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3회(2018.2.12.)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달인 도전 편)
-김명신 님 우승! : 턱받침(x)/턱받이(o), 시퍼래진(x)/시퍼레진(o)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검색해 보세요. 그걸 습관화하면 됩니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금상첨화죠.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보는 것. 단,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요. 낱개의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쉬 지쳐서 중도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 등)에서 전혀 힘을 못 씁니다. 실제로 두 달 정도만 시간을 투자하여 원칙들을 공부하고 나면 그 뒤로는 아주 편해집니다. 맞춤법/띄어쓰기 앞에서 우리말이 어렵다는 소리부터 습관적으로 앞세우는 사람들을 보면, 영문법 공부에는 몇 년을 투자하면서도 우리말 어법 공부에는 채 두 달도 투자하지 않은 이들이죠. -溫草 생각.
□ 맞춤법 문제
맞춤법 관련 문제로 출제된 것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이었다.
-한 낱말의 복합어 찾기 : 00소리→갖은소리
-올바른 표기 →사이시옷 문제 : 치맛자락/치마자락
-표준어와 비표준어 구분하기 : 턱받침/턱받이.
사이시옷 문제는 기본적인 수준이므로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으리라. 올바른 말 ‘턱받이’ 외에 ‘턱받침/턱받기’는 흔히 잘못 쓰는 말들. 그중 ‘턱받기’는 북한어인데, 일부 작가들의 작품에 보이고 있어서 표준어로 잘못 알기 쉽다. 주의!
늘 하는 말이지만 우리 작가들 중에는 사전 들춰보는 일을 생략하는 이들이 워낙 많아서 작품 속에서 대한 말이라 하여 표준어(올바른 말)로 여겼다가는 실수하기 십상. 얼마 전의 달인 도전자 역시 작품 속에서 흔히 접했던 말이라 쉽게 얼른 고른 표기 때문에(그런 말들일수록 두 번 다시 검토하지 않게도 된다) 낭패한 적이 있다.
‘00소리→갖은소리’의 경우, ‘-소리’가 들어간 올바른 복합어를 찾는 문제였는데, 다른 때와는 달리 두 번 만에 정답을 골랐다. 익히 알다시피 이런 문제의 해법에서는 풍부한(?) 어휘 실력이 뼈대이자 핵심을 이룬다. 즉, ‘’-소리‘가 들어간 올바른 한 낱말의 복합어들을 많이 알고 있을수록 정답 고르기에서 유리하다.
이 ‘소리’가 들어간 말들은 이곳에서도 몇 번 다뤘다. 분량이 많지만 다시 한 번 더 전재한다. 아래에서 보듯 출제된 말들도 적지 않다. 그만큼 출제자들에게 사랑(?)받는 계통의 말들이다. [맞춤법 책자가 아닌, 사전의 ‘소리’ 항목에 편제되어 있다.]
◇‘소리’가 들어간 주요한 말들
목소리[명] ①목구멍에서 나는 소리. ②의견/주장의 비유. ③≒목구멍소리(목구멍, 즉 인두의 벽과 혀뿌리를 마찰하여 내는 소리). [유]목청/목청소리/육성
큰소리1•[명] ①목청을 돋워 가며 야단치는 소리. ②남 앞에서 잘난 체하며 뱃심 좋게 장담하거나 사실 이상으로 과장하여 하는 말. ③남한테 고분고분하지 않고 당당히 대하여 하는 말. [유]꾸중/허풍/호언
큰소리2[명] <佛>범패 가운데, ‘짓소리’를 달리 이르는 말. 꿋꿋하고 길게 끌며 합창하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
앞짧은소리[명] ①장래성이 없거나 장래의 불행을 뜻하게 된 말마디. ②앞으로 하지 못할 일을 하겠다고 섣불리 하는 말
짓소리[명] <佛>범패 가운데 가사가 대개 산문이나 산스크리트 어로 된 가장 긴 소리. 홑소리를 다 배운 범패승이 배우고 합창으로 부른다.
잔소리[명] ①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음. 그 말. ②필요 이상으로 듣기 싫게 꾸짖거나 참견함. 그런 말. [유]꾸중/설교/잔사설
혼잣소리[명] ≒혼잣말(말을 하는 상대가 없이 혼자서 하는 말). [유]독어/독언/혼잣말
한목소리•[명] ①여럿이 함께 내는 하나의 목소리. ②같은 견해/사상의 표현.
군소리•[명] ①하지 아니하여도 좋을 쓸데없는 말. ②잠이 들었을 때 꿈결에 하는 말. ③몹시 앓을 때 정신없이 하는 말. [유]객설/두말/사족
볼멘소리•[명] 서운하거나 성이 나서 퉁명스럽게 하는 말투.
쇳소리[명] ①쇠붙이가 부딪쳐서 나는 소리. ②쨍쨍 울릴 정도로 야무지고 날카로운 목소리의 비유.
딴소리•≒딴말[명] ①주어진 상황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말. ②미리 정해진 것이나 본뜻에 어긋나는 말.
찍소리<짹소리[명] 아주 조금이라도 반대하거나 항의하려는 말/태도.
끽소리<깩소리•[명] 아주 조금이라도 떠들거나 반항하려는 말/태도. [유]기척
깩소리•[명] 조금이라도 떠들거나 반항하려는 말/태도.
짹소리[명] 조금이라도 반대하거나 항의하려는 말/태도.
맞소리[명] 서로 동시에 마주 응하는 소리.
별소리•[別-]≒별말[명] ①별다른 말. ②뜻밖의 별난 말. [유]별말씀
선소리1[명] 이치에 맞지 않은 서툰 말.
선소리2[명] 대여섯 사람이 둘러서서 서로 주고받으며 속요를 부름. 그 속요.
잡소리[雜-][명] ①≒잡음(雜音)(시끄러운 여러 가지 소리). ②‘잡말(쓸데없이 하는 잡스러운 말)’의 낮잡음 말. ③잡스러운 노래. [유]잡담/잡음/잡가
감창소리[명] 성교할 때 내는 소리.
갖은소리•[명] ①쓸데없는 여러 가지 말. ②가진 것도 없으면서 가진 체하며 뻐기는 듯이 하는 말.
개소리[명] 아무렇게나 지껄이는 조리 없고 당치 않은 말을 비속하게 이르는 말.
개소리괴소리[명] 개 짖는 소리와 고양이 우는 소리라는 뜻으로, 조리 없이 되는대로 마구 지껄이는 말의 속칭. [유]횡설수설
개기침소리[명] 개가 짖는 소리처럼 목 안 깊은 곳에서 나오는 기침. 후두염 환자에게서 많이 볼 수 있음.
객소리[客-]≒객설[客說][명] 객쩍게 말함.
거짓소리≒가성[假聲][명] 일부러 꾸며 내는 목소리.
단골소리[명] 늘 정하여 놓고 하는 말/타령.
돈소리[명] 돈에 대하여 자꾸 하는 말.
뒷소리•[명] ①≒뒷말(일이 끝난 뒤에 뒷공론으로 하는 말). ②뒤에서 응원하는 소리. ③맞대놓고는 말을 못 하고 뒤에서 치는 큰소리.
우는소리•[명] 엄살을 부리며 곤란한 사정을 늘어놓는 말.
죽는소리[명] 변변찮은 고통/곤란에 대하여 엄살을 부리는 말.
바쁜소리•[명] 몹시 급한 형편이나 딱한 사정에 처해서 하는 말.
산소리•[명] 어려운 가운데서도 속은 살아서 남에게 굽히지 않으려고 하는 말.
제소리•[명] 본심에서 나오는 말.
발림소리•[명] 상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하여 하는 말.
별옴둑가지소리[別-][명] 별의별 괴상한 소리.
볼찬소리[명] 성이 나서 볼이 부어 내는 소리.
억지소리•[명] 조리가 닿지 아니하는 말.
웃음엣소리[명] 웃기느라고 하는 말.
억보소리[명] 억지가 센 사람의 소리라는 뜻으로, 쓸데없이 내세우는 고집의 비유.
열소리[명] 어린 소리.
오만소리•[五萬-][명] 수다하게 지껄이는 구구한 소리.
짠소리[명] 남을 나무라며 맵짜게 쏘아붙이는 소리.
똑소리•[명] 말/행동 따위를 똑똑하게 하는 일.
헌소리[명] 조리에 맞지 아니하는 말.
헛소리•[명] ①실속이 없고 미덥지 아니한 말. ②잠결/술김에 하는 말. ③앓는 사람이 정신을 잃고 중얼거리는 말. [유]군소리/췌언/허튼소리•
흰소리•[명] 터무니없이 자랑으로 떠벌리거나 거드럭거리며 허풍을 떠는 말. [유]호언/큰소리/흰수작
허튼소리•[명] 함부로 지껄이는 말. [유]망발/망언/헛소리
뚱딴짓소리[명] 느닷없이 하는 엉뚱한 소리.
다리아랫소리•[명] 머리를 다리 아래까지 숙여 내는 소리라는 뜻으로, 남에게 굽실거리거나 애걸하며 하는 말.
생소리•[生-][명] ①이치에 맞지 아니하는 엉뚱한 말. ②노래를 할 때에 가다듬어서 내는 소리가 아니라 목에서 나오는 대로 소리를 냄. 그런 소리. [유]헛소리
놀소리•[명] 젖먹이가 누워 놀면서 입으로 내는 소리.
도깨비소리•[명] 내용이 전혀 없고 사리에 맞지 않는 터무니없는 이야기.
막소리1[명] ≒막말(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말함).
모깃소리[명] ①모기가 날아다닐 때 내는 소리. ②아주 가냘픈 소리의 비유.
외마디소리[명] 오직 한결같은 단조로운 소리.
왼소리[명] ①사람이 죽었다는 소문. ②험하거나 궂은 소리.
궂은소리[명] 사람이 죽었다는 소리.
궁근소리[명] 웅숭깊은 소리.
실소리[實-][명] 거짓이 없는 진실한 말.
신소리•2[명] 상대편의 말을 슬쩍 받아 엉뚱한 말로 재치 있게 넘기는 말.
쓴소리[명] ≒고언[苦言](듣기에는 거슬리나 도움이 되는 말).
겉목소리[명] 건성으로 하는 말소리.
뭇소리[명] 여러 사람이 이러니저러니 하는 말.
밭은소리[명] ①어울리지 아니하거나 얄밉게 하는 소리. ②숨이 차거나 기침 따위가 나서 잇따라 말하지 못하고 자주 짧게 끊어지는 소리.
혀짜른소리[명] ‘혀짤배기소리(혀가 짧아서 ‘ㄹ’ 받침 소리를 똑똑하게 내지 못하는 말소리)’의 잘못.
혀짜래기소리≒혀짤배기소리[명] 혀가 짧아서 ‘ㄹ’ 받침 소리를 똑똑하게 내지 못하는 말소리.
혀아랫소리[명] 잘 들리지 아니하게 입 안의 소리로 하는 말.
거듭소리[명] ≒복음[複音](①소리의 처음과 끝이 다르게 나는 소리. ②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높이의 음을 동시에 내는 일).
대중소리[大衆-][명] ≒표준음(어떤 말의 표준이 되는 발음).
고름소리[명] ≒매개모음/조음모음. 자음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두 자음 사이에 끼워 넣는 모음. ‘먹으니’, ‘손으로’에서 ‘-으-’ 따위.
버릇소리[명] ≒익은소리/습관음(어법에는 어긋나지만 널리 쓰여 일반의 버릇으로 굳어진 소리).
머리소리[명] ①≒두음[頭音](단어의 첫소리). ②머리 전체, 코 안의 높은 곳을 울려 내는 높은 소리.
꼬릿소리[명] ≒받침(한글을 적을 때 모음 글자 아래에 받쳐 적는 자음)
센소리[명] 된소리와 거센소리의 총칭.
쌍소리[명] ‘상소리(거칠고 상스러운 마소리)’의 센말. [유]비어/비속어/상말
꺾는소리≒꺾어내는소리[명] 판소리나 전라도 민요 따위의 창법에서, 본디 음보다 높이 낸 다음 끌어내리는 목소리.
노랑목소리[명] ≒노랑목(판소리 창법에서, 목청을 떨어 지나치게 꾸며 속되게 내는 목소리.) ☜‘놀량목’은 잘못.
떠는소리[명] 피리/대금 따위의 관악기 연주에서 떨어서 내는 소리. 판소리 창법에서 떨어서 내는 목소리.
덜미소리[명] 판소리/잡가의 창법에서, 크고 높은 소리를 배 속에서 바로 위로 뽑아내는 소리.
붙임소리[명] 판소리에서, 장단 안에 말을 많이 넣거나 적게 넣거나 하여 자유자재로 이어나가는 수법의 소리.
불림소리[명] 허튼춤 따위에서, 서로 흥을 돋우려고 외치는 ‘좋지’, ‘좋아’, ‘얼씨구’ 따위의 소리.
재줏소리[명] 판소리에서, 목소리가 약하거나 재치 있는 사람이 변칙적인 솜씨로 내거나 이어 가는 소리.
토막소리[명] 온바탕이 못 되는 판소리의 부분.
통소리[명] 성악에서, 목소리를 아름답고 섬세하게 굴리지 아니하고 내는 생경한 소리.
자취소리[명] 발자국 소리. ¶발소리[명]
신소리1[명] 신을 끌면서 걸을 때 나는 소리.
횃소리[명] 닭이 홰를 치는 소리.
메김소리≒메기는소리[명] 민요를 부를 때 한 사람이 앞서 부르는 소리.
받는소리[명] ①민요에서, 한 사람이 앞소리를 메기면 뒤따라 여럿이 함께 받아 부르는 소리. ②≒바라지(경상도, 강원도, 제주도 등지의 무당 노래에서, 으뜸 무당이 부르는 노래 사이사이에 뜻 없는 말. 받는 소리.)
선소리(先-)/앞소리≒메기는소리[명] 민요를 부를 때 한 사람이 앞서 부르는 소리.
앉은소리[명] 잡가에서, 앉아서 부르는 방식. 그렇게 부르는 소리.
요령잡이소리[鐃玲-]/행상소리[行喪-][명] ≒상엿소리(상여꾼들이 상여를 메고 가면서 부르는 구슬픈 소리).
비빔소리[명] <醫>염발음(捻髮音). 가슴을 청진할 때에, 폐에서 들리는 소리. 머리카락을 비빌 때에 갈리는 소리와 비슷함.
겨릿소리[명] 겨릿소를 부리며 일정한 장단 없이 가락을 죽죽 빼어 부르는 노래.
광대소리[명] ≒판소리(광대 한 사람이 고수(鼓手)의 북장단에 맞추어 서사적(敍事的)인 이야기를 소리와 아니리로 엮어 발림을 곁들이며 구연(口演)하는 우리 고유의 민속악).
김매기소리[명] ≒논매기 노래(논에서 김을 맬 때 부르는 노래의 총칭).
길닦음소리[명] 죽은 이가 이승에 맺힌 원한을 풀고 극락으로 가는 길을 닦아 주는 대목의 소리.
긴절로소리[명] 진도 지방에서, 논매기를 시작할 때에 진양조장단으로 느리게 부르는 들노래.
다듬이소리≒다듬이 가락[명] ‘품앗이 가락’을 상쇠가 받아 치는 소리가 다듬이질 소리와 같다 하는 말.
도리깨소리[명] 도리깨로 보리타작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 전남 우수영 지방에서 부녀자들이 부르는 농요의 하나.
파래소리[명] 논에 물을 대며 부르는 농부가의 하나.
풍장소리[명] ≒자진절로소리(진도 지방에서, 논매기가 끝날 무렵에 일손을 빨리 놀리기 위하여 자진모리장단으로 부르는 들노래).
상사소리≒못소리[명] 진도 들노래 가운데, 논에 모를 심으면서 부르는 중모리장단의 노래.
서우젯소리[명] 제주도 해녀놀이의 세 번째 장면인 쉬면서 오락을 하는 장면에서, 해녀들이 테왁을 장단 삼아 두드리며 부르는 노래.
회방아소리[灰-][명] 시신을 땅에 묻고 흙과 회를 다지며 부르는 경기 민요.
곱소리[명] 코끼리의 꼬리털. 가늘고 부드러우며 망건, 탕건 따위를 만드는 데 씀.
우렛소리1≒천둥소리[명] 천둥이 칠 때 나는 소리. [유]뇌음/천둥소리/뇌성
우렛소리2[명] 동물의 수컷이 암컷을 부르는 소리.
벽제소리[辟除-][명] 벽제할 때에 ‘에라 게 들어섰어라.’, ‘물렀어라.’ 따위로 외치며 잡인의 통행을 금하던 소리.
시위소리[侍衛-][명] 왕/왕비/대군/공주 등이 행차할 때에, 내관(內官)이 곁에 호위하며 외치는 소리. ‘시위, 시위’, ‘옆장봐 시위.’라고 외쳤음. 혼행길에 신랑 신부가 가마를 타고 갈 때에도 하였음.
숨비소리? 해녀들이 물질을 마치고 물 밖으로 올라와 가쁘게 내쉬는 숨소리.
소리소리[부] 잇따라 크게 소리를 지르는 모양.
맞춤법 문제로 출제되지 않고 일반 낱말 풀이로 출제된 ‘다음날’은 ‘다음 날(≒이튿날)’과 다르다. 그 구분이 좀 까다로운 편인데, ‘다음날’과 같은 한 낱말의 경우는 ‘다음’이 언제인지 특정이 되지 않은 때이다. 그 앞에 ‘언젠가 올’ 등의 의미를 첨가하면 이해하기 쉽다.
반면 ‘다음 날’과 같이 띄어 적는 경우는 ‘다음’이 ‘어떤[이번] 차례의 바로 뒤’를 뜻하는 관형사이므로 ‘다음 날’은 ‘일정한 날의 바로 뒤’ 곧 ‘이튿날(어떤 일이 있은 그다음의 날)’과 비슷한 말이다. 이러한 구분은 ‘다음번’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즉, ‘(확정되지 않은) 다음에 오는 차례. 또는 다른 기회’를 뜻한다. 반면 ‘다음 번’은 확정된 다음 차례를 뜻한다. 따라서 예전에도 설명한 것처럼 ‘다음 번 분 들어오세요’에서처럼 다음 차례가 확정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다음 번 분’으로 띄어 적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이 모호할 때도 있다. 이를테면 ‘다음해’의 경우를 보자. ‘언젠가 올 해’의 의미로 ‘다음해’를 쓰기 어렵다. 그러면 ‘다음 해’로 적어야 하는데, 이때도 문제가 생긴다. 바로 다음 해의 경우, 차례순을 뜻하는 ‘다음 해’로 적을 것인가, ‘그다음 해’로 특정해야 할 것인가.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이에 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다. ‘이튿날’의 뜻풀이에 ‘어떤 일이 있은 그다음의 날’로 명확히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참고로, 학자들의 경우에도 이에 관해 의견이 나뉘고 있다. ‘그다음 해’와 구분되는 ‘다음해’를 인정하자는 쪽도 있다.
이 ‘다음’과 관련된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 맞춤법> 내용 일부를 전재하면 다음과 같다. 달인 도전용으로는 이 정도만 익혀도 된다.
◈그는 약속대로 바로 하루 뒤 다음날 돈을 돌려주었다 : 다음 날의 잘못.
그는 시간이 나는 대로 언제 다음 날에 다시 보자고 했다 : 다음날의 잘못.
[참고] 그는 약속대로 하루 뒤인 그 다음날에 나타났다 : 그다음 날의 잘못.
[설명] ①오늘의 다음인 내일, 즉 그다음 날을 가리킬 때는 ‘다음 날’. 그러나 ‘정하여지지 아니한 미래의 어떤 날’은 ‘다음날’임. 즉, ‘뒷날/훗날’로 바꾸어 써도 될 때는 ‘다음날’. ‘다음날’의 준말은 ‘담날’. ②참고 예문의 경우는 ‘그다음 날’을 이튿날로 바꿔 쓸 수 있음. 즉, ‘그다음’은 ‘그것에 뒤이어 오는 때/자리’를 뜻하는 한 낱말.
이튿날[명] 어떤 일이 있은 그다음의 날.
◈[고급] 다음분 나오세요 : 다음 분의 잘못.
다음번 분 올라오세요 : 다음 번 분의 잘못.
우리 다음 번에 만나서 다시 얘기하지 : 다음번의 잘못. ⇐아래 설명 참조.
[설명] ①‘분’이 ‘높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쓰일 때는 앞말에 붙여 써야 함. <예>아내분/남편분; 친구분; 환자분. 그러나 의존명사의 경우에는 띄어 씀. ②‘다음번’은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 올 차례‘를 뜻할 때는 한 낱말. 그러나, 차례가 특정된 경우에는 ‘다음 번’. ¶이제 네가 다음 번이야; 우리 다음번에 보면 그때 다시 얘기하지.
[참고] ‘분’은 다음 예문에서와 같이 의존명사이기도 함. 그러므로, 접사인지 의존명사인지는 그 앞말이 명사인지 관형형인지에 따라 구분. ¶반대하시는 분 계십니까?; 어떤 분이 선생님을 찾아오셨습니다; 여기 계신 분이 먼저 오셨습니다; 아까 왔던 장 형사라는 분, 잘 아시는 분인가요? ⇐앞말이 모두 관형형이므로, 이때의 ‘분’은 의존명사.
□ 달인 도전 문제
-달인 도전 문제
근래 출제되는 달인 도전 문제의 수준은 대체로 평이한 편. 한두 문제 정도는 난도가 약간 높은 것을 끼워 넣기도 하지만, 초창기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가깝다. 문항 수도 7개로 줄었고, 문제어당 시간도 12~13초로서 모자라는 편도 아니다. 어떤 건 수 초 만에 풀 수 있는 것도 있으므로, 다른 말에 시간 배정을 더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체계적인 공부를 하지 않은 채로 문제적 낱말이나 표기 몇 개만 들여다보는 식으로 공부를 해서는 백전백패의 문제들이 나온다. 다시 말하면 원칙을 공부한 뒤에 그걸 응용해서 답을 해야 하는 그런 문제들이 나온다. 게다가 그 수준도 보통 이상으로 높아졌고, 다루는 범위도 넓어졌다.
그런 판국에 문제적 낱말들만 암기하는 식으로 해서는, 그 많은 것들을 저장하기에도 벅차지만 나중에는 서로 엉킨다. 써먹어야 할 때 되레 헷갈리는 일이 잦다.
-이번 회의 문제
지극히 평이했고, 기본적인 것들이 나왔다. 어떤 분은 ‘달인 헌상용’으로 출제된 듯하다고 할 정도로. 까다로운 문제가 전혀 없었다. 공부를 안 한 분들이라면 ‘자신 있게/자신있게’와 ‘제힘으로/제 힘으로’에서 좀 헷갈리셨을 듯하다. 출제된 것들 중에서 최고난도는 ‘자신 있게/자신있게’. [전에도 적었지만, 이런 고난도 문제에서는 평소에 자신이 쓰던 것과 반대되는 걸 고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이번에 출제된 말들은 모두 이곳 문제 풀이에서 직접 다뤘거나 설명에서 간접적으로 다뤘던 것들이었다. 계속 이 문제 풀이에 눈길을 주셨던 분들에게는 아래에 전재되는 자료들이 눈에 익숙한 것들인 것처럼.
☐ 지문에서 공부해 두어야 할 말 : 앞서 1편에 적은 것처럼, 몹시 까다로운 문제어들은 되레 지문에 들어 있었다. 문제 수준을 낮추기 위해서... 바로 ‘멍 들어’와 ‘국가 대표’.
- (넘어지고) 멍들어(x)/멍 들어(o)
한 낱말의 복합어 ‘멍들다’에는 ‘1.마음속에 쓰라린 고통의 흔적이 남다. 2.일이 속으로 탈이 생기다.’의 뜻만 있다. 관용구 '멍(이) 지다'의 두 의미와 똑같다. 다시 말해서 이런 의미로는 ‘멍(이) 지다’와 ‘멍들다’는 동의어다.
하지만, '심하게 맞거나 부딪쳐서 살갗 속에 퍼렇게 피가 맺히다'를 뜻하는 일반적인 의미로는 ‘멍 들다’로 띄어 적어야 한다. ‘멍들다’의 1번 뜻으로 '심하게 맞거나 부딪쳐서 살갗 속에 퍼렇게 피가 맺히다'를 삼으면 되는 간단한 일인데... (무슨 띄어쓰기 규정이 이런지... 참 거지 같다!)
한데, 정작 문제는 이처럼 불합리하고 불편한, 문제적 띄어쓰기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전에도 다룬 바 있지만, '목메다'를 보면 현재는 ‘기쁨/설움 따위의 감정이 북받쳐 솟아올라 그 기운이 목에 엉기어 막히다’의 뜻뿐이다. 실제로 음식 같은 것으로 목이 멘 상태에서는 ‘목메다’를 쓸 수가 없고, 반드시 '목(이) 메다'로 써야 한다. 즉, '천천히 먹어라, 목 멜라'로 적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목메다’의 2번 뜻풀이에 '음식 따위를 급하게 먹는다든지 해서 목이 막히다'를 추가하면 ‘천천히 먹어라, 목멜라’의 표기도 가능해진다.
또 손쉬운 예로 명사 ‘줄서기’를 보자. 이 말이 동사 ‘줄서다’에서 온 듯하지만, 그런 동사는 없고, ‘줄서기’의 뜻도 ‘권력이 있는 사람/기관 등에 붙어서 친분을 맺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뜻뿐이다. 따라서, 순서를 기다리기 위해 장사진을 치는 일은 ‘줄 서기’로 띄어 적어야 한다. 이래서야... 이런 차별(?)이 생기게 된 데는 관용구 ‘줄(을) 대다[끊임없이 계속하여 잇대다]’나 ‘줄(을) 타다[힘이 될 만한 사람과 관계를 맺어 그 힘을 이용하다]’ 등을 우대하는 방침 때문이다.
이럴 때는 동사 ‘줄서다’를 설정하여 ‘1.순서 따위를 기다리기 위하여 길이로 벌여 서다. 2.(비유)권력이 있는 사람/기관 등에 붙어서 친분을 맺다. 3.끊임없이 계속하여 잇대다’로 풀이하고, 3번 뜻으로는 관용구 ‘줄을 대다’와 동의어로 인정하면 된다.
이러한 불편함들이 띄어쓰기 포기자들을 양산하게 된다. 그 출발은 관용구 인정 표기의 지나친 우대 탓이다. 좀 더 예를 들면, ‘수많다(수효가 매우 많다)’는 있는데 '말많다'는 없다. 관용구 '말(이) 많다'로 띄어 적어야만 ‘1.매우 수다스럽다. 2.논란이 많다.’의 뜻이 된다. 이럴 때도, 한 낱말의 ‘말많다’와 띄어 적는 관용구 ‘말이 많다’를 함께 인정하면 된다. 둘 다 같은 뜻으로...
우리말에는 이처럼 관용구적 표기에서 조사를 붙여 띄어 적고, 같은 뜻의 용언으로 인정할 때는 조사 없이 한 낱말로 붙여 적어도 되는 말들이 적지 않다. 내 조사에 의하면 대표적인 것만도 30여 개가 된다. 하루빨리 국립국어원 측의 제대로 된 표제어 재선정 작업이 이뤄졌으면 한다. 그것이 언중들로 하여금 띄어쓰기 전체를 무시/포기하지 않도록 다독이는 데에 도움도 된다.
-국가대표(x)/국가 대표(o)
사전에 ‘대표’가 들어간 한 낱말의 예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수석대표(首席代表) : 여러 대표 가운데의 우두머리.
국민대표(國民代表) : ‘국회의원’을 달리 이르는 말.
비례대표(比例代表) : 비례 대표제 선거에서, 정당의 득표수에 따라 선출되는 대의원.
외교대표(外交代表) : 외교 사절(국가 간의 외교 교섭을 위하여 외국에 파견되는 국가의 대표자 또는 대표 기관).
전권대표(全權代表) : 국제 조약의 체결, 국제회의, 외교 교섭 따위에 국가를 대표하는 권한을 위임받아 파견되는 외교 사절.
지역대표(地域代表) : 어떤 지역의 주민들이 (선거 등으로) 뽑은 대표.
뜻풀이들을 보면 복합어로 일견 수긍이 간다. 밑줄 그은 부분에서 보듯, 글자 그대로의 뜻들이 아니므로. 그러나 ‘국가 대표’의 의미가 뭔가. ‘나라를 대표하여 시합/경연 등에 나가는 사람. 국가별 시합/경연 따위에 나가는 한 나라의 대표’다. 그렇다면 위 말들의 뜻풀이와 견주어도 한 낱말의 복합어로 인정되기에 충분하다.
그런데도 국립국어원에서는 떼어놓고 있고, 매스컴 쪽에서는 거의 모두가 붙여 적는다. 이 말의 표제어 미등재는 국립국어원의 업무 해태에 든다. 두 가지 이유에서. 뜻풀이로서도 복합어 자격이 있고, 언중의 관행이 이미 복합어로 사용할 정도로 널리 굳어져 있으니까. 사전은 언중에게 봉사하기 위해 존재한다. 어법 내에서의 편리한 활용은 장려돼야 할 일이지, 가로막고 보는 건 곤란하다.
[달인 도전 문제]
- 출제된 문제 : 넘어지고 멍 들어 ___ 무릎을 보며 눈물을 떨구던 그녀가 마침내 국가 대표가 되었다. ____ 모습으로 은반 위에 선 그녀는 ____하는 새처럼 ____ 기술에 성공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의 ____ 선수들을 제치고 ____ 꿈을 이뤄낸 것이다.
- 주어진 말들 : 새퍼래진/시퍼래진/시퍼레진/새퍼레진; 자신 있는/자신있는; 날개짓/날갯짓; 애달은/애닳은/애달픈/애닳븐; 제힘으로/제 힘으로; 내노라하는/내로라하는; 고난도/고난이도
- 정답 : 넘어지고 멍 들어 새퍼래진/시퍼래진/시퍼레진(o)/새퍼레진 무릎을 보며 애달은/애닳은/애달픈(o)/애닳븐 눈물을 떨구던 그녀가 마침내 국가 대표가 되었다. 자신 있는(o)/자신있는 모습으로 은반 위에 선 그녀는 날개짓/날갯짓(o)하는 새처럼 고난도(o)/고난이도 기술에 성공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의 내노라하는/내로라하는(o) 선수들을 제치고 제힘으로(o)/제 힘으로 꿈을 이뤄낸 것이다.
문제 풀이의 상세 부분은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과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해당 부분 전재분이다. (주기[朱記] 부분은 추가 설명분). 늘 하는 말이지만, 단순히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을 다룬 것이 아니며, 설명에 포함된 것 중에는 무척 까다로운 고급 문제감들도 적지 않다. 그런 것들이 출제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것들도 반드시 한꺼번에 익혀들 두시기 바란다. 그중에는 고난도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고, 일상적인 것들도 있다. 그런 것들 중 특히 아직 출제되지 않은 것들에도 주목하여 익혀두시기 바란다.
[풀이]
- 새퍼래진/시퍼래진/시퍼레진/새퍼레진
기본적인 모음조화 문제. 앞서 적은 것처럼 ‘새파랗다<시퍼렇다’를 떠올렸거나, 모음조화 관련 문제를 몇 개 풀어본 사람이라면 해법 요령이 쉽게 떠오를 정도로 평이한 문제였다. ‘시퍼-’는 음성모음이므로 ‘-래’가 쓰인 것들은 모두 잘못이다. 좀 더 상세한 것들은 내 책자의 모음조화 종합 정리 항목 참조.
이 ‘새파랗다<시퍼렇다’와 관련해서는 고급 문제로 조심해야 할 게 있다. 2015년 개정 내용과 관련되는데, 예전에는 ‘새파랗네>시퍼렇네’가 ‘새파라네/시퍼러네’의 잘못이었지만, 이제는 이 두 가지 표기 모두를 허용한다. 다만 이는 어미 ‘-네’가 붙을 때만이며, 다른 어미일 때는 예전과 동일하다. 형용사의 어간 끝 받침에 ‘ㅎ’이 들어간 것들은 모두 이에 해당되며, 상세한 것은 아래 전재분 참조.
◈[고급] 얼굴이 누렇네 : 맞음. [2015년 개정]
[설명] ①예전에는 ‘누렇다/시퍼렇다’ 등과 같이 형용사의 어간 끝 받침 ‘ㅎ’이 어미 ‘-네/니/냐’ 등이나 모음 앞에서 줄어지는 경우, 준 대로 적는 것이 원칙(한글 맞춤법 제18항)이었으나 (예 : ‘시퍼렇-’(어간)+어미 ‘-으냐’(어미) →‘시퍼러냐’. ‘누렇다‘의 활용 : 누러네/누런/누러니/누러면/누레/누레지다) ②현재는 모든 ㅎ불규칙용언이 어미 ‘-네’와 결합할 때는 어간 끝의 ‘ㅎ’이 탈락하기도 하고 탈락하지 않기도 하는 두 가지 모두를 허용하였음[2015년 개정]. 즉, 다음과 같이 두 가지 표기 모두 허용. 끝 받침 ‘ㅎ’이 줄 때의 표기 항목 참조.
[활용 사례] 그렇다 : 그러네.그렇네/그러니/그러냐/그럴/그러면/그러오
까맣다 : 까마네.까맣네/까마니/까마냐/까말/까마면/까마오
동그랗다 : 동그라네.동그랗네/동그라냐/동그랄/동그라면/동그라오
퍼렇다 : 퍼러네.퍼렇네/퍼러니/퍼러냐/퍼럴/퍼러면/퍼러오
하얗다 : 하야네.하얗네/하야니/하야냐/하얄/하야면/하야오
누렇다 : 누러네.누렇네/누러니/누러냐/누럴/누러면/누러오
-자신 있는/자신있는 : 예전에 몇 번 다뤘던 것. 다시 한 번 더 관련 부분 일부를 전재한다.
◈[중요]♣명사(형)에 ‘없다’와 ‘있다’가 붙은 복합어의 띄어쓰기
[예제] 무슨 일이든 자신있게 하렴 : 자신 있게의 잘못. ⇐복합어가 아님.
무슨 일이든 재미 있게 하면 돼 : 재미있게의 잘못. ←재미있다[원]
보잘 것 없는 주제에 큰소리는 : 보잘것없는의 잘못 ←보잘것없다[원]
그건 나하고 상관 없는 일이야 : 상관없는의 잘못 ←상관없다[원]
온 데 간 데 없는 사람 : 온데간데없는의 잘못 ←온데간데없다[원]
필요없는 일을 하고 있네 : 필요 없는의 잘못. ⇐ 복합어가 아님.
⑴‘-있다’가 붙은 다음 말들은 복합어. 붙여 쓴다 : 값있다/뜻-/맛-/멋-/재미-/가만있다/가만있자?
[주의] 다음 말들은 흔히 쓰이기는 하지만 복합어가 아니므로 (두 낱말이므로) 반드시 띄어 써야 함 : ‘눈치 있다, 실속 있다, 쓸모 있다, 염치 있다, 의미 있다, 자신 있다, 문제 있다’.
[참고] ‘재미있다/재미없다’는 복합어인데, ‘자신 있다/자신 없다’는 왜 복합어가 되지 않는가? : ‘재미’는 ‘①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느낌. ②안부를 묻는 인사말에서, 어떤 일/생활의 형편. ③좋은 성과/보람’이라는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 말인데, ‘재미있다’는 그중에서 ‘아기자기하게 즐겁고 유쾌한 기분/느낌이 있다는 한 가지 뜻뿐임. 즉, 안부를 묻는 인사말에서, 어떤 일/생활의 형편의 뜻으로 쓸 때는 ‘재미(가) 좋다/나쁘다’ 등으로 쓰고, ‘좋은 성과/보람’을 뜻할 때는 ‘재미(를) 보다’ 등으로 쓰는데, 이것을 ‘재미 있다’로 일반화시키면 의미 특정이 잘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음. 즉, ‘재미있다’라는 복합어는 이러한 재미의 뜻풀이 중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느낌’을 특정한 것.
한편, ‘자신(自信)’은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거나 어떤 일이 꼭 그렇게 되리라는 데 대하여 스스로 굳게 믿음. 또는 그런 믿음’을 뜻하는 말인데, 이를 ‘자신 있다’로 일반화시키더라도 그 의미에 혼란이 오지 않기 때문에 굳이 복합어로 복잡하게 이끌지 않고 (의미를 특정할 필요가 없으므로) 그대로 사용하는 것. ‘-없다/-있다’가 붙은 대부분의 복합어들은 (사용 빈도가 높은 말들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공통점이 있음.
⑵‘-없다’가 붙은 말들 중
[이하 생략]
- 날개짓/날갯짓 : 이 또한 여기서 여러 번 다룬 바 있는 사이시옷 관련 문제. 뒤의 말을 경음화시킬 때 사이시옷을 받치는 경우에 해당된다. 여러 번 전재한데다, 분량 관계로 이번은 생략한다. 내 책자에는 사이시옷 종합 정리 항목에 들어 있다.
- 애달은/애닳은/애달픈/애닳븐 : 이 또한 이곳에서 다룬 말. ‘애닯다’는 고어로 현재는 버려진 말. 6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닌 분들은 ‘애닯다’로 배웠다. 해당 부분을 다시 한 번 더 전재한다.
◈그야말로 그 나이에 그리 죽는 건 애닯고도 애닯은 일이지 : 애달프고도 애달픈의 잘못. ←애달프다[원]
[설명] 애닯다 : 고어(古語)로 처리된 말. ‘애달프다’의 잘못.
[유사] ‘설거지(o)←설겆다(x)’; ‘낭떠러지(o)←낭(x)’. ¶서울이 낭이라니까 과천[삼십 리]부터 긴다[속]. [참고] ‘낭’은 현재 ‘벼랑’의 방언(전남)으로 남아 있음.
- 제힘으로/제 힘으로 : 이 또한 이곳에서 다뤘다. ‘제-’가 접두어로 쓰인 복합어 문제로서, 어휘 문제에 가깝다. ‘제힘/제정신’ 등에 보이는 ‘제-’가 지닌 많은 뜻들 중에서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의 의미. 해당 부분을 다시 전재한다.
‘제-’가 접두어로 쓰인 말들은 아래 예시분 외에도 더 많다. 전체분은 내 사전에 편제되어 있다.
◈제 시간에 도착해야 할 거 아닌가? : 제시간[명]의 잘못. 한 낱말.
그래. 이제야 음식 맛이 제 맛이 나는구나 : 제맛[명]의 잘못. 한 낱말.
모두 각자 처음의 제 자리로 돌아가도록 : 제자리[명]의 잘못. 한 낱말.
[설명] ①접두사 ‘제’는 ‘본래의/자기의/제대로의/미리 정해진/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등의 뜻을 지니고 있음. ②‘제’가 접사로 쓰인 다음 말들은 한 낱말임 : 제각기/제각각/제자리/제값/제격/제골(감/모양새가 제격으로 된 물건)/제국/제구실/제날≒제날짜/제달/제철/제명[-命]/제물(①음식을 익힐 때 처음부터 부어 둔 물. ②그 자체에서 우러난 물. ③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물건)/제물땜/제물장[-欌. 방/마루, 부엌 따위에 붙박이로 짜 놓은 장]/제물국수/제지레≒지렛대/제집/제짝/제턱(변함이 없는 그대로의 정도/분량)/제판(거리낌이 없이 제멋대로 거드럭거리는 판)/제힘/제정신[-精神]/제고물(반자를 들이지 않고 서까래 따위에 산자(撒子)를 엮고 흙을 발라 만든 천장)/제바람/제소리/제가락/제살이(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살아감. 또는 그런 살림)/제곶.제고장≒본고장/제잡이(스스로 자기 자신을 망치는 일)/제바닥/제붙이≒제살붙이(혈통이 같은 가까운 겨레붙이)/제자리걸음.
- 내노라하는/내로라하는 : 맞춤법 공부를 하는 이들에게는 기초적인 문제. 이 또한 이곳에서 다뤘다. 해당 부분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내노라하다 : 내로라하다(o)의 잘못.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골퍼들이 참가한다.
[분석] 내로라 : ‘나+이(조사)+오(1인칭 선어말어미)+다(종결어미)’ →‘나+이+로+라’ →‘내로라’. ‘오+다’가 ‘로+라’로 바뀌는 것은 중세 국어 현상으로, ‘-오-’가 서술격조사 ‘이다’ 뒤에서 ‘-로-’로 바뀌고, 평서형 종결어미 ‘-다’가 선어말어미 ‘-오-’ 뒤에서 ‘라’로 바뀐 것. 중세 국어 선어말어미 ‘-오-’의 흔적은 현대 국어에도 남아 있는데, ‘하노라고 한 것이 이 모양이다’에서 ‘-노라’가 그 좋은 예.
[참고] 종결어미 ‘-노라’는 오직 자기의 동작을 나타낼 때 적는 종결어미로만 씀. ¶내가 너를 기필코 응징하겠노라;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 고난도/고난이도 : 일반인들의 언어생활에 아주 빈번하게 잘못 쓰이는 대표적인 말 중 하나다. 수능 시험이 끝나기가 무섭게 ‘난도’가 높은 문제라 해야 할 데서 ‘난이도가 높았다’는 식으로 적는 엉터리 기자들의 글이 흘러넘칠 정도로.
이 말도 이곳에서 오래 전에 다뤘다. 아주 상세하게. 이번에는 내 사전의 간단한 뜻풀이로 대신한다. 복잡한 설명보다는 때로는 간결한 설명과 해당 예문을 접하는 것이 습득력을 높이므로. 뜻풀이와 예문을 되풀이 읽어서 확실하게 구분들 하시기 바란다. 참고로 이에 관련된 가장 상세한 설명은 내 사전이나 맞춤법 책자보다도 <열공 우리말>에 담겨 있다.
이참에 ‘난도/고난도/난이도’의 올바른 쓰임들을 확실하게 익히셔서 주변에서 잘못 쓸 때 귀띔들도 해주시길...
고난도•[高難度][명] 어려움의 정도가 매우 큼. 또는 그런 것. ¶이번 시험에서는 고난도의 문제들이 많았다.
난도[難度][명] ①어려움의 정도 ②<운동>체조 따위의 경기에서, 선수가 구사하는 기술의 어려운 정도. ¶이번 시험의 난도를 굳이 따지자면 중간 수준이다.
난이도[難易度][명]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 ☜[주의] ‘이번 시험은 난이도가 높은 어려운 문제들이 많았다’는 잘못된 문장. ¶이번 시험은 난이도 조정이 아주 적절했다.
***
KBS 고대영 사장이 해임되었음에도[2018.1.24.자], KBS가 꽤 오래 정상화되지 못하더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바로잡히고 있다. 당연히 그리돼야 한다. '적폐간부'의 처리 문제 따위로 국민들에게 더 이상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로는 성/엄 아나운서 중 누가 돼도 괜찮을 듯도 하지만, 성 아나운서는 부장급인지라 그가 자원하기 전에는 실무 진행자로 삼기에는 무리다.
바로 내일부터 설날 연휴에 접어든다. 설날은 아직도 우리 민족에겐 각별한 명절이다. 바깥세상에서의 형식적인 새해는 1월1일부터 시작되지만, 가족/친지/이웃들과의 오붓한 진짜 새해는 설부터이므로. 새 옷을 얻어(?) 입는 귀한 일들이 설날에 벌어졌던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새 날에 새 옷을 입고 새 마음으로 새 출발하라는 뜻이렷다. 여러분 모두 다 맛있고 행복한, 오붓해서 즐거운 설날들을 맞고 빚으시길 축원한다.
늘 그래왔듯이, 오늘도 여전히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시게 되길 기원한다. [끝]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집팀들이 해체된 지도 10여 년이 넘는다.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17 개정판. 768쪽
-2009년 이후 2016년 말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두 번째의 개정판.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열공 우리말> 2017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