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4회(2017.2.13.)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2)
-‘우선 하고 보는’ 40대 최정현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아주 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사전이나 맞춤법을 검색해 보라. 그걸 습관화하면 된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금상첨화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것들을 챙겨보는 것. 단,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 무작정 낱개의 낱말들을 모두 외우려 들면 쉬 지쳐서 중도에 포기하게 된다. -溫草 생각.
□ 맞춤법 문제
1편에서 다뤘듯이, 이번 회에 일반 문제 중 맞춤법 관련 문제로 출제된 것들은 모두 평이한 것으로 두 문제만 나왔다.
‘말대꾸(o)/말댓꾸(x)’와 ‘모밀국수(x)/메밀국수(o)’. ‘말대꾸(o)/말댓꾸(x)’의 경우는 사이시옷의 기본 사항, 즉 뒤의 말이 경음(혹은 격음)으로 발음되는 경우는 사이시옷을 받치지 않는다는 원칙에 해당된다. ‘모밀’은 없는 말로 ‘메밀’의 잘못. 흔히 쓰는 ‘아구탕(x)/아귀탕(o)’의 관계와도 같다. 일상생활에서 잘못 쓰는 말을 바로잡는 문제. 이 프로그램에 출연을 준비하는 이들로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것들부터 바로잡고 가는 습관을 몸에 배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하면 일석삼조. 우리말 공부를 해서 잘못된 말들을 알아챌 수 있게 하고, 그런 버릇을 몸에 배게 하는 사이에 우리말 실력이 늘고, 나아가 그런 습관이 공부하는 사람으로 이끄니까.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평이한 것들이므로 문제 풀이는 생략한다.
□ 달인 도전 문제
-달인 도전 문제
이번 회의 달인 도전 문제는 평균 난도 기준으로는 고난도가 아니었지만, 1편에서도 적었듯이 원리/원칙을 공부해 두지 않은 이들은 헤매기 딱 좋은 그런 것들이었다. 이 문제 풀이의 대문간에 항상 매다는 말, ‘무작정 낱개의 낱말들을 모두 외우려 들면 쉬 지쳐서 중도에 포기하게 된다.’와도 관련된다.
일부 낱말들은 은근히 까다로운 편이었다. 원리/원칙 공부를 해두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특히. 앞서 1편에서 적은 내용을 되풀이하자면...
형용사의 한 낱말 활용 표기인 ‘~디~ㄴ’의 꼴, ‘투성이’가 접사라는 걸 알아야 확실하게 풀 수 있는 ‘옷투성이’, ‘해지다’란 동사가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 ‘해 질 녘’, 의미소 ‘굽-’을 살려 적는 ‘굽이굽이’, ‘들치다’의 의미를 알면 헷갈리지 않게 되는 ‘둘러업고’ 등이 모두 그러한 원론 공부를 해 둔 이들에게 유리한 문제들이었다. 그리고, 기묘하게도 이것들은 모두 이곳 문제 풀이에서 다룬 것들이기도 하다.
평균 난도는 별 다섯 개 기준 3.5개 정도지만, ‘해 질 녘’과 같은 것은 고급 문제였다. 이번 회에는 특히 띄어쓰기 세 문제가 모두 까다로운 것들이었다.
-지문에서 공부해 두어야 할 말 : 심화 학습을 위해 참고삼아 언급하자면, ‘옷장 정리’가 ‘어린 시절’이 있다.
이 두 말은 글자 그대로의 의미밖에 없으므로, 지문에서의 표기와 같이 띄어 적는다. 즉 한 낱말의 복합어로 삼을 이유가 없는 말들이다.
그러나 정리가 들어 있는 말 중에서 ‘뒷정리(-整理. 복잡한 상태나 일의 끝을 바로잡음. 또는 그런 일)’, 재정리(再整理. 한 번 정리하였던 것을 다시 바로잡음), 밭정리(-整理. <농> 생산성을 높이고 농기계의 작업을 편리하게 하면서 더 많은 수확을 낼 수 있도록 밭의 크기와 높낮이 따위를 규모 있고 반듯하게 만드는 토지 정리) 따위는 한 낱말의 복합어다. 각각, 의미 특화, 한자어의 축약 기능, 전문 용어 등의 이유 때문이다.
‘어린 시절’에 보이는 ‘시절’이 들어간 말 중에, 요순시절(堯舜時節), 낙화시절(落花時節. 꽃이 지는 늦봄 무렵), 춘풍시절(春風時節. 봄바람이 부는 철), 과두시절(蝌蚪時節. 개구리가 올챙이였던 때라는 뜻으로, 현재가 과거보다 발전한 경우 그 발전하기 이전의 과거를 이르는 말) 따위 역시 한 낱말의 복합어다. 기본적으로 한자어 축약 기능이 작용하기도 했지만, 의미 특화도 함께 반영되어 있는 말들이다.
-달인 도전 문제 수준 : 평균 난도로만 보면 별 다섯 개 기준, 3.5개 정도지만, 위에 언급한 것처럼 까다로운 것들도 섞여 있었고, 지난 회부터 빈칸 수가 8개로 하나 늘었다.
- 출제된 문제 : 아침 ____부터 옷장 정리를 하다가 낡은 ____ 속에서 어머니가 지은 ____을 보았다. ____ 어린 시절 ____에 동생을 얼른 ____ 강물이 ____ 도는 마을 어귀에서 엄마를 기다리던 기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____ 웃음이 났다.
- 주어진 말들 : 희죽희죽/히죽히죽; 둘러업고/들쳐업고; 대바람/댓바람/대파람; 해질녘/해질 녘/해 질 녘; 구비구비/굽이굽이; 옷투성이/옷 투성이; 아련하디아련한/아련하디 아련한/아련 하디 아련한; 누빔옷/누비옷
- 정답 : 아침 댓바람부터 옷장 정리를 하다가 낡은 옷투성이 속에서 어머니가 지은 누비옷을 보았다. 아련하디아련한 어린 시절 해 질 녘에 동생을 얼른 둘러업고 강물이 굽이굽이 도는 마을 어귀에서 엄마를 기다리던 기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히죽히죽 웃음이 났다.
문제 풀이의 상세 부분은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과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해당 부분 전재분이다. (주기[朱記] 부분은 추가 설명분). 늘 하는 말이지만, 단순히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을 다룬 것이 아니며, 설명에 포함된 것 중에는 무척 까다로운 고급 문제감들도 적지 않다. 그런 것들이 출제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것들도 반드시 한꺼번에 익혀들 두시기 바란다. 그중에는 고난도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고, 일상적인 것들도 있다. 그런 것들 중 특히 아직 출제되지 않은 것들에도 주목하여 익혀두시기 바란다.
주어진 도움말 순서대로 살펴본다. 별도 설명이 불필요한 부분은 내 책자의 해당 부분 전재로 대체한다.
- 희죽희죽/히죽히죽 : 기본적인 문제. 이 ‘희-’와 ‘히-’의 올바른 표기 문제로 자주 출제되는 것으로는 ‘희끗희끗/히끗히끗’도 있다. 이보다도 더 약방의 감초 격으로는 ‘희희덕거리다/시시덕거리다’도 있다. 세 가지를 동시에 전재하니, 이참에 확실히들 익혀두시기 바란다.
◈그 친구 희죽희죽 웃는 게 주특기지 : 히죽히죽의 잘못. ⇐‘희죽희죽’은 없는 말!
히죽히죽? 만족스러운 듯이 자꾸 슬쩍 웃는 모양. ¶~하다?
◈흰머리가 히끗히끗 보였다 : 희끗희끗의 잘못.
[설명] ‘히끗/히끗히끗’은 ‘희끗/희끗희끗’의 잘못인데, ‘희끗희끗’에는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 뜻이 있음.
희끗희끗1? ①군데군데 흰 모양. ②어떤 것이 자꾸 빠르게 잠깐잠깐 보이는 모양. [유]희끗희끗이
희끗희끗2? 현기증이 나서 매우 어지러우며 까무러칠 듯한 모양.
◈희희덕거리지 말고 일 좀 해라 : 시시덕거리지의 잘못. ←시시덕거리다[원]
[설명] ‘희희덕거리다’는 ‘시시덕거리다’의 수의적(隨意的) 구개음화 표현으로, 경남 지방의 방언이자 북한어.
시시덕대다/~거리다? 실없이 웃으면서 조금 큰 소리로 계속 이야기하다.
- 둘러업고/들쳐업고 : 이곳에서 다룬 바 있다.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나아가, 설명에 보이는 ‘매다/메다’의 구분 문제도 확실히 해두시기를. 출제 가능성이 항상 있다.
◈아이를 들쳐업고 냅다 뛰었지 : 둘러업고의 잘못. 없는 말.
[설명] ①‘들쳐업고’[들치다+업다≒물건의 한 쪽 머리를 쳐들어(≒들치다)+업다] =>말이 안 됨. ‘들춰업다’[들추다+업다≒들추어 업다] =>말이 안 됨. 고로, 둘 다 없는 말. ②‘둘러업다’=>번쩍 들어 올려서 업다. [비교] ‘둘러메다’ : 번쩍 들어 올려 메다.
[참고] 동작 중 어깨와 관련된 것에 쓰이는 것은 모두 ‘매’가 아닌 ‘메’임 : ‘메치다≒메어치다/둘러메치다/메다꽂다/메다[어]붙이다/걸머메다≒걸메다/둘러메다/엇메다/을러메다≒을러대다’.
- 대바람/댓바람/대파람 : 이 또한 이곳에서 4회 이상 다뤘던 말. 초보적인 사이시옷 문제이자 복합어 문제이므로, 문제 풀이를 생략한다.
- 해질녘/해질 녘/해 질 녘 : 기출 문제로서, 고급 문제. 이 또한 이곳에서 두 번 이상 다뤘고, 그때마다 고급 문제임을 강조했던 바 있다. 내 책자에는 주의해야 할 의존명사 부분에 들어 있다.
녘? ¶아침 녘; 황혼 녘; 해 뜰 녘; 해 질 녘, 단, ‘동틀 녘‘ (‘동트다’는 한 낱말). [주의] ‘새벽녘/샐녘/어슬녘/저녁녘/저물녘/동녘/서녘/남녘/북녘’?은 모두 한 낱말
- 구비구비/굽이굽이 : 역시 이곳에서 다뤘던 문제로서, 의미소와 관련된다. 올바른 표기를 고르는 문제에서 의미소가 지니는 의미는 아주 크다. 분량 관계로 이곳에 전재하지 못하니, 내 책자를 갖고 계신 분들은 이참에 한 번 더 ♣의미소[意味素]의 특징과 활용 항목을 살펴두시기 바란다.
◈유유히 구비구비 흐르는 강물은 : 굽이굽이의 잘못. ⇐‘굽’의 의미소 밝혀 적음.
[설명] 아무런 이유 없이 소리 나는 대로 잘못 표기한 경우임. 명사가 전화된 부사이거나 첩어 부사인 경우에는 의미 어원(예, ‘굽’)을 살려 적어야 함. ¶일찍이, 오뚝이, 삐죽이, 곳곳이, 낱낱이, 집집이, 몫몫이.
- 옷투성이/옷 투성이 : 역시 이곳에서 다뤘던 문제인데, ‘투성이’는 주의해야 할 접사라는 말까지 했다. 제대로 표기하고 보면, ‘먼지투성이이라서’와 같이 이상해 보일 때도 있지만 접사이므로 붙여 적어야 한다면서. 출제될 경우, 까다로운 문제가 된다는 말도 덧붙인 바 있다.
◈그 시절 내 인생은 실수투성이었어 : 실수투성이였어의 잘못.
[설명] 제대로 풀어쓰면, ‘실수투성이+이었어’ →‘실수투성이+였어’. ⇐‘투성이’는 접사.
[참고] ‘전문가이다’ →[과거형] ‘전문가+이었다 →전문가였다’. 따라서, ‘전문가+이였다’는 ‘이었다’의 잘못 붙임 꼴. ¶그게 우리의 우정의 끝이였다니(x)/끝이었다니(o); 그건 그 아이의 정성이였다는(x) 걸 기억해 →정성이었다는 걸(o) ~.
- 아련하디아련한/아련하디 아련한/아련 하디 아련한 : 역시 이곳에서 다룬 바 있다. 여기에 들어간 ‘-디 -ㄴ’ 꼴은 연결어미. 어간에 되풀이하여 붙는 특수 형태. 이런 특수한 꼴의 연결어미와 헷갈리기 쉬운 것으로 보조사도 있지만, 둘 다 붙여 적는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주의해야 할 어미와 보조사들에 대해서는 이곳에서 아주 여러 번 다뤘다.
◈그에게 정말 크나 큰 은혜를 입었다 : 크나큰의 잘못. ⇐‘-나 -ㄴ’는 연결어미.
그 머나 먼 길을 달려 왔는데 : 머나먼의 잘못. ⇐‘-나 -ㄴ’는 연결어미.
[설명] 예문에 보인 ‘-나 -ㄴ’의 구성은 형용사 어간을 반복하여 그러한 상태를 강조하는 연결어미. 고로, 앞말에 붙여 씀. 이와 같은 구성으로 새로운 낱말을 만들기도 함. <예>크나크다, 머나멀다. 이와 똑같은 기능을 하는 연결어미로는 ‘-디 -ㄴ’ 꼴이 있음. ¶다디단, 곱디고운, 크디큰, 희디흰, 차디찬, 넓디넓은.
◈♣주의해야 할 어미 : 어미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어간에 붙여 적음.
<예> 크나큰 은혜(‘-나 -ㄴ’); 크디큰 나무(‘-디 -ㄴ’); 얼어 죽을망정(‘-ㄹ망정’); 뭐라도 할라치면(‘-ㄹ라치면’); 시키는 대로 할밖에/내놓으라면 내놓을밖에(‘-ㄹ밖에’); 재주도 없을뿐더러(‘-ㄹ뿐더러’); 죽을지언정(‘ㄹ지언정’); 밥도 먹지 못하리만치(≒못하리만큼); 지나치리만큼 친절하다; 너는 학생이니만큼; 모두 다 내놔야만 할진대(‘-ㄹ진대’); 서울에 가거들랑(‘-거들랑’); 눈치챌세라(‘-ㄹ세라’); 내가 주인일세말이지(‘-ㄹ세말이지’); 뱀까지 잡아먹을쏘냐(‘-ㄹ쏘냐’); 저걸 드릴깝쇼(‘-ㄹ깝쇼’); 뭘 해야 할지 몰라(‘-ㄹ지’. ‘-는지’도 마찬가지로 어미); 모두 다 알다시피(‘-다시피’); 입사하자마자(‘-자마자’) 부도라니; 말할 것도 없이 좋고말고(‘-고말고’); 죽는 일이 있더라도(‘-더라도’); 확인한바(‘-ㄴ바’) 사실이더군; 곧 해드릴게요(‘-ㄹ게’).
[주의] 어미와 혼동하기 쉬운 것으로 보조사가 있음. 보조사(補助詞)는 체언/부사/활용어미 따위에 붙어서 어떤 특별한 의미를 더해 주는 조사인데, 특히 어미 뒤에도 붙을 수 있기 때문에 어미로 혼동하기 쉬움(예: ‘해드릴게요’는 ‘해드릴게’에 존대 보조사 ‘요’가 붙은 것임). 보조사에는 ‘-은/요/는/도/만/까지/마저/조차/커녕/부터’와 같이 단순한 꼴에서부터 ‘-ㄹ랑은/을랑은/일랑은; -이라야(만); -야말로/이야말로’ 등과 같이 복잡한 것들도 있어서 주의해야 함. 다만, 앞말에 붙여 적는 점에서는 어미와 똑같기 때문에 띄어쓰기에서는 달리 문제가 없음. ☜보조사 종합 정리 항목 참조.
- 누빔옷/누비옷 : 기초적인 듯하지만 은근히 까다로운 문제. ‘누비다’의 명사형 ‘누빔’을 떠올릴 수도 있으나, 이 ‘누비다’라는 동사는 특이하게도 명사 '누비'에 '-다'가 붙어 만들어진 독특한 말이다. 즉 '누비' 자체가 ‘두 겹의 천 사이에 솜을 넣고 줄이 죽죽 지게 박는 바느질. 또는 그렇게 만든 물건’을 뜻하는 명사다. 이와 같이 명사에 동사를 만드는 접사 ‘다’가 붙어 이뤄진 것들로는 '매조지다' '부풀다/보풀다', '띠다', '배다', '빗다', '신다', '품다' 등도 있다. 그래서 '매조지하다'로 표기하면 잘못이다. 이러한 낱말들에 대한 상세 설명은 아래 참조.
◈[고급] 홈런 한 방으로 경기를 매조지 했다 : 매조졌다의 잘못. ←매조지다[원]
그가 매조지 하는 솜씨는 마무리 분야의 으뜸이야 : 매조지는의 잘못.
[설명] ‘매조지’는 ‘일의 끝을 단단히 단속하여 마무리하는 일’이므로 일견 ‘매조지하다’라고 쓸 수도 있을 듯하나, 잘못. 그 이유는 ①우선 동사 꼴로 ‘매조지다’가 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매조지하다’로 쓰면 ‘~을 단단히 단속하여 마무리하는 일을 하다’가 되어 이미 마무리한 일을 또 하는 격이 됨. 즉 뜻풀이에서 어색해짐. ②이와 같이 명사에 붙어서 동사로 만드는 접사 ‘-다’가 붙는 말들로는 ‘가물다(←가뭄?), 누비다(←누비?), 부풀다>보풀다(←부풀>보풀?), 띠다(←띠?), 배다(←배?), 빗다(←빗?), 신다(←신?), 품다(←품?)’ 등이 있으며, 이들과 똑같이 변화함. 즉, ‘매조지하다’가 잘못인 것은 같은 계열의 낱말인 ‘(날씨가) 가물다’와 ‘(이불을) 누비다’를 각각 ‘(날씨가) 가물하니’, ‘(이불을) 누비하여’로 쓰는 경우처럼 말이 안 되는 일이 되기 때문. ③이와는 다르지만, ‘삼가하다(x)/삼가다(o)’는 원형이 ‘삼가다’이며, ‘삼가’라는 명사가 없기 때문임. ☜[주의] 반대로, ‘점잔’이라는 명사가 있지만 ‘점잔하다’라는 낱말은 없고, 대신 ‘점잖다’를 원형으로 삼는 경우도 있음.
매조지다? 일의 끝을 단단히 단속하여 마무리하다.
그래서, ‘누비끈(누벼서 만든 끈)/누비솜/누비질’과 같은 말에서부터 ‘누비바지/누비버선/누비이불/누비처네/누비치마’ 같은 말들이 일상적으로 널리 쓰인다. 평소의 기본 독서력이 크게 도움이 되는 문제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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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인 도전 문제 중에 까다로운 것들이 제법 나온다. 짝.홀수 회를 가리지 않고. 거듭 말하지만, 달인 도전을 꿈꾸시는 분들은 체계적으로, 맞춤법.띄어쓰기의 원리/원칙부터 익히시길 바란다. 신문 맞춤법 난에서 다루는 것과 같은 특정 낱말 몇 개를 모은 정도로 공부해서는 어림없다는 걸 이제는 확실히 아시고들 계시리라 믿는다.
잘못 뽑은 대통령 하나 때문에 아직도 온 나라 사람들이 마음고생을 하고 있고, 조류독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제역 소식까지 들인다. 구제역(口蹄疫)은 발굽이 두 개인 동물에서 걸리기 때문에 붙여진 병명이다. 입과 발에 증상이 나타난다고 하여 영어로는 foot-and-mouth disease라고 표기한다.
예전 같으면 이런 역병들까지도 나라님 탓으로 돌리곤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요샌 나라님 탓 생각도 든다. 똑똑한, 제정신이 있는 대통령을 뽑았더라면, 대통령이 주무장관과 관계 장관들을 불러서 제대로 사령탑 역할을 해냈을 것만 같으니까.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그 무서운 사스가 발병했을 때 항만에 군대까지 배치하여 철저히 대처했는데, 그 덕분에 환자가 겨우 4명밖에 안 나왔고,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오죽하면 WHO에서 한국을 사스 최우수 방역국가라고 표창까지 했을까...
지난 주말 겨울 냉이를 조금 캐왔다. 봄 냉이에 비해서 과장하자면 맛이 두 배는 더 좋다. 잎들은 갈색으로 거의 고사 상태로 보이지만 죽어 있지는 않다. 땅이 얼어 있는데도 그 어린 것들의 뿌리는 얼지 않은 채로 버티고 있었다. 그 알몸 뿌리 상태로... 그처럼 언 땅에서도 의연하게 버티는 것들은 겨울 냉이뿐만이 아니다. 봄동이며 노지 시금치들하며... 새봄에 새싹을 틔우는 것들 모두가 그렇다. 인간을 그처럼 알몸으로 언 땅에 박아 두면 몇 시간도 버티지 못하리라. 식물들에게서 배워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우울한 시기에, 이 혹한에도,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그런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한다. [끝]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집팀들이 해체된 지도 10여 년이 넘는다.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17 개정판
-2009년 이후 2016년 말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개정판으로 두 번째.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656회(1) : ‘한시 애호가’ 김하은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0) | 2017.0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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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겨루기 655회 : 외국인 특집. 외국인 최초 명예 우리말 달인 탄생 – 1,000만 원 상금 (0) | 2017.02.21 |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654회(1) : '우선 하고 보는' 40대 최정현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0) | 2017.02.15 |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653회(2) : 곽성섭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0) | 2017.02.08 |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653회(1) : 곽성섭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0) | 2017.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