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희의 사람 챙기기 법칙’ : 제대로 45명~162명만이라도 챙겨주길!
-‘돌봄의 범위 : 인간관계 챙기기의 3승/4승 법칙(Span of Care : The cube/biquadrate law in human relation care)’
경영학/행정학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로 ‘스팬 오브 컨트롤[span of control]’이 있다. 관리조직에 있어서, 한 사람의 상사가 직접적·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부하의 수를 나타내는 통제범위 또는 감독범위를 뜻하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한 사람의 상사 밑에 두는 적정 부하 수를 말한다. ‘관리의 폭, 통솔 범위’라고도 하는데, 당연히 숫자로 표기된다.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이라는 게 있다. 배우인 케빈 베이컨이 토크 쇼에 나와서, 이 세상에서 6사람만 거치면 모든 사람과 연결된다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실제로 그렇다는 것을 페이스북이 2015년에 증명했다. 전 세계 페이스북 가입자 1억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그리고 그 숫자도 3.57명으로 구체화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을 실제로 얼마나 챙겨줄 수 있을까? 만나서 차나 식사를 하진 못하더라도, 전화/메일/문자의 어느 것으로든 안부를 묻거나 하는 식으로 실제로 관심하고 챙겨주는 건 얼마나 하고 있을까. 몇 사람이나 할 수 있을까?
그 숫자는 생각보다 아주 적다. 내 계산에 의하면 45명에서 많아야 162명 정도다. 이 수치는 사람 연결(단순히 사람 알기)에 필요한 3.57명의 각각 3승과 4승에 해당된다. 나는 이걸 ‘돌봄의 범위 : 인간관계 챙기기의 3승/4승 법칙(Span of Care : The cube/biquadrate law in human relation care)’이라 이름지었다. 혹은 ‘최종희의 사람 챙기기 법칙’으로 줄일 수도 있겠다.
어떤 사람이 실제로 어떤 사람을 챙겨주는 범위는 ‘나’에서 출발하여 ‘(가족을 포함한) 너(당신)’, 그리고 ‘(당신의 친구와 나의 친척을 포함한) 그(그녀)’와 ‘그(그녀)의 친구’ 순서로 이어진다. (3승과 4승은 실제 챙겨주기에서의 이 단계별 확장을 반영한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실제로 전화 한 통이라도 걸어서 서로 안부라도 묻고 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연말연시에 연하장을 돌리던 시절, 그걸 받을 이들을 하나하나 적다 보면 200명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다. 의례적으로 무더기 인사를 해야 하는 직업인들이 아닌,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이걸 굳이 법칙으로까지 적은 이유는 하나다. 이를테면 페이스북 등에서 ‘좋아요’ 등을 수백 개 받고 하는 일은 분명 좋은 일일지 모르지만, 실제로 그 답례를 하지 않는 한(챙겨주지 않는 한) 그건 허깨비 숫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 사이는 실제로 챙겨주는 실물 관계로 존재할 때만 유의미한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챙겨줄 수 있는 대상은 200명도 넘기기 어렵다. 그런 것들을 대하면서, 든 생각이다. 친구 숫자 수천 명 앞에서 흐뭇해하곤 하는 이가 뒷모습에서는 그림자마저도 외롭게 보이는 건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실제로 돌아보라. 자신이 1년에 단 한 번이라도 전화로 목소리를 듣고 지내는 사람이 200명이 되는지? 전화번호부에 수백 명이 올라와 있어도, 실제로 목소리로 챙겨주고 있는 사람의 숫자는 잘해야 몇 십 명이다. 일상에서 일상으로 끊임없이 연결되고 있는 삶의 현장에 소속되어 있는 인간의 숙명이기도 하다.
어느 멋진 분의 마지막 길을 몇 달간 가까이서 지켜본 적이 있다. 권력자 시절에는 10여 년 이상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많은 이들이 찾았다. (박정희 대통령과 주석에서는 형님 동생 하면서 단둘이 술을 자주 했다.) 1년 정도 칩거 투병하다가 돌아가셨는데 한 달에 10명도 찾지 않았고, 마지막 달에는 3사람이 전부였다.
기원한다. 여러분들이 올 한 해를 넘기기 전에 45명에서 162명 정도와는 꼭 목소리라도 섞으며 지낼 수 있기를. 거기서 그대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제일 먼저, 그리고 자주 챙겨주기를 희망한다. ‘최종희의 사람 챙기기 법칙’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인 이유를 기억하라! [Apr. 2016]
-溫草
혼인색과 ‘고맙습니다/감사합니다.’ 그리고... (0) | 2016.08.26 |
---|---|
봄 태풍과 나무들, 그리고 오르가즘 (0) | 2016.05.04 |
새벽 3시 반에 그네 타는 여자 (0) | 2016.04.09 |
박근혜에게 '갑질'하기 (0) | 2016.04.08 |
띨띨이 대취하다 (0) | 2016.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