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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 유치원 37]짐작만으로 잘못 생략하는 명사/관형형 등

우리말 공부 사랑방

by 지구촌사람 2017. 9. 3.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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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김남미 교수가 동아일보에 연재 중인 <맞춤법의 재발견> 시리즈를 전재합니다.

김 교수는 <100명 중 98명이 틀리는 맞춤법>이라는 명저를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맞춤법 의식을 확대시키는 데에 지대한 공을 세운 분.


개인적으로는 내 벗과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이이기도 해서

내 책자 <열공 우리말>에 촌철살인의 추천사도 보태주신 분입니다.

맞춤법 공부의 첫 단추를 제대로 꿰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김 교수가 오늘 다룬 건 잘못 생략하는 명사인데요.

예를 들면, '가능한 빨리'로 써야 할 것을 흔히 '가능한 빨리'로 잘못 사용하는 따위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예도 있지만, 요즘 더욱 심각해진 것들도 있습니다.

기사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는데요.

예를 들면 '나름 열심히 노력했다', '나름 한다고 한 것인데...' 등과

'뿐만 아니라'와 같이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흔히 실수하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짧게 말하자면, '나름'은 의존명사이기 때문에 홀로 쓰일 수 없습니다.

'그 나름/저 나름/자기 나름' 등으로 앞의 꾸밈말이 꼭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에서 '뿐'은 조사입니다. 조사 역시 홀로 쓰일 수 없고 앞말에 붙여 씁니다.

따라서 '그뿐만 아니라' 등으로 앞말에 붙여 적어야 올바릅니다.

또 요즘  '완전 짱/완전 만족했어' 등의 어법이 난무하고 있죠.

'완전'은 아직 부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말입니다.

부사는 흔히 용언, 또 다른 부사, 문장 전체를 꾸며준다고 하는데

실은 다음과 같이 명사도 꾸밀 수 있습니다 : '그는 여인의 바로 옆에 앉았다'.


하지만, 그와 같은 부사가 아니면 명사 앞에 임의로 배치할 수 없고

현재 '완전'은 '완전식품, 완전주의, 완전무결' 등에서 보이듯

다른 명사 앞에서 합성어의 형태소(관형어)로만 쓰입니다. 

요컨대, '완전'이 부사로 인정되지 않는 한은 '완전 만족했어'와 같은 어법은 잘못입니다.



이와 같이 잘못된 어법들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으신 분들은
졸저 <열공 우리말>과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것저것 많이 다뤘습니다.         -溫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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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생략하는 명사

[동아일보]2017-08-30

●가능한 vs 가능한 한
 
가까운 사람이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위로하려 흔히 쓰는 말이 있다.

―그런 일은 가능한 빨리 잊으렴.(×)

시험을 출제하는 위원들은 시험 해설에서 이런 말을 하기도 한다.

―이번 시험은 가능한 쉽게 냈다.(×)
 

둘 모두 문법적으로 틀린 것들이다. 어느 부분이 왜 틀린 것인지를 금방 찾아낼 수 있다면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그만큼 우리 문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니까. 그러나 금방 찾아내지 못하였다 하여 좌절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이 문장이 왜 틀렸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도구를 이미 가졌다. 우리가 ‘가능한’과 같은 형식을 어디서 어떻게 쓰는가를 자세히 보면서 우리말 달인의 능력을 발휘해 보자. ‘가능한’의 기본형 ‘가능하다’는 주로 서술어로 쓰는 단어다. ―오늘 내로 그 문제를 푸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가능하다’가 아니라 ‘가능한’이라는 모양으로 이 단어를 쓸 때 달라지는 점은 무엇일까? 이 말은 ‘가능하-’에 ‘ㄴ’이 붙으면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런 어려워 보이는 질문은 예문으로 풀어야 한다. ―가능한 질문, 가능한 사안, 가능한 일정, 가능한 직무, 가능한 업종, 가능한 사람….

예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모두 명사를 꾸민다. 국어의 모든 동사와 형용사는 뒤에 명사를 꾸미고 싶을 때 ‘ㄴ’과 같은 장치를 활용한다.

―공부한 사람, 일한 사람, 쓴 일기, 굴린 공, 기쁜 일, 아픈 사람, 예쁜 사람.


형용사나 동사가 명사를 꾸미려면 ‘-ㄹ, -ㄴ, -는’이 붙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앞서 본 문장들이 틀린 이유가 있다.  

―그런 일은 가능한 빨리 잊으렴.(×)
 
―이번 시험은 가능한 쉽게 냈다.(×)  

위 문장 속의 ‘가능한’ 뒤에 명사가 있는가? ‘가능하-’에 붙은 ‘ㄴ’은 뒤에 올 명사를 꾸미기 위해 붙은 것이라 했다. 그런데 뒤에 명사가 없다. 당연히 틀린 문장일 수밖에 없다. 이것은 어떻게 된 일일까? 이 문장을 올바르게 수정하려면 ‘가능한’이 꾸며주는 명사가 필요하다. 의미를 그대로 살린 채로 명사를 넣어야 올바른 문장이 된다. ―그런 일은 가능한 한 빨리 잊으렴.(○)

―이번 시험은 가능한 한 쉽게 냈다.(○)  

여기서 ‘한’은 ‘한(限)’이라는 한자어 명사다. ‘-ㄴ 한’이나 ‘-는 한’이라는 구문은 관용어로 굳어져 흔히 사용된다. 여기서 ‘가능한’의 끝 부분의 ‘한’과 한도를 나타내는 명사 ‘한’이 같은 발음으로 이어지는 것에 주목해 보자. 흔히 사용하다 보니 익숙해져서 하나를 생략해서 쓰게 되어 ‘가능한 빨리, 가능한 쉽게’와 같은 잘못된 표현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략은 어법을 어기는 것이다.
  
김남미 서강대 국제한국학연구센터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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