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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사랑은 만병의 근원이자, 만병통치약

유치원으로 간 꼰대의 돌직구

by 지구촌사람 2018. 4. 21.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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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마디 My Words 178]


사랑은 만병의 근원이자, 만병통치약이기도 하다.

Love is a source of all illness as well as a cure-all.  [溫草/Jony]

                                 

                              -https://blog.naver.com/jonychoi/221257940342


지난 주말, 소음으로 가득 찬 서울 광화문 광장 쪽을 지나서 걸어갔습니다. 

'노동3권 보장하라', '잊지 말자 세월호', '태극기 집회' 등이 뒤엉켜

도로와 공기와 소리 들을 함부로 뒤흔들고 휘젓고 있었습니다.


KT 건물 앞에 급조된 조그만 연단 앞을 지날 때입니다.

스피커 앞쪽으로 걸어가자 귀청을 찢을 듯한 고성이 파고 들었습니다.

소음 규제 수치를 뛰어넘고도 남을 괴로운 수치인 120 db 이상의 소음.


'저는 37살의 가정 주부로서, 젖먹이를 이웃에 맡겨두고 달려나왔습니다.

 제가 그처럼 젖먹이까지 팽개치고 달려나온 것은 더 이상 이 나라의 운명을

좌파들의 입과 손에 맡겨둘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인가 싶어서 아픈 귀를 양손으로 거머쥐며 돌아봤습니다.

젓가락만 한 두 다리를 감싸고 있는 청바지 위로 

콩나물 같은 형체에, 거기에 짜 맞춘 듯 어울리는 길쑥한 얼굴.

그 안색에 눈길을 주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밝은 조명하의 영안실 주인공과 흡사해서요.


고개가 저절로 주억거려지고, 나도 모르게 웅얼거림이 나왔습니다.

'아 저기도 제대로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 또 하나 있구나...'


                                 *

20여 년 전의 일입니다. 당시는 '피시 통신' 시대라 하여

'천리안'으로 대표되던 인터넷 초창기를 갓 벗어난 때였는데요. 

여성 전용의 사이트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2년여쯤 무료 상담이라는 걸 해주었습니다.

제가 미국의 AAA(응용심리학회) 심리치료사 자격을 갖고 있기도 했지만

당시는 소설을 쓰고 있을 때여서 제 딴에는 취재(取材, 제재 수집)용으로는 알맞아서요.  


모두 익명의 아이디를 쓰고 있었지만, 사연을 대하면 대체로 연령대 짐작도 어렵지 않았는데

당시 주축을 이룬 것은 30대 중반 ~40대 여인들.

모두들 큰 부부싸움을 최소한 3번 이상 해봤거나, 삶의 안팎에 서린 주름들에 땟국이  낄 나이들. 

99%가 결국은 사랑(인정/관심/호감/배척/애정 포함)과 관련된 것들이었습니다.


상실감, 배반감, 고통, 고독, 불면, 불안, 긴장, 까탈, 예민, 왜곡, 회피와 기피,

분노 조절 장애, 충돌,이탈, 증오, 복수, 파괴, 자포자기, 성격 파탄...

이 모든 음습함과 아픔,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들의 뿌리에는

가까이든 멀리든 사랑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부모, 배우자, 가족에서부터 이웃과 사회...

그것들로부터 제대로 사랑받지 못하는 데서 오는(온/겪은) 것들이었습니다.


                                       *

요즘 SNS를 보면 같은 사람인데도, 한 곳에서는 이름은 물론 얼굴 사진 하나 없는데

다른 곳을 보면 얼굴 사진으로 도배를 해놓고 있습니다. 그것도 일과 삼아서 그리합니다.


물질적으로 못 가진 것 하나 없이 죄 가진 여인들이,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는 짓들을 합니다.

권력가/재벌가의 딸/며느리들이  이혼 소송에 휘말립니다.

유명 연예인들의 화려한 결혼식 보도는 10년도 안 되어, 쯧쯧쯧 소리로 이어집니다.


모두들 사랑 열차의 기관차에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열차는 달리고 싶어하는데, 송/배전 선로에 이상이 생긴 거죠.


                                        *

사랑은 만병의 근원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만병통치약이기도 합니다.

그 약은 자가 제조가 가능합니다. 제조 허가도 필요 없고

제조 비법이 달리 있는 것도 아닙니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런 사랑 약이 거저 주어지는 건 아닙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생각을 바꾸어 자신의 손으로 거머쥐어야 합니다.

기본적인 몸수고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그 약은 머리나 입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몸으로 만들어집니다.

태도에서, 시선에서, 생각하기에서의 변환이 필요합니다.

그런 변화가 언행으로 실천되어야 합니다. 모두 공짜입니다. 돈 한 푼 안 듭니다.

그 뒤의 삶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랑은 만병통치약이니까요.

                                                                                        -溫草 [Ap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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