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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겨루기 601회(2) : 늦깎이 대학생 최용준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6. 1. 20.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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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2016.1.18.) 우리말 겨루기(2)

-늦깎이 대학생 최용준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달인 도전 문제

 

이번 회부터 다시 출제 형식 일부가 바뀌었다. 맞춤법[표준어 고르기] 문제와 띄어쓰기 문제인 것은 전과 같으나, 두 개 또는 4개 중에서 골라 문맥이 통하도록 집어넣어 문장을 완성하는 형식.

 

틀린 부분을 올바르게 온전히 자력으로 고쳐야 하는 이전 방식에 비하여, 공부한 이들에게는 조금 더 쉬워진 편이지만, 공부량이 모자라는 분들에게는 더욱 헷갈리게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부한 분들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시간 90초 내에 아홉 칸을 채우는 식으로, 10초당 하나의 문제를 완벽하게 풀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지 않을 듯하다. 그럼에도 충분하게 공부하신 분들에게는 모자라진 않는 시간일 수도 있는 것이 확실한 부분에서는 몇 초면 되는 경우들도 적지 않을 듯하다.

 

1편에서도 적었듯, 도전자 최용준 님의 경우 두고두고 아쉬워하실 듯하다. 보는 이들이 더 안타까울 정도로, 딱 한 문제에서 실족하셨다. 눈과 머리 모두에 낯선 방식에 처음으로 도전한 것이었음에도. 가장 고난도 낱말인 못미처와 그 다음으로 까다로운 가로나비겨울바람까지도 잘 맞히셨는데...

 

옥에 티. 도전 문제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낱말이 출제되었다. 해당란에서 다루겠지만 엄격히 말하자면 두툼한두꺼운은 모두 쓸 수 있는 말이었다. ‘두툼한꽤 두꺼운을 뜻할 뿐이므로.

 

- 출제된 문제 : 코끝까지 시린 ( )( )을 하시는 아버지가 ( ) 걱정돼 ( ) ( )에 있는 상점에서 아버지의 웃옷 치수를 ( ) 비슷한 ( )의 색 ( ) 외투를 선물로 샀다.

 

- 정답 : 코끝까지 시린 (겨울바람)(밭은기침)을 하시는 아버지가 (적잖이) 걱정돼 (큰길) (못미처)에 있는 상점에서 아버지의 웃옷 치수를 (겉잡아) 비슷한 (가로나비)(두툼한) (파란)색 외투를 선물로 샀다.

 

-난도 : 평균 난도는 별 5개 기준 3~ 3개 반 정도. 가장 고난도 낱말은 명사 못미처’. 그 다음 난도는 큰길가로나비’, 그리고 두툼한/두터운쯤을 들 수 있겠다. 띄어쓰기로는 겨울바람큰길이 공부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헷갈리기 쉬웠다.

 

문제 풀이는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해당 부분 전재로 대신한다.

 

- 겨울 바람(x)/겨울바람(o)

 

약간 까다로웠던 문제. ‘봄바람/가을바람/겨울바람1낱말의 복합어다. , ‘여름 바람’.

 

봄바람•? ①봄철에 불어오는 바람. 곡풍/동풍[東風]/온풍/춘풍. 봄을 맞아 이성 관계로 들뜨는 마음/행동의 비유. 바람참조.

겨울바람? 겨울에 부는 찬 바람. []북풍/삭풍/찬바람

가을바람? 가을에 부는 선선하고 서늘한 바람. []색바람/추풍/소슬바람. [주의] ‘여름바람은 없는 말. 여름 바람

 

- 바른기침.바튼기침(x)/밭은기침(o)

 

밭은기침은 자주 하는 기침의 하나인데, 여기에 쓰이는 -’밭다에 쓰인 것처럼 자주/짧게를 뜻한다. 이와 같이, 헷갈릴 때는 의미를 살려 써야 하는 어근/어간이나 의미소를 떠올리면 크게 도움이 된다. 이와 관련된 상세 설명은 내 맞춤법 책자의 의미소부분 참조.

 

밭은기침? /버릇으로 소리도 크지 아니하고 힘도 그다지 들이지 않으며 자주 하는 기침.

밭은소리? ①어울리지 아니하거나 얄밉게 하는 소리. 숨이 차거나 기침 따위가 나서 잇따라 말하지 못하고 자주 짧게 끊어지는 소리.

 

밭다6? ①시간/공간이 다붙어 몹시 가깝다. 길이가 매우 짧다. 음식을 가려 먹는 것이 심하거나 먹는 양이 적다.

다밭다? 길이가 몹시 짧다.

 

- 적잖히(x)/적잖이(o)

 

돈도 적찮게 쏟아부었건만 : 적잖게의 잘못.

돈이 적잖히 들어간 사업 : 적잖이의 잘못.

[설명] 적잖다적지 아니하다에서 온 말. -+-+아니+-++적잖다’. ‘-뒤에서 아니++으로 축약된 것이므로 ’. ‘-’이 되려면 -+-이어야 함. 적잖다‘-하다로 끝나는 말이 아닐 뿐만 아니라, ‘적잖이는 발음도 명확히 ‘-로 남.

 

- 큰 길(x)/큰길(o)

 

도전자가 유일하게 실수했던 말. ‘큰길의 동의어로는 대로(大路)’, 비슷한 말로는 한길이 있다.

 

갈길이 머니 얼른 출발하지요 : 갈 길의 잘못.

[비교] 차를 잡으려면 큰 길로 나가야지 : 큰길의 잘못. 의미 특정.

아이들 데리고 살 길이 막막합니다 : 살길의 잘못. 의미 특정.

[설명] 제 갈 길이나 먼 길과 같이 갈 길은 띄어 적음. , 한 낱말의 복합어가 아님. ¶먼 길을 떠나는 그대; 나그네 떠나갈 길을. 그러나 에는 다음과 같이 의미 특정에 의하여 한 낱말로 인정되는 복합어가 상당히 많으므로 주의! <>큰길/된길/살길/생길(-)/헛길/첫길/산길(-)/둑길/꽃길/한길/촌길(-)/흙길/땅길.

큰길? ①대로(大路). 크고 넓은 길. 사람들과 자동차의 통행량이 많은 큰 도로.

한길1? 사람이나 차가 많이 다니는 넓은 길.

한길2? 하나의 길. 또는 같은 길.

된길? 몹시 힘이 드는 길.

살길? 살아가기 위한 방도. []활로, , 장래

생길(-)? 길이 없던 곳에 처음으로 낸 길.

헛길? 목적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고 걷는 길.

첫길? ①처음으로 가 보는 길. 또는 막 나서는 길. 시집가거나 장가들러 가는 길.

 

- 못 미처(x)/못미처(o), 못미쳐(x)/못 미쳐(o)

 

무척 까다로운 문제. 이번 출제된 못미처는 명사인데, 아주 오래 전에 이곳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말로 다룬 적이 있다. 한편, ‘못 미쳐못 미치다의 활용형이다. 그러므로 미치다의 활용 꼴을 쓴 못 미가 바르다. 아래의 사례들과 설명을 차분하게 살펴보시기 바란다.

 

맨 아래 것은 의 일반적 설명 부분에서 따다 붙인 내용.

 

그 영화는 우리 기대에 한참이나 못미쳤다 : 못 미쳤다의 잘못.

기준에 못미칠 경우에는 예외 없이 탈락이다 :못 미칠의 잘못.

우리는 선생님의 기대에 못 미쳐 부끄러웠다 : 맞음. [+미치다 못 미쳐]

우리 집은 큰길 못미처에 있다 : 맞음. 이때는 못미처가 명사.

[설명] 못미치다는 없음. ‘못 미치다로 씀. ¶넘고처지다? 한편으로는 기준에 넘치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준에 못 미치다. 못미처? 일정한 곳까지 채 이르지 못한 거리/지점. 부사가 아님. ¶그 건물은 우체국 못미처에 있다. 대부분 ‘-가 붙음. [주의] ‘못미는 명사로서, ‘못 미와 구분해야 함. ‘못 미에서의 ‘-는 동사 미치다의 활용으로 미치(어간)+(어미)’ 미쳐가 된 것.

 

[정리] ‘이 들어간 복합어들 : 띄어 쓰면 잘못.

못다? 다하지 못함을 나타내는 말.

못내? ①자꾸 마음에 두거나 잊지 못하는 모양. 이루 다 말할 수 없이.

못미? 일정한 곳까지 채 이르지 못한 거리나 지점. [주의] ‘못 미와 구분!

못하다? 어떤 일을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게 하거나, 그 일을 할 능력이 없다. ? ①비교 대상에 미치지 아니하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못되다? ①성질/품행 따위가 좋지 않거나 고약하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

못쓰다? ①얼굴/몸이 축나다. 옳지 않다. 바람직한 상태가 아니다.

못생기다? 생김새가 보통보다 못하다.

못나다? ①얼굴이 잘나거나 예쁘지 않다. 능력이 모자라거나 어리석다.

못마땅하다? 마음에 들지 않아 좋지 않다. ¶못마땅히?

못지않다? 못지아니하다(일정한 수준/정도에 뒤지지 않다)’의 준말.

못살다? ①가난하게 살다. 성가시고 견디기 어렵게 하다.

 

- 걷잡아(x)/겉잡아(o)

 

아래의 뜻풀이에서 보듯, ‘으로 보고 짐작하는 것이므로 의미소 을 살려서 써야 하는 말이다. ‘걷잡다걷다(늘어진 것을 말아 올리거나 열어 젖히다)’와 관련되는 말이다. 의미소는 위에서도 언급한 바 있다.

걷잡다? ①한 방향으로 치우쳐 흘러가는 형세 따위를 붙들어 잡다. 마음을 진정하거나 억제하다.

걷어잡다? ①걷어 올려서 잡다. 정신을 수습하여 마음을 도사려 먹다.

겉잡다? 겉으로 보고 대강 짐작하여 헤아리다. []어림짐작하다/어림잡다/짐작하다

 

- 가로너비(x)/가로나비(o)

 

이 말 역시 너비나비의 구분 문제가 나왔을 때, 이곳에서 한 번 다룬 적이 있다. 피륙/종이 따위에는 너비가 아닌 나비를 써야 한다.

 

이 강의 나비50미터쯤 된다 : 너비의 잘못.

[비교] 그 옷감은 너비가 좁아 치마 한 감으로는 모자란다 : 나비의 잘못.

너비? 평면이나 넓은 물체의 가로로 건너지른 거리.

가로나비? ≒횡폭[橫幅]. 옷감 따위를 가로로 잰 길이. 가로너비/가로넓이는 모두 잘못.

[설명] ‘나비는 피륙/종이 따위의 너비에만 쓸 수 있는 말. ¶꺼내온 상답 피륙은 길이가 아홉 자, 나비가 넉 자나 되었다.

 

-두툼한/두꺼운

 

위에 간단히 적었지만, 이 문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아래 뜻풀이에서 보듯, ‘두툼하다꽤 두껍다를 뜻한다. 따라서 아버지를 위해 꽤 두꺼운 두툼한 외투를 선물로 살 수도 있고, 그냥 두꺼운 외투를 살 수도 있다.

 

출제자는 모 책자에서 두께와 관련하여 언급한 내용을 보고 이 문제를 출제했을지도 모르지만,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를 기준으로 출제한다는 이 프로그램의 대원칙을 생각해 보면, 문제적이었다. 그 책자에서 언급한 내용에 따르더라도 두께는 현재 두꺼운 정도를 뜻하는 말일 뿐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두툼하다>도톰하다? ①꽤 두껍다. (비유) 경제적으로 넉넉하다.

두텁다? 신의/믿음/관계/인정 따위가 굳고 깊다. []깊다/독실하다/가깝다

두껍다? ①두께가 보통의 정도보다 크다. 층을 이루는 사물의 높이나 집단의 규모가 보통의 정도보다 크다. 어둠/안개/그늘 따위가 짙다.

 

-파랑색(x)/파란색(o)

 

이 역시 색깔의 올바른 표기와 관련하여 이미 예전에 이곳에서 한 번 다룬 적이 있다. 아울러, 색깔 표기에서 두음법칙과 관련하여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는데, 고급 문제이므로 신경 써서 살펴두시기 바란다.

 

색깔 표기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

[예제] 빨간색과 빨강, 빨강색의 차이점은? : 빨강색은 잘못. 없는 말.

[설명] ‘또는 빨강이 표준어. 피나 익은 고추와 같이 밝고 짙은 붉은색을 이르는 경우에는 빨간색, 빨간 빛깔/물감을 이르는 경우에는 빨강이 쓰이며, 이 두 말은 옳은 말. 그러나 빨강색은 잘못으로 빨강혹은 빨간색중 하나로 써야 함. 이러한 것은 노랑/노란색; 파랑/파란색(청색); 하양/하얀색(백색)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노랑색/파랑색/하양색은 잘못.

◈♣색깔 표기에서, 두음법칙과 관련하여 유의해야 할 사항

1)두음법칙 적용 사례 : ‘진록색(x)/진녹색(o)’의 경우에서 진록색이 잘못인 이유는 -’()’을 꾸며주는 접두사 역할을 하기 때문. 접사 뒤에서는 두음법칙이 적용됨. ‘등용문’(o)에서 -’용문을 수식하는 구조인 까닭에 등룡문이 잘못인 것과 같음. 이와 같은 경우로는 연람색(x)/연남색(o); 진람색(x)/진남색(o); 검람색(x)/검남색(o); 회록색(x)/회녹색(o)’ 등이 있음.

2)[고급] 두음법칙이 배제되는 경우 : ‘청녹(x)/청록(o)’과 같은 경우는 ()’을 수식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청록빨강/노랑처럼 별도의 독립적인 색으로 인정한 때문. , ‘연녹이나 진녹은 연한 녹색이나 진한 녹색을 뜻하지만, ‘청록은 청색과 녹색이 합해져 또 다른 색을 만든 독립된 색으로 보아 청록을 인정한 것.

 

새해가 밝은 지도 내일모레면 3. 새해를 맞아 우리말 공부에 새 뜻을 세우신 분들이 좀 느슨해질 시기다. 마음을 거머잡고 다부지게 초심을 살리시기 바란다. 강추위가 시작된 듯한데, 도리어 공부하기에는 좋을 수도 있다. 집중력이 높아지므로. 건강도 챙기시면서, 힘찬 발걸음을 계속 내디디시라고 축원하고 싶다. []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집팀들이 해체된 지도 10여 년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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