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6회(2017.2.27.)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2)
-‘한시 애호가’ 김하은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아주 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사전이나 맞춤법을 검색해 보라. 그걸 습관화하면 된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금상첨화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것들을 챙겨보는 것. 단,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 무작정 낱개의 낱말들을 모두 외우려 들면 쉬 지쳐서 중도에 포기하게 된다. -溫草 생각.
□ 맞춤법 문제
이번 회에 일반 문제 중 맞춤법 관련 문제로 출제된 것들은 다음의 4문제. 대체로 평이한 것들이었다 : ‘깍쟁이/배냇저고리/켕기다/깍지’
‘깍쟁이(o)/깎쟁이(x)’와 ‘깎지(x)/깍지(o)’의 경우는 평범한 의미소 문제. 두 말 모두에 쓰인 ‘깍’은 ‘깎다’의 의미와는 무관하므로, ‘깍’을 쓰는 것. 반대로, ‘손톱깎이’ 등의 경우는 그 의미가 살아 있기 때문에 ‘깎’을 쓴다. 몇 가지 유사 사례를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에서 전재한다.
◈여기 깍뚜기 좀 더 주세요 : 깍두기의 잘못.
[기억도우미] 발음할 때, 일부러 힘을 주어서 해야만 {깍뚜기}가 됨. 정상적인 발음은 ‘뚜’에 가까운 ‘두’.
◈깎두기처럼 깎은 머리를 ‘깎둑머리’라 해도 될까? : 깍두기, ‘깍둑 머리’의 잘못.
[설명] ①‘깍두기/깍둑~/깍듯이’의 ‘깍’은 모두 ‘깎다’와는 무관. 따라서 ‘깍’. ¶깍둑썰기 ②‘깍둑머리’는 없는 말. 가장 근사한 말로는 ‘상고머리’가 있음.
상고머리? 머리 모양의 하나. 앞머리만 약간 길게 놓아두고 옆머리와 뒷머리를 짧게 치켜 올려 깎고 정수리 부분은 편평하게 다듬음.
까까머리≒빡빡머리? 빡빡 깎은 머리. 그런 머리 모양을 한 사람. [유]까까중, 중대가리
활새머리? 아래만 돌려 깎는 더벅머리.
◈지나치게 깎듯이 인사를 차리면 거북스러워 : 깍듯이의 잘못.
[설명] ‘깎다’라는 뜻의 의미소 ‘깎’과 무관하므로 ‘깍’.
‘배내저고리(x)/배냇저고리(o)’의 경우도 평범한 사이시옷 문제. 뒷말이 격음/경음으로 소리 날 때는 사이시옷을 받친다. 이때 주의할 것은 발음이 본래대로 {배:내}로 길게 날 때는 사이시옷을 받치지 않는다. 길게 발음하면 뒷말이 격음화/경음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배내옷/배내털/배내똥’ 등의 경우가 그에 속하는데, ‘배내털/배내똥’은 뒷말의 첫소리가 이미 격음/경음이기도 하다. 기타 사항은 아래 전재분 참조.
◈아이의 배내웃음을 보면 저절로 행복해져 : 배냇짓의 잘못. 없는 말. ⇐‘배냇짓’에는 웃음도 포함됨.
여인에게는 배꼽 옆에 손톱만 한 배냇점이 있었다 : 배내 점의 잘못. 없는 말.
배내저고리와 배냇옷은 같은 말이야 : 배냇저고리, 배내옷의 잘못.
[설명] ‘배냇저고리’는 뒷말이 {쩌}로 경음으로 발음되지만, ‘배내옷’은 본래대로 {배:내옫}으로 길게 발음되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받치지 않음. ‘배내털/배내똥’도 마찬가지이며, 이미 뒷말의 첫소리가 각각 격음/경음임.
배내? 날 때부터나 배 안에 있을 때부터 가지고 있음. 또는 그런 것.
배냇짓? 갓난아이가 자면서 웃거나 눈/코/입 따위를 쫑긋거리는 짓.
배내털? 배 속에서 아이가 자라날 때 돋은 털.
‘캥기다(x)/켕기다(o)’는 기본적인 표준 표기 문제. 1편의 뜻풀이와 아래 전재분 참조.
◈저도 속으로는 몹시 캥기는 모양이지? : 켕기는의 잘못. ←켕기다[원]
제가 그처럼 캥겨봤자 얼마나 가려고 : 켕겨봤자의 잘못.
켕기다? ①단단하고 팽팽하게 되다. ②마음속으로 겁이 나고 탈이 날까 불안해하다. ③마주 버티다. ¶그는 켕긴 연줄을 힘껏 당겼다가 다시 놓아주었다; 힘을 주면 상처 근처가 잡아당기듯이 뻣뻣하게 켕겼다.
□ 달인 도전 문제
-달인 도전 문제
이번 회의 달인 도전 문제도 평균 난도 기준으로는 고난도가 아니었지만, 1편에서도 적었듯이 원리/원칙을 공부해 두지 않은 이들은 헤매기 딱 좋은 그런 것들이었다. 이 문제 풀이의 대문간에 항상 매다는 말, ‘무작정 낱개의 낱말들을 모두 외우려 들면 쉬 지쳐서 중도에 포기하게 된다.’와도 관련된다.
일부 낱말들은 은근히 까다로운 편이었다. 원리/원칙 공부를 해두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특히. 앞서 1편에서 적은 대로, ‘부딛혔다/부딛쳤다/부딪쳤다/부딪혔다’의 구분 문제 같은 경우는 표준 표기(‘부딛다/부딪다’)와 자동사(피동사), 강세 접미사 ‘치’ 등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있어야 헷갈리지 않을 수 있는 고급 문제였다.
평균 난도는 별 다섯 개 기준 3.5개 정도지만, 위의 ‘부딪쳤다/부딪혔다’’와 ‘본척만척하다/본척 만척 하다/본 척 만 척 하다’와 같은 것은 무척 까다로운 문제였다. 공부해 두지 않은 이에게는.
-지문에서 공부해 두어야 할 말 : 심화 학습을 위해 참고삼아 언급하자면, ‘첫사랑’과 ‘부여잡고’가 있다. 모두 복합어 문제와 관련된다. 즉 글자 그대로의 의미가 아니기 때문에 복합어들이다. 특히 ‘부여잡고’는 ‘두 손으로’ 힘껏 붙들어 잡기 때문에 글자 그대로의 뜻으로 보지 않는 경우다.
‘첫-’이 접두어로 쓰인 말 중에는 아주 조심해야 할 것들이 있다. 흔히 쓰는 ‘첫 단추’나 ‘첫 경험’은 아직은 복합어가 아니다. 하지만, 이는 표준국어대사전의 업무 해태에 든다. 우리들은 이미 ‘첫 단추’를 ‘처음으로 새로 출발하거나 시작하는 일 (곧 ’첫출발‘과 동의어)’을 뜻하는 의미로 널리 쓰고 있고, ‘첫 경험’은 알다시피 남녀 간의 사랑 단계에서 처음으로 치르는 것들을 표현할 때 널리 쓰고 있으므로. 최소한 이 두 말만은 하루속히 복합어로 편입되어야 한다. 괜히 띄어쓰기만 어렵게 만들 이유가 없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곳에서 예전에 두어 번 다룬 바 있는데, 다시 한 번 더 내 책자의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앞서 적은 것처럼, 이곳에서 다룬 지문 내의 낱말들이 출제되기도 하니, 꼭 잘 살펴두시기 바란다.)
◈♣‘첫’이 접두어인 주요 낱말들
[예제] 첫 아들은 집안 기둥, 첫 딸은 집안 재산 : 첫아들, 첫딸의 잘못.
첫단추를 잘못 끼운 탓 : 첫 단추의 잘못. 두 낱말.
오늘은 첫출발의 첫 걸음을 떼어놓는 날 : 맞음, 첫걸음의 잘못.
올해 처음으로 시장에 들어오는 첫조기 : 첫사리(혹은 초사리)의 잘못.
첫경험은 영원히 잊히지 않지 : 첫 경험의 잘못. 두 낱말.
○‘첫’이 접두어인 주요 낱말들 : 첫날/첫해/첫봄/첫여름/첫가을/첫겨울/첫서리/첫얼음/첫더위/첫추위/첫가물/첫비/첫눈[雪]/첫눈[眼]/첫딸/첫아기/첫아들/첫아이/첫이레/첫울음/첫닭/첫수(-手)/첫차/첫낯≒초면/첫술/첫말/첫물1/첫물2/첫배/첫치/첫도/첫개/첫걸/첫윷/첫모/첫입/첫젖/첫국/첫길/첫잠/첫손/첫맛/첫밗/첫코/첫판/첫선/첫정(-情)//첫발/첫그물/첫발자국/첫걸음/첫걸음마/첫나들이/첫울음/첫음절/첫출발/첫출사(-出仕)/첫날밤/첫대목/첫머리/첫자리/첫마디/첫사랑/첫새벽/첫소리≒초성/첫인상/첫인사)/첫혼인≒초혼/첫고등/첫국밥/첫제사≒첫기제/첫조금/첫사리≒초사리/첫솜씨/첫풀이/첫행보/첫가지/첫도왕(-王)/첫딱지.
[주의] 흔히 쓰는 다음 말들은 복합어가 아님 : ‘첫단추(x)/첫 단추(o)’; ‘첫경험(x)/첫 경험(o)’; ‘첫시험(x)/첫 시험(o)’; ‘첫출근(x)/첫 출근(o)’.
[이하 생략]
-달인 도전 문제 수준 : 평균 난도로만 보면 별 다섯 개 기준, 3.5개 정도지만, 위에 언급한 것처럼 까다로운 것들도 섞여 있었고, 빈칸 수가 8개로 고정되었다.
- 출제된 문제 : 동창회에 첫사랑 그녀가 온대서 ____ 웃으며 셔츠에 ____ 잡고 외출을 했다. 엄동설한에 ____ 맞으며 ____ 추억을 생각하고 걷다가 전봇대에 ____. 아픈 이마를 부여잡고 모임 장소에 ____ 도착했지만 그녀는 나를 ____ 친구들도 취해 ____ 있었다.
- 주어진 말들 : 눈싸라기까지/싸라기눈까지; 널부러져/널브러져; 학창시절/학창 시절; 본척만척했고/본척 만척 했고/본 척 만 척 했고; 밭게/밭으게/바트게; 옷주름을/옷 주름을; 부딛혔다/부딛쳤다/부딪혔다/부딪쳤다; 헤벌쭉/헤벌죽
- 정답 : 동창회에 첫사랑 그녀가 온대서 헤벌쭉 웃으며 셔츠에 옷 주름을 잡고 외출을 했다. 엄동설한에 싸라기눈까지 맞으며 학창 시절 추억을 생각하고 걷다가 전봇대에 부딪쳤다. 아픈 이마를 부여잡고 모임 장소에 밭게 도착했지만 그녀는 나를 본척만척했고 친구들도 취해 널브러져 있었다.
이 중 ‘헤벌쭉/헤벌죽’과 ‘옷주름/옷 주름’을 빼고는 모두 이곳 문제 풀이에서 한 번 이상 다룬 것들이다. 특히 ‘밭게’의 원형 ‘밭다’와 관련해서는 5회 이상 다뤘고, ‘싸라기눈’ 역시 그 준말 ‘싸락눈’ 외에도 그 의미소 ‘싸라기’와 관련하여 상세히 다룬 바 있다.
문제 풀이의 상세 부분은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과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해당 부분 전재분이다. (주기[朱記] 부분은 추가 설명분). 늘 하는 말이지만, 단순히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을 다룬 것이 아니며, 설명에 포함된 것 중에는 무척 까다로운 고급 문제감들도 적지 않다. 그런 것들이 출제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것들도 반드시 한꺼번에 익혀들 두시기 바란다. 그중에는 고난도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고, 일상적인 것들도 있다. 그런 것들 중 특히 아직 출제되지 않은 것들에도 주목하여 익혀두시기 바란다.
-학창시절/학창 시절; 옷주름을/옷 주름을 : 직전 회(654회)에서 지문에 나온 ‘어린 시절’을 다루면서 이렇게 적었다.
‘시절’이 들어간 말 중에, 요순시절(堯舜時節), 낙화시절(落花時節. 꽃이 지는 늦봄 무렵), 춘풍시절(春風時節. 봄바람이 부는 철), 과두시절(蝌蚪時節. 개구리가 올챙이였던 때라는 뜻으로, 현재가 과거보다 발전한 경우 그 발전하기 이전의 과거를 이르는 말) 따위가 한 낱말의 복합어다. 기본적으로 한자어 축약 기능이 작용하기도 했지만, 의미 특화도 함께 반영되어 있는 말들이다.
‘학창 시절’은 글자 그대로의 뜻으로도 충분한 말. 따라서 복합어로 인정할 이유가 없다. ‘옷 주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잔주름’(잘게 잡힌 주름), ‘겉주름’(겉으로 드러난 주름), ‘꽃주름’(꽃잎에 나타나는 잔줄), ‘눈주름’(눈가에 잡힌 주름. 발음은 {눈쭈름}) 등은 한 낱말의 복합어다. 그 이유는 여러분들이 뜻풀이를 보면서 곰곰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눈싸라기까지/싸라기눈까지 : 이곳에서 ‘ㅣ’모음 역행동화 불인정과 관련하여 여러 번 다뤘던 말이다. 늘 말하지만, 설명에 인용되는 것들에는 출제되지 않은 낱말이라 할지라도 늘 관심해 두어야 한다.
◈싸래기 밥만 먹었나. 반말찌거리야 처음부터 : 싸라기밥, 반말지거리의 잘못.
[참고] 눈싸래기/눈싸라기가 내리고 있다 : 싸라기눈[싸락눈]의 잘못.
[설명] ①‘ㅣ’모음 역행동화를 인정하면 ‘쌀+아기 →싸라기’에서의 변화 추적이 어려워짐. ☜[주의]‘싸래기노름’은 실제 ‘싸라기’로 하는 노름이 아니므로 인정. ②‘눈싸래기’는 ‘다래끼(속눈썹의 뿌리에 균이 들어가 눈시울이 발갛게 붓고 곪아서 생기는 작은 부스럼)’의 북한어.
싸라기밥을 먹었나? 쌀이 부서져서 반 토막이 된 싸라기로 지은 밥을 먹었느냐는 뜻으로, 상대편이 반말 투로 나올 때 빈정거리는 말.
싸래기노름? 예전에 장터에서, 창호지를 썰어 녹두알처럼 작게 만들어 접시 위에 놓아두고, 글씨가 씌어 있는 알을 집는 사람이 이기는 노름.
- 널부러져/널브러져 : 여러 번 다뤘으므로 해당 부분만 전재한다. 주의할 것은 ‘너부러지다>나부라지다’는 표준어라는 것.
◈쓰레기들이 널부러져 있는 창고 : 널브러져의 잘못. ←널브러지다[원]
잡동사니들이 여기저기 너부러져 있었다 : 널브러져의 잘못. ←널브러지다[원]
여인은 기진맥진하여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 너부러져가 더 적절. ←너부러지다[원]
[설명] 약간 까다로운 구분인데, 널브러지는 것과 너부러지는(혹은 나부라지는) 것과의 큰 차이는 그 행동의 결과로 (주로 사람의 몸이) 바닥에 닿는지 여부. ‘널브러지다’는 ‘너즈러지다’에 가깝게 너저분하게 흩어진 상태가 주된 뜻임.
널브러지다? ①너저분하게 흐트러지거나 흩어지다. ②몸에 힘이 빠져 몸을 추스르지 못하고 축 늘어지다.
너부러지다>나부라지다? ①힘없이 너부죽이 바닥에 까부라져 늘어지다. ②(속) 죽어서 넘어지거나 엎어지다.
너즈러지다? 여기저기 너저분하게 흩어지다. ? 여기저기 흩어진 모습이 너저분하다.
- 본척만척했고/본척 만척 했고/본 척 만 척 했고 : 이 또한 까다로운 복합어들의 예로서 이곳에서 여러 번 다룬 바 있다. 이참에 관련 문제도 함께 예시한다. 아래에 예시되는 낱말들은 출제될 가능성이 늘 있다는 건, 여러분들이 더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여인은 아예 본둥만둥 딴전만 부렸다 : 본 둥 만 둥 (띄어쓰기만 고친 것임)
[설명] ①‘~ 둥 ~ 둥’의 ‘둥’은 의존명사. ②위의 예문에서, 좀 더 적절한 표현은 ‘본숭만숭/볼만장만/본척만척’ 중 하나임.
본숭만숭? 건성으로 보는 체만 하고 주의 깊게 보지 않는 모양. ¶~하다?
본척만척? ≒본체만체(보고도 아니 본 듯이). ¶~하다?
볼만장만? 보기만 하고 간섭하지 아니하는 모양. ¶~하다?
◈사람을 보고도 본 체 만 체 하다니 이럴 수가 있나 : 본체만체하다니의 잘못.
[설명] ‘본체만체하다≒본척만척하다’는 한 낱말.
본척만척? ≒본체만체(보고도 아니 본 듯이). ¶~하다?
◈♣복합용언 중 띄어쓰기에서 주의해야 할 말들<예>
[예제]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명연설 : 불러일으키는의 잘못. 한 낱말.
사람들이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더군 : 들고일어나더군의 잘못. 한 낱말.
정말 정 떨어지더군 : 정떨어지더군의 잘못. 한 낱말.
4는 2로 나누어 떨어지지 : 나누어떨어지지의 잘못. 한 낱말.
골아 떨어진 사람은 깨우지 마 : 곯아떨어진의 잘못. 한 낱말.
목숨이 오늘내일 하는 처지인데 : 오늘내일하는의 잘못. 한 낱말.
울고 불고 할 땐 언제고 : 울고불고할의 잘못. 한 낱말.
얽히고 설킨 것들은 풀어야지 : 얽히고설킨의 잘못. 한 낱말.
[설명] 우리말의 복합어 중에는 다음과 같이 접사적 기능부가 길거나 어근이 복잡하여 선뜻 한 낱말로 보기 어려워 띄어쓰기에서 헷갈릴 수 있는 것들이 많음. 그러나 한 낱말의 복합어이므로 모두 붙여 적어야 함.
①다(多)음절어(예)
-일반형 : 불러일으키다/들고일어나다/뒤집어씌우다/싸돌아다니다/남아돌아가다≒남아돌다
-‘어근/활용형’ + ‘-들이다’ : 번갈아들이다/거두어(거둬)~/끄집어~/움츠러~>옴츠러~/장가~/갈마~/모아~/몰아~/벌어~/잡아~/홀라<훌라~
-‘어근/명사(형)’ + ‘-치다’ : 엎드려뻗치다/소용돌이치다/내동댕이~/곤두박질[이]~/달음박질~/비비대기~/비틀걸음~/왜장독장~
-‘어근/활용형/명사(형)’ + ‘-없다’ : 어처구니없다≒어이없다/터무니~/버릇~/의지(依支)가지~/올데갈데~/정신(精神)~/보잘것~≒볼품~/하잘것~/빈틈~/물샐틈~/간데~/갈데~/간곳~/난데~/온데간데~≒간데온데~/쓸데~/거침~/인정사정(人情事情)~/진배~≒다름~/허물~≒스스럼~/아랑곳~/어처구니~/치신머리~/자발머리~/헐수할수~
②접사부가 길거나(예 : ‘-떨어지다’/‘-다[러/라] 보이다’), 까다로운 것(예 : ‘-만하다’/‘-그레하다’) : 맞아떨어지다/곯아떨어지다/나가떨어지다/정떨어지다/녹아떨어지다/굴러떨어지다/나누어떨어지다≒?나눠떨어지다/맞비겨떨어지다; 내려다보이다/들여다보이다/건너다보이다/우러러보이다/넘겨다보이다/맞바라보이다/바라다보이다/올려다보이다; 대문짝만하다/눈곱자기만하다; 쌩그레하다>생그레하다/늙수그레하다/맑스그레하다/번주그레하다>반주그레하다>뱐주그레하다/쏙소그레하다>속소그레하다<숙수그레하다/희불그레하다/해반주그레하다/희번주그레하다.
③첩어/준첩어 계열의 어근부에 ‘-하다’가 결합한 것 : 본체만체하다(본척만척하다)/안절부절못하다/오냐오냐하다/우네부네하다≒울고불고하다/오늘내일하다/걱정걱정하다/옥신각신하다/티격태격하다/얽히고설키다/네모반듯하다/반신반의(半信半疑)하다/싱숭생숭하다/허겁지겁하다.
④어근부가 첩어/준첩어의 부사(구)로, ‘-하다’와 결합한 것 : 오르락내리락하다/엎치락뒤치락하다/이러쿵저러쿵하다/두리번두리번하다/가들막가들막하다/가드락가드락하다/내치락들이치락하다≒들이치락내치락하다/시근벌떡시근벌떡하다>새근발딱새근발딱하다<쌔근팔딱쌔근팔딱하다/헐레벌떡헐레벌떡하다>할래발딱할래발딱하다/흘근번쩍흘근번쩍하다<훌근번쩍훌근번쩍하다. ☞첩어와 준첩어 항목 및 ‘-하다’가 들어간 복합어 중 띄어쓰기에 주의해야 할 말 항목 참조.
- 밭게/밭으게/바트게 : 이 또한 이곳에서 5회 이상 다뤘던 말. 이번에 출제된 것은 형용사로 3번의 뜻.
◈그건 체에 받혀야 무거리가 제대로 걸러지는데 : 밭쳐야의 잘못. ←밭치다[원]
콩을 갈아 체에 받쳤다 : 밭쳤다의 잘못.
아이가 안 보이니 얼마나 애가 바치는지/밭치는지 : 밭는지의 잘못. ←밭다1[원].
그는 여색에 밭는 사람 : 밭은의 잘못. ⇐‘밭다’는 형용사.
밭치다? ‘밭다2’의 강조형.
밭다1? ①액체가 바싹 졸아서 말라붙다. ②몸에 살이 빠져서 여위다. ③근심/걱정 따위로 몹시 안타깝고 조마조마해지다. ¶간이 바직바직 밭아 올랐다.
밭다2? 건더기/액체가 섞인 것을 체나 거르기 장치에 따라서 액체만을 따로 받아 내다. ≒거르다, 여과하다
밭다3? ①시간/공간이 다붙어 몹시 가깝다. ②길이가 매우 짧다. ③음식을 가려 먹는 것이 심하거나 먹는 양이 적다.
밭다4? 지나치게 아껴 인색하다.
밭다5? 어떤 사물에 열중하거나 즐기는 정도가 너무 심하다.
- 부딛혔다/부딛쳤다/부딪혔다/부딪쳤다 : 가장 까다로웠던 문제. 이것 역시 이곳에서 두어 번 다룬 바 있다. 아래 전재분을 찬찬히 읽어서 완전하게 이해해두는 게 중요하다. ‘부딪쳤다’가 정답인 것은 전봇대가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즉, 전봇대에게 의도적으로 당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피동형 ‘부딪혔다’는 잘못이다. ‘뻗치다/뻗히다’도 이와 같다.
◈♣‘부딪치다’와 ‘부딪히다’
[예제] 그의 작중 인물들은 간단한 문제에 부딪쳐도(x)/부딪혀도(o) 당황하고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보잘것없는 일상인이다; 그와는 이 문제를 놓고 언제 부딪히든지(x)/부딪치든지(o) 한 번은 부딪혀야(x)/부딪쳐야(o) 할 일이었다.
[설명] 부딪다 : ‘마주 닿다, 마주 대다, 마주 닥뜨리다‘
부딪히다 : ‘부딪다’의 피동형으로서 ‘부딪음을 당하다‘의 뜻. 즉 본인(주어)의 적극적인 행위 없이 일방적으로 ‘부딪음을 당한’ 것. 주로 대상이 움직이는(다가오는) 것에 쓰임. ¶공사장에서 떨어진 나무에 머리를 부딪혔다; 그 배우는 지금까지 별의별 질시와 모함에 부딪혀 왔다; 자전거에 부딪히다.
부딪치다 : ‘부딪다’의 힘줌말. 즉 서로의 행위가 적극적으로 맞닥뜨린 것. ‘나’도 그에게 부딪고, ‘그’도 나에게 부딪은 것이니 서로가 ‘부딪친‘ 것. 주로 대상의 의도와 무관함. ¶저기가 그들의 차가 부딪친 곳이다; 할인 매장에서 그녀와 맞부딪쳤다.
[참고] ‘-치다’와 ‘-히다’ 꼴은 아래와 같이 대체로 강조와 피동의 뜻으로 쓰이지만, ‘받치다’와 같이 강조와 무관한 경우도 있고, ‘맞히다’의 경우와 같이 ‘-히’-가 사동 접사로만 쓰이는 경우도 있음.
1)받치다 : ①어떤 물건의 밑에 다른 물체를 올리거나 대다. ②겉옷의 안에 다른 옷을 입다. ③옷의 색깔/모양이 조화를 이루도록 함께 하다.
받히다 : ‘받다(머리/뿔 따위로 세차게 부딪치다)’의 피동사.
2)뻗치다 : ‘뻗다(①가지나 덩굴, 뿌리 따위가 길게 자라나다. 또는 그렇게 하다. ②길/강/산맥 따위의 긴 물체가 어떤 방향으로 길게 이어져 가다. ③기운/사상 따위가 나타나거나 퍼지다)’의 강조.
뻗히다 : ‘뻗다(오므렸던 것을 펴다)’의 피동사.
3)맞치다 : 없는 말. 맞추다(①서로 떨어져 있는 부분을 제자리에 맞게 대어 붙이다. ②둘 이상의 일정한 대상들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여 살피다. ③서로 어긋남이 없이 조화를 이루다)의 잘못.
맞히다 : ‘맞다(문제에 대한 답이 틀리지 아니하다/어떤 좋지 아니한 일을 당하다/ 침, 주사 따위로 치료를 받다/자연 현상에 따라 내리는 눈, 비 따위의 닿음을 받다)’의 사동사.
- 헤벌쭉/헤벌죽 : 받침 ‘ㄴ/ㄹ/ㅁ/ㅇ’ 뒤의 예사소리는 경음으로 표기한다는 원칙에 따르는 표기. 이 또한 여러 번 다룬 바 있다.
◈망설임 없이 가위로 싹똑/싹독 잘랐다 :싹둑의 잘못. ⇐받침 ‘ㄱ/ㅂ’의 뒤에서는 예사소리.
가위 날이 잘 서서 단번에 삭독 잘렸다 : 가윗날, 삭둑의 잘못.
[비교] 절뚝거리다/씰쭉하다/헤벌쭉하다 : 맞음. ☜[원칙] 받침 ‘ㄴ/ㄹ/ㅁ/ㅇ’ 뒤의 예사소리는 경음으로 표기함.
[설명] ①받침 ‘ㄱ/ㅂ’의 뒤에서는 예사소리로 표기함 : 싹뚝(x)/싹둑(o); 삭뚝(x)/삭둑(o); 넙쭉(x)/넙죽(o); 깍뚝깍뚝(x)/깍둑깍둑(o); 씩뚝꺽뚝(x)/씩둑꺽둑(o). ②언중의 발음을 인정한 사례. 단, 모두 ‘-똑/독’이 아니라 ‘-둑’임. 주의! ☜♣받침 ‘ㄱ/ㅂ’ 뒤에서 나는 된소리 항목 참조.
[참고] 모음조화 무시 관련 : 샐쭉(o)/샐쪽(x); 옴쭉(o)/옴쪽(x); ‘삐쭉>비쭉/비죽’(o); ‘씰쭉>실쭉>샐쭉’(o)/샐쪽(x); ‘움쭉>옴쭉’(o)/옴쪽(x); ‘뻘쭉>벌쭉’(o). ⇐이러한 쓰임의 ‘-쭉’의 경우는 접두어나 어근이 양성모음일 경우에도 모음조화를 따르지 않음. ☜샐쭉 항목 참조.
~~~~~~~~~~~~~~~~~~~~~~~
달인 도전 문제 중에 까다로운 것들이 제법 나온다. 짝.홀수 회를 가리지 않고. 거듭 말하지만, 달인 도전을 꿈꾸시는 분들은 체계적으로, 맞춤법.띄어쓰기의 원리/원칙부터 익히시길 바란다. 신문 맞춤법 난에서 다루는 것과 같은 특정 낱말 몇 개를 모은 정도로 공부해서는 어림없다는 걸 이제는 확실히 아시고들 계시리라 믿는다.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을 앞두고 있다. 이런 우울한 시기에, 이 혹한에도,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그런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한다. [끝]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집팀들이 해체된 지도 10여 년이 넘는다.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17 개정판
-2009년 이후 2016년 말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개정판으로 두 번째.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657회(2) : 미래의 언어치료사 조은별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0) | 2017.03.08 |
---|---|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657회(1) : 미래의 언어치료사 조은별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0) | 2017.03.07 |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656회(1) : ‘한시 애호가’ 김하은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0) | 2017.02.28 |
우리말 겨루기 655회 : 외국인 특집. 외국인 최초 명예 우리말 달인 탄생 – 1,000만 원 상금 (0) | 2017.02.21 |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645회(2) : ‘우선 하고 보는’ 40대 최정현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0) | 2017.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