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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특급 선수가 미국 가서 2류 대우를 받는 까닭 : 감동은 열정과 진정성이 만든다

[내 글]슬픔이 답이다

by 지구촌사람 2016. 11. 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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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특급 선수가 미국 가서 2류 대우를 받는 까닭

   -감동은 열정과 진정성이 만든다


   <최훈의 카툰 : 코리언 시리즈 3차전 관전평>

 

요즘 MLB의 월드 시리즈와 KBO의 코리언 시리즈가 겹친다.

야구광들에게는 이처럼 신나게 배부른 때도 없다.

 

그런데, 난 이상하게도 예전만큼 신이 나질 않는다.

겨루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코리언 시리즈는 뭔가 싱겁고 맥이 빠진 느낌이 든다.

예전의 그 흥분과 기대를 도둑맞은 듯할 정도로.

 

이번에 클리블런드 인디언즈와 맞붙어

첫 네 경기에서 13패로 벼랑 끝으로 몰린 시카고 컵스.

죽어라 추격해서 오늘까지 33패 동률로 만들었다.

십몇 년 만의 7차전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시카고 컵스의 본거지 시카고의 날씨는

대충 한국보다 10~14일 정도 빠르다.

우리나라에서 반팔 옷 끝 무렵에 시카고 출장을 가게 되면

얇은 긴 팔 옷을 챙겨가야 할 정도로.

 

그런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야간 경기를 펼치는 야수들 중에

날씨가 춥다고 수비하면서 손을 입에 대고 호호 불어대는 선수는 없다.

날씨가 엄청 추워져서 한겨울 옷을 걸치고 응원하는 관중들과는 달리

시즌 중에 내내 입었던 반팔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는 선수들도 많다.

경기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더그아웃을 보면 우리 선수들은 파카까지 걸치고 있고

월드시리즈에서는 유니폼 외에 일절 더 걸치고 있는 게 없다.

운동장에 나가 있는 선수들과 똑같은 복장 그대로다.

더그아웃에 있는 사람들만 따뜻하게 있을 수야 없다는 듯이.

 

어제든가. 삼전 전패로 내리 지고 있는 NC의 야수 중

이종욱의 모습이 언뜻 비쳤다.

카메라가 훑고 있음을 의식하면서도 손을 호호 불었다.

이 추운 날씨에도 고생하면서 야구를 하고 있다는 듯이.

물론 고의적인 것은 아니었겠지만, 내게는 그리도 보였다.

 

코리언 리그를 보다가도 자꾸만 월드 시리즈 재방송 쪽으로 채널을 돌리게 된다.

우리 선수들의 엉성하고 어수선한 플레이가 자꾸 보여서다.

실력이나 기술 차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죽어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는데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

추운 날씨를 녹여내고도 남아야 할 열정들이 보이지 않는다.

 

월드시리즈엔 그게 있다. 그냥 보인다.

물론 그건 선수들의 주급이나 월급이 우리 선수들의 연봉보다도 많은

그런 천문학적인 대우가 그렇게 이끌기도 하겠지만,

그처럼 진짜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그런 대우를 받게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국에서 최고 타자, 최고 투수라는 이름을 달고 뛰던 선수들이

메이저 리그에 나가서, 결코 1류로 대우받지 못하는 까닭.

요즘 한 해의 정규 리그를 마무리하는 최대 격전장들을 보면서

조금은 그 이유를 알 듯도 하다.

 

감동은 열정과 진정성이 만들어내는 향기의 이름이기도 하다. [Nov. 2016]

- [溫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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