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나의 한마디 215] 연예인이 신(神)인 세상에서는 종교가 힘을 못 쓴다

유치원으로 간 꼰대의 돌직구

by 지구촌사람 2018. 12. 1. 10:37

본문

728x90
반응형
SMALL

이 글의 원본은 이곳에... https://blog.naver.com/jonychoi/221410006161

~~~~~~~~~~~~~~~~~~~~~~



[나의 한마디 My Words 215]

연예인이 신()인 세상에서는 종교가 힘을 못 쓴다

In the world where TV celebrities are gods, religion is helpless.

 

위상과 효용 면에서, 연예인의 성쇠와 종교의 그것은 반비례한다.

연예인이 신()인 세상에서는 종교가 힘을 못 쓴다.


종교는 암울한 시대/처지의 희망을 먹고 자라서, 번진다.

질곡(桎梏)에 발을 디딘 인간들이 인내와 감수(甘受)로 종교를 영접해서.


종교가 까다로운 수제품 정식(定食)이거나 세트메뉴라면

연예인은 편의점의 간편식. 그냥 찍어내어 진열대를 채운다.

잠깐 반짝이다 사라진 자리를 금방 또 다른 연예인이 메꾼다.

 

신이 된 연예인들은 진열대에서 정교함, 오랜 인내, 일방적 감수 따위를 쓸어낸다.

깊이/영속성/진지함의 자리를 경박/부침(浮沈)/일회용 등이 채운다.

 

그 사이에 세상은 홀로 있음(solitude)을 자원(自願)하는 이들이 줄고,

사람들은 생각 건너뛰기에 감염되어, 떼 지어 행진하기에 손쉽게 뛰어들고 본다.

 

간편 사고와 간편 생활은 근친상간으로 자기복제를 한다. 서로를 낳고 낳는다.

편의점의 간편식/일회용품에서부터

간편 사랑까지도 인터넷 편의점 세상에 가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인지(認知) 회로 또한 간편식이어서 즉물적이다.

듣고 보는(audio-visual) 소리와 그림 사이의 직통열차만 운행한다.

경유역 두뇌는 비정차역. ‘귀차니즘이 시간 낭비라고 못 박아뒀다.

 

한편, 연예인을 신으로 영접하지 못하는 중장년층과의 괴리는 분리로 이어지고

그들은 신이 주재하는 종교가 아닌 또 다른 종교들을 찾아 방랑하다

회유동물(回遊動物)이 된다. 자식//친구/추억/취미/사랑... 따위에서 부유하다가.

신이 주재하는 종교를 보험 삼아 여전히 거기에 한 발을 담근 채로

그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연예인이 신()인 세상에서는 어떻게 해도 종교는 힘을 못 쓴다.

그들이 하루살이든, 껍데기뿐인 딴따라이든, 시대의 위안망(慰安網)*이든...

'아이돌' 가수들이 환호에 묻히면 묻힐수록, 교회 안은 노인들이 대종을 이룬다.

 

[*위안망(慰安網) : comfort net. 일터에서 추락하거나 낙하물이 있을 때 육체적 안전을 지켜주는 최소한의 장치가 안전망(safety net)이라면, 정신적으로 위안이 필요할 때 그것을 지켜주거나 제공하는 최소한의 장치라는 뜻으로 내가 창안한 용어.]


[*아이돌 : 콩글리시. 영어 idol의 올바른 발음은 아이들’. 외래어 표기는 아직 미확정으로 국립국어원도 고심 중이다. , 현재로는 아이돌’은 비표준어. ]


-溫草[Nov. 2018]

~~~~~~~~~~~~~~~~~~~~~~~~

 

현대 서구 사회에서 기독교가 힘을 잃기 시작한 것은 묘하게도 엘비스 프레슬리(1935~1977)가 본격적으로 떠오르는 시기와 맞물린다. 그의 전국 순회공연이 주말에 열려서만은 아니다. 세계대전의 여파에 더하여 평범한 사람들(people)이 자본주의의 굵은 뿌리 내리기에서 슬슬 소외되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삶에 덧칠되기 시작한 회색과 대면했다.

 

비틀즈의 활동(1963~1970) 기간에는 베트남전과 히피족이 뒤엉켰다. 세계 평화 못지않게 개인의 온전하고도 안전한 자유-개인적 가치의 총체적 표상-에 대한 치열한 추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젊은이들은 낡은 옷을 거부하는 몸을 내세우며 새 가치가 이끄는 변화의 탈출구를 찾아 몸부림쳤고, 헤맸다. 중동전도 보태지는 사이에 군수업체와 과학자들은 바빴다. 답답해서 엉망인 지상의 시선을 하늘로 돌리기 위해 소련과 미국은 우주선까지도 바쁘게 띄웠다. 제임스 본드는 답답한 세상을 잠시 벗어나는 데 그만이었다. 영화관 안에서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낼 때뿐이었지만... 외면 받은 교회 외벽의 페인트칠들이 하나둘 벗겨지기 시작했다.

 

80년대 마이클 잭슨(1958-2009)의 세상이 오면서 뒷걸음질 문 워킹이 주목을 받았다. 불후의 대표작 제목이 스릴러(Thriller)(1982)였듯, 정상적인 것들에서 뒷걸음질하는 공포와 비정상의 자극물들(thrillers)이 박수갈채를 받으며, 대중들을 자극했다. 자극적으로 찌르지 않으면 꿈쩍도 하지 않게 된 사람들 앞에서 잭슨과 동갑내기인 마돈나는 팬티와 구분되지 않는 무대복으로 외설을 들이대며 자극했다. 하기야, 데뷔 초기 무명시절 누드 사진 모델로 생계를 이어온 그녀로서는 팬티라도 걸치는 건, 성장(盛裝) 수준이었지만. 살아있는 원숭이의 골을 먹는 <인디애나 존스>, 사람 눈이 빠져 나오는 <터미네이터> 역시 본 상품에 빠져서는 안 되는 필수 보조 자극제였다. 주인 잃은 교회들은 우범 청소년들의 놀이터가 되었고, 주민들에게는 밤길에 꼭 피해가야만 하는 혐오/기피 시설이 되었다.

 

그런데... 이처럼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던 이들 모두가 정상적인 죽음을 맞이하지 못했다. 엘비스 프레슬리에서부터 마이클 잭슨까지 비정상으로 마감했다. 심지어 마이클 잭슨과 동시대인이었거나 연인이었던 이들도 아직 생존 상태이기는 하지만, 비정상의 삶으로 연결되고 있다. 마돈나의 거듭된 결혼 실패와 여전한 외설 무대도 그렇지만, 심지어 태생적 완벽 미인의 표상으로 온 세계의 젊은이들을 설레게 했던 브룩 쉴즈(‘65년생)도 그렇다. 그녀는 나이 13살 때부터 잭슨의 연인으로 가까이해 온 터라 잭슨의 영결식장에서 개인적인 추도사를 읽은 유일한 연인이기도 한데, 그녀는 꽤 오래 전부터 말단비대증에 시달리고 있어서 아래 사진에서 보듯 그 옛날의 완벽 미인과는 거리가 멀다. 마이클 잭슨이 백반증[白斑症. 피부의 한 부분에 멜라닌 색소가 없어져 흰색 반점이 생기는 병] 때문에 수없이 많은 성형과 짙은 화장을 해댄 것과 이웃사촌이다. 동병상련도 운명이런가.

 


(좌) 20대 시절의 쉴즈                                                                        (우)50대, 말단비대증에 걸린 쉴즈. 크리스티와 이혼 후 재혼 

 

**

 

연예인들은 대중들에게 오디오-비주얼로 한때의 위안을 제공하여 신의 자리에 오른다. 소리와 그림을 접하는 한때에만 유효할 뿐인 그 위안을 주기 위해, 그런 지위를 어떻게라도 유지하기 위해, 연예인들은 비정상적인 자기 위안을 위험스럽게 가불한다.

 

술이나 마약에 손대기도 하고, 통제를 벗어나 폭발하듯 튀어나간 폭력의 뒤끝은 얼굴 가린 모습으로 매스컴에서 반추된다. 항상 널리 은근히 의존하는 섹스 문제가 순도(純度)와 무관하게 스캔들로 번지면, 대중들의 시청각은 입맛을 다시며 촉수를 반짝이고, 연예인들은 신의 자리에서 지옥으로 추락한다. 연예인의 이혼사가 술안주로만 유효해질 때쯤이면, 그의 마지막 모습이 화면에 나온 때를 당사자 외에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연예인은 예외 없이 고속의 롤러코스터 인생열차에 오른 사람들이다. 다만 전체 구간의 길이와 운행 지속 시간에서만 차이가 날 뿐.

 

그럼에도 그러한 롤러코스터 인생이 운명인 연예인들은 여전히 신이다. 지금도... 그리고 그러한 경향은 인간 존재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대변혁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유지될 듯하다. 그 스케일과 부피 면에서 다소 변화가 있긴 하겠지만.

 

많이 궁금해진다. 종교의 미래가. 인간의 두께와 깊이 변화 또한 그렇고. 두 가지 모두 어떤 내용으로, 어떤 외양으로 변해갈지 자못 궁금하고 지레 의아하다. 나만의 쓸데없는, 그래서 하릴없음을 미리 고백해야 하는 호기심이려나.

-溫草 [Nov. 2018]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