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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죽이는(?) 여자들

[내 글]슬픔이 답이다

by 지구촌사람 2017. 8. 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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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죽이는(?)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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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의 일입니다. 미국의 그랜드캐년을 구경할 때인데, 남쪽 전망대(south post)를 향해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낯익은 유명 인사를 대했습니다. 부인과 두 아이를 데리고 탔더군요. 웬일로 거기까지 왔느냐고 묻다가 머쓱해졌습니다. 그는 무척 올곧은 정치인으로서 신망을 받고 있었는데, 고향인 부산에서 치러진 16대 총선(2000)에서 낙선을 한 참이었거든요. 마음을 다스리려 그곳까지, 그것도 가족들을 데리고 온 모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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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그는 잠시 시골의 작은 중학교 교장도 했습니다. 신문에는 아내의 일로 빚어진 모든 것이 모두 자신의 불찰과 부덕의 소치였다며, 참회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 선택한 길이라는 소식이 얹혔습니다. 행자부 장관 시절 최초로 열린 행정의 선구자가 됐고, 포용력을 인정받아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했던 이었지요. 그런 그가 시골행 이후, 몇 년 뒤에는 태권도협회장, 대한체육회장 등을 거쳐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 위원장까지 지냅니다. 바로 김정길 씨(1945~ ) 이야기입니다. 정치인이자 문화.체육인으로 꼽히는 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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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부인이 연루된 사건은 바로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특검 역사를 쓰게 된 옷 로비 사건인데요. 주역은 최순영 회장의 구명 운동에 나섰던 그의 부인 이정희와 로비 대상자였던 검찰총장 부인 연정희였습니다. 거기에 모 장관 부인 등과 같은 고위층 부인들이 곁다리로 기웃거렸고, 그런 이들 중 사건일지 요약에는 이름조차 잘 나오지 않을 정도로 역할이 미미했던 이가 바로 그의 부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몇 년 간에 걸쳐 반성의 삶을 자청해서 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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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으로 당시 막 법무부 장관으로 승차했던 김태정 총장이 취임 보름 만에 옷을 벗게 되는데요. 희한하게도 김 장관과 그 부인도 저와는 알음알음으로 연결되는 이들이었습니다. 당시 대기업에서는 장래 싹수(?)가 보이는 검찰 간부들도 관리(?) 대상으로 삼고 있었는데, 그도 내가 관리 책임을 맡고 있던 이들 중의 하나였죠. 당시 그는 특수통의 대부 격이었는데요. 그를 따르던 이들이 나중에 이 나라 검찰계에서 아주 큰 힘을 쓰는 이들이 되기도 했고, ‘브레이크 없는 검찰이라는 명언을 생산한 이도 있었을 정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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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간... 그가 검찰총장이 되었을 때,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검찰의 꽃이라는 검사장에 승진해서 동부지청장으로 나갈 때까지도 그는 M동에 있는 30평형대의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데, 어느새 고가 빌라촌인 S동으로 이사해서 빌라에 살고 있더란 말입니다. 전세라 할지라도 엄청난 액수를 줘야 했고, 검찰 봉급이라는 게 사실 뻔한 데 말이죠. (명절 때마다 최소한의 필수적인 인사를 위해 관리 대상자의 집 주소 확보는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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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이상한 예감이 맞아떨어진 거죠. 옷 로비 사건의 주역으로 부인 이름이 나오면서, 아하... 싶었습니다. 그 뒤 그는 급전직하했죠. 그리곤 세상에서 그 이름이 완전하게 잊혔습니다. 사실, 김 총장은 칼 같은 사람으로 주변 관리를 엄청 엄격하게 해 온 이었는데, 막상 등잔 밑은 제대로 챙기지 못했었나 봅니다. 위스키 한 병 정도는 거뜬한 그가 휘하 사람들과 술을 마실 때는 문을 닫고 서빙하는 이 외에는 출입을 금하게 했고, 회식 후 건네주는 대리운전 비용을 마다하고 꼭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꺼내서 줄 정도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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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 당시는 부인의 그런 실수에 대해, 남편들이 끝까지 책임을 졌습니다. 김 장관과 같이 자진해서 세상에서 사라지다시피 하기도 했고, 김 위원장처럼 참회의 봉사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는 재테크와 관련된 온갖 지저분한 이야기들이 나와도, 부창부수 격인 이들이 줄을 이었지요. 부동산 투기나 학군 변경을 위한 불법 전입이 예사로 될 정도로요. 그 뒤에는 하나같이 영악하게 똑똑한, 부동산 불패 신화를 널리 유포하시고 실증하신 마님들이 계셨습니다. 그런 이들이 하도 흔해져서 이메가(2mb) 정부로도 불리는 이명박 시절에는 공직자 선정 기준에서 그게 제외되거나 완화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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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못된 풍조가 그동안 우리나라 상류층 여인들 간에 기본이 되다 보니, 이번의 문재인 정부에서도, 고의/악의 여부를 구분하여 판단하자는 고육지책까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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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야, 제 까마득한 후배 하나도 얼마 전 고위직 인사로 추천이 됐는데, 사전 검열 과정에서 낙마했습니다. 그 친구 부인은 화장품용 냉장고를 두 개씩이나 갖고 있지만, 동서들 간에 나눠 쓸 줄도 모릅니다. 물론 당연히(?) 아파트를 두 채 갖고 있고, 이곳저곳에 사둔 땅 쪼가리도 좀 있습니다.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겠지요. , 화장을 하지 않은 그녀의 민낯을 딱 한 번 본 적이 있는데(밤중에 술에 취한 그가 집에 가서 한잔 더하자고 하는 바람에), 얼굴색이 어찌 그리 혼탁한지요. 고가의 피부 관리를 당연히 받고 있을 얼굴이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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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육군 대장 박찬주 이야기로 시끄럽습니다. 아니, 그의 부인 이야기가 더 시끄럽죠. 전성숙이라는 실명도 공개되었고, 그녀의 사진도 도처에 나돌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를 아래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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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보면 그녀는 별도로 마련된 특별석에 앉아서 남편과 함께 예배를 보고 있습니다. 50대의 여인답게 몸매도 약간 부티가 납니다. 그녀의 갑질은 이미 세상에서 유명합니다. 그중에 제가 크게 웃었던 것과 오래 갸웃한 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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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같이 근사한 교회 신자가 공관병들을 억압하여 교회에 참례케 했다는 대목입니다. 불교 신자까지도 있었던 모양인데요. 너무 열성적인 신자라서 전도를 하기 위해서 그랬을까요? 다른 사람의 다른 종교를 존중해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참된 신자들의 가장 기본일 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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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군에 가 있는 자기 자신의 아들을 위해 그 군복을 빨게 하고, 아들을 위해 전을 부치게 하고, 아들을 위해 귀대 시 운전부사관에게 부대 앞까지 태워다 주게 하고... 그런 얘기들을 대하며, 고개가 저절로 갸웃거려졌습니다. 같은 군인인데, 제 자식은 왕자급이고, 다른 아이들은 시종으로 보였나 보죠. 거참, 그 정신적인 시력 한 번 몹시 궁금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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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갑질의 종말. 곧 실시될 고위급 장성 인사에서 그가 잘리고 나면 강제 전역이 이뤄지는 셈인데, 민간인 신분으로 바뀌는 거죠. 그러니, 군 검찰 수사 대신 일반 검찰 수사를 받게 되는 모양인데요. 그 결과 형의 선고를 받으면 그는 그저 연금 액수만 깎일 뿐입니다. 군 검찰에서 수사를 받고 강등 등의 조치를 받으면 사실 엄청난 급전직하가 되는 것에 비하여 아주 약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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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간, 박 대장은 이 나라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현역 군인의 징계를 위해서는 그의 상관으로 구성된 징계위원회가 설치되어야 하는데, 그보다 높은 이들 숫자가 적어서 위원회 구성을 할 수가 없었을 정도거든요. 현역 육군 대장이 이처럼 수모의 대상이 된 일도 군 역사상 최초입니다. 육사 37기 전체가 움츠러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모든 일의 뒤에 바로, 그의 부인이 있습니다. 속된 말로 남자를 잡아먹은 여자가 되는 거죠. 사실 그 이면에는 그런 부인을 제대로 솔거해 오지 못한 남자, 박찬주가 있는 거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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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잘 다스리기. 아니, 집안 전체에 올바름을 심어 주기. 그것은 가부장제의 잔재가 아닙니다. 때로는 부인에게 엄격할 필요도 있습니다. 물론 시도 때도 없이 어깨나 목에 힘을 주라는 말은 아닙니다. 필요할 때만 최소한으로, 바로 세우기는 할 필요가 있습니다. 타인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삶이 아니라, 그들의 삶의 내용물을 충실하게 채우기 위해서 말입니다. 가족 전체가 아니라, 두 사람만의 삶을 위해서라도죠. 살아온 생이 깔끔하고 깨끗해야 남은 생도 맑고 밝은 법이잖습니까. -溫草

                                                        [Aug.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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