오다’가 동격의 동사로 쓰인 경우로서 ‘달려 오다’로 띄어 적어야 한다.
또 다른 관련 문제로는 ‘딸려 오다/딸려 보내다’와 같은 고급 문제도 있다. ‘아이를 아비에게 딸려 보냈다’ 등으로 쓰이는데, 이때의 표기를 ‘달려 보내다’로 적어야 한다는 이견도 있을 정도로 고급 문제이므로 맞춤법 문제로 출제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 다만, 띄어쓰기 문제로는 출제될 수 있으며, 그때는 ‘딸려 보내다’가 옳은 표기이다.
-미래걱정(x)/미래 걱정(o)
초보적인 문제지만 이것을 다루는 이유는 한 낱말의 ‘미래걱정’이란 말이 없기 때문에 띄어 써야 한다는, 띄어쓰기의 기본 원칙을 떠올리기 위해서이다.
-방안(x)/방 안(o)
크게 보면 위와 같은 경우다. 하지만, ‘방 안’을 ‘방안’이라는 한 낱말로 흔히 발음해 왔기 때문에 자칫하면 한 낱말로 오인할 수도 있는 문제적 낱말이다. 특히 ‘집안’과 같은 말을 한 낱말로 오랫동안 다뤄 왔기 때문에, 더욱 그럴 소지가 많다.
이와 관련하여 아래의 설명을 차분하게 읽어 두시기 바란다. 위에서 간단히 언급한 ‘집안’은 ‘집 안’의 꼴이 바른 경우도 있고, 출제 가능성이 항상 있는 낱말이므로 더욱 유심히 기억해 두시기를.
◈그는 방안이 떠나가도록 큰소리로 웃었다 : 방 안, 큰 소리의 잘못.
그 순간 교실안이 술렁거렸다 : 교실 안의 잘못.
세상살이는 내 손 안에 있소이다 : 손안의 잘못. <=합성어.
집 안 사람들끼리의 이야기에 함부로 끼지 마라 : 집안의 잘못. <=합성어.
집안 청소를 이렇게 안 해서야 : 집 안의 잘못.
어안이 벙벙하다는 건 혀안이 멍해진 건 뜻한다 : 혀 안의 잘못.
[설명] ‘가운데/안쪽’을 뜻하는 ‘안(內)’이 단순한 장소만을 뜻할 때는 독립명사 이며, 의미가 특정된 몇몇 낱말, 곧 ‘손안/집안/울안/들안’ 따위는 합성어임. 특히 ‘어안’의 경우는 한 낱말의 합성어지만 같은 뜻인 ‘혀 안’은 두 낱말. ‘안’의 합성어로는 그 밖에 다음과 같은 말들이 있음 : 어안(혀 안)/코안/배안/입안/널안(널의 양면 가운데 나무의 속에 가까운 부분)/세안[歲-](한 해가 끝나기 이전)/얼안(테두리의 안)/해안(해가 떠 있는 동안)/한집안/가슴안/겉볼안(겉을 보면 속은 안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는 말)/뒤울안≒‘뒤란(집 뒤 울타리의 안)’의 본말/이불안(이불의 안쪽 천)/돌구멍안[돌ː꾸멍안](속. 돌로 쌓은 성문의 안이라는 뜻으로, 서울 성안).
[참고] 다음과 같은 뜻일 때는 ‘큰소리’가 한 낱말. <예>①목청을 돋워 가며 야단치는 소리. ¶어른이 계시니 애들 앞에서 큰소리 내지 마시게. ②남 앞에서 잘난 체하며 뱃심 좋게 장담하거나 사실 이상으로 과장하여 하는 말. ¶문제없다고 큰소리를 치긴 쳤다만... ③남한테 고분고분하지 않고 당당히 대하여 하는 말. ¶지은 죄가 있는지라 큰소리도 못 치고 있었다.
손안≒수중(手中)? ①손의 안. ②자기가 소유할 수 있거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 [유]손아귀
집안? 가족을 구성원으로 하여 살림을 꾸려 나가는 공동체. 또는 가까운 일가. [유]가내, 가문, 살붙이
울안? 울타리를 둘러친 안.
단승제로 바뀐 지 두 달 반 만에 달인이 탄생했다. 첫 도전 후 7년의 세월이 흐르도록 공부의 끈을 놓지 않은 꾸준함과 성실함의 결실. 방송을 보면서, 특히 달인 도전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을 바라보면서, 정아 님의 내공(!)이 그 오랜 공부에서 우러나오는 제대로 쌓인 튼실한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 달인에 도전한 이들과는 뭔가 다른, 참 실력자에게서 맛볼 수 있은 그런 분위기가 선택 과정에서 피어올랐다. 맞춤법에서 ‘안절부절못하다’를 고르고, ‘방 안’의 띄어쓰기를 자신 있게 할 때부터.
다만 ‘십여년간’으로 건너뛸 때는 몹시 불안했는데, 자신 있는 것들을 고르고 배치한 뒤에 시간을 두고 생각하려는 전략이었음을 알았을 때, 도리어 그 깊은 대비 방책에 놀랐다. 그 또한 다른 이들과는 다른 깊은 사전 대비였다.
정아 님의 띄어쓰기 공부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기초 실력을 다진 뒤에 물 샐 틈 없이 방비한 흔적이 풀이 과정에서도 엿보였기에 더욱 더 칭찬을 드리고 싶다. 두 아이의 순산을 기원한다. 그리고, 이제 출발이라 생각하시고 더 크고 높은 고지를 향해 전진하실 것을 믿는다.
이곳을 거쳐 간 수많은 달인들이 있지만, 달인의 후일 행적을 추적하여 귀감으로 삼아 방송으로 내보낼 분들은 한 손에 꼽기에도 모자랄 정도다. 그런 형편인지라, 더욱 그러한 추가 성장과 발전을 빌고 싶다. 게다가 달인 중 나이의 벽에 가로막혀 나아가지 못한 이들도 적지 않아 몹시 안타까운데, 정아 님은 젊고도 젊다.
전국에서 성실하게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신 분들도 정아 님이 맛본 것 같은 아름다운 결실을 꼭 거머잡게 되시길 기원한다. 늘 하는 말이지만, 성실하고 겸손한 노력은 꿈꾸기를 배반하지 않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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