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0회(2017.8.21.)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 트로트 가수 특집. 문희옥 우승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사전이나 맞춤법을 검색해 보라. 그걸 습관화하면 된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금상첨화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것들을 챙겨보는 것. 단,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 낱개의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쉬 지쳐서 중도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쓴다. 실제로 두 달 정도만 시간을 투자하여 원칙들을 공부하고 나면 그 뒤로는 아주 편해진다. 맞춤법/띄어쓰기 앞에서 우리말이 어렵다는 소리부터 습관적으로 앞세우는 사람들을 보면, 영문법 공부에는 몇 년을 투자하면서도 우리말 어법 공부에는 두 달도 투자하지 않은 이들이다. 돌아보시길, 자신이 지금까지 우리말 어문법 공부에 실제로 얼마나 투자해 왔는지! -溫草 생각.
1. 출연자 등등
□ 출연자 : 트로트 가수들
문희옥(49) : 데뷔 30년 차. 강원도 태백산으로 학업을 위해 서울로 진학. 은광여고 2학년이던 1986년에 학교 장기자랑에서 주현미의〈비 내리는 영동교〉를 불러 실력을 인정을 받아 작곡가 안치행이 운영하던 소속사 안타프로덕션에서 1여 년간 트레이닝을 받음. 1987년에 전라도, 경상도, 함경도 등 지방 사투리 창작곡들을 담은 《8도 디스코 사투리 메들리》(이호섭 작사/안치행 작곡)를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 일주일 만에 360만장이라는 어마어마한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당시 사투리의 방송 금지로 고생. 한참 후 대학생 가수로 재데뷔함.
배일호(61) : 충남 논산산. 본명 김종원. 배호를 좋아하여 모창도 하고 이름도 배일호로. 서해방송 가수왕으로 뽑히는 바람에 가수로 데뷔(1980). 그 뒤 KBS FD 생활도 함(<6시 내 고향>과 <전국 노래 자랑>). 오랜 무명 생활을 거쳐 1992년 ‘신토불이’로 뜸. 이어 <장모님>(1998), <친구야>(2006), <오뚝이 인생>(2012) 등을 히트시켜 노래 제목대로 오뚝이 인생을 엮어 옴.
금잔디 : 강원도산. 강원도 KBS 어린이합창단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노래를 잘했음. 2000년 데뷔. 현재는 ‘고속도로휴게소의 장윤정’ →음반 300만 장 발매. 중.장년으로 구성된 팬클럽이 있음.
진성(52) : 전북 부안산. ‘97년 데뷔. 오랜 무명 생활 후 <안동역에서>로, 가왕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다음으로 최다 발매 기록 수립.
□ 출연자 속사화
출연자들의 공통점으로는 트로트 가수라는 게 있지만, 하나 더 있다. 오랜 무명 생활들을 거쳤다는 것. 문희옥 역시 데뷔 당시는 엄청 화려했으나 (<팔도 사투리>), 사투리의 방송 금지에 묶인 데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생 가수로 재데뷔하기까지 공백이 있었다. 게다가 당시 분위기로는 여대생이 트로트를 부른다는 게 최대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했고.
데뷔 30주년을 맞는 문희옥보다 배일호는 훨씬 더 선배다. 데뷔로만 치자면 37년 차가 되니까. 10여 년이 넘는 무명 생활 끝에 온 국민이 아는 <신토불이>로 빛을 봤다. 그의 인생 여정 중에는 KBS와의 인연도 있다. 이른바 ‘애기(새끼) 피디’로 불리는 FD 생활도 했다. 그의 노래는 몇 해를 사이에 두고, 뜨곤 한다. 그의 노래 제목대로 <오뚝이 인생>. 좌절을 모르는 멋진 오뚝이 가수.
금잔디는 이번에 화면으로 처음 봤고, 이름도 처음 대했다. 본래 노래꾼이었던 듯. 어제 출제된 말 중 ‘노래꾼’이 있었는데 (끝말잇기의 마지막 문제), 금잔디가 냉큼 맞혔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장윤정’이라는 별명답게 인기인 듯하다. 앨범이 300여 만 장이나 팔리고 전국에 팬클럽까지 생겼다니 참으로 좋은 일이다.
진성 역시 10여 년 넘는 무명 생활을 한 끝에, 전국의 중.장년 애창곡이 된 <안동역에서>로 빛을 발한 끈기의 사나이. 나도 <전국 노래 자랑>에서 그 노래를 몇 번 대했다. 하도 출연 요청이 많아서 무리하다 보니, 건강에 이상까지 왔다고 한다. 건강이 회복되어 정말 다행.
참, ‘트로트’와 ‘트롯’은 같은 영어 ‘trot’에서 온 말이지만, 표기에 따라 뜻이 다르다. 트로트 가수일 때는 관용 발음인 ‘트로트’로 적고, 외래어 표기 원칙에 따라 적은 ‘트롯’은 ‘승마에서 말의 총총걸음’을 뜻한다. 이와 같은 것으로는 영어 ‘cut’도 마찬가지. 미용실에서의 그것은 관용 발음을 수용하여 ‘커트’로 적고,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것을 이를 때는 원칙대로 ‘컷’으로 표기한다. 표준어라고 해서 언중의 발음 습관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잠바/점퍼’ 등과 같이 같은 말의 복수 표준어 표기를 인용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드문 경우로는 box의 표기인 ‘박스(상자)/복스(운동)’도 있고, ‘비로드/벨벳’도 복수 표기가 허용된다. ‘비로드’는 포르투갈어‘veludo’의 관용 발음 인용 표기이고, ‘벨벳’(velvet)은 영어식 표기. 이 말의 우리말 표기는 ‘우단(羽緞)’이다.
□ 특이사항 : 잦은 연예인 특집
무척 말이 많은데, 일장일단이 있는 듯하다. 가장 큰 장점은 우리말 겨루기를 가벼운 마음으로, 정말 오락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다는 것. 하기야, 이 <우겨>는 교양 프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오락 프로그램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리고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일반 국민들도 우리말 공부에 잠시 빠져들 수 있게 한다.
단점은 제법 된다. 너무 잦다는 게 그것. 게다가 사전 예고도 없이 불쑥 불쑥 방송되기 때문에 고정 시청자들은 (어제처럼) 첫 화면에서부터 느닷없이 가수가 나와서 노래부터 불러대니 놀라기 십상. 게다가 연예인들이 출연한다고 해서 제작자들이 목을 매다는 시청률이 어찌 되는 것도 아니다. 일반인들의 출연 때와 별다름 없이 내내 6~7%대에 머문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본격적인 연예 프로그램화는 프로그램 말기 현상이라는 점. 즉, 말기화를 재촉하는 것이 될 때가 많다. 그리된다 해도 제작 지휘팀은 <생로병사의 비밀>로 돌아가면 그만이지만... 월요일 7시 35분이면 채널을 고정해 온 수많은 분들, 특히 이 프로그램에 재미를 붙인 지 오래인 어르신들은 어찌할 건지...
2. 문제 풀이 및 관련어 정리
□ 출제된 말 중 주목해야 할 것들
이번에는 맞춤법 관련 문제 중 돌아봐야 할 것들과 달인 도전 문제만 챙겨보기로 한다. 참, 달인 도전은 문희옥 씨가 했다. 공부량대로... 2인 대결에도 공부량대로 금잔디 씨가 올라갔고.
-맞춤법 관련 문제 : 곤드레/예니레/소배기/알배기; 퀭하다/휑하다
1) 곤드레/예니레/소배기/알배기
표준어 표기 문제로, ‘소배기/알배기’는 의미소 관련. 이곳에서 다룬 말들이기도 하다. 소를 ‘박’은 것이므로 의미소를 살려 표기해야 한다. 분량이 적지 않지만 해당 부분을 다시 한 번 더 전재한다. 기회 있는 대로 자주 익혀서, 완전하게 자신의 것으로들 삼으시길. 출제 가능성이 높다는 건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리라 믿는다.
◈[중요]♣의미소[意味素]의 특징과 활용
[예제] 별미적다(x)/별미쩍다(o); 오이소배기(x)/오이소박이(o); 언덕받이(x)/ <예>언덕바지(o); 오래비(x)/오라비(o); 올개미(x)/올가미(o); 놈팽이(x)/놈팡이(o); 시골나기(x)/서울나기(x)/시골내기(o)/서울내기(o); 불그락푸르락(x)/붉으락푸르락(o); 얽히설키(x)/얼키설키>얼기설기(o); 구비구비(x)/굽이굽이(o)
-특징 : 의미소[意味素]란 낱말에서 실질 의미, 즉 관념을 표시하는 언어 요소로서, 어근/어간과 같음. 독립하여 홀로 쓰이지 못할 경우도 많음.
[참고] 형태소와 실질형태소 : 형태소(形態素)는 ①뜻을 가진 가장 작은 말의 단위. ‘이야기책’의 ‘이야기/책’ 따위. ②문법적 또는 관계적인 뜻만을 나타내는 단어나 단어 성분. 실질형태소는 형태소 중에서 구체적인 대상이나 동작/상태를 표시하는 것으로서, ‘철수가 책을 읽었다’에서 ‘철수/책/읽’ 따위. 형태소는 최소 단위가 단어나 단어 성분인데, 단어 성분일 때는 ‘읽었다’의 ‘읽(어간)’과 같이 의미소와 겹치기도 함.
-활용 : 다음과 같이 옳은 말[표기]의 판별과 의미 획정에 크게 도움이 됨.
(1)‘-쩍다’와 ‘-적다’가 붙은 말의 구분/판별에 유용
(활용 예) ①‘딴기쩍다’ : ‘딴기적다’의 잘못. ⇐‘적(少)’의 의미소 살림. ②‘별미적다’ : ‘별미쩍다’의 잘못. ⇐‘별미(別味-)’이므로 의미소 ‘적(少)’일 듯하나, 별미가 많을수록 좋은 것이므로(특별히 좋은 맛/음식), 의미소를 살리면 도리어 반대의 의미가 됨. ‘칠칠찮다’를 써야 할 경우에 그 반대로 ‘칠칠맞다’를 흔히 잘못 쓰는 경우와 비슷함.
=>‘-적다’ : 괘다리적다, 괘달머리적다, 열퉁적다, 맛적다, 재미적다, 퉁어리적다
‘-쩍다’ : 객쩍다, 갱충쩍다, 맥쩍다, 멋쩍다, 미심쩍다, 수상쩍다, 겸연쩍다, 의심쩍다, 귀살쩍다/귀살머리쩍다.
(2)‘-박이’와 ‘-배기’의 구분/판별에 유용 : ‘박는다’는 뜻의 의미소 ‘박-’이 살아 있으면 ‘-박이’. <예>오이소박이, 차돌박이, 덧니박이, 고석박이, 점박이, 금니박이, 네눈박이, 장승박이, 붙박이 등등.
(3)‘-받이’와 ‘-바지’의 구분/판별에 유용
①‘언덕받이’에 있는 게 우리 집 : ‘언덕바지’의 잘못. ⇐‘언덕받이’는 의미소 ‘받’과 무관한데, 만약 의미소를 살리면 언덕을 (들이)받게 되는, 괴상한 상황이 됨.
②반대로, ‘가루받이/가슴-/각성-/개구멍-/거름-/걸레-/꽃가루-/씨-/턱받이’ 등은 의미소 ‘받-’이 있어 각각 ‘가루/가슴’ 등을 받는다는 의미가 드러남. 다음의 예를 보면 이 두 가지 경우의 차이가 분명해짐. <예>개구멍받이(개구멍으로 받은 아이) ←>개구멍바지(개구멍을 낸 바지).
(4)‘ㅣ’ 모음 역행동화를 인정하는 경우의 낱말 판별에 유용
①‘ㅣ’모음 역행동화를 인정하지 않는 말들 : 잠뱅이(x)/잠방이(o); 오래비(x)/오라비(o); 올개미(x)/올가미(o); 놈팽이(x)/놈팡이(o); 지팽이(x)/지팡이(o); 홀애비(x)/홀아비(o); 외눈백이(x)/외눈박이(o); (오이)소백이(x)/(오이)소박이(o); 노랭이(x)/노랑이(o)
②‘ㅣ’ 모음 역행동화를 인정하는 말들 : ‘-나기(x)/'-내기(o); '-쟁이(o)'
<예>시골나기(x)/서울나기(x)/시골내기(o)/서울내기(o); 소금장이(x)/소금쟁이(o); 신출나기(x)/신출내기(o); 빚장이(x)/빚쟁이(o); 풋나기(x)/풋내기(o); 중매장이(x)/중매쟁이(o)
[설명] ①의 경우에서 역행동화를 인정하면, 어근(의미소)의 의미가 심각하게 손상될 경우가 많음. 예컨대, ‘잠뱅이/오래비’를 인정할 경우, ‘잠방-’이나 ‘오라-’의 의미가 사라지고(‘오라비’의 준말이 ‘오랍’인 데서도 드러나듯, ‘오라’의 꼴은 중요*), 전혀 무의미하거나 (‘잠뱅’) 뜻이 전혀 다른 (‘오래’) 의미소가 됨. 반면 ②의 경우는 역행동화를 인정해도 의미소에 별다른 변화가 없음. <예>‘시골-, 서울-, 소금-, 신출-, 빚-, 중매-’. 그러므로, 역행동화를 인정해도 의미소에 변화나 영향이 없을 때만 ‘ㅣ’ 모음 역행동화를 인정.
[*참고 : ‘오라비’의 어원] 각각 ‘어버이/어머니/아버지’를 이르는 말인 ‘어이(御爾)/어비(御爾)/아바이’ 중에서, ‘오라비’는 아버지를 뜻하는 ‘아바이’ 앞에 아들을 뜻하는 ‘아들 오(吾)’ 자(字)를 결합하여 만들어진 ‘오라버니’의 낮춤말로 봄. 즉, 아버지의 변화 과정은 ‘압아이(亞御爾)→아바이→아바지→아버지’인데 여기에 아들 오(吾) 자(字)를 결합하면 ‘오ㄹ(吾)-압(亞)아(御)이(爾) →오ㄹ아ㅂ-아-이 →올-아바니 →오라바니 →오라버니’가 되며, ‘오라비←오ㄹ아비’는 ‘오ㄹ+아바이(亞御爾)’에서 ‘오ㄹ+아ㅂ이’ 꼴만 취한 낮춤말이라고 함. <국어대사전>
(5)올바른 어간/어근 파악에 유용
<예>‘모재비헤엄/모자비헤엄’(x) : ‘모잽이헤엄’의 잘못. ⇐모+잽이(-잡이). 즉 ①모+잡이(의미소 ‘잡’) 꼴의 회복 (‘ㅣ’모음 역행동화 허용). ②모잽이[≒옆쪽]이라는 명사 존재.
<예>‘불그락푸르락’(x)/‘붉으락푸르락’(o) : ⇐의미소 ‘붉’의 의미를 살림.
<예>넘어져도 ‘오뚜기’처럼 일어난다 : ‘오뚝이’의 잘못. ⇐의미소 ‘오뚝+이’(물건/사람)
<예>‘넙적뼈/넙적다리’(x) : ‘넓적뼈/넓적다리’의 잘못. ⇐의미소 ‘넓’ 살림.
<예>‘눈꼽’ 좀 떼라 : ‘눈곱’의 잘못. ⇐의미소 ‘곱’. ☜[참고] ‘곱창’에서의 ‘곱’(≒기름의 뜻)도 고유어 .
<예>물 위를 뱅뱅 도는 ‘물매미’ : ‘물맴이’의 잘못. ⇐물 위를 ‘맴’돌므로. 매미와 무관.
(6)의미소와 무관하게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것들의 판별에도 유용
<예>‘아뿔사(앗불싸)’ : ‘아뿔싸’의 잘못. ⇐의미소와 전혀 무관하게 발음대로 적는 경우이므로, 만약 ‘아뿔사’를 허용하면 실제 발음에서 {아뿔+싸}가 아닌 {아뿔+사}로 발음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음. ⇐받침 ‘ㄹ’ 뒤에서 일반적으로 경음 발음이 되지만, 실제 발음에서는 이를 무시하는 경우도 있음.
(7)드물게, 비슷한 구조라 할지라도 의미소 반영이 다를 때도 있음
<예>얼키고 설키다 보면 다 이웃 : ‘얽히고설키다’의 잘못. ←얽히고설키다?
일이 일단 ‘얼키고’ 나면 영 해결하기 어려워 : ‘얽히고’의 잘못.
아휴 복잡해. 여간 ‘얽히설키’ 해야 말이지 : ‘얼키설키>얼기설기’의 잘못.
[설명] ‘얼키설키’에서 의미소 ‘얽’은 중요하지만, 문제는 뒤에 연결되는 ‘설기’와의 부조화. 어울림을 위해서는 ‘얽히섥히’여야 하는데, 이는 더욱 어색. 또한 ‘얽’의 -ㄺ- 받침에서 앞 받침만 발음되므로 소리 나는 대로 표기[원칙]. ∴얼키설키(o)
(8)올바른 준말의 구분/판별에도 유용
<예>‘얼마+만큼’ →‘얼만큼(x)/얼마+큼(o)’; ‘오래+간+만’ →‘오랫만(x)/오랜만(o)’
[설명] 준말에서는 의미소는 살리고 조사/접사/어미 등을 줄임. 위의 경우, ‘얼마’와 ‘오래(원형 : 오래다)’는 의미소이므로 살리고, ‘만큼(조사)→큼, 간(접사)+만(의존명사)→만’으로 줄인 것.
(9)명사형 만들기 원칙에 따라, 의미가 없거나 방해되는 의미소를 배제하여 소리 나는 대로 적을 때도 있음. =>[원칙] 명사형을 만들 때 ‘-이/-음(-ㅁ)’ 이외의 모음으로 시작되는 접미사가 붙는 말은 원형을 밝혀 적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
(예1) 딱딱이(x)/딱따기(o); 짬짬이(x)/짬짜미(o); 굽돌이(x)/굽도리(o); 날나리(x)/날라리(o); 맥아리(x)/매가리(o)
(예2) 꼬락서니, 끄트머리, 바가지, 바깥, 사타구니, 싸라기, 이파리, 지붕, 지푸라기, 짜개, 모가치 등.
[설명] ①예컨대, ‘딱따기’를 ‘딱딱이’로 적으면 딱딱거리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짬짬이’는 ‘짬이 나는 대로 그때그때’라는 부사가 됨. ‘굽돌이’ 역시 굽 부분에서 ‘돌아가는(回)’ 것이라는 의미가 되어 ‘굽도리’의 뜻과는 전혀 다르게 됨. ‘날나리’에 보이는 ‘나리’ 역시 ‘알나리깔나리’ 등에서 보이는 ‘-나리’의 뜻과는 전혀 다른 것이어서, ‘날라리’로 표기하는 게 맞음. ‘맥아리‘를 인정하면, ‘-아-’의 의미 규정이 이뤄지지 않음. ②예2의 경우, ‘모가치’는 본래 ‘몫+아치’ 꼴의 말이고, ‘싸라기’는 ‘쌀+아기’로 분석되며, 지붕 역시 ‘집’에서 온 말이지만, 명사형 표기 원칙에 따라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 경우들임. ☞♣원형을 밝혀 적는 것과 밝혀 적지 않는 것 항목 참조.
-퀭하다/휑하다
이것은 표기법보다는 뜻풀이를 올바로 해야 하는 말. 아래에 보인다. ‘휑하다’에는 눈과 관련된 말인 ‘퀭하다’의 뜻이 없다. 일상생활에서 가끔 혼동하여 쓰는 말.
퀭하다 : 눈이 쑥 들어가 크고 기운 없어 보이다.
휑하다 : 1.무슨 일에나 막힘이 없이 다 잘 알아 매우 환하다. 2.구멍 따위가 막힌 데 없이 매우 시원스럽게 뚫려 있다. 3.≒휑뎅그렁하다(속이 비고 넓기만 하여 매우 허전하다).
◈그 소릴 듣자 머리가 휭하게 돌더니만 : 힁하게의 잘못. (≒정신이 없을 정도로)
한 마디만 들어도 휭하게/퀭하게 알아채더군 : 휑하게의 잘못. ←휑하다[원]
휭하다? ‘힁하다’의 잘못. 다른 뜻은 없음.
힁하다? 놀라거나 피곤하거나 머리가 어지러워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머리가띵하다.
휑하다? ①무슨 일에나 막힘이 없이 다 잘 알아 매우 환하다. ②구멍 따위가 막힌 데 없이 매우 시원스럽게 뚫려 있다. ③≒휑뎅그렁하다>횅댕그렁하다. 속이 비고 넓기만 하여 [매우] 허전하다.
퀭하다? 눈이 쑥 들어가 크고 기운 없어 보이다.
□ 달인 도전 문제 : 출연자들이 연예인임을 감안하여 출제된 문제이므로, ‘안방 달인’들이 대거 탄생하셨길 빈다.
- 출제된 달인 도전 문제 : 누구 ___ 노래를 잘했던 나는 아버지와 한 약속을 ___ 않고 ___ 가수의 꿈을 키워 왔다. 학수고대하던 첫 공연이 ___ 닥치자 나는 실력이 ___ 건 아닐까 걱정돼 머릿속이 ____ 관객들의 큰 호응에 물 만나 고기처럼 무대 위를 ____.
- 주어진 말들 : 녹슨/녹슬은; 날아다녔다/날라다녔다; 새하얘졌지만/새하예졌지만; 코앞에/코 앞에; 오래토록/오래도록/오랫도록; 저버리지/져버리지; 못지 않게/못지않게/못 지 않게
- 정답 : 누구 못지않게 노래를 잘했던 나는 아버지와 한 약속을 저버리지 않고 오래도록 가수의 꿈을 키워 왔다. 학수고대하던 첫 공연이 코앞에 닥치자 나는 실력이 녹슨 건 아닐까 걱정돼 머릿속이 새하얘졌지만 관객들의 큰 호응에 물 만나 고기처럼 무대 위를 날아다녔다.
문제 풀이의 상세 부분은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과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해당 부분 전재분이다. (주기[朱記] 부분은 추가 설명분). 늘 하는 말이지만, 단순히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을 다룬 것이 아니며, 설명에 포함된 것 중에는 무척 까다로운 고급 문제감들도 적지 않다. 그런 것들이 출제되지 말란 법이 없다.
그러므로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것들도 반드시 익혀들 두시기 바란다. 그중에는 고난도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고, 일상적인 것들도 있다. 그런 것들 중 아직 출제되지 않은 것들에 특히 주목하여 익혀두시기 바란다.
이번 지문 중에서는 ‘잘했던’과 ‘키워 왔다’를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흔히 ‘잘 했던’으로 띄어 적거나 ‘키워오다’로 붙여 적는 실수들을 하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잘하다’는 한 낱말의 복합어. 어떤 경우에고 붙여 적을 수 있으니 마음 놓고 언제든 붙여들 적으시길. 가끔 띄어 적는 것은 ‘못하다/못 하다’로 구분해서 적어야 하는 경우 탓인데, 이 말은 늘 붙여 적어도 문제가 없다!
‘키워 왔다’의 경우, ‘오다’가 보조동사이므로 예외적으로 ‘아/어’ 활용에서는 붙여 적기도 허용되는 것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오다’는 그때도 ‘-어 오다’의 구성이 된다. 그러므로 붙여 적기가 허용되지 않는다. 다음과 같이 띄어 적어야 한다 : 날이 밝아 온다/30년 넘게 일해 왔다/같은 말을 해 온 지 3년째.
이번에 출제된 것들은 모두 이곳에서 한 번 이상 다룬 것들이다. 그러므로 특별히 한 번 더 살펴봐야 할 것들로만 추린다.
-녹슨/녹슬은 : 이곳에서 여러 번 되풀이해서 다룬 것. 최근에도 두 번 다뤘다.
-오래토록/오래도록/오랫도록 : 이 역시, 바로 지난주에도 언급한 바 있다. 정리 차원에서 다시 한 번 더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그를 본 지도 오래인지라 : 오랜지라(혹은 오래되었는지라)의 잘못. ←오래다[원]
[설명] ‘오래이다(x)/오래다(o)’. ‘오래’는 부사이므로 서술격조사인 ‘-이다’가 붙을 수도 없거니와(격조사는 체언에만 붙을 수 있으므로), ‘오래다(때의 지나간 동안이 길다)’는 한 낱말의 형용사. 대용어 : 오래되다.
[참고] 부사가 아닌 명사로서의 ‘오래’는 아래와 같이 전혀 다른 뜻임.
오래? ①한동네의 몇 집이 한골목이나 한이웃으로 되어 사는 구역 안. ②거리에서 대문으로 통하는 좁은 길.
◈그와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온 사이야 : 오래전의 잘못. ⇐한 낱말.
[설명] 이와 같이 긴 시간을 뜻하는 ‘오래-’의 복합어에는 ‘오래간만≒오랜만; 오래다?/오래되다?/오래가다?; 오래도록/오래오래; 오래달리기’ 등이 있음. ⇐‘오래달리기’는 운동 종목이므로 한 낱말.
◈이거 정말 오랫만이군 : 오랜만의 잘못. ⇐‘오랜만’은 ‘오래간만’의 준말.
오랜동안 공들여 해온 일이야 : 오랫동안(혹은 오랜 시간)의 잘못.
[설명] 문법적으로는 ‘오랜 동안’이라는 조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님. 그러나 이러한 뜻으로는 ‘오랫동안’을 써 왔기 때문에, 이를 올바른 말로 다루는 것임[국립국어원 해설]. 즉, 다음과 같은 활용이 가능함. ¶‘오랫동안’(o) 해온 일. ‘오랜 시간’(o) 공들인 일. ⇐‘오랜’은 ‘오래다’?의 활용인 ‘오래고/오래니/오랜’에서.
- 못지 않게/못지않게/못 지 않게
이곳에서 여러 번 다뤘던 말. 한 낱말의 복합어. 이 말은 어간 ‘-하’가 줄어들 때의 올바른 표기 문제와도 관련되지만, ‘못-’의 띄어쓰기 공부에도 도움이 되므로, 아래 부분만 일부 전재한다.
◈♣‘못’의 띄어쓰기 : 부사로서의 ‘못’과 접두어로서의 ‘못’, 두 가지 기능.
[예제] 못다한 이야기 : 못다 한의 잘못. ⇐‘못다’는 부사. ‘못다하다’는 없는 말.
그 놈은 아무도 못말려 : 그놈, 못 말려의 잘못. ⇐‘못말리다’는 없는 말.
못 생긴 것도 죄인가 : 못생긴의 잘못. ←못생기다[원]
나 또한 분한 건 그에 못지 않아 : 못지않아의 잘못. ←못지않다[원]
날 이 모양 가난뱅이로 못 살게 만든 그놈 : 못살게의 잘못. ←못살다[원]
[이하 생략]
- 새하얘졌지만/새하예졌지만 : 바로 지난주에 다뤘던 ‘시뿌얘지고/시뿌예지고’와 흡사한 모음조화 문제. ‘하’가 양성모음이므로 양성모음 ‘얘’와 어울린다.
- 코앞에/코 앞에 : 역시 여러 번 다뤘던 복합어 판별 문제. ‘코앞’은 특히 671회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바 있다. 글자 그대로의 뜻이 아니라는 건 여러분들이 잘 아시리라. 비슷한 뜻인 ‘눈앞(目前)’ 역시 그러한 이유로 한 낱말의 복합어.
- 날아다녔다/날라다녔다 : 불필요한/잘못된 ‘ㄹ’이 추가된 예로, 이 역시 여러 번 다룬 문제. 또, 이러한 올바른 활용 표기 문제에서는 주어진 말 외에 기본형을 이용하여 다른 활용형들을 되뇌면 아주 효과적이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날다’는 ‘날고, 나니, 날아...’ 등으로 활용하는 말. 대표적으로 잘못 쓰고 있는 말이 ‘날으는(x)/나는(o) 슈퍼맨’과 같은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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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진다’는 말이 있다. 여름 더위도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걸 조상들이 아주 재미있게 표현한 말. 그런 처서(處暑)가 바로 내일이다. 더위(暑)를 멀찍이 다른 곳에 둔다(處)는 뜻에 맞게, 서서히 시원해진다. 계절 앞에 날씨가 이길 순 없다.
이번 주 토요일(8월 26일)이 8월 정기 예심일이다. 아무나 그냥, 시간만 제대로 지켜서 가면(13시 30분까지 입장) 참가할 수 있다. 예전과 같은 사전 참가 자격 확보 등은 없다.
오늘도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한다. [끝]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집팀들이 해체된 지도 10여 년이 넘는다.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17 개정판
-2009년 이후 2016년 말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두 번째의 개정판.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681회(2) : 김명자/이성두 부부의 우승을 심축합니다! (0) | 2017.08.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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