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도서관에 함께 가는 이쁜 중년 부부들
일요일인 어제 느지막한 점심때의 일입니다.
시한 내에 마쳐야 할 일 때문에 새벽부터 매달려
그 일을 끝내고 나서야 점심을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전에 발표된 <이상문학상> 수상작들을
모아놓은 책자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때 그걸 보내준 이 생각이 났습니다.
문학상 실무를 처리하는 간부인 덕분에
그게 출간되자마자 보내준 사람입니다.
내 바쁜 일 때문에 고맙다는 인사를 즉시 하지 못했다는 생각과 함께요.
문자를 보내자, 답이 왔습니다.
부인과 함께 도서관에 와 있다는...
독서 목록에 올려진, 다 읽지 못한 것들을 읽으러 갔답니다.
40대 중년 부부가 쉬는 날에 함께 책을 읽으러 도서관에 가기.
그 정경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안이 훈훈해져 왔습니다.
그 얼마나 아름다운 풍정인지요...
<화가 : 미상>
제가 서재 삼아 애용하는 도서관에도
가끔 부부들이 옵니다.
대부분 한 사람은 수험생입니다 : 공인중개사, 교사, 보험설계사...
남은 한쪽이 응원차(?) 함께한 것이니, 그도 아름답습니다.
그래도 더욱 아름다운 것은 나란히, 혹은 마주 앉아
읽고 싶었던 어떤 책(들)인가를 읽고 있는 부부들이겠지요.
어제 저는 두 번 고마워해야 했습니다.
책을 보내준 것도 그렇고, 그처럼 아름다운 부부의 그림을
떠올리게 해준 그에게요.
내가 머무는 세상은 때때로
아름다운 사람들이 그리는 아름다운 그림 덕분에
더욱 아름다워집니다. -溫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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