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KTX, SRT, ITX, O.V Train... 정확히 뭘 뜻할까요?
어느 날 역에 나가서 사람을 기다리는데
타고 오는 차가 ITX라 하더군요.
그게 뭔 말인가 싶어서, 무엇의 약자냐고 역무원에게 물었습니다.
네 번째에서야 답이 나왔습니다.
일반 직원이 아닌 관광 안내소 근무 직원에게서요.
GTX, KTX, SRT, ITX, O.V Train, A train, S train...
모두 기차와 관련되는 말들이고 흔히 듣고 쓰는데,
갈수록 늘어나서 정신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이 뭔 말인가 싶어서 ‘코레일’에 들어가 보면
제대로 된 종합 설명은 고사하고,
뭔 말인지 설명해 놓은 것조차도 없습니다.
그러니 역무원들조차도 제대로 답하는 이들이 드문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흔히 쓰는 말부터 살펴보죠. 조금 더 전문적으로 설명하면
이들 열차에 쓰이는 기관차 방식이 모두 다른데요.
그건 무시하고 일반 고객으로서만 짚어보기로 합니다.
1. KTX : Korea Train Express의 약자
잘 아시는 ‘산천호’ 등의 이름으로, 현재로는 가장 빨리 달리는 열차.
영업 속도 시속 300km인데, 도입 당시(1994)의 기준 표준을 채택해서
요즘 다른 나라의 것들에 비해서는 많이 후진(?) 편입니다.
최근 중국의 전국에서 개통된 중국형 고속열차 중 최고 속도는 400km대.
10여 년 전의 시험 운행에서 이미 세계 최고 속도인 560km대를 기록했죠.
(하지만 실제 운행 속도는 상당수가 150~250km 수준. 철로 문제 때문)
2. ITX : Intercity Train Express의 약자
제가 위에서 언급했던 겁니다. 역무원들조차 그 약자를 제대로 모르던.
편하게 생각해서 전동형 급행열차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열차 수준은 새마을급 정도인데, 디젤 기관차 대신 전기로 달립니다.
‘ITX 춘천’ 등의 이름으로 많이 알려진 열차입니다만
일반 노선에서도 많이 운행됩니다.
현대로템이 제작한 전동 기관차를 씁니다.
3. SRT : Super Rapid Train의 약자
철도 사업 민영화 조치 1호로 설립된 수서고속철이 운영하는
수서발 고속열차 이름입니다. 수서고속철의 영문 표기는 Supreme Railways.
출발역이 수서라는 게 KTX와 가장 차이 나는 부분.
4. GTX : Great Train Express의 약자
최근 각광을 받고 있죠. 이것은 수도권 전역을 한 시간 이내로 연결하는
지하 고속 전철입니다. 땅속 40~50미터 지점에 건설되는데
표정속도(表定速度. 정차 시간을 반영한 운행 속도)가 시속 100킬로대로
운행 속도는 200킬로쯤 됩니다.
3가지 노선이 확정돼 있고 노선 D가 검토 대상. 2021년에 개통 목표인데
노선 A(운정-동탄)를 제일 먼저 시작했습니다.
완성되면 동탄-서울 삼성 간을 18분대에 주파합니다. 현재는 66분 소요.
노선 B는 청량리-송도, 노선 C는 의정부-금정으로 확정돼 있습니다.
5. 그 밖에 O.V Train, A train, S train... 등
코레일에서 판매하고 있는 영업 상품명들입니다.
O.V Train은 중부 내륙 관광열차랍니다. V는 협곡(valley)에서 딴 말인 듯한데
O에 대해서는 짐작도 하기 어렵습니다.
A train은 정선아리랑 관광열차입니다. A는 아리랑에서 온 듯...
S train은 남도해양 관광열차인데, S는 South에서 온 듯합니다.
이처럼 추측으로만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코레일 홈페이지 어디에도
이 상품들에 대한 올바른 뜻풀이를 해놓은 게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 웃기다 못해 한심 찬란하달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고요? 그런 뜻풀이나마 있어야 고객들이 무슨 상품인지를
기억하는 데에 도움이 되거든요. 자기네들끼리만 통용되는 그런 이름들을
마치 강매하는 듯만 해서 기분이 좀 그렇습니다.
고객들은 몰라도 되고, 그저 상품이나 사라 하는 것 같거든요.
-溫草 [Feb.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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