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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표기] 케네디와 ‘에디슨병’? ‘애디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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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병’. 현대 의학으로도 근본적으로 치료가 되지 않는 난치성 질병입니다. 전문적으로는 ‘콩팥 위에 존재하는 삼각뿔 모양의 부신피질에서 생산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코티솔과 알도스테론 생산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정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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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의 주 증상은 피로, 위장 관계의 불편감, 피부색의 변화 등입니다. 미국에서는 인구 100,000명당 약 4명꼴로 발생하는 질환이고, 연령대의 구분 없이 남녀 동일한 비율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선천성이나 X-연관으로 유전된 애디슨 병의 증상은 주로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시작됩니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약을 먹어야 하는데, 평생 약을 달고 살아야 하는 병 중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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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에 걸린 이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에디슨이 아니라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인데요. 이 병의 올바른 표기는 ‘애디슨병[Addison’s Disease]’입니다. 영국 의사 애디슨이 발견해서 그의 이름이 붙여진 거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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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이 병명을 ‘에디슨병’으로 적는 이들이 거의 태반입니다. 심지어 서울대 병원의 질병 표기에서도 그리되어 있지요. 다행히도 표준국어대사전과 보건공단에는 바른 표기로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도 앞으로는 이 병명을 적어야 할 때면 ‘에디슨병’ 이 아니라 ‘애디슨병’으로 적도록 하셔요. ‘애디슨병’은 에디슨이 앓았던 병이 아니라 케네디의 병이라고 기억해 두시면, 실수하는 일이 없어질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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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에디슨도 달고 산 병이 있었는데요. 피타고라스, 소크라테스, 헨델, 나폴레옹, 도스토옙스키, 고흐 등에게도 있었던 병입니다. 얼마 전까지 아주 몹쓸 난치병이라는 편견의 벽에 가로막혀 있기도 해서, 간질이라는 병명을 버리고 ‘뇌전증’으로 이름까지 바꿔야 했던 병이죠. 사실 이 병은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질병 중의 하나인데요. 전 세계에서 뇌전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약 6,500만, 우리나라에서도 100명 중 한 명이 뇌전증에 의한 경련을 경험했을 만큼 뇌전증은 매우 흔한 질환이라고 하네요. 게다가 요즘은 의학이 발전하며 다양한 약물이 개발되었고, 측두엽절제술과 뇌량절제술, 미주신경자극술 등 다양한 수술로 뇌전증의 완치를 바라보고 있다니 반가운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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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에디슨에게는 학습 발달 장애라는 정신 질병도 있었는데, 아인슈타인도 함께했던 정신 질환입니다. 둘 다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지요. 이러한 유명 인사들의 정신 질환에 대해서는 나중에 귀 관상 편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링컨, 케네디, 처칠... 등도 정신 질환으로 고통 받았던 사람들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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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자주 등장한 케네디 얘기를 조금만 하겠습니다. 케네디 대통령은 ‘진정한 성공은 가문의 성공에 있다’는 아버지 조셉 케네디의 철권(鐵拳) 가훈에 희생된 자식들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아버지의 기대를 받았던 형 조(Joe)는 사고로 죽었고, 지적장애자인 누나는 사망 직전에야 처녀 시절 이후 평생 갇혀 있던 정신병원에서 퇴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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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백미는 아버지의 소망/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2차 대전 때 해군 장교로 입대하는 부분입니다. 당시 그에게는 애디슨병에 더하여 성병, 그리고 진통제로 다스려야 하는 척추 통증(대학 때 미식축구를 하다가 허리를 심하게 다쳤음) 때문에 당연 불합격 대상자였는데, 허위 기재로 위기를 모면하고, 당시 주영대사였던 아버지의 배경을 이용하여 전방 배치가 이뤄집니다. 당시 미국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실천이 정치가의 기본 덕목으로 꼽히고 있어서, 군 경력이 꼭 필요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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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 시절, 어뢰정 PT-109의 정장(艇長)으로 근무할 때, 어둠 속에서 미처 일본 구축함 아마기리 함을 발견하지 못해 구축함에 들이받히고 PT-109가 격침되죠. 그 후 그는 부하들을 데리고 6km를 헤엄쳐서 무인도에 도착한 뒤 구조되고, 그로 인해 그는 전쟁 영웅으로 떠오릅니다. 종전 후(1946) 하원의원 진출의 확실한 교두보가 된 것은 물론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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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간, 만성 질환 탓에 약을 달고 살았던 케네디는 젊은 40대 시절에 저격되어 더욱 유명해지는데요. 만약 그에게 그런 비극이 없었더라면 그의 말년은 무척 고통스러웠을 듯합니다. 아래 사진을 잠깐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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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대통령 시절, 정부 기관에 매달았던 그의 공식 사진 중 일부분인데요. 전체는 집무실 책상 위에 올려놓은 손까지 보이는데, 필요한 부분에만 집중하려고 나머지 부분들은 잘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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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홍보용 사진은 대부분 왼쪽 귀를 더 많이 드러내는 반(半) 우향형입니다. 남자들의 경우에는 오른쪽 귀가 그의 기본을 보여주기 마련인데, 저와 같이 사진 찍히는 걸 의식하고 있을 때 우향을 취하는 경우는 사생활이나 개인적인 부분들을 가리거나 감추려는 이들에게 흔합니다. 처칠/링컨 역시 반(半) 우향형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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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의 얼굴색은 백인치고는 갈색 기가 강한 편입니다. 아마 잔 주근깨도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모두 애디슨병의 증상이죠. 왼쪽 눈(사진상으로는 오른쪽)을 보시죠. 오른쪽 눈에 비하여 약간 크기가 다릅니다. 좀 부어 있는 듯도 하고요. 부신 기능 부전자들에게 흔한 일입니다. 그가 연설을 할 때면 연단의 어딘가를 잡고 있을 때도 흔한데, 그것은 평생 진통제를 먹어야 했던 허리 통증 탓이었습니다. 케네디의 여성 편력 중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마릴린 먼로와의 관계는 이러한 케네디의 정신적/신체적 고통 해소(피난처)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런 얘기들 또한 나중에 귀 관상 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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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로 빠져도 너무 빠졌죠? 다시 한 번 요약하겠습니다. ‘애디슨병’은 에디슨이 앓았던 병이 아니라 케네디가 앓았던 병이고, 그 병을 발견한 의사 애디슨의 이름에서 따 온 거라서 ‘애-’로 적어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 -溫草 [Oct.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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