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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마디 My Words 225] 그냥 걸어라(Just Walk)!
그냥 걸어라!
걸으면 길이 보이고, 뚫리고, 여럿을 위한 새 길도 열린다.
육신이 건강해지는 것은 모든 걷기꾼들에게 주어지는 덤이다.
Just walk! And road is seen/found
and new road is open to you for all.
Sound body and mind is an extra present given to all the walkers.
-溫草/Jony Choi [Jan.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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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아흔을 넘기고도 여전히 쌩쌩하신 송해 님. 여전히 국민 MC로 받들리고, 흘러간 노래 전문 프로그램 <가요 무대>에서는 요즘 더 자주 모습을 보입니다. 목소리를 들으면 건강이 읽히기도 한다는데, 100살 장수쯤은 무난해 보입니다. ‘소주는 병으로 마시는 게 아니다’란 음주 명언을 남겼을 정도로, 상시 음주량도 적지 않은데도 말입니다.
하기야 올해 84살의 신구 님도 작년부터인가 하루 소주 정량 3병을 2병으로 줄였지만, 연극 무대에서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싱싱합니다.
송해 님은 걷기꾼으로 유명합니다. 전철을 애용하다 보니 전철역까지의 걷기와 계단 오르내리기가 최고의 운동이 된 지 30여 년이 다 돼 갑니다. 신구 님 역시 집 근처의 개천가 걷기를 하면서 사시사철의 변화 하나하나를 꼼꼼히 읽어내다 보니 삶의 진리들을 깨닫게도 되더라는 말을 해 온 지 꽤 오래됐습니다.
여러 해 전 모 대학병원 원장님 한 분이 운동화 차림으로 집을 나서는 게 방송된 적이 있습니다. 시오 리 길을 걸어서 출퇴근한다면서요. 그 병원의 의사들 상당수가 병원 내에서는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는다는 내용도 덧붙여졌습니다. 8~9년 전쯤의 일인데, 그 덕분에 운동화 판매량이 늘기도 했죠. 하이힐 대신 운동화를 신는다 해서, ‘운도녀(‘운동화를 신는 도시 여인’의 준말)’라는 말이 유행도 했습니다. 뛰는 것보다도 빨리 걷는 게 낫다는 전문 의사들의 말도 이구동성으로 방송됐고, 그건 요즘도 여전합니다.
그만치 걷기의 으뜸 장점 중 하나가 운동 효과죠. 이의가 없는 터라, 특히 유산소운동이 필요한 이들에게 1위로 권장되고 있습니다. 몇십 년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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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트레스의 공격을 받으면 두 가지 방식으로 격퇴합니다. 3~5분 정도 딴짓을 하면 휘발하고 말 그런 종류의 업무상 스트레스(의견 충돌, 비상식적인 결말, 반복 사례... 등등)나 사람들 간의 이견/태도... 등과 관련된 실망스러운 결과/짜증 따위는 일종의 소총수 공격이라 할 수 있는데요. 그런 건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는 것만으로도 이내 풀립니다. 전 그걸 ‘페이지를 넘긴다’고 말해 왔는데요. 회의 후 내 방문을 쾅 소리 나게 닫고는 스포츠신문의 ‘19금’ 그림을 보는 웃기는 짓 몇 분이면 다 풀립니다.
망각/매몰만으로도 손톱만큼의 해악이 내게 전해지지 않는 일에 내 기분 따위를 얹어 흔들릴 필요가 없습니다. 기분이란 제겐 방귀입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바뀌고 사라집니다.
반면, 침략군(侵略軍)급의 스트레스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딸내미와의 언쟁 후유증 같은 것은 페이지를 넘긴다고 날아가지 않지요. 그럴 땐 시간 투자를 아끼지 말고 앞뒤와 주변 상황을 찬찬히 살펴야 합니다. 고요한 심정으로요. 그럴 때, 저는 야산이나 들판을 그냥 걷습니다. 편집되지 않은 생각들이 저마다 다른 속도로 머릿속을 휘젓다가, 힘이 빠지면 이윽고 눈앞으로 끌려 나옵니다. 잘 절여진 배추처럼요. 날이 섰던 생각들 모두가 축 늘어져 있습니다.
저는 그때 그것들을 차곡차곡 거두어 정리합니다. 적당한 양념을 곁들이면 맛난 김치로 태어나기도 합니다. 30분 ~ 1시간 정도의 걷기로 막힌 길이 뚫리지 않은 적은 거의 없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것들은 다음 걷기에서 다시 갈무리하면 그런 대로 괜찮은 모양새로 태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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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2005). ‘바람의 딸’ 한비야(62. 현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 교장)가 세상 사람들의 굳은 머리통을 망치로 내리치듯, 쏟아냈던 깨달음의 압축판 제목입니다. 그 제목 앞에서 저도 한참을 찬탄했습니다만. 우물 안 개구리로 머무는 이들에게 배낭여행의 신세계를 활짝 열어젖힌 여행 철학의 결정판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지도 밖’의 의미가 심상치 않습니다. 오래 전 저의 잡문에서 저는 ‘헌 길, 새 길’이란 1차원적인 말을 썼는데, 한비야의 이 말을 대하고서 크게 찬탄했을 만치, 고급어이면서 다차원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보이지 않던 길, 막힌 길, 없던 길 등이 새로 보이거나 뚫리는 것에서부터 전혀 새로운 또 다른 길을 찾아내는 것을 이르니까요. 희망의 에너지, 처녀림 탐사의 떨림, 신세계 개척의 부푼 가능성까지도 담아내고 있는 멋진 말입니다.
최용덕 님의 명품 복음성가 중에 <일어나 걸어라>가 있습니다. 장모님 살아생전에 제가 그분 앞에서 자주 불렀는데요. 암 투병 중이신 분에게 용기와 평안을 드리려고 불렀는데, 나중에는 장모님의 18번 중 하나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지치더라도 일어나 걸으면 주님이 뒤에서 도우신다는 그런 노랜데, 저는 이 노래를 여러분들에게도 선물하고 싶습니다. 주님이 도와주시든 안 도와주시든 상관 말고(도와주시면야 좋지만 의존부터 하지는 말고), 아무리 힘들더라도 무조건 일어나 걸으라고요. 걸으면 길이 보이고, 길이 생깁니다.
예전의 제 글에서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새 지도는 길 없는 길, 길 아닌 길로 들어선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0060003477
-溫草 [Jan.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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