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회(2018.1.15.)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2)
-정민지 우승 : 아랫층(x)/아래층(o), 건넛편(x)/건넌편(x)/건너편(o)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검색해 보세요. 그걸 습관화하면 됩니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금상첨화죠.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보는 것. 단,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요. 낱개의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쉬 지쳐서 중도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 등)에서 전혀 힘을 못 씁니다. 실제로 두 달 정도만 시간을 투자하여 원칙들을 공부하고 나면 그 뒤로는 아주 편해집니다. 맞춤법/띄어쓰기 앞에서 우리말이 어렵다는 소리부터 습관적으로 앞세우는 사람들을 보면, 영문법 공부에는 몇 년을 투자하면서도 우리말 어법 공부에는 채 두 달도 투자하지 않은 이들이죠. -溫草 생각.
□ 맞춤법 문제
맞춤법 관련 문제로 사이시옷 부분과 올바른 어휘(표준어) 문제가 나왔다. 대체로 평이한 편. ‘알은체’도 이곳에서 두어 번 다뤘던 말.
-아랫층(x)/예삿일/이삿짐/고깃집
‘아랫층’이 잘못인 것은 민지 님이 설명한 대로 다음 말의 첫소리가 경음/격음일 때는 사이시옷을 받치지 못한다는 규정 때문. ‘뒷쪽(x)/뒷풀이(x)’인 것도 그 때문이다. 이곳에서 여러 번 다룬 바 있다. 내 책자에는 ♣사이시옷에서 주의해야 할 말들 항목에 종합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 하나. ‘예삿일’이지만 ‘예사말(例事-)/예사소리/예사내기’라는 점이다. 발음이 각각 {예ː사말}/{예ː사소리}/예사내기{예ː사내기}’라서다.
-‘알은체’
‘알은척’과 동의어인데, ‘아는 체’와 구분해야 하는 어휘 문제라 할 수 있다. 내 책자에서 관련 부분을 다시 한 번 더 전재한다.
◈처음 보는 그가 나를 아는 체하더군 : 알은체[혹은 알은척]의 잘못.
사안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알은체하는 것도 습관이지 : 아는 체의 잘못.
[참고] 그토록 큰소리로 불렀는데 들은체도 안 하더군 : 들은 체의 잘못.
[설명] ①‘알은척[알은체]하다’는 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표정을 짓는다는 뜻이며, ‘아는 체하다’는 알지 못하면서 알고 있는 듯한 태도를 취한다는 뜻. ¶얼굴이 익은 사람 하나가 알은체하며 말을 걸어왔다(o); 친구가 알은척하며 이름을 불렀다(o). ¶모르면 아는 척(체)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o); 낯선 사람 하나가 아는 척하며 내게 말을 걸어 왔다(x). ☜‘척’, ‘체’가 의존명사로 쓰일 때는 복수표준어. ②‘들은체’는 ‘알은체’와는 달리 없는 말로, ‘들은 체’의 잘못. ‘들은 척’ 역시 띄어 적어야 함.
알은척≒알은체[명] ①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는 듯한 태도를 보임. ②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표정을 지음. ¶~하다[동]
□ 달인 도전 문제
-달인 도전 문제
근래 출제되는 달인 도전 문제의 수준은 대체로 평이한 편. 한두 문제 정도는 난도가 약간 높은 것을 끼워 넣기도 하지만, 초창기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가깝다. 맨 처음에는 지문을 통째로 주고 도전자가 자력으로 문제적 표기에 대해서 띄어쓰기와 비표준어 표기를 바르게 고쳐야 하는 전문 교정 작업자 수준이었다. 문항 수도 지금보다 많았고.
그에 비하면 지금은 문항 수도 7개로 줄었고, 문제어당 시간도 12~13초로서 모자라는 편도 아니다. 어떤 건 수 초 만에 풀 수 있는 것도 있으므로, 다른 말에 시간 배정을 더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체계적인 공부를 하지 않은 채로 문제적 낱말이나 표기 몇 개만 들여다보는 식으로 공부를 해서는 백전백패의 문제들이 나온다. 다시 말하면 원칙을 공부한 뒤에 그걸 응용해서 답을 해야 하는 그런 문제들이 나온다. 게다가 그 수준도 보통 이상으로 높아졌고, 다루는 범위도 넓어졌다.
그런 판국에 문제적 낱말들만 암기하는 식으로 해서는, 그 많은 것들을 저장하기에도 벅차지만 나중에는 서로 엉킨다. 써먹어야 할 때 되레 헷갈리는 일이 잦다.
이번 회의 난도는 거의 평균 수준으로, 비유하자면 별 5개 기준, 3~3.5개 수준. 아주 까다로운 문제가 없었다.
-지문에서 공부해 두어야 할 말 : 지문 중에 보인 ‘온종일/해 질 녘이면/뒹굴며 노느라’를 한번쯤 살펴볼 필요는 있다. 왜 그런가 하고 그 이유를 간단히라도 살펴보는 것이 제대로의 공부이자 다음 공부의 확실한 밑천이 되므로. ‘해 질 녘’의 띄어쓰기 원리는 지난번에 다뤘으므로 그 부분들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해지다’라는 동사가 없으므로 ‘해질 녘’이라 적지 못하는 것)
-온종일
‘온종일’은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동안’ 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내’를 뜻하는 명사/부사다. 다시 말해서 글자 그대로의 뜻이 아니다. 글자 그대로의 뜻이라면 ‘모든 종일’이 되어야 하니까. 그래서 한 낱말의 복합어로 삼은 것. 하지만 ‘온 가족/온 세계’ 등은 두 낱말이다. 왜 그럴까. 글자 그대로 ‘모든 가족, 전 세계’의 뜻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에도 이곳에서 여러 번 설명한 말들이기도 하다.
-뒹굴며 노느라
여기에 쓰인 ‘뒹굴다’와 ‘놀다’는 서로 동격이다. 즉, 이 두 말 중 무엇이 주이고 무엇이 보조적이라는 구분이 없다. 따라서 뒤의 ‘놀다’는 보조용언이 아니므로,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보조용언의 붙여 쓰기 대상에 들지 못한다. 그러므로 지문에서처럼 띄어 적어야 하고, 붙여 쓰면 잘못이다.
반면 지문에 보이는 ‘뛰어놀다’는 아예 한 낱말의 복합어로 삼은 말이다. 글자 그대로의 뜻이 아닌 ‘맥박이나 심장 따위가 세게 뛰다’라는 뜻도 있기 때문이다. 그 준말인 ‘뛰놀다’도 당연히 한 낱말의 복합어.
또 지문에 보이는 ‘안아 주다’는 <표준>에 따르면 이렇게 띄어 적어야 하고, 맞춤법 규정에 따라 원칙적으로 표기를 할 경우에도 이렇게 띄어 적어야 한다. 여기서 ‘주다’는 보조용언으로서 <표준>에 따르면 ‘동사 뒤에서 ‘-어 주다’ 구성으로 쓰여, 앞 동사의 행위가 다른 사람의 행위에 영향을 미침을 나타내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때 <표준>의 태도가 문제. <표준> 사전에서는 ‘구성’의 임의 해체/변용을 인정하지 않는다. 오랜 관행으로 굳어진 어법상의 틀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맞춤법 규정에서는 ‘-어/아’의 활용에서 보조용언은 붙여 쓰기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이에 따르면 ‘안아주다’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이러한 논란을 회피하고자 처음부터 <표준>에 따르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천명해 오고 있다.
[의견] 이 보조용언 붙여 쓰기 허용 규정 배제 외에는, 다른 ‘구성’에 대해서는 <표준>의 태도가 일응 타당한 것으로도 보인다. 단순한 예로, ‘~을까 보다’와 같은 경우 이것을 구성으로 정리하지 않으면 ‘~을까봐, ~을까보다, ~을까보니’와 같은 수많은 변용의 경우에 이를 통일하는 일이 여간만 한 일이 아니게 된다... 그럼에도 보조용언 붙여 쓰기 허용 규정을 수많은 ‘구성’으로 묶는 일은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 출제된 문제 : 온종일 뛰어놀지 않고는 ____ 개구쟁이 ____ 해 질 녘이면 가족처럼 아끼던 ____ 함께 정류장 ____ 앉아 퇴근하는 어머니를 기다리곤 했다. ____ 뒹굴며 노느라 얼굴과 손발이 ____ 어머니는 나를 항상 ____ 안아 주셨다.
- 주어진 말들 : 어린 시절/어린시절; 스스럼없이/서스럼없이; 건넛편에/건넌편에/건너편에; 베길 수 없었던/배길 수 없었던; 거무틱틱했지만/거무티티했지만/거무튀튀했지만; 복실강아지와/복슬강아지와; 하루내내/하루 내내
- 정답 : 온종일 뛰어놀지 않고는 베길 수 없었던/배길 수 없었던(o) 개구쟁이 어린 시절(o)/어린시절 해 질 녘이면 가족처럼 아끼던 복실강아지와/복슬강아지와(o) 함께 정류장 건넛편에/건넌편에/건너편에(o) 앉아 퇴근하는 어머니를 기다리곤 했다. 하루내내/하루 내내(o) 뒹굴며 노느라 얼굴과 손발이 거무틱틱했지만/거무티티했지만/거무튀튀했지만(o) 어머니는 나를 항상 스스럼없이(o)/서스럼없이 안아 주셨다.
문제 풀이의 상세 부분은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과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해당 부분 전재분이다. (주기[朱記] 부분은 추가 설명분). 늘 하는 말이지만, 단순히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을 다룬 것이 아니며, 설명에 포함된 것 중에는 무척 까다로운 고급 문제감들도 적지 않다. 그런 것들이 출제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것들도 반드시 한꺼번에 익혀들 두시기 바란다. 그중에는 고난도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고, 일상적인 것들도 있다. 그런 것들 중 특히 아직 출제되지 않은 것들에도 주목하여 익혀두시기 바란다.
[풀이]
-어린 시절/어린시절 : 복합어 구분 문제. 이런 문제 앞에서는 주어진 말에 매달리지 말고 얼른 다른 말들을 넣어 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상대어 ‘늙은 시절’ 따위. ‘어린 시절, 늙은 시절’이 한 낱말이 되면 ‘철든 시절, 나이 든 시절’까지도 한 낱말이 되어야 한다. 즉, 글자 그대로의 뜻만으로도 충분한 말들은 구태여 높은 단계의 (늘 붙여 써야 하므로) 복합어로 삼지 않는다.
이와 달리 일부 한자어의 경우에는 한 낱말의 복합어로 삼는 경우가 있다. ‘사철’과 동의어인 ‘사시절(四時節)’과 좋은 때를 뜻하는 ‘호시절(好時節)’ 따위가 그것인데 한자어에는 분리 표기를 할 경우에는 한자어의 축약 기능상 몹시 어색해지는 것들이 있다 (‘호시절’을 ‘호 시절’로 분리 표기해 보라). ‘요순시절(堯舜時節. 요임금과 순임금이 덕으로 천하를 다스리던 태평한 시대)’이나 ‘낙화시절(落花時節. 꽃이 지는 때)’과 같은 말은 글자 그대로의 뜻이 아닌 의미 특정이 이뤄진 경우이다.
-스스럼없이/서스럼없이 : 이곳에서 바로 지난 회에 다뤘다. 관련 낱말들을 예시하면서... 이 말은 표준어 표기 외에 띄어쓰기 문제로도 출제될 수 있으니 주의들 하시도록. ‘스스럼없다(o)/스스럼 없다(x)’이다. 해당 부분의 일부를 다시 한 번 더 전재한다.
⑵‘-없다’가 붙은 말들 중
①띄어쓰기에 주의해야 할 낱말들(한 낱말로서, 반드시 붙여 써야 함) : 어처구니없다≒어이-/터무니-/버릇-/문제-/의지가지-/정신-/보잘것-≒볼품-/빈틈-/물샐틈-/하잘것-/간데-/갈데-/간곳-/난데-/온데간데-≒간데온데-/쓸데-/거침-/인정사정-/진배-≒다름-/허물-≒스스럼-/아랑곳-.
②일반적인 복합어들 : 가뭇-/가량-/가없다≒한-/간단(間斷)-/경황-/그지-/기탄-/꼼짝-/꾸밈-/꿈쩍-/끄떡-≒까딱-/끊임-/끝-/낯-/느닷-/다름-/다시-/대중-/더-/덧-/두말-/뜬금-/막힘-/만유루(萬遺漏)-/맛-/맥-/멋-≒구성-/무람-/밥맛-/변함-/부질-/분별-/빠짐-/사정-/상관-≒관계-/서슴-/세월-/소용-≒쓸데-/속-/속절-≒덧-/손색-/수-/숨김-/실-/싹-≒싹수-/아낌-/아랑곳-/얌치-/어김-/어림-/여지-(단, 가차 -)/열-/염치-/영락-≒틀림-/유감-/유례-/일-/자발머리-≒자발-/재미-/ 주책-/지각(知覺)-/채신머리-≒처신-/치신-/채신-/철-/터무니-/턱-/틀림-/하릴-/하염-≒끝-/한량-≒그지-/형편-/힘-.
[주의1] 그러나, 앞에 꾸미는 말이 올 때에는 띄어 씀. 즉, 위의 말들은 ‘명사+있다/없다’의 꼴이기 때문에 앞에 꾸밈이 붙는다는 것은 명사의 기능을 살리는 일이 되므로 붙여 쓸 수 없게 되는 것. <예>아무 쓸데 없는; 별 꾸밈 없이; 아무 끝 없이; 아무런 탈 없이 잘 지내느냐. 즉, 명사에 붙어 동사화하는 ‘삼다/나다/짓다/들이다’의 경우와 같음.
[주의2] 다음 말들은 흔히 쓰이지만 복합어가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함 : ‘남김 없다; 거리낌 없다; 부담 없다; 필요 없다; 가차 없다; 자신 없다’. ☜[고급]그러나, ‘-없이’의 꼴로 결합할 때는 파생어(부사)로 보아 앞말과 붙여 적을 수 있음. ¶남김없이/내남없이/말없이/맥없이/밤낮없이. 즉, ‘없이’가 단독 부사로 쓰일 때에는 ‘하는 수 없이 그의 말을 따랐다/사고 없이 공사를 끝내게 되어 다행이다/가차 없이 일벌백계하다/특정한 징후도 없이 우리 사회가 병들고 있다.’와 같이, ‘없이’를 앞말과 띄어 적지만, 합성부사일 때는 위의 예에서처럼 앞말에 붙여 적음.
- 건넛편에/건넌편에/건너편에 : 이 역시 이곳에서 여러 번 다뤘다. ‘건너편’은 그냥 ‘건너편’이 표준 표기다. 관련 부분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개울 건너 저 산 아래 건넌집에 좀 다녀와라 : 건넛집의 잘못.
건넌집[명] 이웃하여 있는 집들 가운데 한 집 또는 몇 집 건너서 있는 집.
건넛집[명] 건너편에 있는 집.
건넌방[-房][명] 안방에서 대청을 건너 맞은편에 있는 방.
건넛방[-房]/건넛산[-山][명] 건너편에 있는 방/산.
건넛마을[명] 건너편에 있는 마을.
- 베길 수 없었던/배길 수 없었던 : 이 또한 이곳에서 ‘박히다/박이다’를 설명하면서 그와 함께 여러 번 다뤘던 말이다.
◈머릿속 깊숙이 박힌 생각인데 쉽게 바뀔 수 없어 : 맞음. ←박히다[원].
마디마디 못이 박힌/배긴 어머니의 손 : 박인의 잘못. ←박이다[원]
노동은 근로자의 손바닥에 굳은살이 배기게 하고 : 박이게의 잘못.
틀에 박인 직장 생활 : 박힌의 잘못. ←박히다[원]
[참고] 종일 누워 있었더니 등이 배긴다 : 맞음. ←배기다[원]
[설명] ‘박다‘의 피동이 ‘박히다’이며, ‘박이다’는 자동사.
박이다[동]①버릇/생각/태도 따위가 깊이 배다. ②손바닥/발바닥 따위에 굳은살이 생기다.
박히다[동] ①‘박다’의 피동사. ¶벽에 박힌 못; 손가락에 가시가 박히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결혼반지; 물방울무늬가 박힌 블라우스; 옷장 속에 아무렇게나 박혀 있는 옷들; 요직에 박혀 있는 동창들을 잘 활용만 하면; 시선은 허공에 박혀 있었다; 물속에 머리가 박히는 고문; 나무뿌리는 땅속 깊이 박혀 있었다; 명함에는 사장이라는 두 글자가 박혀 있었다. ②사람이 한곳에 들어앉아 나가지 아니하는 상태를 계속하다. ¶시골에 박힌 이후로는 두문불출; 실연 후 방구석에 종일 박혀 있다. ③어떤 모습이 머릿속/마음속에 인상 깊이 새겨지다. ¶날 바라보던 여인의 시선이 뇌리에 박혀 떠나질 않는다. ④머릿속에 어떤 사상/이념 따위가 깊이 자리 잡다. ¶근검절약 정신이 뼛속까지 박힌 사람. ⑤행동/생활이 딱딱하게 느껴질 정도로 규격화되다. ¶틀에 박힌 직장 생활이 그의 체질에는 맞지 않았다. ⑥점/주근깨 따위가 자리 잡다. ¶얼굴에 주근깨가 잔뜩 박혀 있었다.
배기다[동] 바닥에 닿는 몸의 부분에 단단한 것이 받치는 힘을 느끼게 되다.
- 거무틱틱했지만/거무티티했지만/거무튀튀했지만 : 이 또한 다룬 말. 해당 부분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주의할 것은 ‘가무퇴퇴하다’도 표준어라는 점. ‘가무퇴퇴-<거무튀티-’의 관계
◈얼굴이 가무틱틱(거무틱틱)해서 건강해 보이더군 : 가무퇴퇴/거무튀튀의 잘못. [설명] ‘가무틱틱하다<거무틱틱~’ 등은 없는 말.
가무퇴퇴하다<거무튀튀하다[형] 너저분해 보일 정도로 탁하게 가무스름하다. <!--[endif]-->
- 복실강아지/복슬강아지 : ‘살이 찌고 털이 많아서 귀엽고 탐스럽다’를 뜻하는 말은 ‘복슬복슬하다’이고 ‘복실복실하다’는 잘못. 따라서 복슬복슬한 강아지는 ‘복슬강아지’이며 ‘복실강아지’는 잘못으로 없는 말.
- 하루내내/하루 내내 : 이 또한 이곳에서 예제로 다룬 말이다. ‘여름내, 겨울내(x)/겨우내(o), 가을내(x)/가으내(o)’ 등이지만, ‘내내(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의 경우는 띄어 적는 별도의 낱말(부사)이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달리 말하면 ‘내’는 부사 ‘내내’와 같은 의미를 갖는 접사여서 앞말에 붙여 적지만, ‘내내’는 독립 부사여서 띄어 적는다.
◈가을내 거두고 겨울내 갈무리하느라 바빴지 : 가으내[부], 겨우내[부]의 잘못.
[설명] ‘-내’는 ‘내내’를 뜻하는 부사적 접사. ‘내내’의 뜻을 갖는 말로는 ‘삼동내(三冬-)/여름내’ 등도 있으나, ‘가으내/겨우내’는 ‘ㄹ’탈락 낱말이므로 유의! ‘내내’는 아래에서 보듯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를 뜻하는 독립 부사.
가으내[부] 가을 내내, 한가을 내내.
삼동내[三冬-][부] 추운 겨울 석 달 내내.
***
어느새 이 우리말 겨루기가 700회를 넘겼다. 2003.6.25.에 첫 방송을 시작하여 이제 머지않아 15살에 이르게 된다. 이보다 더 장수한 프로그램들도 적지 않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초창기 방송 포맷이 정립되지 않았을 때 시청률이 하향 곡선을 그리다가 꾸준한 단계로 접어 들어서서는 두 자릿수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다가 CP가 바뀌고 한 지붕 두 가족 살림이 시작되면서 (외주 제작사가 두 개로 늘어남) 괴상한 한자어 출제 등으로 구설에 오르고, 잦은 특집을 남발하면서 점차 하향세로 돌아섰다. 요즘엔 8%대에 오르기도 힘겨워 보인다. 예전에 이 <우겨>보다 낮았던 <한국인의 밥상>은 아직도 꾸준히 8%대를 지키는 것을 건너다보면서 제작진들의 자성이 필요하다. 그런 생각이 든다.
화려했던 과거를 돌아보면 그렇지만, 4~5%만 돼도 크게 자축하는 케이블 티브이 등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성과는 아니다.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중에도 3~4%에 머무르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점도 그렇고.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의 장수화에 가장 핵심적인 게 무엇인가는 모두 다 안다. 가장 기본적인 요건, 곧 방송(내용/포맷)은 시청자들이 정하는 것이지 제작자들이 시청자에게 일방적으로 제시하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점, 바로 그것이 아닐까.
15주년이 되는 올 6월 25일도 월요일이다. 자축연에 시청자들로 뜨거운 박수로 참여하는 그런 잔치 자리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오늘도 여전히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시게 되길 기원한다. [끝]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집팀들이 해체된 지도 10여 년이 넘는다.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17 개정판. 768쪽
-2009년 이후 2016년 말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두 번째의 개정판.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열공 우리말> 2017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