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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작가/시인/전문인들의 띄어쓰기 오류(1)

우리말 공부 사랑방

by 지구촌사람 2015. 9. 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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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어쓰기 실전 연습 : 기자/작가/시인/전문인들의 띄어쓰기 오류(1)

 

글쓰기를 주로 하는 이들 중에서도 일상생활에서나 자신의 글쓰기에서 띄어쓰기를 무시하는 이들, 적지 않다. 습관적으로 경시하는 이들이 대부분. 그러다 보니 오류투성이이다*. (여기서 ‘-투성이는 접사다. 아무리 길어져도 앞말에 붙여 적어야 한다. ‘거짓말투성이처럼.)

 

띄어쓰기 익히기는 관심하기가 첫 번째이자 끝이다. 버릇 들이기에 달렸다. 특히, 일상의 문자생활에서 자신이 사용하는 것들에 조금만 관심해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신 있어 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한데, 무시하거나 경시하는 버릇 때문에 늘지 않는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아래 사례들이 좋은 타산지석이 되었으면 한다.

 

<사례 1> 신문 편집기자의 글

1909년생인 청마가 1939년에 이 시를 발표했으니, 그의 나이 서른 한살 때이다. 태어난지 2년만에 나라를 잃었고, 29년 동안 자신의 나라를 경험해보지 못한 식민지 청년이었다. - <청마 유치환의 일월(日月)’>

 

[귀띔]

1) ‘서른 한살 때’ : '서른한 살 때'의 잘못. 흔히 틀리는 부분. 수사의 관형격 표기는 수사/관형사와 같이 한 낱말이다. 쉰 두살역시 쉰두 살의 잘못이다.

2) ‘태어난지’ : 이 또한 기본적으로 흔히 하는 실수. ‘는 기간을 뜻하는 의존명사. 의존명사는 합성어로 쓰인 경우가 아니면 띄어 적어야 한다. 따라서 태어난 지가 옳은 표기. ‘그거 먹어본 지 오래다에서처럼 띄어 적는다.

3) ‘2년만에’ : ‘역시 기간을 뜻하는 의존명사다. ‘2년 만에로 띄어 적는다. 단, '뿐'이라는 뜻의 조사로 쓰일 때는 조사이므로 앞말에 붙여 적는다. '그것 하면 된다'에서처럼.

4) ‘경험해보지’ : ‘경험해 보지의 잘못. 보조용언 보다와 관련되는데, 몹시 까다로운 띄어쓰기에 속한다. 보조용언 붙여 쓰기가 허용되지 않는 말이기 때문이다. 짧게 말해서, 이러한 경우는 동사 뒤에서 ‘-어 보다구성으로 쓰여, 어떤 행동을 시험 삼아 함 또는 경험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 ‘먹어 보다/입어 보다/말을 들어 보다/꼼꼼히 따져 보다;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내 심정을 모른다/그 책은 읽어 본 적이 없다/불량배에게 맞아 본 아이가 많다에서처럼 쓰인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어 보다구성으로 쓰여라는 대목이다. 구성이란 말은 굳어진 어법/틀이란 뜻이다. 그러므로 임의로 붙여 쓰기가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경험해 보지로 띄어 적어야 한다.

 

보조용언의 붙여 쓰기 허용과 관련하여 주의해야 할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로 이러한 구성으로 묶인 것은 붙여 적을 수가 없다. 또 하나는 보조용언이 아니라 두 말이 동격의 본동사로 쓰인 경우다. , 보조용언이 아닌 동사를 보조용언으로 착각하는 경우이므로 엄밀하게 말하면 보조용언의 문제는 아니다.

 

예를 들어 머리를 묶어 매다와 같은 경우, 한 낱말의 잡아매다도 있으므로 유사 복합어로 여기거나 보조용언 붙여 쓰기 허용 사례로 보아 묶어매다로 적으면 잘못이다. 길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매다는 보조용언이 아니며 특히 묶어매다의 경우에서는 묶다매다가 동격의 본동사로 쓰인 경우다. 묶어서(묶고) 매다의 뜻이므로 띄어 적어야 한다.

 

<사례 2> 도서관 관장의 일기

도서관발전 대토론회 이틀째. <국가발전과 도서관의 역할 II>

관종별 토론회, 공공도서관 파트 준비 중

시나리오도 없이 사회보려니 떨린다. 빨리 오전시간이 지나가기를.

 

[귀띔]

1) ‘도서관발전/국가발전’ : 명사끼리 연접되어 앞의 명사가 관형격으로 쓰일 때 흔히 겪는 고민거리 중의 하나다. 답부터 말하면, ‘도서관 발전/국가 발전등으로 띄어 적으면 무난하다. 낱말은 띄어 적는다는 기본 원칙에 충실하면 대체로 합격점이다.

 

이때 국가발전대신에 나라발전/가정발전/학교발전등과 같은 말을 대입시켜서 생각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붙여 적으면 도리어 이상해지니까. 심지어 가정발전의 경우에는 붙여 적으면 자가발전(自家發電)’으로 오인될 소지까지도 있다.

 

이처럼 두 낱말을 붙여 적는 복합어(이 경우는 합성어에 해당된다) 여부인지를 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전을 찾아보는 것이지만, 어려울 때는 의미 특정(복합어로 쓰여야만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는 것)과 사용 빈도/분포를 떠올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국가발전/도서관발전이라고 붙여 적었을 때나, 띄어 적었을 때나 의미 차이가 뚜렷하지 않을 때는, 즉 의미 특정의 필요성이 없으면, 띄어 적으면 된다. 긴가민가할 때는 붙여 적기보다는 띄어 적는 편이 정답이 될 때가 많다. 특히, 명사 연접 표기로 인한 합성어 여부인지가 불명할 때는 특히.

 

2) ‘사회보려니’ : ‘사회() 보려니의 잘못이다. 왜냐. ‘사회보다라는 동사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명사와 결합하여 동사를 이루는 것들 중 낯선 것들은 그러한 동사가 있는지 확인을 꼭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띄어 적는 것이 대체로 무난하다. , 행위성 명사 뒤에 붙이는 ‘-하다는 십중팔구 접사로 쓰일 수 있으므로 마음 놓고 붙여 써도 된다. (지금 이 설명에 쓰인 마음 놓고역시 마음놓다라는 동사가 없으므로 띄어 적는 식이다.)

 

3) ‘오전시간’ : 위와 같은 경우다. ‘오전 시간으로 띄어 적어야 한다. 한 낱말의 합성어로 만들어야 할 특별한 이유(의미 특정)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의 문장에서는 오전이라고만 적어도 될 듯하다.

 

4) ‘관종별/준비 중’ : 이 표기는 상찬감이다. ‘관종별(館種別)’에 쓰인 ‘-()’그것에 따른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접사이므로 앞말에 붙여 적는다.

 

준비 중에 쓰인 은 엄청 까다로운 말이다. 이 말이 들어가 한 낱말의 복합어를 이룬 것들이 아니면 반드시 띄어 적어야 한다. 설명 대신 내 책자의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복합어로 굳어진 것들은 붙여 씀. <>그중/무심중/무언중/무의식중/밤중/부재중/부지불식중/부지(不知)/삼복중/야밤중/오밤중/은연중/총망중/한밤중/두밤중/깜깜밤중.

그 밖의 것들은 띄어 씀. 흔히 쓰는 것들의 대부분은 띄어 씀 : 휴가 중, 피난 중, 중식 중, 출장 중, 망중한 중, 도망 중, 독서 중, 임신 중, 금년 중, 공기 중... 등등. 이때의 은 의존명사로서, 여럿의 가운데 (‘영웅 중의 영웅’), 무엇을 하는 동안(‘근무 중/수업 중/회의 중/식사 중’),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임신 중/재학 중/수감 중’),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내일 중으로/오전 중으로’), 안이나 속(‘해수 중에 녹아 있는 산소/공기 중에 떠다니는 바이러스’) 등을 뜻함.

 

<사례 3> 작가의 일상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산다고 하지만 우리도 솔잎을 먹고 산다. 고라니골에 온 이후 야생초효소와 산나물을 팔았으나 실은 가장 꾸준한 수입원은 솔잎이었다. 뱀꼬리 같은 길다란 산밭이 있는데 농사기술도 없고 일조량이 적어서 농사짓기 적절한 땅도 아니다.

 

[귀띔]

1) ‘야생초효소’ : ‘야생초 효소의 잘못. 위에서 언급한 잘못된 명사 합성의 예에 속한다. ‘~효소의 표기는 앞으로도 표준어로 오르기 어려운 것이 효소는 촉매로 쓰이는 고분자 화합물의 총칭인데, 현재 일반에서 쓰이고 있는 것은 설탕 따위를 11로 섞어 발효시킨 것을 이르고 있어서다. ‘야생초 발효등으로 쓰여야 할 말인데, 이미 쓰임의 빈도와 분포가 광범위하여 교정되기 어려운 말에 속한다.

 

2) ‘길다란’ : ‘기다란의 잘못. 흔히 실수하기 쉬운 말이다. ‘길다랗다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착각해서이다. ‘길다랗다기다랗다(매우 길거나 생각보다 길다)’의 잘못.

 

3) ‘뱀꼬리 같은’ : 흔히 뱀꼬리같은으로 적기 쉬운데, 옳은 표기다. 이때의 같은은 형용사 같다의 활용이므로 (, 조사가 아니므로) 반드시 띄어 적어야 한다. 다만, 명사 뒤에 ‘-같이의 꼴로 붙여 쓰일 때는 부사형이므로 붙여 적는다.

 

4) '농사기술' : 사전에 없는 말. '농사 기술'의 잘못. 위에서 다룬 '국가발전'과 같은 경우다.​

 

<사례 4> 시인의 일상

6년째 센타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유치부부터 중학생에 이르기까지

모둠수업이 진행되므로 그 아이들의 눈망울에 담긴 모습을 보면

학교에서, 학원에서, 지친 몸을 센타에서 녹여 줘야 하는 기쁨이 분명히 있다

 

[귀띔]

 

1) ‘센타’ : ‘센터의 잘못. 기본적인 실수다. 이 정도쯤의 외래어 표기는 반드시 챙겨보려는 태도가 몸에 배어야 한다. 명색이 시인이라면. 하다못해 낙서처럼 긁적이는 일상이라 할지라도. 그래서 띄어쓰기는 버릇이라고 적었다.

 

<사례 5> 출판 편집인의 낙수 중

 

장일순 선생은 나이로 보면 천관우 선생이랑 비슷한데, 천관우씨가 대가연하고 호령하는 타입이라면 장선생은 완전히 다른 타입이죠.”

 

[귀띔]

1) ‘천관우씨/장선생’ : 각각 천관우 씨, 장 선생의 잘못. ‘는 명사, 의존명사, 대명사로 쓰이는 말인데, 어떠한 경우에도 띄어 쓴다. 여기서는 높임의 뜻으로 쓰인 의존명사. ‘선생역시 높임을 뜻하지만 명사다. ‘교장 선생, 학교 선생등에서처럼 반드시 띄어 적어야 하는 말인데, 위에서처럼 00 선생의 경우엔 띄어 적고 장선생으로 적을 때는 붙여 적는 이들이 많은데, 잘못이다. 어떤 경우에도 선생은 독립명사이므로 띄어 적어야 한다.              - 溫草

                                                                                    [Aug.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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