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8회(2017.3.13.)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2)
-미래의 초등 교사 이은민/장은혜 양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아주 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사전이나 맞춤법을 검색해 보라. 그걸 습관화하면 된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금상첨화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것들을 챙겨보는 것. 단,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두어 달 정도만 투자해도 된다. 단, 중지하지 말고). 무작정 낱개의 낱말들을 모두 외우려 들면 쉬 지쳐서 중도에 포기하게 된다. -溫草 생각.
□ 맞춤법 문제
이번 회에 일반 문제 중 맞춤법 관련 문제로 출제된 것들은 다음의 4문제. 대체로 평이한 것들로서, 일상생활에서 젊은이들이 실수하기 쉬운 것들로 배치한 느낌이 들었다 : ‘소꿉놀이/도긴개긴/꽹과리/언짢다’
‘소꿉놀이(o)/소꼽놀이(x)’는 기본적인 올바른 표기 문제. 여기서 정작 문제는 올바른 표기 ‘소꿉’의 어원인데, 나는 ‘솥+굽’ →‘솥굽’ →‘소꿉’으로 본다. 소꿉놀이에서 빠지지 않는 게 밥인데, 그 밥을 짓기 위한 기본 살림살이로 ‘솥’이 반드시 필요했고, 예전의 솥에는 발(굽)이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솥을 뜻하는 한자 鼎은 본래 세 발이 달린 솥의 모양에서 나온 상형문자이기도 하다. 표준어 선정에서 ‘소꼽’을 단호하게 비표준어로 본 것과도 상통한다. 상세한 것은 이곳의 다른 게시판 <우리말 사랑방>에 게시했다. http://blog.naver.com/jonychoi/220958547510
‘도찐개찐(x)/도 긴 개 긴(x)/도긴개긴(o)’의 문제는 처음 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예전에는 ‘도 긴 개 긴’으로 표기하던 말이기 때문이다. 2015년에야 표준어로 오른 것이 이 ‘도긴개긴’이다. ‘긴’의 낱말 뜻을 아는 게 올바른 이해에 도움이 된다. 상세 설명은 아래의 내 책자 전재분 참조.
◈그거야 도진개진(도찐개찐)이지 뭐 : 도긴개긴의 잘못.
[설명] 예전에 ‘도긴개긴’은 ‘도 긴 개 긴’의 잘못이었으나, 2015. 6. 국립국어원의 문헌정보 수정으로 표준어로 인정됨. 단, ‘도찐개찐’은 비표준어.
도긴개긴? 윷놀이에서 도로 남의 말을 잡을 수 있는 거리나 개로 남의 말을 잡을 수 있는 거리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뜻으로, 조금 낫고 못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비슷비슷하여 견주어 볼 필요가 없음을 이르는 말.
긴? 윷놀이에서, 자기 말로 남의 말을 쫓아 잡을 수 있는 거리.
‘꽹과리(o)/깽과리(x)’ 도 일상적으로는 올바른 표기에서 자주 헷갈리는 것. 1편에서 이와 관련된 낱말들을 다수 제시한바 참고하시기들 바라고, 관련 해설만 아래에 전재한다. 참고로, 일부 지방에서 흔히 쓰는 ‘꽹매기/꽹메기’는 현재 북한어로 되어 있으며, 악기 이름 중 잘못 쓰기 쉬운 것들도 적지 않으니 이참에 확실하게들 익혀 두시기 바란다.
◈꽹가리/꾕가리와 징 등을 갖고 : 꽹과리의 잘못.
[주의] 흔히 잘못 쓰기 쉬운 악기 이름들 : 장고(x)/장구(o); 바이얼린(x)/바이올린(o); 섹스폰(x)/색서폰(x)/색소폰(o); 플룻(x)/플루트(o); 심볼즈(x)/심벌즈(o)
‘언짢다(o)/언짷다(x)’는 차분히 생각하면 올바른 표기를 쉽게 알 수 있었는데, 의외로 한 사람만 정답을 맞혔다. 그 핵심은 발음에 있다. [언짠타]이기 때문이다. ‘언짷다’로 표기되면 그 발음은 [언짣타]가 된다. 천천히 발음해 보면 이내 그 차이를 알게 된다.
□ 달인 도전 문제
-달인 도전 문제
이번 회의 달인 도전 문제는 일반 문제의 난도와는 달랐다. 아무래도 상금이 그대로인데다 두 사람이 출연하여 서로 상의도 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이 아닐까 싶다. 한편으로는 달인 도전 문제가 대학생 특집임을 모른 채 훨씬 앞서 이미 일반인을 대상으로 출제되어 있던 것이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고.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이번 달인 도전 문제도 짝수 회답게 제대로 공부한 사람을 대상으로 구석구석 제대로 찌르는(?) 문제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평균 난도는 별 다섯 개 기준 3.5개 이상, 거의 4개 수준으로 보아야 할 듯하다.
-지문에서 공부해 두어야 할 말 : 1편에서 언급한 것처럼 ‘찌푸리다/찌프리다’와 ‘괜스레/괜시리’의 올바른 표기 문제를 짚고 갈 필요가 있다. 두 말 모두 이곳 문제 풀이에서 다룬 말들이므로, 내 책자에서 해당 부분을 전재하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한다. 특히 ‘찌푸리다(o)/찌프리다(x)’와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아마 6~7회 이상 다루지 않았나 싶다.
◈♣‘ㅡ’ 모음 낱말과 ‘ㅜ/ㅗ’ 모음 낱말의 구분
[예제] 늙어서 쭈굴쭈굴한 얼굴 : 쭈글쭈글의 잘못.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나왔다 : 우르르의 잘못.
얼굴 찌프리지 말고 펴 : 찌푸리지의 잘못.
늙수구레한 영감이 나왔다 : 늙수그레한의 잘못.
반주구레한 얼굴이 얼굴값깨나 하게 생겼더군 : 반주그레한의 잘못.
①오무리다(x) →오므리다(o)에서처럼 일상생활에서 ‘ㅜ’로 잘못 쓰기 쉬운 것들 :
아둥바둥(x)/아등바등(o); 수구리다(x)/수그리다(o); 오구리다(x)/오그리다(o); 우루루(x)/우르르(o); 움추리다(x)/움츠리다(o); 웅쿠리다(x)/웅크리다(o); 쭈굴쭈굴(x)/쭈글쭈글(o); 담구다(x)/담그다(o); 널부러지다(x)/널브러지다(o); (문을) 잠구다(x)/잠그다(o); 쪼구리다<쭈구리다(x)/쪼그리다<쭈그리다(o); 쭈루루(x)/쭈르르(o); 쭈루룩(x)/쭈르륵(o); 늙수구레하다(x)/늙수그레하다(o); 반주구레하다(x)/반주그레하다(o); 희불구레하다(x)/희불그레하다(o). [참고] ‘-구레하다’로는 ‘자질[지질]구레하다’(o) 한 낱말밖에 없음.
②위와 반대로, ‘ㅜ’ 모음이 표준어인 것들 :
드물다(o)/드믈다(x); 수군거리다[-대다](o)/수근거리다[-대다](x); 찌푸리다(o)>째푸리다(o)/찌프리다(x)>째프리다(x); 어슴푸레(o)/어슴프레(x); 가무리다(o)/후무리다(o); 얼버무리다(o)/뒤버무리다(o); 구푸리다(o)>고푸리다(o)/구프리다(x)>고프리다(x); 추적추적(o)/치적치적(x); 핼쑥하다(o)/핼쓱하다(x); 후루루(o)/후르르(x); 후루룩(o)/후르륵(x); ‘-구루루’가 붙은 다음의 말들 : ‘때구루루>대구루루; 떼구루루>데구루루; 땍대구루루>댁대구루루; 떽떼구루루>떽데구루루>덱데구루루’
③‘ㅡ’ 모음이 쓰여야 할 곳에 ‘ㅗ’ 모음이 잘못 쓰인 경우 : 꼬돌꼬돌하다(x)/꼬들꼬들하다(o). 오돌오돌 떨다(x)/오들오들 떨다(o).
구푸리다? 몸을 앞으로 구부리다.
고푸리다<꼬푸리다? 몸을 앞으로 고부리다.
후루루? 호루라기/호각(號角) 따위를 조금 세게 부는 소리.
후루룩? ①새 따위가 날개를 가볍게 치며 갑자기 날아가는 소리. 또는 그 모양. ②적은 양의 액체나 국수 따위를 야단스럽게 빨리 들이마시는 소리. 또는 그 모양.
◈괜시리 엄한 사람 잡지 말고 잠이나 자 : 괜스레(혹은 괜히), 애먼의 잘못.
[설명] ‘-시리’는 ‘-스레’의 잘못. <예>남우세시리(x)/남우세스레(o); 거드름시리(x)/거드름스레(o); 날파람시리(x)/날파람스레(o)
날파람스레? 날파람이 일 정도로 행동이 매우 빠르고 민첩하게.
남우세스레? 남에게 놀림과 비웃음을 받을 듯하게.
◈괜시리 엄한 사람 잡지 말고 잠이나 자 : 괜스레(괜히), 애먼(혹은 앰한)의 잘못.
그 사람 앰하게 죄인으로 몰렸어 : 맞음. ←앰하다[원]
[설명] ‘엄한’ 사람과 ‘애먼’ 사람은 아래와 같이 그 뜻이 다름.
. 엄한 사람 : 매우 엄격하고 바른 사람.
. 애먼 사람 : 억울하게 (혹은, 엉뚱하게) 느껴지는 사람.
애먼? 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 억울하게/엉뚱하게 느껴지는.
앰하다? ‘애매하다’(아무 잘못 없이 꾸중을 듣거나 벌을 받아 억울하다)’의 준말.
[참고] 앰한나이←>온살? 연말에 태어나서 얼마 지나지 아니하여 나이 한 살을 더 먹게 된 경우의 나이.
- 출제된 문제 : 3학년 내내 ____ 찌푸린 채 ____ 표정으로 지냈던 동생이 ___ 대학에 합격해 학교 기숙사로 떠났다. 서로 ____ 가며 ____말로 많이 싸우면서도 ___ 마음을 터놓던 동생이 막상 없으니 마음 ____ 괜스레 ____.
- 주어진 말들 : 이 꼴 저 꼴 다 보여/이꼴저꼴 다 보여/이꼴저꼴 다보여; 한 구석이/한구석이; 같짢은/같잖은/같찮은; 속속이/속속들이; 어엿이/어엿히; 시원 섭섭했다/시원섭섭했다; 새치름한/새초름한; 눈쌀을/눈살을
- 정답 : 3학년 내내 눈살을 찌푸린 채 새치름한 표정으로 지냈던 동생이 어엿이 대학에 합격해 학교 기숙사로 떠났다. 서로 이 꼴 저 꼴 다 보여 가며 같잖은 말로 많이 싸우면서도 속속들이 마음을 터놓던 동생이 막상 없으니 마음 한구석이 괜스레 시원섭섭했다.
이번 도전자들은 재수정 끝에 두 군데 ‘새치름한’과 ‘한구석이’에서 실수했는데, 둘 다 까다로운 것들이었다. 그 이유는 해당 부분에서 설명하기로 한다. 그래도 참으로 대견스러운 모습들이었다고나 할까. 특히, 정답을 주도한 이은민 양의 경우, 재도전을 하면 달인의 자리에도 오를 만한 그릇이었다.
문제 풀이의 상세 부분은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과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해당 부분 전재분이다. (주기[朱記] 부분은 추가 설명분). 늘 하는 말이지만, 단순히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을 다룬 것이 아니며, 설명에 포함된 것 중에는 무척 까다로운 고급 문제감들도 적지 않다. 그런 것들이 출제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것들도 반드시 한꺼번에 익혀들 두시기 바란다. 그중에는 고난도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고, 일상적인 것들도 있다. 그런 것들 중 특히 아직 출제되지 않은 것들에도 주목하여 익혀두시기 바란다.
까다로운 것들부터 다루기로 한다.
- 이 꼴 저 꼴 다 보여/이꼴저꼴 다 보여/이꼴저꼴 다보여 : 1편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주어진 말에 ‘이꼴 저꼴’ 형태가 있었더라면 ‘이꼴 저꼴 다 보여’도 정답이었다. 이유는 연속되는 단음절은 원칙적으로는 띄어 적어야 하지만, 문맥상 의미 혼란이 오지 않는 한은 붙여 적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맞춤법 제46항)
이참에 이에 관한 상세 설명을 하기로 한다. 상세히 살펴 올바로 이해하시길. 무조건 연속되는 단음절이라 해서 모두 붙여 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문제가 나오면 되레 그것이 함정이 된다. 고급 문제여서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알 수 없는 일이다.
[규정] 제 46 항 단음절로 된 단어가 연이어 나타날 적에는 붙여 쓸 수 있다 : (허용) 그때; 그곳; 좀더 큰 것; 이말 저말; 한잎 두잎
[풀이] 단어와 단어는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한 음절 단어가 연속될 때에 이것을 모두 띄어 쓰면 독서 능률이 떨어진다.
보기> ㄱ. 좀 더 큰 이 새 집 ㄴ. 좀더 큰 이 새집
(보기)의 (ㄱ)과 (ㄴ)을 비교하면 (ㄱ) 쪽이 시각적으로 어색하다. 따라서 단음절로 된 단어가 연이어 나타날 때는 (ㄴ)처럼 붙여 쓰는 것을 허용한다. 그런데 이렇게 띄어 씀을 허용하는 것은 관형사와 명사, 부사와 부사가 연결되는 구조와 같이 자연스럽게 의미적으로 한 덩이를 이룰 수 있는 구조에만 적용된다.
보기> ㄱ. 큰것 ㄴ. 좀더 아름다운 선물
따라서 부사와 관형사나 관형사와 관형사가 연결될 때에는 띄어 써야 한다.
보기> ㄱ. *더큰것 → 더 큰 것 → 더 큰것
ㄴ. *저새 집 → 저 새 집 → 저 새집
한 음절로 된 부사와 부사가 이어서 나타나더라도 그 부사가 성질이 아주 다른 것은 띄어 써야 한다.
보기> ㄱ. *더못 간다. → 더 못 간다.
ㄴ. *꽤안 온다. → 꽤 안 온다.
(보기)에서 <더, 꽤>는 정도 부사이고, <못, 안>은 부정 부사이다. 따라서 이들은 그 성격이 다른 것이므로 붙여 쓰지 못한다.
위의 설명이 이해되신 분들은 아래의 예제를 보며, 다시 한 번 더 정리하시기 바란다. 내 책자에는 여러 곳에 이 연속되는 단음절 붙여 쓰기 관련 사항이 들어 있다. 그만큼 까다로운 규정이기도 하다.
◈별볼일/별볼 일 없는 일로 웬 법석이냐 : 별 볼 일의 잘못.
[주의] 별볼일/별볼 일도 없이 얼쩡거리기는 : 별 볼일의 잘못.
[설명] ①‘별볼일’은 없는 말. ‘별볼 일’이 성립하려면 ‘별보다’가 있어야 하는데, 없는 말. ‘별 볼 일 없다/있다’는 관용구. 관용구이므로 연속되는 단음절어 붙여 적기 허용도 곤란함. ②‘별 볼일’은 관형사 ‘별(보통과 다르게 두드러지거나 특별한)’이 ‘볼일(해야 할 일)’을 꾸며주는 형태로서, ‘특별히 해야 할 일’을 의미하며, 관용구로 쓰일 때의 ‘별 볼 일’과는 다른 의미임.
별 볼 일 없다? 대단하지 않고 하찮다.
별 볼 일 있다? 보통과 구별되게 다르다.
◈이 날 저 날 하면서 날짜만 질질 끌더니 : 이날 저 날[원칙](혹은 이날 저날)의 잘못.
[설명]①'이 날 저 날 →이날 저날'. ⇐연속되는 낱 낱말 붙여 쓰기 허용. ②‘이날’은 바로 앞에서 이야기했던 특정한 날의 의미로는 붙여 씀. ☜‘저 날’은 어떤 경우에도 한 낱말이 아님. 반드시 띄어 씀.
이날? 바로 앞에서 이야기한 날. ¶작년 첫눈 오던 날. 우리는 이날 처음으로 만났다.
이날 이때까지? 오늘에 이르기까지.
[참고] 차일피일하다[此日彼日-]? 이 날 저 날 하고 자꾸 기한을 미루다.
이때 ‘이 날’인 것은 위에 나온 특정한 날의 의미가 아닌 때문. 그러나, 연속되는 낱 낱말들은 붙여 쓸 수 있으므로 ‘이날 저날 하고’(o)도 가능함.《표준》에서는 속담 용례로 ‘이날’만 붙여 쓰고 있음[원칙]. ¶이날 저 날 한다.
- 한 구석이/한구석이 : 언뜻 생각하면 당연히 ‘한 구석’으로 띄어 적어야 할 듯한 말이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 이 ‘한구석’에는 글자 그대로의 ‘한쪽으로 치우쳐 구석진 곳’이라는 뜻 외에 ‘한쪽 면. 또는 한쪽 부분’이라는 뜻도 있다. ‘어느 한구석 나무랄 데가 없다’라고 할 때의 ‘한구석’이 바로 후자의 의미로 쓰인 경우다. 그 때문에 한 낱말의 복합어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 한 가지. 이럴 때 보면 이 ‘한구석’ 대신에 열 중 아홉이 ‘한 켠’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것도 띄어쓰기까지 챙겨서. 하지만, 이 말은 어떤 사전에도 보이지 않는 비표준어다. 반드시 기억해 두시길! ‘켠’은 ‘구석/쪽/편’을 뜻하는 비표준어라는 것을. 그리고 그런 의미로는 복합어이므로 띄어 쓰면 도리어 잘못이다. 그래서 표준 표기들은 모두 한 낱말로 되어 있다.
◈안 쓰는 건 한켠으로 치워라. 뒤켠에 둬 : 한편(한쪽), 뒤편(뒤쪽)의 잘못.
[설명] ‘켠’은 대표적인 비표준어로 사전에 없는 말. ‘편’(혹은 ‘쪽’)의 잘못.
- 새치름한/새초름한 : 주의해서 살피지 않으면 둘 다 정답으로 삼기 딱 좋을 정도로 무척 까다로운 문제. 1편에서 간단히 언급했듯, ‘새치름하다>새초롬하다’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새초롬하다’는 2011년 이전까지만 해도 ‘새치름하다’의 잘못으로 다루던 말인데, 2011년 8월 31일에 복수표준어로 인정된 말이다.
◈새 색시는 일부러 새초롬한(새촘한)표정을 지으며 : 새색시의 잘못. 새초롬한(새촘한은 맞음. ⇐‘새초롬하다’는 예전에 ‘새치름하다’의 잘못이었으나 복수표준어로 인정됨. ‘새촘하다’는 ‘새초롬하다’의 준말.
[참고] 모두 한 낱말 : 새색시/새댁/새물/새바람/새장가/새살림/새신랑/새서방/새사람/새아기/새아가/새아씨/새언니/새아빠/새집/새살/새잡이.
새물? 새로운 사상/경향. 새로 나온 과일/생선. 빨래하여 막 입은 옷.
새잡이? ①어떤 일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 ②다시 새로 시작하는 일.
새치름하다? 조금 쌀쌀맞게 시치미를 떼는 태도가 있다. ¶새침하다?
-같잖은/같짢은/같찮은 : 준말에서의 ‘-잖/-찮’ 표기를 구분하는 문제는 비교적 까다로운 편인데, 이번 출제된 낱말은 기본적인 수준의 것이었다. 이에 관해서도 이곳에 두어 번 다룬 바 있지만, 한 번 더 전재한다. 이참에 깊게 살펴서 유사 문제가 출제될 경우에 자신 있게들 정답 행진을 하시기 바란다.
◈[고급] ‘-잖/-찮’의 문제(1)
[예제] 그는 바깥출입을 하찮고(x)/하잖고(o) 공부만 했다.
그 일에 대해선 더 이상 생각찮고(x)/생각잖고(o) 앞만 보고 가겠다.
[설명] ①한글 맞춤법 제39항 규정에 따르면, ‘-지 않-’이 줄면 ‘-잖-’으로, ‘-치 않-’이 줄면 ‘-찮-’으로 적도록 되어 있으므로 앞말이 ‘-지’냐 ‘-치’냐에 따라 달리 적음. ②‘-지’는 ‘않다/못하다’와 같은 보조동사(보조형용사)와 결합하여 부정(否定)의 의미를 나타내는 데 쓰는 어미. 따라서 모든 어간에는 ‘-지’가 붙는 것이 원칙. ③‘-치’는 ‘하(다)’로 끝난 어간에 ‘-지’가 ‘-하-’와 어울려 줄어든 것으로, ‘-하-’의 준말 현상은 아래의 3가지로 나타남 : ㉮‘-하-’의 ‘ㅏ’가 줄고 ‘ㅎ’이 다음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가 되는 것 (어간 끝소리가 ‘ㄱ/ㄷ/ㅂ’가 아닐 때임). <예>간편하게→간편케; 흔하지→흔치; 대단하지→대단치; 심심하지→심심치; 만만하지→만만치; 단언하건대 →단언컨대; 간편하게 →간편케; 다정하다 →다정타; 흔하다 →흔타). ㉯‘ㅎ’이 어간의 끝소리로 줄어든 것 [‘ㅎ’불규칙용언과 같은 변화를 보임]. <예>아무러하다→아무렇다; 이러/그러/저러하다→이렇다/그렇다/저렇다. ㉰어간의 ‘-하-’가 완전히 줄어든 경우 [어간 끝소리가 ‘ㄱ/ㄷ/ㅂ’일 때]. <예>거북하지→거북지; 생각하건대→생각건대 ☜[비교]단언하건대 →단언컨대).
㉮의 경우는 ‘-지’가 ‘-치’로 변화하는 일반적인 경우로서, ‘-찮’으로 적음. ㉯와 ㉰의 경우처럼 ‘-지’가 ‘-치’로 변하지 않는 때에는, ‘-잖-’으로 적음. <예>아무렇잖다/이렇잖다; 거북잖다/생각잖다; 귀찮(다)/점잖(다)→귀찮잖다/점잖잖다. ☞♣어간 ‘-하’의 단축형 항목 참조.
[정리] ‘하다’가 붙는 말 중 ‘하다’를 제외한 부분이 ‘ㄱ/ㄷ/ㅂ/ㅎ’로 끝나지 않는 경우에만 ‘-찮-’을 쓰고, 나머지는 ‘-잖-’을 씀!
◈[고급]♣‘-잖/-찮’의 문제(2)
[예제] ‘익숙찮다(x)/익숙잖다(o); 귀찮찮다(x)/귀찮잖다(o); 점잖찮다(x)/점잖잖다(o); 서슴찮고(x)/서슴잖고(o); 심심찮다(o)/심심잖다(x)’
[설명] ①‘익숙지 않다 →(지+않 →잖) →익숙잖다’. 받침 ‘ㄱ/ㅂ/ㅅ’ 뒤에서 어간 ‘하’가 줄 때는 격음화가 배제되어 ‘익숙지’가 되며, ‘익숙지 않다’는 어미 ‘-지’ 뒤에 ‘않-’이 어울려 ‘-잖-’이 되는 경우이므로, ‘익숙잖다’로 표기. ②‘대단잖다(x)/대단찮다(o); 심심잖다(x)/심심찮다(o); 만만잖다(x)/만만찮다(o)’의 경우에는 한글 맞춤법 제39항 “어미 '-지' 뒤에 '않-'이 어울려 '-잖-'이 될 적과 '-하지' 뒤에 '않-'이 어울려 '-찮-'이 될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라는 규정에 따른 것. 나아가, ‘귀찮-/점잖-’처럼 어간 끝소리(終聲)가 ‘ㅎ’인 경우에 {찬}으로 소리 나더라도, 위의 규정에 따라 (지+않 →잖), ‘귀찮지 않다 →귀찮잖다, 점잖지 않다 →점잖잖다’와 같이 표기함. ‘서슴잖고(o)’의 경우에도 ‘서슴지 않고 →서슴잖고’의 변화이므로 ‘서슴찮고’(x)는 잘못. (‘서슴찮고’가 성립하려면 ‘서슴하지 않고’의 꼴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활용은 없음.)
-속속이/속속들이; 어엿이/어엿히 : 기본적인 표준어 표기 문제라 할 수 있는 것들. ‘속속들이’에 보이는 ‘-들이’는 ‘온통, 깊이’를 뜻하는 의미를 더하는 접사적 기능을 하는 말이다. ‘뼛속들이/총총들이’의 두 낱말이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어엿이’는 ‘하다’로 끝나는 말 중 부사(어)에서 ‘–이’로 표기해야 하는 경우. 이곳 문제 풀이를 대해 온 분들은 지겹도록(?) 대한 내용이므로 설명 전재는 생략한다.
-눈쌀을/눈살을 : ‘눈꼽(x)/눈곱(o)’ 등의 경우와 같이 의미소와 관련된 기본적인 문제. 반대로 ‘눈썰미/눈썹’ 등의 경우는 의미소와 무관하기 때문에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
◈눈쌀 찌푸릴 일이로군 : 눈살의 잘못.
[비교] 눈설미 하나는 알아줘야 해 : 눈썰미의 잘못.
하도 아이들 등살에 시달려 살이 빠졌어 : 등쌀의 잘못.
[설명] ①‘눈꼽’(x)/‘눈곱’(o)과 마찬가지로 의미소 ‘살’을 살림. 받침 ‘ㄴ/ㄹ/ㅁ/ㅇ’ 뒤에 오는 예사소리의 경음 표기 원칙에 적용되지 않음. 그러나, ‘눈살’의 발음은 {눈쌀}임. ☜[주의]. ②‘눈썰미/귀썰미’의 경우는 한번 보거나 들은 것을 기억하는 재주로서의 ‘-썰미’. 형태소(의미소) ‘-설미’와 무관하므로, ‘-썰미’임. ‘눈썹’의 경우도 마찬가지. ③등쌀에 시달리다’와 같은 경우는 ‘등쌀’. 의미소 ‘살’과 무관하기 때문. 의미소 ‘살’을 살리면 ‘등에 있는 살’이 되며, 발음은 {등쌀}.
눈살1? 두 눈썹 사이에 잡히는 주름.
눈살2? ①≒눈총. ②애정 있게 쳐다보는 눈.
등살{등쌀}? 등에 있는 근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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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탄핵 인용 사태가 발생했다. 국가적으로는 슬픈 일인데 그걸 기뻐해야 하는 처지가 참으로 착잡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그러한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이자 원흉 격인 사람이 국민에게 사과하기는커녕 위로 한마디도 없이 제 체면 차리기 식의 앞가림만 하는 꼴을 대하니, 한 줌의 연민마저도 그녀에게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희대의 괴상한 여인 하나가 이 나라 꼴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게다가 삼성동으로 쫓겨나간 형편에 그곳에 도착하여 미소라니... 그뿐이랴. 외출할 일도 없는 60대의 할머니가 바로 그 다음날 불러들인 것은 미용사와 얼굴관리사(마사지사). 세상에... 그 사람의 머릿속이 도대체 뭣으로 들어차 있는지 참으로 그것이 궁금하다.
그 와중에 내 책자 <열공 우리말>이 간행되었다. 원고를 넘긴 지 자그마치 1년 하고도 4개월 만의 일이다. 본래 편집이 까다로운 것이긴 한데, 편집 중 담당자의 모친이 근교 병원으로 입원하고 그 병간을 하느라 일이 늦어지다가 결국 그 모친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편집이 다시 외주로 바뀌고... 하는 통에 정상적인 출간 일정의 두 배가 걸렸다.
지금까지의 우리말 관련 책자와는 달리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심심치 않을 정도로 생활 주변에서 대하는 것들을 다뤘다. 이곳의 다른 게시판에 별도로 목차 등을 게시하고자 한다. 목차를 보면 책자 내용의 대부분을 짐작할 수 있으므로. 특징으로는 더욱 심심치 않게(?) [덤] 항목을 많이 넣었다. 이른바 잡소리에 속하지만, 한편으론 의외의 내용들이기도 하다.
점점 추위가 물러간다. 다행이다. 계절이라도 밝고 따뜻한 색으로 바뀌고 있으니. 복잡다단한 이 시절에도,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그런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한다. [끝]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집팀들이 해체된 지도 10여 년이 넘는다.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17 개정판
-2009년 이후 2016년 말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개정판으로 두 번째.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659(2) : ‘청주의 성룡’ 민병학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0) | 2017.0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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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659회(1) : ‘청주의 성룡’ 민병학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0) | 2017.03.21 |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657회(2) : 미래의 언어치료사 조은별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0) | 2017.03.08 |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657회(1) : 미래의 언어치료사 조은별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0) | 2017.03.07 |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656회(2) : ‘한시 애호가’ 김하은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0) | 2017.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