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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문 대통령이라면] 핫라인 가동, 강경화 등 입단속, 기획 탈북녀 기획 입북...

[내 글]고정관념 분해 조립

by 지구촌사람 2018. 7. 2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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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문 대통령이라면] 핫라인 가동, 강경화 등 입단속, 기획 탈북녀 기획 입북...

 

1. 평양과의 핫라인을 가동하여 속내를 충분히 주고받기를

 

최근 북한 측이 여러 가지로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렉처(강의) 발언에 대해서 쓸데없는 훈시질로 폄하/질타하고, 탈북 여종업원 문제를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시키는 등, 남측에 대한 불만 제기가 짜증 수준을 넘고 있습니다. 강경도(强硬度) 측면에서 주머니칼(잭나이프)의 날 세우기쯤 됩니다. 진짜로 휘두르면, 최소한 병원행 수준의 상처가 날 것입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 발언 중 국제사회로부터의 엄중한 심판운운은 지극히 문제적입니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것과 흡사하게, 크게 배반을 당한 꼴이니까요.

 

문 대통령으로서는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국제적 공동보조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 표현을 달리할 수도 있었습니다. 비핵화가 가져오는 평화가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유의미하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하여 예의 그 '인식을 함께하고'(뒤에서 군말이 없도록, 최소한 아시아권에서만이라도 일사분란하게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게 하고), 비핵화 쟁취에 필요한 (형식적이라도 좋으니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협력을 요구하는 선에서 언급해도 좋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거기서 삐딱선을 탔습니다. 그건 아무래도 보좌진, 특히 연설문 담당의 실수인 듯합니다. 문 대통령은 몸 상태도 안 좋을 때 인도 방문을 결행했습니다. 싱가포르 연설 때 보니, 안색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럴 정도로 뭔가 다급하고 큰 건이 문제되고 있었던 듯한데, 그게 뭔지는 퇴임 후쯤에나 알려지게 되겠지요. 이명박 시절의 두바이 건처럼요. (포스코의 제철소 투자 철수는 아닌 듯합니다. 세계 최대의 철강 그룹 주인도 인도인인데, 그 역시 본사 격의 제철소는 인도에 세우지도 않았거든요. 인도라는 나라가 워낙 문제적이어서요.)

 

그런 상황이다 보니, 모든 문서를 꼼꼼히 챙겨보는 문 대통령이지만, 아마도 그 강의용 연설문은 사전에 세심히 살펴보지 못한 듯합니다. 더구나 문 대통령은 연설 중 초고 내용을 순간적으로 바꾸어 표현하는 순발력 면에서는 뒤집니다. 언변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함부로 바꾸면 더 큰 실수를 할까 싶어서 두려워하기 때문이죠. 그러니 그 부분까지도 써놓은 대로 읽었던 듯합니다.

 

북한의 비핵화 관련 요구는 체제 보장 이행이 최우선입니다. 그 뒤에 기대하는 경제 상황 복구 도움(이런저런 형태의 보상)은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고요. 북한은 자신들 나름으로는 성의를 보였습니다. 지하 핵실험장 파괴(입구 봉쇄일지라도), 발사대 시설 파괴 등으로요. 미군 유해 발굴 협조도 시작했던 참이었고요.

 

그런데 그들이 받은 건, 오직 한미군사훈련 유예/일시 중지 정도였습니다. 그건 달리 보면 북한을 위해서라기보다도 미국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오키나와에서 날아오는 전폭기와 항모 동원에는 수백만 달러가 드는 일인데, 그 비용을 줄여준 것이기도 하니까요.

 

게다가 이 공동훈련이라는 게 미국이 내세우는 건 방어용이라 하지만, 그 훈련 내용이 전쟁 발발 시 북한 공격용/타격용이라는 건 어린애도 압니다. 북한은 혈맹의 형제국’*이라 할 중국이나, 불변의 '우방(友邦)'*인 러시아와 단 한 번도 그런 대규모 군사훈련을 한 적이 없습니다. [* : 1)'혈맹의 형제국'. 이 말은 중국이 북한 측에 사용한 말인데, 우리가 미국에 대해 흔히 쓰는 혈맹이란 말을 미국이 우리에 대해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2) 우방('friend country') : 이 말은 영어로는 흔히 friendly nation으로 표기하지만, 러시아어에서의 '우방(дружественная страна)'은 친구 같은 나라(country)의 의미가 더 짙으며,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사용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

 

북한이 지금 바라는 으뜸 조치는 종전선언입니다. 미국은 그냥 립서비스로만 해줘도 되는 일인데, 안 합니다. 좀 더 유효한 거래 카드로 사용하고자 해서이기도 하지만, 이걸 해주면 남한에 주둔한 미군을 철수시켜야 하기 때문이죠. 북한이 아니라, 중국의 코밑에서 중국을 겨냥해 온 전략적 요충지 한반도에서 미군을 뒤로 크게 물려야 하는 거라서요.

 

그런 미국을 보면, 참 답답해집니다. 어차피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려면 꽤 시간이 걸리는데, 종전선언은 해주고 미군 철수는 그 이행상태를 봐가면서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단계적으로 해도 되는 일입니다. 물론 북한은 종전선언을 빌미로 계속 미국을 압박하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한반도에서의 미군 철수는 언젠가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일입니다. 남측에서, 우리 민족이, 들고 일어나서라도요. 자주 독립국에 몇만 명이나 되는 중무장 외국군을 한두 해도 아니고, 70년 넘게 주둔시키는 게 말이나 됩니까.

 

문 대통령은 평양과의 핫라인을 가동해야 합니다(어쩌면 은밀히 하고 있기를 바랍니다만). 지난번 판문점에서의 극비 2차 회동에서처럼 우리 민족의 지도자들끼리 속내를 주고받으며, 이 고비를 헤쳐 나가야 합니다.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확호하다는 건 이제 확실하지 않습니까. 김정은의 말마따나, 지금의 이런 상황에 이르기까지 김정은도 수많은 내부적 갈등의 고개를 넘었고, 지금도 상당 부분은 내부적 반발에 부딪치고 있는 듯도 합니다. ‘거 보십시오, 남쪽이나 미국 아새끼덜이 지들 욕심부터 채우려 들고 있지 않습네까요. 그것도 무례하기 짝이 없는 태도로 말입네다.’ 하면서요.

 

2. 강경화 등의 입단속 : 비자극적인 우회적 표현으로!

 

강경화 외무와 정의용 실장이 서둘러 미국으로 날아갔습니다. 폼페이오와 나란히 선 강 장관의 입에서는 북한이 극도로 싫어하는 표현, ‘대북 제재라는 말이 거침없이 나왔습니다.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는 그게 유지되고 강화될 것이라고요.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외국 기자들 앞에서 꼬부랑말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도 이해는 됩니다. 미국 쪽 강경파들은 겉으로 내세울 뚜렷한 실적(?)이 없는 것에 초조해하면서, 그 이유 중 일부를 한국이 북미회담 알맹이에 대해 물타기를 하거나 소극적인 때문이라고 몰아세우고 있죠. 그들을 다독이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이번 폼페이오의 북한 방문 이면사(裏面史)를 직접 공유하기 위해 한 발걸음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표현은 그리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유엔의 제재(sanction) 강화라고 표현하는 대신에, 북한이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인 경제 희생(sacrifice) 감축방향으로 가시적인 노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식으로, 좀 더 총명하게 표현했으면 좀 좋았을까요. 같은 얘기를 우회적으로 돌려서 하기... 그건 폼페이오 장관이 정말 잘합니다. CIA 국장 출신이 아니라 평생을 외교관으로 지낸 사람만 같습니다. 강 장관은 폼페이오와의 만남 횟수를 늘려서라도 그에게서 우회적 화법 구사 능력을 전수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같이 미국행을 한 정의용 실장, 그가 되레 아주 점잖은 우회적 화법에서는 외교 무대에서 살아온 강 장관보다 한 수 위입니다. 우회적 화법이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고, 상대방으로부터의 수긍도 더 많이 받아내는 법이죠.

 

3. 기획 탈북녀들의 은밀한 기획 입북

 

박그네 정권하에서 총선을 앞두고 자행된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 그중 상당수가 자신들의 의사에 의한 자발적 탈북이 아니라는 건, 이제 삼척동자도 압니다. 그리고 그 해결을 두고 현 정권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유도 짐작되지 않는 게 아닙니다.

 

북송을 원하는 여성들을 보내주면, 이게 국제적인 망신 정도가 아니라, 중국 입장도 난처해집니다. 인권 차원에서도 납치 수준으로 몰릴 가능성도 있는데, 거기에 국가 권력이 개입한 꼴이 돼서, 그 파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해결책은 있습니다. 희망자를 선별하여 조용히(비공개로) 입북시키면 됩니다. 그 전에 이와 관련하여 중국 측에 정중한 사과도 해야겠지만, 그 정도야 중국도 흔쾌히 하오(). 커이()’ 하면서 넘어갈 겁니다. 기획 탈북도 은밀히 했듯이, 기획 입북도 은밀히 하면 됩니다. 남측에서도 그들 일부의 행방불명에 대해 궁금해할 사람들도 거의 없습니다. 한때 공격용으로 우르르 나선 이들은 건망증이 하도 심해서, 공격 거리조차도 금방 잊곤 하니까요.

 

그리고 이참에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도 시선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정권들은 항상 이걸 대국민용 치적으로 삼으려 들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북한 측은 생고생 서비스를 해내야 합니다. 상봉 일정은 대개 두어 달 전에 정해지는데, 잘 알려져 있다시피 그것은 북한 측에 준비 시간을 주기 위해서죠. 대상자가 확정되면 한 달쯤 평양에 불러 모아 계속 교육을 시켜야 하고, 입고 들고 나갈 모든 것들을 최소한 남측의 중산층 수준으로는 마련해 줘야 하기 때문에 그 비용/수고는 말도 못하게 힘듭니다. 예전에는 남측에서 그 비용을 대주기도 했을 정도로요.

 

그러고 나서도 북한 측은 속앓이를 해야 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남측의 생활 정도나 형편을 읽어내는 데는 충분하기 때문에, 그들이 돌아오면 난생처음인 신세계 경험인 셈이어서 북한 체제 돌아보기가 불만으로 전파되니까요. 그런 것들을 감수하면서 협조해 오는 것이 북한 측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입니다. 이번에 북측이 남측의 태도 불량(?)과 비협조적 언행을 문제 삼아 이 상봉 문제까지 거론한 것은 북측으로 볼 때는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꼴입니다.

 

이 기획 입북이 퇴임 후에라도 알려지면 문제가 될 거라고요? 얼마든지 문제가 돼도 좋은 일입니다. 인권 회복, 전 정권의 적폐 바로잡기, 통일 행보 실천의 확인적 행위... 등 할 말은 많습니다. 그리고 그때쯤이면 남측 사람들도 제정신이 더 많아져, ‘우리는 하나다!’를 절감/체득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 크고 높을 것입니다. 절대로 겁내거나 눈치 볼 일 아닙니다. 문 대통령님, 당당하시기를!


그리고 고정관념을 깨십시오. 북한 측을 이렇게 이렇게 배려하면 국민들의 뒷말이 많을 거라는 걱정 말입니다. 국민들이 죄다 빨간색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사안 앞에서 빨강 선글라스를 찾아 쓰고 보지도 않습니다. 도리어 지도자의 통 큰 고정관념 박살내기에 박수를 보내기 마련이죠. 

진주만 피습 후 루즈벨트는 일본 본토 공격을 구상하는데 참석자 중 99%가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일회 주유로 갈 비행기가 없다, 항모 근접 시에는 일본의 집단적 저항으로 되레 투입 미군 전부가 위험에 처해진다... 하면서요. 현실적으로는 타당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때 루즈벨트는 타고 있던 휠체어에서 부축을 거부하고 혼자 힘으로 일어나 이렇게 말합니다. '내 앞에서 불가능이란 말을 하지 말라'고요...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도쿄 공습이 이뤄지고, 끝내는 원폭 투하도 가능해집니다. 활주로 1.5킬로를 필요로 하는 폭격기들을 200미터도 안 되는 항모 활주로에서 이륙시키는 훈련을 한 끝에요...

지도자는 올바른 꿈만 통 크게 꾸면 됩니다. 그 꿈꾸기 자체를 망설이지 말아야 합니다. 나머지는 리더를 따르는 이들의 힘으로 이뤄지는 법이죠.       

-溫草 [Jul.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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