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운동 삼아서 해오는
단지 세 바퀴 속보 걷기를 하다가 (1.6킬로 x 3)
도로가에 무더기로 피어 있는 클로버에 눈길이 갔다.
보통 때는 길가의 클로버들에는 눈길을 잘 안 주는데...
그런 곳에도 네잎클로버가 있긴 한데,
잎이 상하거나 말끔하지 않은 것들이 많기 때문에
따봐야 남 주기에도 미안한 것들이라 무시하곤 했다.
그런데...
어맛! 이게 웬일.
좀 괴상하게 보이는 녀석이 있어서 들춰보니, 도대체 잎이 몇 개인지 헤아리기도 힘들다.
집에 와서 자세히 훑어보니 자그마치 열 잎.
앞쪽으로 여섯 장, 뒤로 넉 장.
두 줄기가 합체된 것인가 싶어서 유심히 살폈지만, 줄기는 하나.
잎이 나오는 부분에서 - 잎 분화 과정에서 -
두 대 분이 서로 밀고 나오려 하는 바람에 모양도 괴상하게 되어 버린 듯...
녀석들은 모양도 괴상해서 사진을 어떻게 찍어도 그 전모를 밝히기가 힘들었다.
정면, 측사면, 배면 식으로 찍어서 맞춰보기를 해야 겨우 짐작이 갈 정도.
사진을 찍기 위해 녀석을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며 든 생각.
- 이 녀석도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다 보니, 되려 모양이 추해졌구나.
그려... 과욕은 그 결말이 추한 법.
사진 촬영 후 녀석을 압착하는 데에도 애를 먹었다.
어떻게 해도 뒤에 있는 일부 잎이 겹쳐져, 전체 모양을 제대로 드러낼 수 없어서.
그러다가 전면부 잎 세 개쪽을 좀 무리하게 틀어서야 압지 사이에 끼울 수 있었다.
그 바람에, 그곳의 잎턱 부분이 조금 상처를 입었다.
그때 이 촌놈에게 어린 생각.
- 그려... 과욕은 제 몸도 결국은 상하게 하는 겨.
다섯 잎짜리도 몇 개 건졌다.
보통 다섯 잎짜리는 왼쪽의 사진처럼 마지막 잎이 작거나 매달린 위치가 이상하기 마련인데
어제 거둔 녀석들은 오른쪽 모습처럼 멀쩡한(?) 녀석들이 더 많았다.
여섯 녀석을 거뒀다.
어제 두 군데에서 거둔 녀석들인데, 네잎클로버가 78개, 다섯 잎 짜리가 6개.
지금까지 거둔 하루의 소출(?)로는 최대량.
게다가 열 잎짜리까지...
한 시간 정도 할애하는 내 아침운동 시간에도 전혀 지장이 없었다.
총 소요시간이랬자 한 5분이나 되었을까 말까였으므로.
이러다가 이 백수, 클로버 따모으기 쪽으로 전업하게 되는 거 아닐까. ㅎㅎㅎ
하기야 지난 주말 홍천 채심행은 빈 손.
모 작가 부부에다 초보 농사꾼까지 한 무더기 몰고 갔었는디...
작년에 함께 한 녀석이 나보다도 열흘쯤 먼저 훑으며 삼구삼 5개를 했다고,
오는 길에 만났더니 약을 올리더만. ㅋ
(어쩐지 5월 중순에 가고 싶긴 했지만, 조금이라도 더 두었다가 하려고 했는데...)
참고 삼아, 지난 번에 선보였던 여섯 잎짜리 사진도 곁들인다.
(다섯 잎짜리보다는 이 녀석이 더 대환영을 받는 까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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