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늙어 가기]나이 들어가면서 좋은 것도 있다(3) -나는 군고구마 하나만도 못한 사람이었구나

[내 글]슬픔이 답이다

by 지구촌사람 2019. 1. 10. 07:34

본문

728x90
반응형
SMALL

사진이 배꼽으로 나오면 원본은 이곳에 :https://blog.naver.com/jonychoi/221438455701

~~~~~~~~~~~~~~~~



나이 들어가면서 좋은 것도 있다(3)

 

4. 나는 군고구마 하나만도 못한 사람이었구나 : 예리함과 원만함은 한 걸음 차이, 겨우 화살촉 하나의 차이

 

오래 전(2002)에 긁적인 내 잡문 하나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직선은 흔히 올곧음으로 요해된다. 그래서인지 어떤 이를 두고 직선적이라고 할 때, 우리는 거기서 우회할 줄 모르고 똑바로 직진하는 우매함까지 설핏 맛보게 되기도 한다.

 

그처럼 직선은 그 안에서 직진성(直進性)이 함유하는 단호한 무오차(無誤差)의 의지가 드러날 때, 의로움의 기치를 들고 홀로 나아가는 외로움과 더불어 여유 없음의 결벽증까지 부산물로 달고 다니게 된다. 직선적이라는 평을 받는 사람들이 자의로든 타의로든 다른 사람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게 되는 소이연이다.

 

둥그런 원이 있다. 어떤 사람에게 그 원이 얹히면 그것은 원만함의 상징이 된다.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한 사람을 뜻하게 된다. 그래서인가. 우리의 삶에서 직선적인 사람과 원만한 사람은 이내 비교되고 쉽게 대조적인 관계로 설정되곤 한다. 직선과 원이 나란히 나아가고 있을 때 그 둘은 어떻게 해도 서로가 만날 수 없는 대치적인 존재로 아주 손쉽게 자리매김 되는 일이 흔하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0053341220]

 

이 직선과 둥그런 원이 날카로움과 원만함의 대명사도 된다. 그리고 그 날카로움이 화살촉이나 칼끝과 같은 예리함으로 함축되면, 타인을 향한 치명적인 공격이 되기도 하고.

 

그런데, 잠깐 멈춰서 생각해 보면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그와 같은 화살이나 칼이라 하더라도 그 끝이 어떤 것이냐다. 어떤 모양이냐에 따라서 결과는 판이해진다. 둥근 화살촉, 끝이 뾰족하지 않은 칼, 처음부터 둥근 모양의 절구공이도 있다. 그리고 그런 차이는 지극히 작다. 화살촉 하나, 칼끝 몇 밀리미터의 차이일 뿐이다.


 < 칼끝이 날카롭지 않은 칼들은 그저 이로운 쓰임에만 종사한다. 순서대로, 밤 깎는 칼, 중식당 칼, 빵 자르는 칼>

 

우리 인생에서 앞으로 반걸음을 내딛으며 공격/진격하느냐, 뒤로 반걸음 물러나서 양보/수용하느냐의 차이 또한 그런 것 같다. 합해서 겨우 한걸음일 뿐인 삶의 태도가 인생행로 전체를 좌우하기도 한다. 그렇다는 걸, 나이 들어가면서 깨닫는다. 뒤늦게야. https://blog.naver.com/jonychoi/221434744059

 

그리고... 칼은 어떤 것이든 칼집 안에 들어 있을 때는 그 예리함은 물론이고 그로부터 예견되는 위험 따위와도 무관하다. 그런 칼집은 저마다의 마음속에 있다. 그렇다는 것 또한 나이 들어가면서야 알아간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뱃속 편하게 마음 부자로 살아낼 수 있었을 텐데...

<칼집 안의 칼은 전혀 위험하지 않다>
 

 

요즘 나는 새로 산 '에어 프라이'라는 편리한 조리 용기 덕택에 군고구마를 자주 먹는다. 하나만 먹어도 건강한 삶의 징표라는 황금 변으로 변하는 걸 보면서, 나는 혼잣말로 고백한다. , 나는 그동안 군고구마 하나만도 못한 사람이었구나.

                                                     -溫草 [Jan. 2019]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