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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그대에게!

[내 글]슬픔이 답이다

by 지구촌사람 2016. 9. 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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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그대에게!

 

어제 아침 운동 길.

요즘 새로 개척한(?) 코스로 자전거를 몰았다.

운정역을 지나 열병합발전소 뒤쪽으로 뻗는 수변로.

거기서 산책로가 끝나면서 일반 통행로와 이어진다.

 

길이 막히다 보니, 잡초들이 무성하다.

거두지 않거나 관심하지 않아서 뒤엉켜 있는 야생초들의 군락지.

박주가리, 산국, 쑥부쟁이, , 부들, 달맞이꽃... 등등 아주 여러 녀석들이

풀숲에 숨어서, 혹은 제발 좀 봐주세요 하는 듯이

서로 여름 보내기와 가을맞이를 하고 있다.

 

며칠 전 아내와 함께 둘이서 자전거를 타고 그곳까지 왔을 때

띠꽃을 보며 이름을 물어 왔는데, 그땐 사투리 이름들만 생각났었다.

삐비꽃’, ‘삘기꽃과 같은...

 

띠꽃은 억새꽃이나 갈대꽃과 비슷하지만 또 다른 초가을의 전령사다.

띠풀의 꽃 이삭 새순을 삘기라 하는데 (이 말은 표준어다)

먹을 것이 부족하던 예전엔 그것들을 어지간히 뽑아 먹기도 했다.

 

그런 생각들이 교차하는 순간

어느새 내 손은 그것들을 향해 뻗치고 있었다.


*

현관에 들어서면서 울 집의 두 여자들을 향해 외쳤다.

목소리에 힘을 넣고 바닥으로 깔면서, 탤런트 흉내를 냈다.

내 마음을 그대에게!”

 

사진 속의 꽃꽂이가 그 작품이다.

그런 대로 괜찮아 보이고

그 순간, 나의 야생화 탐욕도 정당화된다.

사람들이 보아주지 않는 곳에 머무는 것보다는

집 안으로 모셔져 사랑받는 게 낫지 않느냐는 합리화도 따라오면서...




<사진>

 

하지만, 그 꽃들을 건네며 이 말은 안 했다.

울 딸 진이가 달맞이꽃을 엄청 좋아하지?

끝물이라서, 올핸 더 못 볼 것 같아서 몇 개 꺾어 왔당...’

 

여자들 있는 데서 점수를 따려면

한 사람에게만 확실하게 따야 한다. 암만.

모녀간에도 시샘은 있다.

특정한 물건의 전유욕(專有欲) 앞에서는. ㅎㅎㅎㅎ. -溫草

[Sep.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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