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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겨루기 815회] [코로나19 봉사자 특집] 문제 심층 해설-이도희/강유진 가수 조 우승: 단언코(x)/단연코(o) 찬성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20. 6. 2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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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에디터가 여간 불편하지 않다. 옮겨 오기(복사/전재)에서 앞서의 칼러링이 죄다 사라져 버린다. 글자 크기 조정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 글꼴이 다양하지 못하고 통일돼 있는 것도 전문적인 글쟁이들에겐 지탄감이다. 낙서판용으로나 딱 알맞다. 개선이 아니라 개악으로 보인다. 제대로 된 원문은 이곳에 있다. 끝까지 제대로 읽어보실 분들은 얼른 클릭하여 원문을 보시길 '강추'한다: blog.naver.com/jonychoi/22199471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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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회(2020.6.22.) [코로나19 봉사자 특집] 우리말 겨루기 문제 심층 해설

-이도희/강유진 가수 조 우승: 단언코(x)/단연코(o) 찬성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꼭 검색해 보세요. 그걸 습관화하면 됩니다!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확실해집니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 보는 일인데, 몸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띄어쓰기 공부는 머리로만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단,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요. 낱개의 문제적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중도에 쉬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씁니다. -溫草 생각

 

1. 출연자 등등 [코로나19 봉사자 특집]

 

□ 무대를 빛낸 사람들 :

 

한기범(방송인. 전 농구 선수. 신장 205cm)/나현(가수), 조영구/이병철(각각 방송인 및 가수), 방주연/최영철(가수), 이도희/강유진(가수)

 

결과 : 이도희/강유진 팀의 우승 및 달인 문제 2단계(띄어쓰기) 도전 실패.

 

□ 출연자 속사화

 

- 우승팀, 그리고 일부 출연자들의 불성실한 준비

 

우승팀 이도희(37)/강유진(39) 조는 모두 MBN의 주부 대상 노래 경연대회인 <보이스 퀸>에 참가한 전력이 있다. 이 프로는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미스 트롯>과 <미스터 트롯>의 복제판인데, 다만 참가 대상을 주부로만 한정했다는 게 다르다. 예심을 거쳐 80여 명의 본심 참가자로 한정한 뒤, 여러 번에 걸친 본선 경쟁을 거쳐 준결승 진출자 7명을 뽑고 거기서 최종 우승자 1명을 가리는 치열한 전투(?)들을 치렀다.

 

강유진은 준결승에 진출하지 못했고, 이도희는 7명 중 3위에 오를 정도의 빼어난 실력자. 그도 그럴 것이 이도희는 경력 12년 차의 뮤지컬 배우다.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헌혈에 참가할 정도의 업계 중진.

 

이도희/강유진 조는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 공부를 한 게 눈에 띄었다. 그 반면 일부 참가자들은 그렇지 못했다. 늘 이 연예인 특집을 대하면 느끼는 것이지만, 출연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냥 대충 거의 빈손으로 참가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 이들은 일반인 참가자들의 수준보다도 한참 처진다. 이번 출연자 중 조영구/이병철/최영철의 경우가 그랬다.

 

이번 우승팀은 연예인 특집 중 매우 드물게 2단계 띄어쓰기에 도전하여 한 어절에서 실족했는데[사왔다(x)/사 왔다], 일반인의 경우에도 이 말은 십중팔구 실족할 가능성이 높았다. 앞의 말들에 집중하여 풀이를 하느라 마지막 순간에는 덜 긴장하게 되기 십상인 까닭에. 지켜보던 나도 실은 처음엔 그냥 넘어갔다가 두 번째 훑을 때야 무릎을 치면서 멋진(?) 함정이라고 감탄했으니까.

 

기타 출연자들에 관한 소개는 아래에 전재하는 기사에 잘 나와 있다.

<사진> 우승을 차지한 이도희(37)/강유진(39) 가수 조

[서울=뉴시스] KBS 1TV '우리말 겨루기'에 출연한 스타들이 국내 코로나19 상황 속 실행한 훈훈한 봉사 활동 내용을 밝혔다. 22일 오후 방송된 '우리말 겨루기'에서는 코로나19 연예인 봉사자 기획으로 한기범, 나현 조, 조영구, 이병철, 방주연, 최영철, 이도희, 강유진 등 여덟 명의 연예인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1000만원이 걸린 '우리말 명예 달인' 도전을 비롯해 코로나19 위기를 희망으로 바꾸고자 노력한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먼저 한 팀으로 나온 한기범과 나현은 앞서 봉사 활동 단체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한기범은 농구 선수 은퇴 이후 꾸준히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고 알려졌으며, 나현 또한 자선 바자회를 비롯해 한기범이 운영하는 재단의 홍보 대사를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주연과 최영철은 내내 "코로나는 우리의 적, 우리는 강한 민족"이라며 의지를 불태워 방송에 임했다. 가수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최근 함께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하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다음으로 노래 경연 대회 출신이자 뮤지컬 배우 이도희는 코로나19 혈액 수급 비상에 도움을 주고자, 현재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뮤지컬 제자들과 함께 헌혈 봉사를 했다고 전했다.

 

- 옥에 티 : suit는 ‘수트’인가 ‘슈트’인가

 

참가자들로 하여금 책 한 권이라도 읽게 하려는 의도로 도입된 ‘책갈피’ 문제. 이번에 소개된 책의 제목에 ‘슈트’란 말이 있었다. 이것은 흔히 정장이라 부르는, 아래위가 같은 천으로 된 한 벌의 옷을 뜻하는 영어 suit의 외래어 표기다. 그런데 이 말의 올바른 발음은 ‘수트’다. 더 정확히 하자면 {수:트}로 길게 발음해야 한다.

 

외래어는 우리말에 속한다. 즉 표준어다. 외래어란 ‘외국에서 들어온 말로 국어처럼 쓰이는 단어. 버스, 컴퓨터, 피아노 따위’를 이른다. 외국에서 들어온 말이라 하여 전부 외래어가 되는 건 아니고 국어심의회를 심의 절차를 통과하여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른 것들만 외래어가 된다.

 

그런데 ‘수트’가 올바른 표기인데 어째서 ‘슈트’가 표준어가 되었을까. 마치 ‘소파(sofa)’를 ‘쇼파’로 더 많이 잘못 표기하듯이... 이는 패션업계나 관련 분야 종사자들의 그릇된 외래어 남용 버릇에서 연유되었다고 단언해도 된다. 외래어 표기 규범 확정 시에는 관행(사용 빈도와 분포, 용례)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잠바/랍스터/피아노...'따위가 이 관행을 존중하여 원지음과 달리 , 혹은 외래어 표기법을 벗어나, 인용(認容)된 것들이다.

 

‘머스큘러하고 텐션이 있는 보디라인을 살려주는 퍼펙트한 써클 쉐입, 버닝하는 열정을 보여주면서 잔근육 같은 디테일이 살아 숨쉬는 템테이셔널, 클리어한 뷰를 보여주면서도 단단하고 탄력 있게 벌크업….’

 

이것은 모 기업의 광고 문구인데, 도대체 뭘 광고하고 있는지 감들이나 잡히시는지? 기아차 프라이드의 광고다. 그리고 여기에 쓰인 온갖 해괴망측한 표현들이 바로 요즘의 이 나라 패션 잡지나 패션 담당 기자들의 글에서 흔히 대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걸 ‘보그병신체’라고도 한다. 유명 패션지 ‘보그’와 ‘병신체’의 결합. 상세판은 이곳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내 책 <열공 우리말>에서도 ‘외국어 남용과 외래어 오용’이라는 제목으로 한 장(章)을 할애하여 잘못된 꼬부랑말 남용을 다룬 바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0372549233

 

 

 

<열공 우리말>에서 다룬 것 한 가지를 예로 들자면 무식한(?) 패션 기자가 자기 점검을 생략한 채 버릇대로 써 댄 ‘화이트 데님 진’이 있다. 진(jean)은 본래 태생이 청바지다. 그러니 ‘화이트 데님 진’이란 애초 있을 수가 없다. 그녀는 그 천을 보고서 그런 표현을 무턱대고 써 댄 듯한데, 그때는 ‘화이트 데님 바지’라 해야 한다. 이에 대한 상세판은 이곳에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0394624291

 

 

데님(denim)은 우리말에서는 '두꺼운 무명실로 짠 능직(綾織)의 면직물'을 이르는 외래어인데, 영어에서는 ‘데님 바지/치마’ 등을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이 데님도 고향(?)에서는 진 바지를 그냥 데님이라고도 할 정도로, 본래 청바지를 뜻하는 말이었다. 즉, jean과 동의어. 우리에게로 와서는 능직물을 이르는 말로 더 많이 쓰이고 있어서 그 뒤에 제품 명을 붙여 '데님 바지/치마/룩...' 등으로 쓰이고 있다.

 

이처럼 꼬부랑말을 그저 애용/남용하는 이유. 그것들만 궁구해도 책 한 권쯤 되고, 그걸 다룬 글들도 많지만 가장 흔히 관찰되는 사유는 그런 말을 쓰면 ‘좀 있어 보인다’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있어 보이기는 개뿔이나... 되레 가방끈이 짧거나 독서력이 빈약한 사람들의 콤플렉스가 작용한 것’이 정답이다. 나 역시 20여 년 전 피시 통신 시절에 별명을 ‘릴리/로즈/클로버...’에서부터 제법 유식해 보이는 ‘아라크네’(베 짜는 솜씨가 뛰어났지만 여신 아테나의 질투로 평생 뱃속에서 줄을 뽑아 거미줄을 짓는 벌을 받은 거미 여신)까지 사용하는 이들의 배경 조사를 통해, 그걸 실물로 확인한 바 있다. 이 게시판에서도 자주 적었듯, 외국어를 빼어나게 잘하는 사람일수록 우리말 실력이 매우 탄탄하다는 공통점도 있다.

 

정리한다. 영어 한마디라도 제대로 하려는 이들은 suit를 ‘슈트’라 발음해선 안 된다. 우리말로 굳어진 잘못된 외래어에 쉽사리 물드는 일을 자신에게 허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자존심을 굳건히 지키려는 사람이라면...

 

2. 문제 풀이 및 관련어 정리

 

□ 출제된 말 중 주목해야 할 것들

 

이번에 출제된 것들 중 유의미한 공부 거리를 유형별로 모아 보이면 다음과 같다.

 

- 명사: 전우애, 산울림, 청바지, 소꿉친구, 과부하(過負荷), 발품

- 쓰기 문제: 영악(靈惡)하다, 후련하다, 귀신같이

- 비유어: 동산, 씨앗, 독야청청, 전매특허, 콧구멍

- 부사: 아스라이, 곧이곧대로

- 맞춤법: 단연코(o)/단언코, 한참/한창(o) 붐비는 시간, 서류 결재(o)/결제

- 띄어쓰기: 뚝떨어졌다/뚝 떨어졌다(o), 마침 맞게/마침맞게(o), 사왔다/사 왔다(o)

 

명사 비유어들은 이곳의 다른 게시판에, 음절 수대로 2음절어에서 5음절어 및 그 이상으로 구분하여 모아둔 게 있다. 일례로 3음절어들은 이곳에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0770803020

우리말의 비유어(5) : 3음절어 중, 흔히 쓰이는 비유어

 

부사들은 내 책자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부록에 따로 모아두었다. 본래 이 사전은 작가들을 위해 편찬되었는데, 작가들의 편의를 위해 ‘멋져서 살려 쓸 부사들’의 실물을 부록에 모아 두었다.

 

출제된 것등 중 몇 가지만 간단히 살펴본다. 풀이는 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또는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에 실려 있는 것들이거나 관련 사항을 모은 것.

 

- 소꿉친구/소꼽친구(x)

 

◈그녀는 나와 소꼽질/소꼽장난을 같이 하던 친구야: 소꿉질/소꿉장난의 잘못.

[설명] ‘소꼽(x)/소꿉(o)’은 모음조화와 무관한 말. 자질구레한 그릇 따위의 장난감을 이르는 말이 ‘소꿉’이며, ‘소꿉질/소꿉장난’은 여기서 나온 말이므로 ‘소꼽-’은 잘못.

[참고] 모음조화와 무관한 표준어의 예: ‘단출하다’의 경우는 ‘간촐하다’에 비해 널리 쓰이므로, ‘단출하다’를 표준어로 삼은 것. (표준어 규정 제25항: 의미가 똑같은 형태가 몇 가지 있을 경우, 그중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널리 쓰이면, 그 단어만을 표준어로 삼는다). ☞[참고] 모촘하다(x)/모춤하다(o); 몽오리(x)/몽우리(o).

 

- 동산 : ☜[주의] 고유어임

 

동산[명] ①마을 부근에 있는 작은 산이나 언덕. ②큰 집의 정원에 만들어 놓은 작은 산이나 숲. ③(비유) 행복하고 평화로운 곳. ☜[주의] 고유어임. ¶꽃동산/앞동산/뒷동산/에덴동산[명]

 

- 영리하다/영악하다 : [주의] ‘영악하다’에는 두 가지, 곧 ‘영악하다[靈惡-. 이해가 밝으며 약다]’와 ‘영악하다[獰惡-. 매우 모질고 사납다]’가 있다.

 

영리하다[怜悧/伶俐-]≒성발하다[性發-][형] 눈치가 빠르고 똑똑하다.¶사내는 가난을 메고 자란 탓에 본능적으로 영악하고 영리한 친구였다.

백령백리[百伶百俐][명] 매우 영리하고 민첩함. ¶~하다[형]

똘똘하다[형] ①매우 똑똑하고 영리하다. ②단단하고 실하다.

총명하다[聰明-][형] ①보거나 들은 것을 오래 기억하는 힘이 있다. ②썩 영리하고 재주가 있다.

영악하다[靈惡-][형] 이해가 밝으며 약다. [유]약빠르다

영악하다[獰惡-][형] 매우 모질고 사납다. [유]악착하다/포악하다

약빠르다[형] 약아서 눈치/행동 따위가 재빠르다.

약삭빠르다[형] 눈치가 빠르거나, 자기 잇속에 맞게 행동하는 데 재빠르다.

영이하다[穎異-][형] 빼어나게 영특하다. ¶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영이하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영토하다[형] 영리하고 똑똑하다. ¶눈썰미만 봐도 보통 영토한 녀석이 아닌 것 같다.

영리한 고양이가 밤눈 어둡다[못 본다]≒약빠른 고양이 밤눈이 어둡다. 약은 쥐가 밤눈 어둡다 ? 약빨라 실수가 없을 듯한 사람도 부족한 점은 있음의 비유.

 

 

□ 달인 도전 문제

 

□ 1단계 맞춤법 문제

 

연예인 대상의 문제였음에도 달인 상금 보전 차원에서인지 난도가 조금 있었다. ‘결재 ⇒한창 ⇒단연코’의 순서. 그중 ‘단언코/단연코’는 웬만큼 공부한 이들에게도 쉽지 않은 고난도 문제인데, 어휘력으로 뒷받침되는 경우는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원리/원칙에까지 이르면 몹시 까다로운 문제였다.

 

한참/한창’의 구분 문제도 중상급 문제였는데, 숫제 어휘력 문제에 가까웠다. ‘마침맞게’ 또한 형용사 ‘마침맞다’의 부사형으로 어휘력을 알아보는 문제라 할 수 있다. 늘 말하지만 맞춤법 문제의 정답 중 절반 이상은 어휘 실력과 직결된다.

 

간단히 살펴본다.

 

- 단언코/단연코(o) 찬성합니다.

 

위에 적은 대로 고난도 문제. 단순하게 어휘력을 쌓아 문맥에 어울리는 뜻을 가진 말을 고를 수도 있으나, 잘잘못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원리/원칙의 공부를 통하는 게 효과적이다.

 

이와 관련, 또 다른 고난도 문제로는 흔히 잘못 쓰는 ‘진정코’가 있다. ‘진정’으로만 써야 바르다. 그 이유를 포함하여 이번 문제에 대한 공부 자료로,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중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천천히 여러 번 읽어 확실하게 이해들을 하시기 바란다. 앞으로도 유관형 문제 출제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 중의 하나다.

 

 

◈[고급] 믿어주게. 진정코 내 말은 사실이니까: 진정의 잘못. 없는 말.

[설명] 우리말에는 다음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코’를 붙여 부사화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의 ‘-코’는 ‘-하고’의 축약형[그러나 부사를 만드는 접사로 고정된 경우는 다름]. 따라서 ‘-하고’를 붙이려면 앞말이 용언의 어간/어근이거나 명사[형]이라야만 함. ‘진정(眞正. 거짓이 없이 참으로)’은 처음부터 부사적인 뜻만 가진 말로서 이에 해당되지 않는 말임. 명사인 ‘진정(眞情. 참되고 애틋한 정/마음)’과 혼동해서 생기는 현상인데, ‘진정(眞情)’ 역시 ‘하다’를 붙여 동사를 만들 수 있는 낱말이 아니므로, ‘-하고’의 축약형 ‘-코’를 붙일 수 있는 말이 아님.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는 부사를 만드는 접사 ‘-코’를 붙여 처음부터 부사로 고정된 경우임 (예)잠자코/무심코[無心-]/한사코[限死-]/기필코[期必-]/기어코[期於-]/맹세코[盟誓▽-]/결단코[決斷-]/필연코[必然-]/단연코[斷

진정코[眞正-][부] ‘진정(거짓이 없이 참으로)’의 잘못.

 

 

- 지금 한창(o)/한참 붐비는 시각이다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의 예문에서 제시했던 표기였다.

 

◈지금이 한참 제일 붐빌 시각이다: 한창의 잘못.

그곳은 지금 가을 단풍이 한참이겠군요: 한창의 잘못.

한참[명] 시간이 상당히 지나는 동안. ¶거기서 한참이나 서서 기다렸다.

한창[명] /[부] 어떤 일이 가장 활기 있고 왕성하게 일어나는 때/모양. 또는 어떤 상태가 가장 무르익은 때/모양. ¶한창때/한창나이; 벼가 한창 무성하게 자란다.

 

- 서류 결제/결재(o)

 

기본적인 어휘 실력 문제. 만약 이 문제에서도 실수했다면, 공부 자료 점검이 절실하다.

 

◈숙박비를 신용카드로 결재했다: 결제의 잘못.

결제하다[決濟-]? ①일을 처리하여 끝을 내다. ②증권/대금을 주고받아 매매 당사자 사이의 거래 관계를 끝맺다.

결재[決裁][명] 결정할 권한이 있는 상관이 부하가 제출한 안건을 검토하여 허가하거나 승인함. ‘재가’(裁可)로 순화. [유]재결

 

 

□ 2단계 띄어쓰기 문제

 

- 문제: 집에과일이뚝떨어졌는데마침맞게친구가맛있는걸로잘사왔다.

 

- 정답: 집에 과일이 뚝 떨어졌는데 마침맞게 친구가 맛있는 걸로 잘 사 왔다.

 

출연자들의 수준에 어울리게 평이하게 출제되었다. 그럼에도 일반인들도 실족하기 쉬운 게 섞여 있었다. 올바른 띄어쓰기 이유를 간단히 살펴본다.

 

- 뚝 떨어졌는데/뚝떨어졌는데

 

이럴 때(다른 띄어쓰기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꼭 기억해 둬야 할 기본 원리는 붙여 적은 말들이 한 낱말로 성립할 수 있는가, 사전의 표제어로 올라 있는가(올려질 수 있는가)이다.

 

‘뚝떨어지다’는 당연히 없는 말이고, 이걸 한 낱말로 인정하게 되면 ‘뚝치다, 뚝떼어주다, 뚝끊어지다...’ 등의 숱한 말들도 한 낱말이 돼야 한다. 그래서 떼어 적는 ‘뚝 떨어졌는데’가 정답.

 

주의할 것은 고급어 ‘뚝별나다’는 한 낱말. ‘아무 일에나 불뚝불뚝 화를 내는 별난 성질이 있다’를 뜻한다.

 

- 마침맞게/마침 맞게

 

‘마침맞게’는 형용사 ‘마침맞다’의 부사형이다. 당연히 한 낱말.

 

◈앞일을 알 수가 있나. 마침 몰라 하는 얘기야: 마침몰라의 잘못. ⇐한 낱말.

[설명] ‘마침몰라’는 ‘-몰라’가 들어간 유일한 파생어임. ‘마침맞게’는 ‘마침맞다’의 부사어.

마침몰라[부] 그때를 당하면 어찌 될지 모르나.

마침맞다[형] 어떤 경우/기회에 꼭 알맞다.

 

- 잘 사 왔다/잘 사왔다

 

‘사 왔다’의 바른 띄어쓰기 문제로, 도전자들이 유일하게 틀렸을 정도로 은근히 까다로웠다. 특히, 덜 관심하게 되는 맨 마지막 어절로 나타나서 더욱더.

 

‘사 오다’에서 ‘오다’가 보조용언이라면 붙여 적기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즉, 정답이 두 개가 된다. 하지만, 이 경우는 보조용언이 아니라 동격의 본동사다. 보조용언인지, 동격의 본동사인지를 구분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본용언을 ‘–어서/아서’ 꼴로 활용하여 말이 되면 동격이다. 예컨대, ‘먹어 보다’의 경우, ‘먹어서 보다’로 풀어 보면 말이 안 된다. 그러므로 이때의 ‘보다’는 보조용언이다. 이와 관련된 설명은 이곳에서 수도 없이 되풀이한 것이기에 이쯤에서 그친다.

 

하지만, 이 ‘오다’가 붙어 한 낱말의 복합어가 된 것들도 적지 않다. 주의해야 할 말들이다. 내 책자 자료를 전재하니 이참에 단단히들 챙겨 두시기 바란다.

 

◈♣-오다’가 들어간 복합어 중 유의해야 할 말들: 복합어이므로 붙여 써야 하며 띄어 쓰면 잘못.

[예제] 시집 오는 날 새색시 등창 난다더니: 시집오는의 잘못. ←시집오다[원]

장가 오는 놈이 뭐 떼어두고 오는 격: 장가오는의 잘못. ←장가오다[원]

떠내려 오는 물건에도 쥔이 있다: 떠내려오는의 잘못. ←떠내려오다[원]

칼 들고 뒤쫓아오는 강도에게 당했다: 뒤쫓아 오는의 잘못. 두 낱말.

‘-오다’: 가져오다/건너-/걸어1-/걸어2-/금파-/꺼-(물체를 잡아 쥐고 끌어서 오게 하다)/끌려-/끌어-/나아-/나-/날아-/내려-/내-/넘어-/다가-/다녀-/닥들여-(어떤 일이 가까이 바싹 닥쳐오다)/닥쳐-/달려-/데려-/도다녀-(갔다가 머무를 사이 없이 빨리 돌아오다)/돌아-/되돌아-/되살아-/뒤따라-/들려-/들-?≒들어-/들여-/따라-/따-/떠나-/떠내려-/떠들어-(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던 사람/짐승이 들어오다)/떠-/뛰어-/모여-/몰려-/몰아-/묻어-/물러-/밀려-/보내-/불러-/불어-/살아-/수양(收養)-/시(媤)집-/올라-/옮아-/외-[형]/울려-/잡수-/장가-/좇아-/지나-/질러-/짐-/짓쳐들어-/짜드라-(많은 수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오다)/쫓아-/찾아-/쳐들어-/흘러-.

[주의] 일부 사전의 ‘기어오다/뒤좇아오다/뒤쫓아오다’는 각각 ‘기어 오다, 뒤좇아 오다, 뒤쫓아 오다’의 잘못. ⇐이 경우는 ‘-오다’를 보조동사로 보기 어려운 점도 있어서 붙여쓰기 허용 조건에도 부합되지 않음.

[참고] ‘오다’가 보조용언으로 쓰일 때: 앞말이 뜻하는 행동/상태가 말하는 이 또는 말하는 이가 정하는 기준점으로 가까워지면서 계속 진행됨을 나타냄. <예> 날이 밝아 온다; 30년간이나 일해 왔다; 잘 견뎌 왔다; 날이 어두워 온다.

 

**

일반인들을 위한 달인 문제의 난도가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된 지 꽤 되었다. 달인 탄생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의도에서 조정된 것인 듯하여 반갑다. 달인 탄생은 다다익선이므로. 이러한 호기를 거머잡으시기 바란다. 그럼에도 달인의 영광과 상금 3천만 원은 적은 공부량과 얕은 공부로 손쉽게 거머쥘 수 있는 거저줍기가 결코 아니라는 점에서 섣부른 공부로 도전해서는 백전백패다.

 

도전 전 스스로 실력 점검을 해보면서 띄어쓰기 문제에서 한두 문제 정도 이내로만 추가 공부를 할 필요가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요즘 달인 도전자들을 보면 안쓰럽기 그지없다. 기초 실력들이 모자라는 게 눈에 보여서다. 특히 공부량이 엄청 모자라거나 원리.원칙의 이해를 건너뛴 채 낱말 위주의 암기 공부를 하신 분들이 달인에 도전하는 걸 보면 무척 안타깝다. 그건 처음부터 낙방을 전제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달인 도전을 목표로 하시는 분들은 공부 자료와 공부 방식의 점검을 꼭 해보시기 바란다. 자신의 방식만 고집해서는 맨날 그 자리가 된다.

 

코로나 사태를 핑계로 KBS의 프로 일부가 개편되었다. 국민 위안용 위락 프로그램이 늘었고 장수 시사 프로그램이 부활했다. 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인 <골든 벨>이 폐지되는 가운데 이 프로는 간신히 생존했다. 중장년층~ 노년층이 의지하는 프로로서의 의미를 살려놓고 있다고나 할까. 다행히도(?) 이 방송이 끝나면 이어지던 드라마가 폐지되어 반갑기 그지없다.

 

오늘도 여전히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게 되시길 빈다. 그리하여 영광의 달인 월계관을 꼭 얹게 되시길 축원한다. 속이 꽉 찬 성실한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끝]​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20년 개정판. 새로 나왔습니다!

-2009년 이후 2019년 후반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네 번째의 개정판(751쪽).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한 권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 모두를 익힐 수 있다.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관련어와 유의어 정리에 빼어난,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작가용 사전. 일례로 소(牛)의 항목을 보면, 소의 종류, 소고기 부위 명칭, 각종 장구(裝具) 등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모아져 있어 한꺼번에 익힐 수 있다. 매, 연(鳶), 물때... 등에서도 마찬가지. '일인자[一人者]' 항목 등에서는 비슷한 뜻을 지닌 말 20여 개를 한꺼번에 대할 수 있는 식이다.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찬 팀들이 해체된 지도 15 년이 넘는다. 게다가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과 완전히 일치되는 사전은 하나도 없다. 일일이 국립국어원 자료와 맞춰 봐야 한다.​

<열공 우리말> 2017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말 관련어들의 심층 공부 즉, 배경어, 유관어, 바른 용법에 뜻을 둔 분들에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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