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말이 좋은 작품을 만든다] 작가들에게 드리는 우리말 꾸러미 선물(2)

[멋진 말이 좋은 작품을 만든다] 작가들에게 드리는 우리말 꾸러미 선물(2)

 

‘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을 뜻하는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이 말이 전국적으로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번지는 데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결국은 해냈다. 작가들이 이 말을 작품에 등장시켰고, 의식 있는 일반 국민들도 유통에 적극 참여한 덕분이다.

 

이와 같이 주목해서 쓰면 쓸수록 우리말이 지닌 그 오묘하면서도 곡진한 맛을 더해주는 멋진 말들이 적지 않다. 아니, 아주 많다. 몇 가지 예만 들어도 다음과 같이 차고 넘칠 정도다.

 

곰비임비(물건이 거듭 쌓이거나 일이 계속 일어남을 나타내는 말),

똥또도롬(똥그스름하게 솟아난 모양),

먀얄먀얄(성질/태도가 쌀쌀하고 뻣뻣한 모양),

발맘발맘(①한 발씩 또는 한 걸음씩 길이/거리를 가늠하며 걷는 모양 ②자국을 살펴 가며 천천히 따라가는 모양),

서털구털(말/행동이 침착/단정하지 못하며 어설프고 서투른 모양),

암니옴니≒옴니암니(자질구레한 일에 대하여까지 좀스럽게 셈하거나 따지는 모양),

애면글면(몹시 힘에 겨운 일을 이루려고 갖은 애를 쓰는 모양),

어리마리(잠이 든 둥 만 둥 하여 정신이 흐릿한 모양),

어빡자빡(여럿이 서로 고르지 아니하게 포개져 있거나 자빠져 있는 모양),

어살버살(이러니저러니 말이 많은 모양),

지지지지(수다스럽게 자꾸 지껄이는 모양)’......

 

그중에서도 다음과 같은 말들은 내가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것들이다 : ‘사부랑삽작<서부렁섭적/사부작사부작<시부적시부적, 술덤벙물덤벙, 알알샅샅이, 어우렁더우렁, 타시락타시락, 함부로덤부로, 흥이야항이야, 휘뚜루마뚜루’.

 

늘 말하듯, 언어가 그 사람이다. 멋진 말이 좋은 작품을 만든다. 훌륭한 작가는 좋은 작품을 써내는 이들이고, 그 밑바탕에는 아름다운 말, 의미 깊은 말, 그 작가의 품격을 담고 있는 말들이 있다.

 

작가들에게 그런 아름다운 우리말 꾸러미를 선물로 드린다. 전재분에서는 품사 표기 약호가 표기되지 않는데, 대부분은 부사들이다. 아주 드물게 다른 품사들이 끼어든 것은 관련어 구분을 위해서다. 분량이 제법 되기에 몇 회로 나누어 싣는다. 오늘은 그 2편.

 

전체분은 졸저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부록으로 편제되어 있다. 이 사전을 우리나라에서 최초이자 현재 유일한 작가용 사전이라고, 내가 내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溫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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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2】 주목해도 좋은, 살려쓸 만한 멋진 부사들

 

(1) 2음절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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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히? 사물이 끊이지 아니하고 잇대어 있는 모양.

시방[時方]? ≒지금(말하는 바로 이때에).

삼가? 겸손하고 조심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게. [유]고이

고이? 정성을 다하여.

설설? ①넓은 그릇의 물 따위가 천천히 고루 끓는 모양. ②온돌방이 뭉근하게 고루 더운 모양. ③벌레 따위가 거볍게 기어다니는 모양. ④머리를 천천히 설레설레 흔드는 모양.

숫제? ①순박하고 진실하게. ②처음부터 차라리. 아예 전적으로.

쉴손? 흔하게. 그렇게 되기가 쉽게.

십상? 일/물건 따위가 어디에 꼭 맞는 것. ? 꼭 맞게. 【←十成】

슬슬? 배가 조금 쓰리면서 아픈 모양.

시삐? 별로 대수롭지 않은 듯하게.

신신[申申]? 다른 사람에게 부탁/당부를 할 때 거듭해서 간곡하게 하는 모양.

진탕[-宕]? 싫증이 날 만큼 아주 많이.

아마? 단정할 수는 없지만 미루어 짐작하거나 생각하여 볼 때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 개연성이 높을 때 쓰는 말이나, ‘틀림없이’보다는 확신의 정도가 낮은 말. [유]대체로/아마도/혹

아마도? ‘아마’를 강조하는 말.

어쩌면 ?어쩜? ①확실하지 아니하지만 짐작하건대. ②도대체 어떻게 하여서. ? 놀라거나 따지거나 할 때 내는 소리.

아무러면? ≒설마. 있기 어려운 경우나 상태를 가정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 어떤 사실에 대한 확신을 반어적인 의문문으로 나타낼 때 씀.

자칫? ①어쩌다가 조금 어긋남을 나타낼 때 쓰는 말. ②비교적 조금. [유]하마터면/ 까딱/아차

아연[俄然]? 급작스러운 모양.

아연[啞然]? 너무 놀라거나 어이가 없어서 기가 막혀서 입을 딱 벌리고 말을 못 하는 모양.

암만≒아무리? ①정도가 매우 심함을 나타내는 말. ②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유]도저히/아무러면

싫이↔좋이? 마음에 들지 아니하게.

좋이? ①마음에 들게. ②거리/수량/시간 따위가 어느 한도에 미칠 만하게. ③별 탈 없이 잘.

나삐? 좋지 않게.

옳이? ①사리에 맞고 바르게. ②격식에 맞아 탓하거나 흠잡을 데가 없게.

있이↔없이? 경제적으로 넉넉하게.

이냥? 이러한 모습으로 줄곧.

이냥저냥? 이러저러한 모양으로 그저 그렇게.

얕추? 너무 깊지 않고 얕게.

잦추? 잦거나 잰 상태로.

조추? 차차 나중에. ¶때가 되면 조추 자종지종을 알려주마.

얼추? ①어지간한 정도로 대충. ②어떤 기준에 거의 가깝게. [유]거반/거지반/거의

되우≒되게/된통? 아주 몹시.

도두? 위로 높게. 【←돋 +우】

세우? ‘세게’의 옛말. (일부 속담에 쓰여) ‘몹시(세게)’. [속담] ‘세우 찧는 절구에도 손 들어갈 때 있다≒ 바쁘게 찧는 방아에도 손 놀 틈이 있다.’

재우? 매우 재게.

외우? ①외따로 떨어져. ②≒멀리.

좀체≒좀처럼? 여간하여서는.

어뜩? 지나치는 결에.

여간[如干]? 그 상태가 보통으로 보아 넘길 만한 것임을 나타내는 말.

올올? 갑자기 추워서 몸을 옹그리고 떠는 모양

왁자? 정신이 어지러울 만큼 떠드는 모양.

왁자그르르? ①여럿이 한데 모여 시끄럽게 웃고 떠드는 소리. 그 모양. ②소문이 갑자기 널리 퍼져 떠들썩하거나 시끄러운 모양.

왕왕1[往往]? 시간의 간격을 두고 이따금.

왕왕2? 귀가 먹먹할 정도로 크고 시끄럽게 떠들거나 우는 소리.

왕창?<俗>엄청나게 큰 규모로. [유]진탕

왕청? 차이가 엄청나게.

왕창왕창?<俗>매우 엄청나게 많이.

외로↔오르로? ①왼쪽 방향으로. ②바르지 않고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뒤바뀌게.

이만>요만? 이>요 정도로 하고.

이만큼>요만큼≒이만치>요만치? 이만한>요만한 정도로.

우썩? ①단번에 거침없이 많이 나아가는 모양. ②단번에 거침없이 많이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모양.

워낙≒원체[元體]/원판[元-]? ①두드러지게 아주. ②본디부터.

육장[六場]? 한 번도 빼지 않고 늘.

으레? ①두말할 것 없이 당연히. ②틀림없이 언제나. 【＜依例】

일쑤? 흔히 으레 그러는 일. ? 드물지 아니하게 흔히.

작이? 아쉽게도 채 이르지 못하게.

작작? 너무 지나치지 아니하게 적당히. 남이 하는 짓을 말릴 때에 쓰는 말.

작히? ‘어찌 조금만큼만’, ‘얼마나’의 뜻으로 희망/추측을 나타내는 말. 주로 혼자 느끼거나 묻는 말에 쓰임.

작히나? ‘작히’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그리 된다면야 작히나 좋을까.

잠뽁<잠뿍? 담뿍하게 잔뜩.

잠뿍? ①꽉 차도록 가득. ②대단히 심하게. ③기껏 쳐서.

솔솔? ①재미가 은근히 나는 모양. ②남이 모르게 아주 살그머니 빠져나가는 모양.

쏠쏠>솔솔? ①재미가 은근히 나는 모양. ②찬바람이 매우 싸늘하게 부는 모양. ③남이 모르게 살그머니 빠져 나가는 모양.

일향[一向]? 언제나 한결같이. ¶일향 만강하오신지요?

내처? ①줄곧 한결같이. ②어떤 일 끝에 더 나아가.

일양[一樣]? 한결같이 그대로. 꼭 그대로.

잼처? 어떤 일에 바로 뒤이어 거듭.

저냥? 저러한 모양으로 줄곧.

적이? 꽤 어지간한 정도로.

적이나? 얼마간이라도.

적이나하면? 형편이 다소나마 된다면.

접때? 오래지 아니한 과거의 어느 때에.

정녕[丁寧]? 조금도 틀림없이 꼭. 더 이를 데 없이 정말로.

정녕코[丁寧-]? ‘정녕’(丁寧)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제왈[-曰]? 자기랍시고 장담(壯談)으로. ¶산에 올라보면, 제왈 높다 크다 하는 모든 것들이 눈 아래 깔리기 마련. 하다못해 동네 뒷산에서조차도 그렇다.

제창? 저절로 알맞게. ¶그녀는 별명대로 제창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죄다/죄? ≒일병[一竝]. 남김없이 모조리.

지레?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 어떤 기회/때가 무르익기 전에 미리.

집고? 무엇을 미루어 생각할 때에, 꼭 그러할 것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이번에는 집고 이기고야 말 것이다, 반드시!

짜장? 과연 정말로.

쫄딱? 더할 나위 없이 아주.

첩경[捷徑]? 틀림없이 흔하거나 쉽게.

천생[天生]? ①타고난 것처럼 아주. ②이미 정하여진 것처럼 어쩔 수 없이.

첫대? 첫째로. 무엇보다 먼저.

총총1≒총총히1? 촘촘하고 많은 별빛이 또렷또렷한 모양.

충충>총총2>종종? 발걸음을 매우 재게 떼며 바삐 걷는 모양.

총총3≒총총히2[悤悤-]? 몹시 급하고 바쁜 모양.

총총4[悤悤]? 편지글에서, 끝맺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

총총들이[蔥蔥-]? 틈이 없을 만큼 겹겹이 들어서게.

축삭[逐朔]? 한 달도 거르지 않음. ≒축월[逐月]. ? 한 달도 거르지 않고 달마다.

축일[逐一]? 하나하나 쫓음. ? 빼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콜콜<쿨쿨? 고리타분하거나 시금털털한 냄새가 나는 모양.

파니<퍼니? 아무 하는 일 없이 노는 모양. ¶저 놈은 농번기에조차도 파니 놀고만 지내다니, 원.

판판? 전혀. 아주 완전히.

팔결≒팔팔결? 엄청나게 다른 모양. ¶그 사람 언행이 전과는 팔팔결 달라졌어.

하마? 바라건대. 행여나 어찌하면.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