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우리말 겨루기 794회][특집] 문제 심층 해설 -백현주/현자 조 우승 : 송두리채(x)/송두리째(o), 하루 종일(o)/하루종일(x)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9. 12. 24. 09:28

본문

728x90
반응형
SMALL



794(2019.12.23.) [크리스마스 특집] 우리말 겨루기 문제 심층 해설

-백현주/현자 조 우승 : 송두리채(x)/송두리째(o), 하루 종일(o)/하루종일(x)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꼭 검색해 보세요. 그걸 습관화하면 됩니다!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확실해집니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 보는 일인데, 몸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띄어쓰기 공부는 머리로만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요. 낱개의 문제적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중도에 쉬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씁니다. -溫草 생각


1. 출연자 등등


□ 무대를 빛낸 사람들: 베푸는, 베풀 줄 아는 이들

 

배일호(63)/현숙(61): 가수. 백현주(51? 기자)/현자(54. 가수). 윤효상(52)/김대훈(41): 가수. 서현숙(28. 축구)/스롱 피아비(30. 당구): 운동선수.

 

□ 출연자 속사화


- 결과: 백현주/현자 조 우승. 달인 2단계(띄어쓰기) 도전.


이 두 사람은 예전에 출연했을 때도 야무지게(?) 우승을 차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각각 733/759회와 762/776회에 걸쳐 두 번씩 출연했던 것도 같다. 그리고, 백현주는 숙명여대 중국어과, 현자는 서울대 가정대 출신이라는 빵빵한(?) 가방끈도 있는 데다가 출연 연락을 받고 나서 촌음을 아껴 집중적으로+독하게 우리말 공부를 해냈다는 점도 공통이다.


또 한 가지. 달인 문제 풀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백현주는 오랜 기자 생활을 했던 이인데, 그가 근무했던 서울신문은 중앙 일간지 중 교열부 기자들의 입김이 제대로 작동했던 몇 안 되던 신문사이기도 했다. 다시 말하면, 기자 생활 중 맞춤법에서 벗어난 기사를 쓰면 인쇄 후에라도 쪽지가 붙어 재교육(?)을 받는 식의 어법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그 기본 실력이 문제 풀이에서 크게 작용했다. '하루종일(x)/하루 종일(o)'과 같은 부분에서 또렷하게 옛날의 그 훈련(?) 기억을 떠올릴 정도로...


현재 이와 같이 기사 쓰기에서 교열부가 선생님 기능을 하고 있는 신문사는 중앙 일간지뿐이고 그중에서도 제대로 교열부가 기능을 하고 있는 곳은 몇 군데 되지 않는다(그래서도 일부 지방 일간지나 인터넷 신문들에서는 엉터리 맞춤법 기사들이 쓰레기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 교열부 기자들이 모여 만든 모임이 한국어문기자협회이고 그곳에서 발행되는 계간지 <말과글>에는 귀중한 바른 말 관련 목소리들이 실린다. 내용이 무척 충실한 편인데, 현재로는 비매품이어서 아쉽게도 일반인들에게까지는 배포되지 않는다.


문제 풀이에서 무척 까다로운 끊긴 지 이십여 년 만에부분을 자신 있게 헤쳐 나가는 걸 보고도, 그녀의 내공이 짐작되었다. ‘이십여 년 만에의 표기에서 망설였지만(그 부분에서도 대부분이 실족하기 마련이지만) 그보다도 일반인들이 부지부식간에 더 많이 틀리는 건 끊긴지(x)/끊긴 지(o)’에서인데, 자신 있게 정답 끊긴 지를 골랐다. 잠시 멈추어 생각해 보면 일반인들도 정답을 고를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일상생활에서 잠시 멈추어 생각하는 걸 거르는 게 몸에 밴 탓에 열에 아홉은 실수하는 대목이 이 의존명사 의 활용 표기 부분에서다.


도전자가 유일하게 실수한 '마음속(o)/마음 속(x)'은 사실 고난도 문제다. 자화자찬하자면 이 ‘-의 띄어쓰기에 관하여 우리나라에서 이론적으로(?) 설명해 놓은 것은 내 책자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뒤에 해당 부분에서 상세히 다루겠지만, ‘-은 구체적 접촉 상태, 분리 불가능, 추상화 명사 등의 경우에 한 낱말로 붙여 적는 특별한 형태소인데, ‘마음속머릿속과 같이 구체적으로 분리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된다. ‘() ()의 띄어쓰기가 달라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여담 한 가지. 아직도 미혼인 백현주 님은 다른 출연자들과 달리 나이를 밝히지 않는데, 51~52세로 추정된다. 그 위의 쌍둥이 언니들 백현숙/백현미의 나이가 53세라서다. 자매들 모두가 숙명여대 출신으로 모두 티브이 화면에 얼굴을 비쳤거나 비치고 있다는 점에서도 공통적이다. 백현숙의 경우는 <이산>에서 상궁 역으로, <주몽>에서 소서노의 고모 역으로 나온 바 있는데, 모두 문제적 여인으로서의 밉상 역할이었다.


- 베풀고 챙기면서 살아가기처럼 여럿을 살찌우는 삶은 없다

이번 출연자들은 예전의 출연자들과는 좀 다르다. 연예인 일색도 아닌 것이 운동선수들이 둘씩이나 포함되었는데 종목도 축구와 당구. 게다가 다문화 가정의 주부를 겸하고 있는 캄보디아 출신의 여성도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모두 우리 이웃들을,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든 베풀거나 챙기면서 살아가거나, 어려운 환경들을 딛고 일어서기도 한 이들이라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효녀 가수 현숙이 그렇고, 학비가 없어서 중도에 멈췄던 서울대 가정대를 23년 만에 졸업한 밤무대 출신 가수 현자 님 또한 그렇다. 동갑내기로 폐암 투병 중인 코미디언 김철민의 쾌유를 비는 윤효상과 타 지역 출신임에도 파주의 아들임을 자처하는 김대훈의 거리 공연(버스킹)도 그렇고.


여자 당구 3쿠션 부분에서 국내 1, 세계 2위인 스롱 피아비(30)의 경우는 한 편의 감동적인 다큐와도 같다. 9년 전 한국에 와서 28살 연상의 남편 김만식과 결혼 후, 그녀의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해서 당구 150의 남편이 당구장으로 그녀를 인도했는데, 그로부터 1년 반 뒤 아마추어 대회에서의 입상을 시작으로 현재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당구계에서는 시골뜨기라 할 수밖에 없는 충주에서...


하기야, 그녀는 큐대를 똑바로 보내기 위한 한 가지 연습을 위해 남편의 인쇄소 한 구석에서 빈 상자에 구멍을 뚫고 거기에 큐대를 꽂고서 힘을 주는 연습을 6달씩이나 해낸 놀랍도록 성실한 연습파였다. 오늘의 자리에 올라서는 조국 캄보디아의 아이들에게, 자신처럼 가난해서 공부를 다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면학의 환경을 마련해 주기 위해 최선 이상을 다하고 있고...


결혼 전에 캄보디아의 친척이 격려 삼아 그녀에게 해줬다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에게도 맴돈다: ‘좋은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이 짝이 되는 법이다.’ 멋진 남자 김만식은 피아비가 캄보디아를 위해 좀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그녀의 국적을 아직 캄보디아로 그냥 해두고 있단다. 훗날 아무 때라도 귀화 조치를 밟을 수 있으므로. [관련 기사 :

https://news.joins.com/article/23664380?cloc=joongang-article-realtimerecommend]

- 일반 맞춤법 문제:쭉정이/슴슴한/고깃간/부서진중 잘못된 말을 바르게 고쳐서 쓰는 문제로, 세 사람이 정답 심심한을 적었다. 그만치 평이한 문제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출제어 모두가 맞춤법 공부를 할 때 한 번씩은 반드시 훑어둬야 할 것이기도 하다. ‘슴슴한부터 차례대로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그중 부서진(o)/부숴진(x)’의 문제는 사실 고급 문제다.


- 슴슴한(x)/심심한(o): 전재하는 내 책자 자료 참고.


◈김치가 좀 슴슴한 것 같은데: 심심한의 잘못.

[설명] ‘슴슴하다심심하다(음식 맛이 조금 싱겁다)’의 잘못으로 북한어.


- 부서진(o)/부숴진(x): 주의해야 할 고급 문제 중의 하나다. 원형을 부수다로 생각하여 부숴진을 선택할 수도 있으나, 이 말의 원형은 부서지다이다. 아래에 전재하는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설명 참조.


[고급] 산산이 부숴진 ; 네가 부숴뜨린 건 네가 고쳐라: 부서진, 부서뜨린의 잘못. 부서지다[], 부서뜨리다[]

[비교] 아이는 장난감을 부숴 버렸다: 맞음. ⇐부숴(←부수어)

순이가 내 장난감을 부쉈어: 맞음. ⇐부쉈어(←부수었어)

[설명] 부수다단단한 물체를 여러 조각이 나게 두드려 깨뜨리다/만들어진 물건을 두드리거나 깨뜨려 못 쓰게 만들다를 뜻하는 사동사로서, ‘부수다의 활용일 때는 로 적지만 지다/뜨리다[부서트리다]’만은 예외적으로 부서-’로 적음. 그 이유는 옛말 븟어디다를 보면 부수다가 생겨나기 이전에 이미 부서지다라는 말이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기 때문임. 부서지다부수다보다 먼저 이미 만들어진 말부수다에서 파생될 만한 부숴지다의 자리에 이미 자리를 잡고 있던 말이었음. 부숴지다←부수어지다를 표준어에서 배제한 이유: 동사 뒤에 '-어지다'를 붙여 피동형 낱말을 형성하기도 하므로, ‘부수다의 어간 부수-’ 뒤에 ‘-어지다를 붙여 피동 표현을 만드는 것도 생각할 수 있지만, 부서지다부수다에 대한 피동의 의미를 나타내는 말로 어원상 이미 존재했고, 지금도 그렇게 쓰이고 있으므로, 같은 뜻의 두 말로 복잡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부수어지다(부숴지다)’가 아닌 '부서지다'를 선택한 것.

[정리] ‘부수다/부서지다/부서뜨리다[부서트리다]’만 인정. ‘부숴지다/부숴뜨리다[부숴트리다]’는 잘못. 특히, 예전에 인정되던 부수어지다부서지다, ‘부숴뜨리다[부숴트리다]’부서뜨리다[부서트리다]’로만 써야 함.

부수다[] ①단단한 물체를 여러 조각이 나게 두드려 깨뜨리다. ②만들어진 물건을 두드리거나 깨뜨려 못 쓰게 만들다. []망가뜨리다, 바스러뜨리다

부서트리다≒부서뜨리다[] ①단단한 물체를 깨어서 여러 조각이 나게 하다. ②짜서 만든 물건 따위를 제대로 쓸 수 없게 헐어지거나 깨어지게 하다. ③희망/기대 따위를 무너지게 하다.


- 쭉쟁이(x)/쭉정이(o): 잘못된 모음 역행동화로, ‘쭉쟁이는 없는 말.


- 고기간(x)/고깃간(o): 기본적인 사이시옷 문제. ‘고깃간의 복수표준어인 푸줏간과 마찬가지로 ‘-을 경음화시키므로 사이시옷을 받친다.


2. 문제 풀이 및 관련어 정리


□ 출제된 말 중 주목해야 할 것들


참고 삼아 출제된 말들을 보이면 다음과 같다:

싸라기눈, 모닥불, 통장, 공통분모, 가시밭길, 천년만년, 홧김, 단김에, 훈훈하다, 그럴싸하다, 송년회, 동장군(冬將軍), 재탕(再湯), 횡재, ()쭉정이/슴슴한/고깃간/부서진 ⇦심심한, 밑지는 장사, 모락모락, 강심장, 말 귀에 염불, ()부스러기/부스레기, ()송두리째/송두리채, ()별에별/별의별, ()가루눈/가락눈, ()마음속/마음 속, ()그립디그리운/그립디 그리운, ()문학소녀/문학 소녀, ()끊긴지/끊긴 지, ()이십여 년만에/이십 여년 만에/이십여 년 만에, ()하루종일/하루 종일


□ 달인 도전 문제


1단계 맞춤법 문제


출연자들의 공부량을 고려하여 출제된 것들인지라 수준은 평이했지만, 한 문제만은 좀 까다로운 것으로 어휘력 관련 문제가 섞이는 출제 경향은 여전했다. 이번에는 가락눈(x)/가루눈(o)이 그런 문제였는데, 일부 시나 수필 등에서 검증되지 않은 채 잘못 쓰이고 있는 가락눈은 쉬 빠지기 쉬운 함정이었다.


출제된 것들을 간단히 살펴본다. ‘가락눈(x)/가루눈(o)을 빼고는 이런저런 형태로 모두 다뤘던 것들이기도 하다.

- 송두리째/송두리채(x) 날렸다: /를 구별하는 기본적인 문제로 기출문제.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 맞춤법> 해당 부분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 ‘그대로’, 또는 전부의 뜻. ¶그릇째로; 뿌리째로; 껍질째로 먹다.

: ‘차례의 뜻을 더함. ¶여러 개째; 몇째냐; 사흘째; 며칠째


통채로: 통째로의 잘못.

[] ‘그대로/전부의 뜻을 더하는 접사. ¶그릇째/뿌리째/껍질째/통째/밭째/송두리째.

[주의] 차례를 뜻할 때도 접사임. ¶몇째/며칠째/사흘째/두 잔째/여덟 바퀴째/다섯 달째/둘째.

[]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 있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 ¶옷을 입은 채로 잤다; 노루를 산 채로 잡았다; 벽에 기대앉은 채로 잠이 들었다;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 별의별/별에별(x) : 평이한 문제지만 잘못인 이유를 확실히 공부해 둬야 하는 문제.

◈요즘은 벼라별/별에별 녀석들이 다 설친다니까: 별의별의 잘못.

살다 보니 별별 소릴 다 듣는군: 맞음.

거길 가면 별별것 다 있어: 별별 것의 잘못. ‘별별은 관형사.

[참고] 살다 보니 별소리 다 듣는군: 맞음. 복합어.

[설명] ‘벼라별/별에별별의별의 잘못이며, ‘별별별의별과 동의어로, 관형사.

별별[別別]≒별의별[-][] 보통과 다른 갖가지의


- 가락눈(x)/가루눈이 내린다: 가락눈은 없는 말. 아래 낱말 뜻풀이 참조.


가루눈: 가루 모양으로 내리는 눈. 기온이 낮고 수증기가 적을 때 내린다.

눈가루: 눈송이가 부서진 알갱이.


2단계 띄어쓰기 문제


- 문제: 마음속깊이그립디그리운문학소녀친구와연락이끊긴지이십여년만에만나하루종일이야기했다.

- 정답: 마음속 깊이 그립디그리운 문학소녀 친구와 연락이 끊긴 지 이십여 년 만에 만나 하루 종일 이야기했다.

 

밑줄 그은 부분들이 살펴볼 부분들인데, 이것들 역시 문학소녀를 빼고는 모두 이곳 문제 풀이에서 직.간접적으로 다뤘던 것들이다. 즉 일종의 기출문제들이라 할 수 있다. 하나씩 간단히 살펴본다.


- 마음 속/마음속(o): 이곳에서 두어 번 다뤘던 문제. 탄탄한 기본 실력을 갖추고 있던 도전자가 불의의 일격을 당한 것이라 할 정도로(유일하게 틀린 문제다), 은근히 까다로운 고급 문제였다. 아래에 전재하는 내 책자 자료의 설명을 찬찬히 읽어 완전히 소화들을 시키시기 바란다. 이와 관련하여 좀 더 상세한 설명은 졸저 <열공 우리말>에 있다.


◈♣‘-이 들어간 말 중 사이시옷이 받쳐진 것들 ⇐추상명사 혹은 분리 불가능.

◯머릿속/켯속/장삿속/벌잇속/조홧속[造化-]/마음속/혼잣속/안갯속/에누릿속/야바윗속/우렁잇속/바닷속/베갯속/배춧속/귓속/빗속/뼛속≒골수/핏속/콧속≒코안/뱃속/잇속1/잇속2/잇속3[-]/벌잇속/댓속/욧속. , 꿍꿍잇속(x)/꿍꿍이속(o){꿍꿍이속}

[참고] ‘이 들어간 말 중에는 머릿속/뱃속과 같은 복합어도 있지만, 이것을 머리 속배 속으로 띄어 적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음. 상세 설명은 ♣을 붙여 복합어를 만드는 원칙 항목 참조.


◈♣을 붙여 복합어를 만드는 원칙

[예제] 배 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 뱃속의 잘못. 마음의 속칭.

뱃속을 열어 내장을 꺼내 보지그래: 배 속의 잘못. ⇐복부의 안.

산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숲속으로 가는 건 다르다: 숲 속의 잘못.

[설명] ①추상적인 공간 혹은 물리적으로 획정/구획이 불가능한 공간은 복합어 가능함. <>마음속/뼛속/꿈속; 물속/빗속/바닷속/땅속. ②물리적으로 처리(구분/구획) 가능한 공간은 복합어 불가. <>숲 속(구분/획정 가능); 머리 속(구체적 영역 획정 가능). 따라서 다음의 두 문례도 가능함. <>네 머릿속엔 도대체 뭐가 들었기에 그 모양이냐?; 내 머리(두뇌) 속을 내 손으로 열어 암 덩어리들을 박살내고 싶어. 숲 속은 구체적 공간으로 물리적 구획이 가능하나, ‘산속산의 속/()’라는 뜻으로 물리적 구획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산중(山中)/산내(山內)’와 동의어로도 쓰이므로, 한 낱말의 복합어로 삼은 것임.

[주의] ‘어둠 속’? ‘어둠속’?: ‘어둠 속이 맞음. ‘어둠속은 없는 말.


- 그립디 그리운/그립디그리운(o): 유사 기출문제. 까다로운 어미 ‘--의 문제로 이곳 문제 풀이에서도 두어 번 다룬 바 있다.



이곳에서 여러 번 예시했던 주의해야 할 어미들 중 하나다. 내 책자 중 해당 부분 중 일부만 전재한다.


◈사람이 그리 잘디잘아서 엇다 써먹노?: 자디잘아서, 얻다(어디에다의 준말)의 잘못.

[유사] ‘달디달다(x)/다디달다(o)’; ‘멀다랗다(x)/머다랗다(o)’; , ‘가늘디가늘다’(o)

[설명] ‘다디달다(o)/머다랗다(o)/자디잘다(o)’단음절 어근(-, -, -)이 그 다음에 ‘-/-등과 결합하여 동일 계열의 발음이 되풀이될 때, --이 탈락된 연결형을 채택하여 새로운 원형을 만든 것임. 가늘디가는의 경우는 가늘’(어근이 단음절이 아님)의 의미소를 살리기 위하여 가늘디가늘다를 원형으로 유지한 것.


[설명2] 첩어/준첩어의 형태

①첩어(동어반복): ‘꼭꼭/누구누구/무엇무엇/가만가만/날름날름/두고두고/두근두근/너울너울/매일매일/조심조심/하루하루/차례차례/하나하나/아주아주/너무너무’. , ‘매우매우(x)/어디어디(x)’는 사전에 없는 말.

②첩어(‘--’ 구성의 연결형 형용사): ‘예쁘예쁘다/높다/시다/차다/짜다’.

[주의] 높다(o)/높고높다(x)/높고 높다(o); 곱다(o)/곱고곱다(x)/곱고 곱다(o).

③준첩어(대립형). 붙여 씀: ‘가타부타/가나오나/오나가나/지나새나/이제나저제나/이나저나/이러니저러니/이러쿵저러쿵/이럭저럭’.

[주의] 자나 깨나(o); 앉으나 서나(o); 본 둥 만 둥(o); 뭐라 뭐라 해도(o); 뭐니 뭐니 해도(o) ⇐관용구임.

[이하 생략]


- 문학소녀(o)/문학 소녀: 기본적인 복합어 판별 문제. ‘문학소녀는 글자 그대로의 뜻이 아니라 문학을 좋아하고 문학 작품의 창작에 뜻이 있는 소녀. 또는 문학적 분위기를 좋아하는 낭만적인 소녀를 뜻한다.


즉 밑줄 그은 부분이 글자 그대로의 의미가 아닌, 특정 의미를 뜻하는 부분이다. 글자 그대로의 의미라면 문학을 (학문적으로) 공부하는 소녀문학 속에 등장하는(살고 있는) 소녀’, ‘문학 같은 소녀등이 되어야 한다. ‘문학청년이 한 낱말의 복합어인 이유도 이와 같다.


- 끊긴지/끊긴 지(o) : 이때의 는 동안을 나타내는 의존명사다. 그러므로 앞말과 띄어 적어야 한다. 이처럼 잠깐 멈춰서 앞뒤를 조금만 따져보면 의존명사임을 알 수 있는데, 그런 과정을 생략하면 십중팔구 붙여 적기 쉽다.


더구나 이 말은 끊긴지로 붙여 적어도 맞춤법 검사기 등에서 아무 말도 없이 통과시킨다. ‘~ㄴ지가 어미이기 때문에 표기 속에 있는 꼴만 보면 문제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참고: 주어진 문맥에서는 끊겼는지로 표기돼야 막연한 의문을 나타내는 어미가 된다.]


위에서도 여러 번 강조했지만 문제로 출제되면 열에 아홉은 실수하는 띄어쓰기 문제어가 의존명사 의 띄어쓰기다.


- 이십 여년만에/이십 여년 만에/이십여 년만에/이십여 년 만에(o): 이번에 출제된 문제 중 두 번째로 까다로운 띄어쓰기. 도전자가 정확하게(막힘없이) 정답 행진을 했다.


이 표기는 실제로 많이(자주) 써봐야 실수를 하지 않는 표기이기도 하다. 이곳 문제 풀이에서 이와 유사한 표기 ~여 년() 을 여러 번 사용해 왔는데, 그걸 눈여겨보신 분들은 이 문제 앞에서 쾌재를 부르셨을 듯하다.


십 여 년만의 귀국; 이십 여개국: 십여 년 만, 이십여 개국의 잘못. 는 접미사. ‘/개국은 의존명사.

[설명] ‘십여 년, 이십여 개국에서의 ‘-()’그 수를 넘음을 뜻하는 접사. ‘은 동안/거리/횟수를 뜻하는 의존명사. <> 십 년 만의 귀국; 세 번 만의 합격; 십여 분 만의 숨쉬기. ‘개국(個國)’도 나라를 세는 단위로서의 의존명사.

- 하루종일/하루 종일(o): 이와 같은 말일수록 실제로 써 보는 연습을 많이 해야 익숙해진다(실수를 덜하게 된다). 주의해야 할 것은 같은 말인 온종일은 한 낱말의 복합어라는 점이다. 이 또한 실제 쓰기 연습으로 몸에 배야 한다.


하루종일 비가 치적치적 내렸다: 하루 종일, 추적추적의 잘못.

[설명] ‘하루 종일이 무더기 말로 쓰이기는 하나, 글자 그대로의 뜻뿐이어서 복합어에 이를 기준/근거는 없음. ‘하루 종일해종일/온종일’[].


***

연예인과 운동선수들이 출연한 특집이었지만 달인 도전 문제들은 언제나 그렇듯 우리말 공부에 관심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공부가 되는 것들이 출제되곤 한다. 이번 794회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다.


일반인들 중에도 이번 도전자 백현주 님과 같이 쾌도난마(快刀亂麻) 식으로 단번에 문제 풀이에 호쾌하게 도전할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신문사의 교열부 교육을 통해 탄탄한 기본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마음속한 낱말에서 그야말로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흔히 실족하기 쉬운 의존명사 여 년 만에의 함정을 잘 피해 갔음에도...


다음주 방송은 그야말로 세밑에 이뤄진다. 어떤 식으로든 달인이 한 사람 더 나왔으면 싶다. 둘보다는 셋이 더 안정적이며 보기에도 좋고, 한 문제 때문에 아쉽게 실족한 이들의 한풀이도 이뤄져야 하니까.


오늘도 여전히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게 되시길 빈다. 그리하여 영광의 달인 월계관을 꼭 얹게 되시길 축원한다. 속이 꽉 찬 성실한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4차 개정판. 새로 나왔습니다!

-2009년 이후 2019년 10월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습니다.

네 번째의 개정판(751쪽).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합니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고요.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찬 팀들이 해체된 지도 15 년이 넘는다.

게다가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과 완전히 일치되는 사전은 하나도 없다.

일일이 국립국어원 자료와 맞춰 봐야 한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