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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聞이 不如一見] 잔디장/수목장(樹木葬)의 실물 현장들 : 소소하고 사소하게 가는 게 아름답게 가는 것!

[내 글]고정관념 분해 조립

by 지구촌사람 2019. 8. 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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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감상이 필수인데, 혹여 배꼽으로 나오면 원본으로 : https://blog.naver.com/jonychoi/221628508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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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聞이 不如一見] 잔디장/수목장(樹木葬)의 실물 현장들

                            - 소소하고 사소하게 가는 게 아름답게 가는 것!


1. 시신 매장에서 화장으로! 화장에서 자연장으로!!


이곳에서 여러 번에 걸쳐 기존의 시신 매장의 문제점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기존 방식을 고집하면 우리나라는 '묘지 공화국'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글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550035445

 

2017년 현재 우리나라의 묘지 면적은 1,087로 자그마치 수원시 면적의 9배쯤 되는데요. 집을 지을 수 있는 택지 면적보다도 더 큽니다. 우리나라 전체에 깔린 도로 면적(3,251)1/3, 밭 면적(7,611)14%쯤이나 되는 넓은 면적을 이 묘지들이 차지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국민의 1인당 주거 공간은 4.3평이지만 묘지는 1기당 평균 15평으로, 죽은 사람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 산 사람보다 3~4배나 많은 기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예전에는 매년 여의도 면적(8.4)에 해당하는 땅이 묘지로 잠식되어 왔지만, 현재는 그 절반 수준으로 줄어가고 있다는 점이라고나 할까요. 화장과 소규모 묘지 덕분이지만, 그래도 갈 길은 멉니다. 묘지 조성은 토지의 효용을 정지시켜 최소한 30년에서 60년 동안 잠재우는 일이죠. 전국에 산재한 묘지가 2,100만 기를 넘어섰는데, 그중 40% 이상이 무연고 분묘입니다. 묘지만 써 놓고 후손들의 발길이 끊어진 묘들이 10기 중 4기나 되는 겁니다.

 

하루빨리 이러한 불합리한 매장 문화가 종식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대체안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 수목장으로 대표되는 자연장입니다. 후손들에게 부담도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조상을 기리려는 마음도 살릴 수 있습니다. 돌아가신 분이나 살아 있는 이들의 뜻을 합쳐 적절한 곳에 모시면 되지요.

 

자연장이란 화장 후 기존 묘지와 같은 일체의 봉분을 만들지 않고 유골을 나무 아래나(수목장), 잔디 아래(잔디장), 또는 꽃밭(꽃밭장) 등에 모시는 겁니다. 함이나 자기 병 등에 유골을 담아 모실 수도 있고, 유골만 흙과 섞어서 모실 수도 있습니다. 그 장점은 무척 많습니다.


2. 자연장의 장점

무엇다도 기존 묘들이 넓게 차지하는 묘지 면적을 줄일 수 있어서 좁은 땅덩어리를 좀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합니다. 모실 때만 법석을 부린 후 세월이 흘러 무연고 묘로 변하는 일도 없앨 수 있지요.


장례 비용 절감에도 크게 도움이 됩니다. 현재 묘지로 모실 때 평균 비용이 1400만 원 정도 되는데, 자연장으로 모실 경우에는 그 절반 이하의 비용으로 확 줄어듭니다. 공원 묘원이니 뭐니 하는 곳의 매입/관리 비용 등에서 대폭 절감되기 때문이죠. 사설 자연장지 외에 공공 기관이 설치한 공설도 있어서, 더욱 비용 절감이 됩니다.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편리한 곳, 가까운 곳에 모실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집 근처, 고향 집 근처, 연고지 등 어떤 곳에도 모실 수 있기 때문에 수시로 찾아볼 수 있고, 눈에 띄는 대로 풀을 뽑거나, 수시로 새 꽃 단장을 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 밖에도 장점은 아주 많습니다. 홍수나 산사태 등이 나도 봉분이 훼손될까 봐 걱정할 일도 없고, 매년 날짜를 잡아 벌초를 해야 하는 수고도 없어집니다. 벌초를 직접 해도 잘해야 1년에 두어 번 살필 수 있는 묘소를 가까운 곳에 자연장으로 모시면 수시로 살필 수도 있지요. 


3. 자연장은 어떻게 하나


규모나 방식에 따라, 법 규정을 살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한두 사람을 집 근처의 나무/잔디/꽃밭 등에 모실 경우야 그렇지 않지만, 가족장지로 조성하거나, 영업용으로 조성된 사설 자연장지 등은 법규를 따라야 합니다. 그럼에도 봉분을 만들어 모시는 매장에 비해서는 단출하고 간소합니다. (개인 봉분의 경우, 현재 1기의 최대 허용 평수는 9평입니다.)


상세한 내용은 전에 올린 '자연장 30문 30답'에 있습니다. 몇 분도 안 걸릴 정도의 적은 분량입니다. 더 간단하게 핵심만 요약된 자료도 있습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의 다음 사이트에 가셔서 '자연장' 항목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http://www.kfcpi.or.kr/infoMadang/funeral_info.do?cid=c132


4. 백문이 불여일견 : 자연장의 현장 실물들


막연하게 머릿속에 들어 있는 개념들보다는 실제로 꾸려져 있는 현장을 대하는 것이 백배 낫습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모습인지, 직접 확인들 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래 사진들은 얼마 전에 이곳에서 소개한 자연장 관련 사진/포스터 공모전 (한국장례문화진흥원 주관)에서 입상한 작품들입니다. 분량 관계로 포스터는 생략합니다. 

 

​대상 수상작. 제목 <잔디장의 아침>. 집체형 자연장  


장려상. 제목 : <아름다운 모습의 수목형 자연장>​. 한 그루의 나무 근처에 가족장 형태로 모신 것. 매립형 묘석 아래에 유골들이 모셔져 있다.


​우수상 제목 <친근한 공원>. 대단위로 조성된 집체형 잔디장. 이처럼 대규모인데도 자연장의 특성상 차지하는 면적이 얼마 되지 않아서 매우 아름답게 배치된다.


우수상 <오! 자네 왔는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 집 근처 나무 아래에 간이 석축 등으로 비스듬히 누운 나무를 보호하고 그 아래에 수선화 등을 심어 아름답게 꾸민 뒤, 멋진 팻말 <오! 자네 왔는가>를 매달았다. 수목장과 꽃밭장을 겸하고 있다. 문중 자연장지임에도 차지하는 면적은 아주 적다. 아울러 후손/친지들이 찾아 왔을 때 고인들이 먼저 말을 건네는 저 문구...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답고 정겹다.


​대규모로 조성된 잔디장. 개인적으로 설치한 것들보다는 짜임새도 있고, 장기간 보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후손들의 찾음이 없을 수도 있는 때, 무연고 묘로 하대받을 일도 없어진다.


​나무 한 그루 아래에 모신 개인 수목장지. 자그만 팻말만 매달아도, 고인의 장지임을 알 수 있고, 산책길에도 문안 인사를 드릴 수 있다.



위에 보인 수목형 장지의 하나. 대개 한두 그루의 나무 아래에 가족장 형태의 자연장으로 모신 것.


대규모 집체형 잔디장 형태. 외양은 현재의 공원 묘원 형태와 흡사하지만, 작은 구역에다가도 가족 또는 문중 전체를 모실 수도 있을 정도로 효율적이다. 장기 보전/관리가 가능하고 모신 분들의 존함도 추모비에 모두 새겨 넣을 수 있다.


대규모 집체형 잔디 자연장지. 위와 달리 좀더 자연스럽게 주변 풍광과 어울릴 수 있도록 했고, 묘역 구분을 적게 했다. 개인 또는 가족장지로 골라서 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제 개인적으로  자연장지의 최대 장점을 꼽으라면 내가 죽어서도 봉분 형식이나 추모관 등의 이름에 갇혀서 답답하게 지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일 듯합니다. 저는 유골일 뿐이라도 더 자유롭고 싶습니다. 후손들에게 부담도 안 되고요...  찾아오든, 사정이 있어 찾아오지 못하든, 이 세상에서 사라진 내가 그것까지 신경 쓸 일도, 필요도 없지요.  우리 집의 가족장 자연장지도 정해져 있습니다. 예전에 정해 두었던 곳에서 막내의 산지로 변경했습니다. 전남의 도서지이고 밭과 연결된 임야 일부의 경사가 조금 있어서 의견들이 조금 갈렸지만요...  


이 세상을 떠날 때, 떠들썩하거나 치면치레용으로 화려하게 내세우지 않고, 소소하고 사소하게 가는 것. 그것이 아름답게 가는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제 경우에는 영안실에도 굳이 들를 필요가 없기에 (시신 기증 상태), 할 수 있으면 형식적인 2박3일의 영안실 장례 대신 그냥 가족 친지들이 어디에 간단히 모여서 장례 예배만 한 번 드리는 것으로 때우라고, 울 집 마마님에게 넌지시 일러둔 바도 있습니다. 위인들을 빼고는, 장례식이란 게 대부분은 죽은 자를 위한 게 아니라 산 자들을 위한 것일 때가 대부분이지 않던가요. 산 자들이 최대한 편하게, 손쉽게 장례를 치르게 하는 것도 중요할 듯합니다.


                                                                             -溫草 생각 [Aug.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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